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범죄와 부동산 가격

  • 이윤호 교수
  • 등록 2025.02.22 00:00:00
  • 호수 1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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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범죄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비용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간접적인 비용을 발생시킨다. 범죄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은 어쩌면 직접적인 피해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 범죄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위험 지역을 피하고, 외출을 삼가고, 심할 경우 이사를 선택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범죄자들의 활동은 마치 전염병과 같아서 이웃을 오가며 옮겨 다닌다. 그래서 특정 장소가 ‘범죄다발지역(Hot Spot)’이 되기도 한다. 범죄다발지역은 거주민의 삶의 질을 현격하게 저하시켜 주변 환경을 피폐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게 된다.

범죄가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끌까?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 교수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범죄가 부동산 가격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다. 연구한 7가지 주요 범죄 중 강도와 폭력만이 부동산 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줬다.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은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다른 대규모 연구에서는 살인 범죄가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며, 살인사건이 10% 줄어들면 이듬해 주택 가격이 0.83% 상승한 것으로 보고됐다.

남미서 보고된 연구에서도 강화된 경찰 활동으로 범죄가 줄면 부동산 자산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인과 강도는 10~25% 감소했고, 집값은 5~10% 올랐으며, 주택거래량은 15% 증가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서 실시된 연구에서는 안전하다고 의식한 지역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0.57% 상승한 반면, 평균 이하로 안전하지 못하다고 인식한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1.27% 떨어졌다.


또 아동 성폭력 방지를 위한 특별법인 ‘메간 법(Megan’s Law)’과 관련한 범죄 위험성이 부동산 가격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성범죄자가 등록된 지역 0.1마일 이내 주택 가격이 평균 4% 하락했다. 이를 두고 콜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은 주민들이 이주를 통해 지역의 범죄 문제에 대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범죄와 부동산 가격의 인과적 관계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며, 결과적으로 연구의 결과도 복합적이다. 일단 범죄다발지역보다 안전한 지역 거주를 선호하기 마련이고, 안전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다만 가정에 대해 신중할 것은 범죄가 지역의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즉, 범죄가 부동산 가격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굉장히 긴밀하게 연결돼있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택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재산이고, 구입할 때부터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게 된다. 학군·교통·의료·상권 등과 마찬가지로 범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동산 결정요소가 될 수 있다.

사람은 더 안전한 곳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깨진 창(Broken Windows) 이론’처럼 방기되거나 범죄가 다발하는 지역에 대해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다.
 

[이윤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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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