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유죄 지금은 무죄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1.11 10:35:47
  • 호수 1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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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갈릴’ 윤석열 운명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공천 관련 녹취가 공개된 이후 여야는 법리 논쟁을 뜨겁게 이어가고 있다. 까다로운 법리가 날카롭게 오가는 가운데 사법부의 판단을 마음대로 단장취의 하는 정치권의 나쁜 버릇이 또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 물증”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태균씨와 통화한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고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취임 하루 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재보선서 경남 창원 의창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공천이 확정된 날은 윤 대통령의 취임일인 5월10일이었다.

민주당은 녹취를 근거로 “윤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이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윤(친 윤석열)계 유상범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사위원들은 “녹취록 속 윤 대통령의 발언은 공직선거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핵심 근거는 “통화한 날은 취임 전날이므로, 윤 대통령은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과 제85조 제1항은 공무원이 선거 결과 혹은 선거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제86조에는 공무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있다.

법문은 ‘공무원’이라고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대통령 당선인도 공직선거법 제9조 제1항서 말하는 공무원이냐”는 논점을 놓고 각자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당선인은 공무원이 아니다”라고 강조하지만, 민주당은 “당선인은 사실상의 공무원이므로 처벌할 수 있다”는 입장이.

뚜렷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이유는 김 전 의원의 공천이 확정된 날이 윤 대통령의 취임일이라는 사실관계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일에도 공천에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사실관계가 밝혀진다거나, 공천 과정에 대한 해석 여하에 따라 결론이 바뀔 수 있다.

민주당, 윤-명 통화 녹취 공개
이어지는 선거법·통비법 논쟁

형법 제25조는 “범죄 실행에 착수해서 행위를 종료하지 못했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으면 미수범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임기제 공무원 신분을 확정지은 날 실행 행위의 결과가 발생했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녹취서 “당에 이야기했는데 말이 많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에 이야기한 행위’를 법률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취임 전날과 취임일이라는 그 하루 차이를 법률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여야는 치열한 논쟁을 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민주당의 음성 녹취 공개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5일 “해당 녹취는 김 전 의원의 운전기사가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저촉된다”며 “형사소송법 등에서 규정한 경우 외에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는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조국혁신당 김형연 법률특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녹음은 명씨 스스로 녹음한 윤 대통령과의 통화를 제3자에게 재생하자 다시 녹음한 것”이라며 “그 녹음을 또 다른 사람이 공개하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논쟁은 향후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각종 재판서의 증거능력과 관련돼있다. 이미 녹음된 것을 재생할 때 이를 다시 녹음하는 것도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서 녹음을 금지하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뚜렷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민주당은 지난 4일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제1차 회의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구속 기소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판결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 중 일부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회장 임명 및 연임을 해줬다는 혐의 ▲한나라당 김소남 전 의원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총선 비례대표 7번을 공천해 준 혐의였고,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이 사안들은 모두 이 전 대통령의 취임 전 진행된 뇌물 혐의였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재판부는 경선 통과 이후 뇌물에 사전수뢰죄를 인정하는 결과를 내놨다”며 “대통령 취임 전후가 아닌 경선 통과 전후에는 공무원으로서의 성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MB 판례 내세워 공세
“둘은 당선 과정 달라”

하지만 민주당은 중대한 판단 한 가지를 말하지 않았다. 제1심이 판단한 ‘공무원이 될 자’를 적용할 수 있는 시점은 2007년 7월이었다. 그 이후의 뇌물수수 혐의는 이 전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는 등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시점서 진행된 거래였기 때문에 유죄로 인정됐다.

항소심과 대법원은 ‘공무원이 될 자’라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시점만 8월20일 한나라당 경선 승리 이후로 늦췄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가장 큰 경쟁자는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아니라 당내 경선 맞상대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었다. 이어 사전 수뢰액 중 4억원을 추가해 무죄로 판단했을 뿐, 큰 틀의 결론을 유지했다.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선서 치열한 대결을 했기 때문에 누가 당선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를 상대로 24만7000여표(약 0.73%) 차이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뒀다. 이 전 대통령 관련 판결을 윤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헌법재판소는 양측에 “여기는 형사법정이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양측은 탄핵 사유를 놓고 마치 형사재판 변론을 하듯이 유·무죄 논쟁을 펼쳤다. 탄핵심판은 탄핵 사유가 헌법·법률 위반 행위인지 판단한 후 파면해야 할 만큼 중대한지 다시 판단하는 이중재판 구조로 진행된다.

설령 헌법·법률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파면해야 할 만큼 중대하지 않으면 기각한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서 벗어났던 근거였다.

헌재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국정 개입 허용은 위임받은 권한의 사적 남용이고,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은 기업의 사적 자치 영역에 간섭한 재산권 및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는 1차 판단에 이어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서 헌법수호의 관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는 2차 판단까지 마친 후 박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파면 기준

헌재는 대통령을 파면하는 기준으로 ▲국민의 신임 배반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 행위라는 까다로운 기준을 세웠다. 정치권은 헌재의 탄핵 인용 기준과 당시 탄핵심판의 흐름을 성찰하지 못했는지, 8년 전처럼 유·무죄 논박 위주의 탄핵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마음대로 법률과 판례를 단장취의 하는 버릇도 여전하다. 탄핵하고 싶거나, 혹은 막고 싶다면, 헌재의 메시지를 다시 성찰해 진지하게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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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