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윤석열 옥중 정치 속셈

잡혀가도 당당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3평 남짓한 독방에 갇혔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스피커는 여전하다. 지지층을 결집해 여론을 형성하고 헌법재판소를 압박해 탄핵 기각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옥중 정치를 해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유독 거칠고 날이 서 있다는 평을 받는다.

정치권에서 옥중 정치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된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해 녹화 선거 방송을 통해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와중에도 자필 편지로 당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놓지 않는 권력

전직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다스 자금 횡령 및 삼성그룹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이 전 대통령은 수감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의 기소가 부당할뿐더러 자신에 대한 수사가 문재인정부의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은 나를 구속기소함으로써 이명박을 중대 범죄의 주범으로, 이명박정부가 한 일들은 악으로, 적폐 대상으로 만들었다”며 혐의를 반박했다. 이어 “검찰은 일부 관제언론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혐의를 무차별적으로 유출해 보도하도록 조장했다. 그 결과 ‘아니면 말고’식으로 덧씌워진 혐의가 마치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왜곡·전파됐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수감된 전직 대통령 중 한 명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 농단 등의 이유로 지난 2017년 구속돼 2021년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2020년 4·15 총선을 약 40일 앞두고 옥중 서신을 공개해 보수 단합을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변호인이었던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을 통해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제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의 핵 위협과 우방국과의 관계 악화는 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이 많았다”며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나라의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과 달리 정치권을 겨냥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낸 셈이다.

이·박·윤 ‘같은 듯 다른’ 옥살이
계엄 전보다 지지율·결집력 대폭↑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을 향해 “서로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며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경우 두 전직 대통령을 합친 것보다 훨씬 활발히 옥중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대통령 관저서 자취를 감추면서도 지지자를 향해서는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일 관저 앞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편지를 보냈다. 이후 윤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는 “대통령을 지키자” “정권을 뺏겨서는 안 된다” 등의 여론이 형성됐다.


체포 이후부터 지금까지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갈수록 직접적이고 그 대상이 확실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체포 직후 영상 녹화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17일에는 직접 만년필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편지로 부정선거 의혹을 언급하며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거듭 설명했다.

24일에는 설 연휴를 맞아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아무쪼록 주변의 어려운 분들 함께 챙기시면서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옥중 정치는 전직 대통령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은 변호사였던 유 의원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와도 만나지 않았다. 미래통합당 의원은 물론 친박(친 박근혜)계 인사 접견까지 거부했다. 이 전 대통령 역시 변호사와 가족을 제외하고는 접견을 자제했다.

거칠어지는 메시지, 환호하는 지지자
윤 못 버리는 여…조기 대선 플랜은?

반면 윤 대통령은 자신을 보러 구치소까지 달려온 친윤(친 윤석열) 의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3일에는 당 지도부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다시 한번 세력 다지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을 접견했다. 나 의원은 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당이 하나가 돼서 2030 청년들을 비롯해 국민께 희망을 만들어줄 수 있는 당의 역할을 부탁했다”며 “여러 국제 정세,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 역시 “윤 대통령은 당이 분열하지 말고 2030대 청년이나 우파 내 다양한 분들이 한데 어울려 일사불란하게 가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을 ‘나치 독재’에 빗대면서까지 야당을 거칠게 비판했다. 매번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자신의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것 역시 공통된 대목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당을 분리하는 대신 함께 가는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극우 지지자의 갈증을 의식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그 결과 옥중 정치가 힘을 받는 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국민의힘이 갑작스럽게 노선을 틀어 당과 대통령을 분리할 수 있냐는 것이다. 극우 지지층을 의식해 윤 대통령을 안고 갈 경우 중도 민심을 잃는 건 시간문제다. 반대로 하루아침에 대통령과 선을 그어도 그 진실성이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또한 미지수다.


낙장불입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극우 세력을 향해 ‘내가 아직 여기 있으니 나를 버리지 말아다오’라고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메시지가 거칠수록 지지자들이 열광하고 지지율이 상승하니 대통령이 의원들을 모아 그들만의 간담회를 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조기 대선까지 영향력을 끼치려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처럼 의원들 줄 세우기가 만연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의원들도 별다른 수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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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