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VS 영풍’ 재계 확전 막전막후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03 07:40:34
  • 호수 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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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사·흑기사 계산기 들고 총출동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고려아연과 75년간 동업을 이어왔던 영풍 간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히든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의 인맥은 한화부터 소프트뱅크까지 국내외를 넘나든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 결단 시점을 앞두고 최 회장은 우군의 덩치를 최대한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영풍·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한화와 함께 현대차, LG, 소프트뱅크를 히든카드로 내세울 전망이다. 이들은 최 회장 측과 단순한 관계를 넘어 미래 사업 확장을 위해 지분을 확보한 협업 관계다. 3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쟁 속에서 지난 24일,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서 영풍 측과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최윤범 회장 
배임 혐의 고소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은 “(MBK·영풍은)우리의 기술, 우리의 미래, 우리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 오직 돈, 돈, 돈, 돈뿐이다.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M&A(인수합병)를 결사코 막아낼 것”이라며 영풍의 경영 방침 및 사모펀드와 손잡는 행태에 대해 경고했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은 지난 8월, MBK파트너스와 협력해 지난달 4일까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 측이 지분 33.99%,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33.13%를 갖고 있어 더욱 치열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자 최 회장 측은 현대차그룹과 MBK·영풍의 공개매수 대응과 관련한 물밑 접촉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의 관심은 최 회장이 대항공개매수를 추진할지에 쏠린다. 영풍이 MBK와 손잡고 약 2조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매수할 계획을 밝히면서 최 회장으로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가 지분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선 방어를 위해 고려아연 측도 최대 2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최 회장이 ‘외부 세력’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현대차는 이차전지 소재, 재생에너지 등 미래 사업 확장을 위해 지분을 유치한 기업이다. 다만, 이번 공개매수 건과 관련해 명확한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이차전지 소재 협력 강화 차원서 고려아연과 MOU를 체결하고 지분에 참여했다’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현대차의 스탠스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5%가량을 쥐고 있는 현대차가 지지한다면 최 회장 측은 MBK·영풍의 공세를 막아낼 가능성이 커진다. 현대차와의 교감이 현재 최 회장의 히든카드 확보 전략의 핵심인 이유다. 지난 2022년부터 현대차그룹, LG화학, 한화그룹 등이 지분 맞교환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했을 때부터 시장은 최 회장 측 우군으로 관측했다.

앞서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공급망 안정을 위해 고려아연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해외법인 HMG 글로벌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 5.05%를 인수했다. LG화학도 1.89%를 보유하고 있다.

75년 동업 깨고 경영권 분쟁 일파만파
“적대적 M&A 시도” “외부 자본 유치”

고려아연의 대기업 지분을 모두 합하면 14.69%에 달한다. 고려아연 지분 0.75%를 보유한 한국타이어도 ‘최 회장의 우호주주’라는 입장을 낸 상태다. 한국타이어 역시 지난해 말 MBK로부터 공개매수 공세를 받았다.

최 회장의 히든카드 중 대표적 기업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한화다. 한화그룹은 ㈜한화를 중심으로 수소,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고려아연과 긴밀한 사업 협력관계를 맺었다.

한화는 지난 2022년 고려아연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자사주 7.3%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교환했다. 현재 한화그룹은 한화에이치투에너지, 한화임팩트, 한화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75%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최 회장을 만나 사업상 우호적 관계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 회장과 김 부회장은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 동문으로 알려졌다.

수소·신재생에너지 분야서 고려아연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한 한화그룹이 이번 경영권 분쟁서 고려아연 편에 서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한화를 비롯해 현대차, 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최 회장 측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해외기업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다. 고려아연은 소프트뱅크가 2022년 투자한 스위스 에너지 기업인 에너지볼트에 600억원을 투자하며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을 추진하면서 생긴 해외 네트워크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소프트뱅크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면 MBK·영풍 연합에 대응할 실탄도 자연스레 확보된다.

혈투로 번진
75년 혈맹

최 회장이 주식담보 대출을 검토하거나, 글로벌 사모펀드 운영사들과 접촉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19일 계열사·협력사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추석 연휴였지만, 외국 회사들과 소통하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냈다”면서 “이 싸움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추석 연휴 기간이던 지난달 16∼18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출장을 다녀왔다. 이번 출장서 최 회장은 현지 협력사 등 글로벌 기업들과 접촉하며 영풍·MBK 측에 맞서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장 중 일본 도쿄서 재무 담당 임원 등과 함께 글로벌 투자회사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재계에서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일본 소프트뱅크가 고려아연을 지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또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스미토모 등과도 만나 협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에 아연정광 등 원재료를 공급하는 스위스 글렌코어 역시 고려아연의 핵심 협력사다. 글로벌 3대 원자재 중개기업이자 고려아연의 니켈 사업 협력사인 트라피구라의 행보도 관건이다. 트라피구라는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 1% 이상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협력사들은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한국앤컴퍼니, 휴스틸 등 고려아연 고객사 80여곳은 이날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내고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아연과 연, 반도체 소재 등 국가 기간산업 핵심 소재의 해외 기술 유출과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특히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 수익 확보를 위해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이 크고 향후 투자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반대한다는 뜻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 회장의 해외 일정을 정확히 확인해줄 수 없지만 일본, 싱가포르, 홍콩은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거점”이라며 “최 회장뿐 아니라 여러 임직원 등이 회사를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소재지 울산 
주민들 분통

또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계열사인 캠코의 최내현 회장과 고려아연 호주 계열사인 아크에너지 최주원 대표 등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우호 세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주원 대표의 경우, 호주 내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고려아연 입장을 표명하며 지지를 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사업장이 있는 울산 지역사회와 정치권이 이번 경영권 인수 시도에 우려를 표하며 고려아연 지지를 공식화한 것도 고려아연 측에는 호재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 시장이 주도하는 운동에 문화예술계와 사회복지계, 지역 건설업계까지 나서며 범시민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과 이순걸 울주군수 등 고려아연의 제철소가 있는 울주군 출신 선출직 인사들도 지난 20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인수합병 시도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번 분쟁은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주민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소액주주, 관련 업체 관계자와 노동자들까지 울산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이 매우 큰 사안”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과 진보당 울산시당도 전날(19일) 입장문 등을 내고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비판했다.

고려아연 측은 경영권을 놓고 향후 주주총회 표 대결로 갈 가능성이 큰 상황서 자사 지분을 보유한 주요 대기업들의 확고한 지지를 우선 확보하고, 향후 필요 시 자사주 공식 매수에도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려아연과 협업 중인 현대차, LG, 한화 등 기존 최 회장 측 ‘히든카드’는 최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찬성표를 던질 뿐, 직접 대항공개매수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인맥 총동원 아군으로 포섭
분쟁 동참 기업들 셈법 보니···

MBK파트너스는 대기업들이 고려아연에 우호적이라는 시장의 관측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MBK파트너스 측은 “우호 지분이라면 최윤범 회장과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등 공동행위 주요주주로 공시했어야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대해서만 공시했을 뿐 공동행위자임을 밝힌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 장형진 고문 일가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에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넘기기로 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MBK는 지난 13일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최대 2조원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사모펀드를 끌어들여 적대적 M&A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에 영풍 측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장 고문은 최 회장의 ‘소통 부족’이 갈등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외부 자본 유치 과정서 동업 정신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또 영풍 측은 MBK와의 경영권 인수로 현재 고려아연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영풍이 최 회장과 노진수 고려아연 부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영풍은 지난 25일 최 회장과 노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영풍은 원아시아파트너스 사모펀드 투자, 해외 자회사 이그니오 홀딩스 관련 투자 결정, 씨에스디자인그룹과의 계약체결 등 그간 최 회장을 겨냥해 제기해 온 의혹을 고소 이유로 꼽았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2019년 10월부터 원아시아파트너스의 8개 사모펀드에 6040억원을 투자해 511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판사판
속속 등판

특히 최윤범 회장이 이사회 결의를 받지 않고 중학교 동창으로 알려진 지창배 대표가 이끄는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한 것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 이그니오 홀딩스를 인수한 것에 대해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 드러났음에도 고려아연이 투자 당시보다 더 비싼 주당 가격으로 이그니오 주식을 취득했다고 영풍은 설명한다.

씨에스디자인그룹에 대해선 최 회장 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데 고려아연이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고려아연 VS 영풍, 갈등 시작은 석포제련소

영풍 석포제련소에 쌓여 있던 약 85만톤에 달하는 산업폐기물이 고려아연과 갈등 구도서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이하 MBK) 측에서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경영 충돌로 갈등이 시작됐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그보다 1년 앞선 지난 2021년 영풍이 고려아연 측에 산업폐기물을 떠넘기려 한 것이 양사 갈등의 시발점이 됐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지난 26일 고려아연과 제련업계에 따르면, 장 고문은 2021년 낙동강 상류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서 발생해 쌓여 있는 60만~85만톤가량의 산업 폐기물(자로사이트) 가운데 6만톤가량을 월 5000톤씩 고려아연이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고려아연 관계자는 “지난 2021년 9월 장 고문이 고려아연 최고경영진을 불러 모아 석포제련소의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안을 거론했다”며 “당시 일부 고려아연 임원진이 안전 문제 우려 등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고 전하자 정 고문은 최고경영진에 ‘그들을 업무서 빼라’는 취지로 말하고 ‘만일 석포제련소 가동을 멈춰야 하는 통보라도 받는다면 당신들을 원망할 수밖에 없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앞서 지난 2014년 중금속으로 인한 토양·수질 오염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환경부가 조사에 나서 낙동강으로 카드뮴 등 제련 잔재물이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2021년 과징금 281억원을 부과받았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영풍 대표이사와 석포제련소장 등 임직원 8명을 기소했고, 이들은 현재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토양과 지하수 오염 우려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자 영풍이 산업폐기물의 상당수를 고려아연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려 했고, 이를 거절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시작됐다는 게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역시 강화된 통합환경허가 기준에 맞추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더욱이 그간 고려아연이 처리하던 이차원료와는 다르게 석포의 산업폐기물은 오염도가 더욱 심각하고 유가금속 함유량이 낮아 처리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산업폐기물은 처리 시 다량의 질소산화물이 발생해 대기 배출규제 준수가 불가하다는 게 기술진의 판단이었고, 이를 받아줄 경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마저 환경위반에 직면하는 등 피해가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산업폐기물 처리 이후 장 고문은 고려아연이 추진하고 있던 신사업에 잇따라 반대하기 시작했다는 게 고려아연 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후에도 양측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여러 배출 물질을 고려아연서 처리하는 문제를 두고 잇따라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6월에는 고려아연이 관리시설 노후화 및 저장공장 부족 등을 이유로 석포제련소서 배출된 황산 취급 대행 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과 관련해 영풍이 ‘불공정거래행위 예방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영풍은 이번 양사 갈등의 원인으로 최 회장을 지목하며 대조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이후 최 회장이 한화와 현대차 그룹 등에 잇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자사주 상호 교환 등으로 16% 상당의 지분가치를 희석시켜 최대주주 영풍과 갈등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영풍 측은 “최 회장의 행보가 최대주주 영풍과의 갈등을 만들었고, 결국 MBK와 공개매수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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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