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진실 안고 떠난 장제원 전 의원

권력 중심서 의혹 중심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거짓말 같은 죽음에 또 한 번 여론이 웅성이고 있다.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늘 권력 가까이에 있는 인물이었지만, 씻을 수 없는 오명만 남긴 채 떠났다. 그는 보수 정치권의 전략, 윤핵관 권력, 정치적 계파 갈등과 직결됐고, 동시에 자녀의 반복적인 일탈, 거침없는 언사, 국회 내외의 논란으로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정치 인생은 권력의 중심서 시작해 의혹의 중심에서 생을 마감했다.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 보수 정치권서 논란과 영향력을 동시에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국회의원을 세 차례나 지냈고, 윤석열정부의 출범 과정에서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으며 정치 중심부서 실무와 전략을 주도했다. 하지만 그는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마감하며 예기치 못한 비극적 종결을 맞았다.

윤석열                                                                                                                                                    최측근

1967년 4월13일 부산서 태어난 장제원은 정치 가문서 성장했다. 부친 장성만은 박정희정권 시절 제11·12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자 학교법인 동서학원 설립자로, 부산지역 정가와 교육계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서울로 유학해 여의도중학교와 여의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같은 대학원서 언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동서학원 산하 대학인 경남정보대학 교수와 동서대학교 부총장 등으로 활동하며 교육 행정 분야서도 경력을 쌓았다.

그의 정치 진출은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서 시작됐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그는 여당 후보로서 무난히 당선됐고, 정치권서 비교적 젊은 보수 신예로 주목받았다. 초선 의원 시절부터 언론에 자주 등장했고, 상임위나 본회의서도 날 선 메시지와 직설적인 어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언론 플레이에 능하고 메시지 설계에 밝은 장제원은 이후 대변인, 전략기획 부총장 등 당내 역할을 맡으며 실무형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2012년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국회를 떠났지만, 정계 은퇴는 아니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서 탈락한 후 무소속으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복수의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하며 정가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자유한국당에 복당했고, 당내 중진들과의 관계 속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장했다. 이 시기 그는 보수정당 내부 계파 재편 과정서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을 오가며 노선 갈등의 중심에 서 있었고, 여러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서 정당 재편과 인재 등용에 관한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다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중진급 의원 반열에 올랐으며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서 활동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하기 시작한 2021년 무렵부터 장제원은 그와 긴밀한 정치적 관계를 형성해 나갔으며, 이는 향후 윤석열 대통령후보 캠프서 실무총괄을 맡게 되는 기반이 됐다.

2015년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피소                                                                                                        당시 찍은 영상 공개 후 극단적 선택

장제원이 윤석열 캠프서 맡았던 역할은 단순한 보좌를 넘었다. 그는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아 전반적인 메시지 기획, 조직 운영, 정책 조율을 관장했으며, 주요 미디어 대응 전략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대선 국면서 그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는 언론의 명명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고, 윤석열이 위기 상황에 처할 때마다 이를 수습하거나 반전시킬 메시지를 설계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윤석열이 당선된 이후에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아 인수위 구성, 집무실 이전 결정, 청와대 용산 이전 등의 민감한 이슈를 조율했다.


하지만 권력 중심부의 활동은 당내 갈등의 뇌관이 됐다. 2022년 당시 국민의 힘 이준석 전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와의 공개적 갈등은 대표적인 예였다. 이 대표는 윤핵관 세력이 당무를 장악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장제원은 이에 직접적인 대응은 피했으나 실질적으로 당내 전략의 설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특히 비공식적 모임인 ‘민들레 모임’을 통해 당권 재편을 시도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의 정치 경력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요소는 장남 장용준(예명 노엘)의 반복된 범죄와 사회적 물의였다. 장용준은 2017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힙합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이후 래퍼로 데뷔했으나 2020년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뒤 무면허 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에도 경찰관 폭행 및 추가 음주 운전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았고, 재판서도 반복적으로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았다. 장제원은 아들의 일탈에 대해 여러 차례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한때 당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윤핵관’                                                                                                                                                     핵심으로

그러나 이후 다시 정치 전면에 복귀하며 ‘책임 회피’ 논란이 일었다. 장제원의 국회 내 활동 역시 논쟁의 중심이었다. 그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검찰개혁 관련 논의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있어 보수 진영의 강경 입장을 대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측과의 질의응답 과정서 고성이 오가거나 언론에 회자된 거친 표현들을 사용하면서 언행 논란이 잦았다. 예컨대, 법무부 장관과의 질의 과정서 “국민이 당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써 공방이 벌어졌고, 이는 여야 간 갈등의 소재로 부각됐다.

2023년 이후 윤석열정부의 중반기로 접어들며 그의 공식적인 정치 활동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는 국회 주요 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비공식 라인서 조율자 역할을 했고, 일부 언론은 그가 여전히 윤 전 대통령과의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 차기 지도 체제 논의, 공천 권력의 이동 과정서 다시 그의 이름이 거론되며 “보이지 않는 권력”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그를 둘러싼 상황은 급변했다. 과거 부산디지털대학교 부총장 재직 시절인 2015년, 당시 수행비서 A씨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A씨는 언론 보도서 성폭행 당시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장제원으로 추정되는 목소리와 함께, 피해자 A씨의 휴대전화 촬영 장면이 담겨있었다. 영상 속 내용은 장제원 측의 ‘호텔에 간 적 없다’는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A씨는 사건 직후 곧바로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해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이 과정서 남성의 DNA가 검출되는 등 신체 증거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들 사이에선 사실상 혐의 입증이 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오명을                                                                                                                                                    남기다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장제원은 서울 강동구 자택 오피스텔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오전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는 자필로 보이는 유서가 남겨 있었고, 경찰은 타살 정황이나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사망 직후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수순에 들어갔고, 유서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제원은 사망 당일에도 측근들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는 등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주변에 “혼자 있고 싶다”는 심경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제원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 측은 지난 1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피해자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같은 날 SNS를 통해 “사정상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망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는 일부에선 “만우절(4월1일) 거짓말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충격이 컸다. 부친의 부고 소식이 알려진 후 장용준은 팬들과 소통하는 오픈 채팅방에 “이걸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 싶어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쓰는 글인데 그래도 걱정들 많이 하는 거 같아서 이렇게 쓴다”며 “당연히 어떻게 괜찮겠냐만 내 걱정은 너무 하지들 말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감히 어떻게 헤아리겠느냐, 이런 말도 안 해도 괜찮다. 잘 보내드리고 오겠다”며 “다행히 이것저것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해본 탓에 남들 때문에 내가 무너지거나 할 일 없으니 너무 염려들 말아라”라고도 했다.


비보에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빈소를 찾는 등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그의 사망은 정치권에도 즉각적인 충격을 안겼다. 장제원의 빈소에는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으나 애도 표명은 엇갈렸다. 내부에서는 애도의 분위기와 함께 혼란스러운 반응이 뒤섞였다.

윤캠프 실무 총괄                                                                                                                                      민감한 이슈 조율                                                                                                                                      위기 때마다 수습

일부 의원들은 SNS를 통해 “너무 안타깝고 믿기 어렵다”며 애도하는 한편, 장제원의 죽음으로 인해 수사가 종결된 것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죽을 용기가 있다면 그 용기로 살 수도 있었으련만. 모욕과 수모를 견딘다는 게 그렇게 어려웠나”라며 “하나님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은 주지 않으신다. 이제 다른 세상서 모든 걸 내려놓고 평온하시길 기도한다”고 적었다.

홍 시장과 장제원은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당 대표와 수석대변인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으며, 2020년 총선 당시 탈당한 홍 시장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등 정치적으로 가까운 관계였다. 또,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장제원이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발탁되며 ‘윤핵관’으로 불리자, 일부 비판 여론에 대해 홍 시장이 “너무 미워하지 말라”며 감싸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장제원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너무나도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고 미어진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일 오후 부산 해운대 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제원의 빈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했다.

정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새벽에 대통령께서 비보를 접하시고 전화로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어젯밤에도 두 차례나 연락을 주셔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장제원에 대해 “누구보다 열심히, 온 힘을 다해 나를 도왔던 사람”이라고 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분위기가 달랐다. 정의당은 공식 논평서 “사건의 본질은 여전히 살아 있으며, 피해자의 진술과 고소는 여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진실을 밝힐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유감”이라는 반응이 나왔고, 성폭력 고발 사건에서 피의자의 사망이 ‘사건의 종결’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엇갈린                                                                                                                                                    분위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고인과 저도 추억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상황서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피해자분이 2차적으로 또 피해를 입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장 전 의원을 개인적으로 추모하겠다는 분도 있는데, 아주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번 사건의 특성상 저는 고인을 조문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서 유일의 야당 의원인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안타깝지 않은 죽음은 없지만, 피해자가 실체를 밝힐 기회를 잃은 것도 안타깝다”며 조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사고뭉치 아들 장용준은?

장제원 전 의원의 아들이자 래퍼로 활동 중인 장용준(예명 노엘)은 대중에게 음악보다 사건사고로 더 익숙한 이름이 됐다.

2017년 <고등래퍼> 출연 당시 미성년자 신분으로 흡연·음주 사진이 유출되며 논란이 시작됐고, 이후 반복되는 범죄와 무책임한 태도로 여론의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고등학생 시절 방송 출연으로 주목받은 장용준은 방송 종료 직후 술과 담배를 즐기는 사진이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프로그램서 하차했고, 장제원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9년 9월, 장용준은 서울 마포구서 음주 상태로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오토바이와 접촉사고를 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취소 수준이었으며, 현장서 경찰관에게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서 지인에게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고, 아버지 장제원의 신분을 언급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후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던 사실이 확인됐고, 장용준은 음주 운전,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장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라며 재차 사과했고, “성인으로서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여론은 냉담했다.

특히 그가 2008년 국회서 음주 운전 처벌 강화 법안을 발의한 전력이 재조명되며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장용준의 일탈은 단순한 연예계 논란을 넘어 정치권까지 영향을 미쳤다.

장 의원은 과거 공직자 자녀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었기에, ‘내로남불’ 논란은 피하기 어려웠다.

일각에서는 그가 자녀 문제를 두고 도의적 책임을 회피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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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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