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대선후보 연쇄대담>'국가뿌리개혁운동가' 이건개 무소속 후보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19 20: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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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헌법, 불법 맞지만 위헌은 아냐"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제18대 대통령선거가 '빅3'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박빙의 지지율 전쟁으로 누가 대권의 주인공이 될지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선 상태다. 여기에 이건개 변호사가 지난 9월25일 '군소후보'라는 타이틀을 거부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일요시사>는 법무법인 주원 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건개 후보는 서울 경기고 졸업, 서울대 법학과, 하버드대, 제1회 고등고시(현 사법고시) 합격 등 화려한 엘리트 이력의 소유자다.

또한 31세에 수도서울경찰청장을 역임해 건국 이래 최연소 경찰청장 기록도 가지고 있다.

지난 15대 국회 때 JP(김종필)가 이끄는 자민련에서 국회의원을도 지냈던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이기도 하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대담에서 자신이 박 전 대통령에게 직언한 일화를 강조했다.

이제 그는 국민을 상대로 일침을 가하려는 모양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국가정신을 찾기 위한 ‘국가뿌리개혁운동’이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 제18대 대통령 선거 출마, 언제부터 고민했나.

▲ 1996년에 나라미래준비모임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사실상 이 때부터 구상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지금 대한민국은 잃어버린 국가 정신으로 표류, 방황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의) 분권이 시대정신이고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대선 유력 후보들을 보면서 '대한민국호'를 구원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나라에 대한 성실한 태도, 조국에 대한 가슴 뛰는 사랑, 이것이 국민 여러분 앞에서 제18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다.

-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일화가 있다고 들었다.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간단히 소개해 달라.

▲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여론을 알기 위해 자주 나를 부르셨다. 청와대에 들어가면 보고거리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나도 남들과 같이 어떠한 부분이 좋다고 말하면 대통령께서 "박 대통령이 잘하고 현 정부 잘한다는 얘기는 귀가 닳도록 들었어. 자네 같이 젊은 사람은 인맥에 얽히지 않고 순수하니 '대통령 못 한다' 이런 얘기해라. 나는 자네한테 그 얘기를 들어야 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여론이 안 좋은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 대통령에게 비난여론을 전하는 게 고역이었을 텐데.

▲ 어떤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책상에 앉아 있기도 했고, 어떤 때는 식사도 함께했다. 분위기가 좋고 대통령이 기분 좋게 계시면 갑자기 육영수 여사께서 "아까 그 이야기해라" "(여론) 어떠냐?"고 물으신다. 그러면 내가 비판적인 이야기가 있어 "여론이 이렇습니다" 그러면 박 대통령 얼굴이 금세 검게 변하며 굳어졌다. 그러면 나는 무서워 이야기를 중단했다.

- 그러면 여론을 제대로 전달하지는 못했겠다.

▲ 아니다. 내가 말을 중단하면 육영수 여사가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계속 말하라는 거다. 그러면 박 전 대통령은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앉아있다.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만으로 화가 나신 거다. 그러면서도 내 기를 안 죽이시려고 고개를 끄덕끄덕하시면서 "고맙네. 다시 또 해주게" 그러셨다.

- 주로 어떤 여론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했나.

▲ 당시 박 대통령이 강압적으로 정치한다는 여론을 주로 전했다.

- 박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난여론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민감해하고 억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점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일화는 참으로 의아하다고 여겨지는데. 

▲ 10년 이상 집권하면서 국민의 어려움과 민심 나쁜 것은 꼭 챙기려고 노력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에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 중앙정보부장 등이 청와대 힘을 빌려 국민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이 있느냐고 자주 물으셨다. 내가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면 꼭 반영하고 시정했다.

- 그런가? 예를 들자면 어떤 것이 있나.

▲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공권력 행사에 대해 철저히 하려고 했다. 그때 중앙정보부의 횡포가 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에서 고문한다는데 좀 알아봐라"라고 직접 지시했다.


그 당시 정보부 파워가 너무 세 정보부에서 잘못하더라도 조사할 수가 없던 시기였다. 대통령의 지시로 직접 조사해보니 진짜 고문이 있다는 것이 규명됐다. 판명되자 박 대통령이 중정부장을 교체했다.

"박정희 5·16은 무혈입성… 사과 불필요"
"박근혜는 집안에만… 정치 아무것도 몰라"

- 인혁당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의 '사법살인'이라 불린다. 이것은 박 전 대통령의 정권폭력과 다름없는데,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 (박 전 대통령이) 지하에서 억울하다고 하실 거다. 그래서 내가 박 후보가 사과한 날 박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방명록을 썼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라고. 육영수 여사님도 여론에 귀 기울이려고 많이 노력하셨는데,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 그렇다면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5·16쿠데타를 어떻게 평가하나.

▲ 5·16은 무혈 쿠데타 아니냐. 피를 흘리지 않았다.


- 그에 대한 국민의 여론과 역사적 평가가 잘못됐다고 보는가.

▲ 당시 누구도 이것(쿠데타가 무혈인 점)에 대해 (언론에) 사실대로 말 못했다. 언론이 그렇게 몰고 가니 서로 몸조심하려고….

- 얼마 전 박 후보의 사과 발언을 못마땅해 하는 의중을 내비쳤는데.

▲ 박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당시 통치 내용을 잘 모른다. 그냥 집안에만 있었다. 나중에도 정치는 정치인들이 다 했다.

사과하려면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해야지. 5·16이 헌법가치를 훼손했다고 말하긴 곤란하다. 하지만 불법은 확실하다. 새누리당 친구들이 법학공부를 안 해서 잘 모른다.

-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 후보의 주장과는 많이 다른데. 

▲ 검찰총장이나 정보부장이 와서 "이거 간첩혐의가 있습니다. 북한의 지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대통령의 입장에서 뭐라 하겠는가. 조사하지 말라고 하나. 당연히 수사하라고 하지. 그러니까 그 조사과정에서 정보부의 횡포가 잘못된 것이다.

- 장준하 사건은 어떻게 보나.

▲ 증거가 있으면 당연히 재조사해야 한다.

- 이것은 박 전 대통령의 과오라고 평가하는가.

▲ 그것은 박 전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개별수사사건은 밑에 검찰, 경찰 정보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 그렇다면 과잉충성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란 말인가.

▲ 검찰과 경찰이 잘못해서 장준하씨가 세상을 떠난 건지 아닌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그것을 확실히 규명해야 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덮어놓고 (박 전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우면 안 된다.

- 박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은 앞으로도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유신은 너무 한발 앞서 나간 거다. 유신할 때 5·16 추진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고…. 박 전 대통령도 유신해놓고 국가경제가 제대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는 (대통령) 사퇴하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야당 할 생각도 있었다.

사실 유신 안 하고도 개혁할 수 있었다. 유신은 위헌은 아니지만 불법은 확실하다. 긴급조치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 유신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 여러 가지 정황을 보신 것이다. 문세광 사건(육영수 여사 암살사건) 때문에 심적 타격이 크셨다.

"경제 살려놓고 박 전 대통령 사퇴하려 했다"
"대통령은 외교·국방·안보만… 권력 분산해야"

- 당시 박 전 대통령도 유신헌법에 대한 여론을 알고 있었나. 그때도 직언했나.

▲ 여론이 안 좋다는 말씀을 드렸다. 긴급조치는 잘못됐지만, 유신헌법은 위헌은 아니다. 하지만 불법은 확실하다.

- 이 후보께선 대통령분권제를 주장하시는데,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 대통령은 외교·안보·국방만 하라는 거다. 외교·안보·국방이 정쟁에 휘말리면 안 된다. 대통령은 정쟁을 초월해서 이런 권한을 가져야 한다. 국세청과 검찰도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

- 이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장했던 내각책임제 또는 이원집행부제와 같아 보이는데.

▲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다른 것이다.

- 국세청과 검찰도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이유는.

▲ 그동안 대통령들은 검찰, 국세청을 사유물로 생각했다. 심지어 별도 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어떤 기업을 지명하면 검찰이 관련자를 조사했다.

이게 말이 되나? 10·26 이후 전두환 정권이 잘 될 것 같으니까 그때 사람들 줄 서는 거 봐라. 이들을 두고 '들쥐'라고 부른다. 그게 아직도 계승되고 있다.

- 어떤 부분에서 아직도 계승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 유력후보들이 대통령 될 거 같으니까 무조건 줄 선다. 이게 잘못된 거다. 이러한 것은 참된 국민혁명을 통해 바꿔야 한다.

- 이 후보는 보수층의 지지를 받을 확률이 높다. 앞으로 박 후보의 연대 제안이 온다면 손잡을 의향이 있나?

▲ 지금은 세 후보들이 국가정책을 확실히 다 발표 안 했기 때문에 국가개혁정책에 대해서 내가 들여다보고 괜찮으면, 이들이 내 정책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제휴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개혁정책 내용보다는 지역감정이 결정하는 것이다. 나는 무소속이라 정당은 큰 의미가 없다. 지역감정, 경상도와 전라도의 싸움이다.

- 대선후보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 나는 10.10일 부터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는 '10·10개혁'으로 이름 붙인 '대한민국 혁신 10대 프로젝트, 10대 도시 토크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민생현장의 생생한 개혁 요구를 수렴하고 '국가뿌리개혁운동'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전국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서 확고하게 주도하기 위한 국가기강을 확립하여 '정직한 사회' '신뢰사회'를 확실히 만들어 내려면 정확한 법치가 필요하다.

나는 최연소 수도경찰 책임자로서 당시 국가기강을 확실히 확립했고, 40년 이상의 법조 이력과 공권력 집행을 담당했던 경력으로 예측 가능하고 정확한 법치로 개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국가정신을 찾는 교육내용의 개혁, 서민의 눈물과 한을 신속·정확히 구제해주는 수사체제의 개혁과 금융개혁, 부의 투명화, 부패의 심층개혁을 하고

초(超)자유경제특구를 설치, 남북 안보적 차원의 경제협력, 대한민국을 세계 제일의 교육중심지로 만들어 '바른 나라의 틀, 신(新)부국강병의 국가'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시대적 소임을 확실히 해낼 사람은 이건개 후보라고 생각한다.

 

<이건개 후보 프로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제1회 사법고시 합격
▲대통령비서실 사정담당비서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제15대 국회의원
▲법무법인 주원 대표변호사
▲나라미래준비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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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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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