<이슈&인물> 진실 안고 떠난 장제원 전 의원

권력 중심서 의혹 중심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거짓말 같은 죽음에 또 한 번 여론이 웅성이고 있다.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늘 권력 가까이에 있는 인물이었지만, 씻을 수 없는 오명만 남긴 채 떠났다. 그는 보수 정치권의 전략, 윤핵관 권력, 정치적 계파 갈등과 직결됐고, 동시에 자녀의 반복적인 일탈, 거침없는 언사, 국회 내외의 논란으로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정치 인생은 권력의 중심서 시작해 의혹의 중심에서 생을 마감했다.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 보수 정치권서 논란과 영향력을 동시에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국회의원을 세 차례나 지냈고, 윤석열정부의 출범 과정에서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으며 정치 중심부서 실무와 전략을 주도했다. 하지만 그는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감하며 예기치 못한 비극적 종결을 맞았다.

윤석열                                                                                                                                                    최측근

1967년 4월13일 부산서 태어난 장제원은 정치 가문서 성장했다. 부친 장성만은 박정희정권 시절 제11·12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자 학교법인 동서학원 설립자로, 부산지역 정가와 교육계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서울로 유학해 여의도중학교와 여의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같은 대학원서 언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동서학원 산하 대학인 경남정보대학 교수와 동서대학교 부총장 등으로 활동하며 교육 행정 분야서도 경력을 쌓았다.

그의 정치 진출은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서 시작됐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그는 여당 후보로서 무난히 당선됐고, 정치권서 비교적 젊은 보수 신예로 주목받았다. 초선 의원 시절부터 언론에 자주 등장했고, 상임위나 본회의서도 날 선 메시지와 직설적인 어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언론 플레이에 능하고 메시지 설계에 밝은 장제원은 이후 대변인, 전략기획 부총장 등 당내 역할을 맡으며 실무형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2012년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국회를 떠났지만, 정계 은퇴는 아니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서 탈락한 후 무소속으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복수의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하며 정가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자유한국당에 복당했고, 당내 중진들과의 관계 속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장했다. 이 시기 그는 보수정당 내부 계파 재편 과정서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을 오가며 노선 갈등의 중심에 서 있었고, 여러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서 정당 재편과 인재 등용에 관한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다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중진급 의원 반열에 올랐으며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서 활동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하기 시작한 2021년 무렵부터 장제원은 그와 긴밀한 정치적 관계를 형성해 나갔으며, 이는 향후 윤석열 대통령후보 캠프서 실무총괄을 맡게 되는 기반이 됐다.

2015년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피소                                                                                                        당시 찍은 영상 공개 후 극단적 선택

장제원이 윤석열 캠프서 맡았던 역할은 단순한 보좌를 넘었다. 그는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아 전반적인 메시지 기획, 조직 운영, 정책 조율을 관장했으며, 주요 미디어 대응 전략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대선 국면서 그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는 언론의 명명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고, 윤석열이 위기 상황에 처할 때마다 이를 수습하거나 반전시킬 메시지를 설계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윤석열이 당선된 이후에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아 인수위 구성, 집무실 이전 결정, 청와대 용산 이전 등의 민감한 이슈를 조율했다.


하지만 권력 중심부의 활동은 당내 갈등의 뇌관이 됐다. 2022년 당시 국민의 힘 이준석 전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와의 공개적 갈등은 대표적인 예였다. 이 대표는 윤핵관 세력이 당무를 장악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장제원은 이에 직접적인 대응은 피했으나 실질적으로 당내 전략의 설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특히 비공식적 모임인 ‘민들레 모임’을 통해 당권 재편을 시도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의 정치 경력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요소는 장남 장용준(예명 노엘)의 반복된 범죄와 사회적 물의였다. 장용준은 2017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힙합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이후 래퍼로 데뷔했으나 2020년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뒤 무면허 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에도 경찰관 폭행 및 추가 음주 운전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았고, 재판서도 반복적으로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았다. 장제원은 아들의 일탈에 대해 여러 차례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한때 당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윤핵관’                                                                                                                                                     핵심으로

그러나 이후 다시 정치 전면에 복귀하며 ‘책임 회피’ 논란이 일었다. 장제원의 국회 내 활동 역시 논쟁의 중심이었다. 그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검찰개혁 관련 논의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있어 보수 진영의 강경 입장을 대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측과의 질의응답 과정서 고성이 오가거나 언론에 회자된 거친 표현들을 사용하면서 언행 논란이 잦았다. 예컨대, 법무부 장관과의 질의 과정서 “국민이 당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써 공방이 벌어졌고, 이는 여야 간 갈등의 소재로 부각됐다.

2023년 이후 윤석열정부의 중반기로 접어들며 그의 공식적인 정치 활동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는 국회 주요 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비공식 라인서 조율자 역할을 했고, 일부 언론은 그가 여전히 윤 전 대통령과의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 차기 지도 체제 논의, 공천 권력의 이동 과정서 다시 그의 이름이 거론되며 “보이지 않는 권력”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그를 둘러싼 상황은 급변했다. 과거 부산디지털대학교 부총장 재직 시절인 2015년, 당시 수행비서 A씨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A씨는 언론 보도서 성폭행 당시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장제원으로 추정되는 목소리와 함께, 피해자 A씨의 휴대전화 촬영 장면이 담겨있었다. 영상 속 내용은 장제원 측의 ‘호텔에 간 적 없다’는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A씨는 사건 직후 곧바로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이 과정서 남성의 DNA가 검출되는 등 신체 증거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들 사이에선 사실상 혐의 입증이 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오명을                                                                                                                                                    남기다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장제원은 서울 강동구 자택 오피스텔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오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는 자필로 보이는 유서가 남겨 있었고, 경찰은 타살 정황이나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사망 직후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수순에 들어갔고, 유서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제원은 사망 당일에도 측근들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는 등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주변에 “혼자 있고 싶다”는 심경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제원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 측은 지난 1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피해자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같은 날 SNS를 통해 “사정상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망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는 일부에선 “만우절(4월1일) 거짓말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충격이 컸다. 부친의 부고 소식이 알려진 후 장용준은 팬들과 소통하는 오픈 채팅방에 “이걸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 싶어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쓰는 글인데 그래도 걱정들 많이 하는 거 같아서 이렇게 쓴다”며 “당연히 어떻게 괜찮겠냐만 내 걱정은 너무 하지들 말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감히 어떻게 헤아리겠느냐, 이런 말도 안 해도 괜찮다. 잘 보내드리고 오겠다”며 “다행히 이것저것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해본 탓에 남들 때문에 내가 무너지거나 할 일 없으니 너무 염려들 말아라”라고도 했다.


비보에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빈소를 찾는 등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그의 사망은 정치권에도 즉각적인 충격을 안겼다. 장제원의 빈소에는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으나 애도 표명은 엇갈렸다. 내부에서는 애도의 분위기와 함께 혼란스러운 반응이 뒤섞였다.

윤캠프 실무 총괄                                                                                                                                      민감한 이슈 조율                                                                                                                                      위기 때마다 수습

일부 의원들은 SNS를 통해 “너무 안타깝고 믿기 어렵다”며 애도하는 한편, 장제원의 죽음으로 인해 수사가 종결된 것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죽을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로 살 수도 있었으련만. 모욕과 수모를 견딘다는 게 그렇게 어려웠나”라며 “하나님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은 주지 않으신다. 이제 다른 세상서 모든 걸 내려놓고 평온하시길 기도한다”고 적었다.

홍 시장과 장제원은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당 대표와 수석대변인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으며, 2020년 총선 당시 탈당한 홍 시장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등 정치적으로 가까운 관계였다. 또,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장제원이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며 ‘윤핵관’으로 불리자, 일부 비판 여론에 대해 홍 시장이 “너무 미워하지 말라”며 감싸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장제원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너무나도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고 미어진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일 오후 부산 해운대 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제원의 빈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했다.

정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새벽에 대통령께서 비보를 접하시고 전화로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어젯밤에도 두 차례나 연락을 주셔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장제원에 대해 “누구보다 열심히, 온 힘을 다해 나를 도왔던 사람”이라고 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분위기가 달랐다. 정의당은 공식 논평서 “사건의 본질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피해자의 진술과 고소는 여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진실을 밝힐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유감”이라는 반응이 나왔고, 성폭력 고발 사건에서 피의자의 사망이 ‘사건의 종결’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엇갈린                                                                                                                                                    분위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고인과 저도 추억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상황서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피해자분이 2차적으로 또 피해를 입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장 전 의원을 개인적으로 추모하겠다는 분도 있는데, 아주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번 사건의 특성상 저는 고인을 조문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서 유일의 야당 의원인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안타깝지 않은 죽음은 없지만, 피해자가 실체를 밝힐 기회를 잃은 것도 안타깝다”며 조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사고뭉치 아들 장용준은?

장제원 전 의원의 아들이자 래퍼로 활동 중인 장용준(예명 노엘)은 대중에게 음악보다 사건사고로 더 익숙한 이름이 됐다.

2017년 <고등래퍼> 출연 당시 미성년자 신분으로 흡연·음주 사진이 유출되며 논란이 시작됐고, 이후 반복되는 범죄와 무책임한 태도로 여론의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고등학생 시절 방송 출연으로 주목받은 장용준은 방송 종료 직후 술과 담배를 즐기는 사진이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프로그램서 하차했고, 장제원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9년 9월, 장용준은 서울 마포구서 음주 상태로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오토바이와 접촉사고를 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취소 수준이었으며, 현장서 경찰관에게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서 지인에게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고, 아버지 장제원의 신분을 언급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후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던 사실이 확인됐고, 장용준은 음주 운전,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장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라며 재차 사과했고, “성인으로서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여론은 냉담했다.

특히 그가 2008년 국회서 음주 운전 처벌 강화 법안을 발의한 전력이 재조명되며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장용준의 일탈은 단순한 연예계 논란을 넘어 정치권까지 영향을 미쳤다.

장 의원은 과거 공직자 자녀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었기에, ‘내로남불’ 논란은 피하기 어려웠다.

일각에서는 그가 자녀 문제를 두고 도의적 책임을 회피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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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