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적고 환금성 높다고?

앞으로 수년간 예상되는 공급 감소와 분양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새 아파트에 대한 쏠림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초기 비용이 높거나 내 집 마련 시기를 늦추더라도 신축에 살겠다는 의미의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올해 들어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수도권 입주 1〜5년차 아파트 단지 가격 상승률이 10년 초과 단지보다 3배 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문제와 분담금 이슈 등으로 구축 아파트 재건축 움직임이 더뎌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신축 아파트로 실수요자들이 눈을 돌린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

분양시장서도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울 등 수도권 핵심지 아파트에만 청약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같은 서울 지역서도 신축과 구축의 가격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집값 급등기 때만 해도 구축이 신축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다.

재건축 기대감에 갭투자는 물론 낡은 집에 살며 버티는 ‘몸테크’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한때 몸테크 열풍을 불렀던 서울 구축 아파트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재건축 규제 완화 속도전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고금리에 따른 공사비 인상으로 건설원가가 급등하면서, 집값만큼의 분담금을 내야 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발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이 본격화된 2022년부터는 재건축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급감했다. 조합원들이 내야 할 분담금이 크게 오르고,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일도 흔했다.

요즘 같은 분위기서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 않다. 대신 수요는 실거주 만족도가 높은 10년 이내 준신축으로 쏠리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서 나오는데, 지금은 대폭 사라졌기 때문에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새집에 살고자 하는 수요가 커지면서 신축과 구축의 가격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브랜드 신축 단지 각광

보통 단지 세대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관리비는 적고 가격 프리미엄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강점이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K-apt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발생한 전국 아파트의 세대 수 별 공용관리비는 150~299세대 1465원/㎡, 300~499세대 1312원, 500~999세대 1245원, 1000세대 이상 1220원으로, 단지 세대 규모가 클수록 관리비가 저렴했다.

이에 더해 단지 규모는 아파트 평균 가격에도 영향을 끼쳤다. 부동산R랩스 자료에 따르면, 단지 규모별 전국 아파트 평균 평(3.3㎡)당 매매가는 300세대 미만 1829만원, 300~499세대 1835만원, 500~699세대 1828만원, 700~999세대 1878만원, 1000~1499세대 2060만원, 1500세대 이상 2695만원으로 집계됐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평균 매매가는 비싸졌으며, 1500세대 이상 대단지의 평균 매매가가 가장 높았다. 대규모 단지에 브랜드까지 갖춘 단지들은 최근 청약시장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월 충남 아산서 분양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는 1140세대 규모로 포스코이앤씨서 시공한 브랜드 아파트다. 1순위 청약 경쟁률 52.58대 1이라는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동탄레이크파크 자연&e편한세상’(국민 101.32대 1, 민영 376.99대 1)도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을 합해 1227세대 규모다. DL이앤씨를 필두로 한 컨소시엄 사업지다.

대단지는 환금성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수성범어두산위브더제니스’는 1494가구 규모로, 수성구 대표 대단지다. 이곳의 전용면적 240㎡(54층)는 지난 2015년 20억8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는데, 지난해 8월 54억원에 거래됐다. 10년 새 33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신축·구축
가격 격차?

인근에 위치한 1340가구 규모의 대단지 ‘수성범어W’(2023년 12월 입주)의 전용면적 84㎡(21층)는 올해 3월 11억9000만에 거래됐다. 반면 입지와 입주 시기가 비슷한 범어동 ‘S’단지(200여 가구 규모)의 전용면적 84㎡(30층)는 지난해 12월 7억8742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청약시장서 1000세대가 넘어가는 규모의 대단지는 기본적으로 보기 드물고, 이에 지역 내 상징성을 가져 일대 랜드마크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대단지 아파트는 공용관리비가 저렴하고 평균 매매가는 높으며 향후 소규모 단지 대비 시세 상승력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공급 중인 대단지·브랜드 아파트.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 경기도 군포시 군포 벌터·마벨지구 B-1블럭에 들어서는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이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45층, 8개 동, 총 1072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59~95㎡로 조성되며, 세대당 주차대수는 1.33대다. 계약조건은 중도금 대출이자 후불제가 적용되며, 계약금 5%만 납부하면 1년 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단지는 4Bay 남향 위주 단지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피트니스클럽, GX클럽, 골프클럽, 그리너리 카페, 독서실, 시니어클럽, 어린이집 등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이 갖춰진다. 

안양IT단지와 평촌 스마트스퀘어 도시첨단산업단지, 안양국제유통단지 등이 가까운 직주근접 단지다. 금정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과 군포 첨단 R&D 클러스터 조성 사업, 약 2.7㎞ 구간의 안양천 정비 사업도 추진 중이어서 수혜가 예상된다.

반경 1㎞ 이내에 홈플러스 안양점과 AK플라자 금정점이 위치하고 있다. 안양시청, 롯데백화점, 이마트, 한림대학병원 등이 있는 평촌중심상업지구 이용도 용이하다. 평촌 학원가도 10분 거리이며, 안양천 수변공원이 인접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지하철 1·4호선 금정역이 가깝고, 2028년 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이 2028년 개통 예정이며, 호계역도 예정돼있다.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5동 일원 광명 9R구역 주택재개발을 통해 짓는 아파트로 지하 2층, 지상 최고 29층 15개 동 아파트 총 1509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 39~59㎡ 총 533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입주는 2027년 10월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보기 드물어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수는 39㎡ 90가구, 49㎡ 138가구, 59㎡A 197가구, 59㎡B 56가구, 59㎡C 52가구다. 지역 내 수요가 많은 1~3인 가구 수요에 부합하는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됐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적용해 수분양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췄다.

전용면적 39·49㎡ 타입의 경우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이 적용돼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을 크게 덜었다. 

단지는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판상형 위주의 설계를 통해 채광과 통풍 효율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평지 위주의 아파트로 설계돼 단지 산책 및 보행하기에 편하고,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을 확보하기에도 유리한 만큼 주거 편의성도 높다.

특히 전용면적 59㎡ 타입의 경우 대부분 맞통풍 판상형으로 설계돼 일조 및 채광이 우수하다.

광명뉴타운(광명재정비촉진지구)은 광명시 광명동 및 철산동 일원 대지면적 약 230만㎡ 부지에 11개 단지 총 2만5000여가구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급 재개발사업이다. 현재 아파트 입주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향후 수도권 서남부를 대표하는 매머드급 주거타운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 한양이 경기도 김포시 북변4구역 재개발을 통해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 동, 총 3058세대 대단지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전용 50~103㎡, 2116세대가 일반분양된다. 일반분양 물량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50㎡ 65세대 ▲59㎡ 1150세대 ▲76㎡ 435세대 ▲84㎡ 316세대 ▲90㎡ 24세대 ▲103㎡ 126세대다.

실내체육관과 대규모 피트니스, 클라이밍, 프라이빗 시네마, 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 키즈카페 등 단지 내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커뮤니티시설이 마련될 전망이다.

한양은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를 1만4000여세대가 거주하게 될 김포시 신흥 주거타운인 북변·걸포 지역을 넘어 한강 서남부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단지 바로 앞에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이 있어 서울로 접근성이 우수한데다가 향후 걸포북변역에는 인천2호선 고양 연장선 신설도 예정돼있다.

만족도 높은 10년 이내 준신축
세대 많으면 많을수록 프리미엄

북변공원으로 이어지는 단지 내 도로를 조성해 숲세권 단지의 강점을 극대화함으로써 주거쾌적성을 한층 높인다. 단지 인근에 김포초등학교가 있어 자녀 안심 통학이 가능하고, 반경 1㎞ 내에 홈플러스와 CGV, 김포우리병원 등 다양한 문화, 생활, 편의 인프라가 형성돼있다.

▲해링턴스퀘어 신흥역= 성남시 공급 단지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도 분양에 나선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15개동 1972세대, 오피스텔 2개동 240실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아파트 전용면적 59~84㎡ 1311세대, 오피스텔 전용면적 26~36㎡ 138실이 일반 분양한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4Bay 평면, 2.4m 천장고, 팬트리, 알파룸 등 면적과 타입에 따른 다양한 특화설계도 적용할 예정이다.

단지는 신흥역 인근서 가장 높이 건립되는 ‘랜드마크’ 기대 단지기도 하다. 성남 구도심서 흔치 않은 평지 대단지로 건립되기 때문이다.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점도 매력이다. 서울지하철 8호선 신흥역이 단지와 바로 연결(1단지 선큰광장 연결)되는 직통 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다. 8호선을 통해 두 정거장이면 분당선 모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며, 분당선으로의 환승도 쉽다. 이를 통해 서울 강남까지 30분대로 이동 가능하다. 단지 인근 경충대로, 여수대로를 통해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등의 진입이 수월하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 경기 용인 처인구 남동 은화삼지구에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가 공급된다. 총 3724가구 대단지로 조성 계획. 이 중 1단지(A1블록)에는 지하 4층~지상 28층, 14개동, 총 1681가구가 공급된다. 입주는 2027년 8월 예정이다.

지역 대표
랜드마크로

타입별로 4베이 구조, 안방 드레스룸, 알파룸 등을 선보여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욕실 바닥 난방(샤워부스 내부 제외)도 도입된다. 입주민 커뮤니티시설로는 입주민 전용 영화관, 스크린골프장 및 대형 사우나를 갖췄다. 푸르지오만의 복합문화 공간인 그리너리 스튜디오와 그리너리 카페, 어린이집, 키즈카페 등이 들어선다.

단지가 위치한 이동·남사읍 일대에는 삼성전자가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총 6기 팹(반도체 생산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단지는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으로 이어지는 45번국도 옆에 자리를 잡았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으로 이어지는 국지도 57호선과 연결돼있다. 단지 조경은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과 손을 잡았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