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서울 집값…경기 남부 풍선효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지난 7월 기준 13억원까지 상승하면서 불이 붙자 인접 지역인 경기 남부까지 ‘풍선효과’를 보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원, 성남, 용인 등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은 거래가 늘면서 매매가 상승까지 이끄는 모습이다.

경기 남부권 중에서도 수원(1400건), 용인(1394건), 성남(1063건) 등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수원은 지난 1월 767건서 2배 가까이 급증했고, 성남과 용인도 같은 기간 304건, 673건서 각각 3배, 2배가량 아파트 매매가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수원·용인
거래 늘어

경기 남부권 아파트 매매가 늘어나니 가격이 상승하고 자연스럽게 신규 분양 단지의 수혜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0월(4726가구)부터 올해 4월(9459가구)까지 6개월 연속 상승하며 정점을 찍은 뒤, 5월(8876가구) 감소세로 돌아섰다. 

오산과 광명, 의왕, 과천, 군포 등 경기 남부 일부지역의 감소폭이 컸다. 올해 경기권 청약경쟁률(부동산R114 자료) 상위 10개 단지 중 8개 단지 모두가 경기 남부권역에 공급한 신규 분양 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경기 남부권으로 확산하면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상급지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신축 대단지 랜드마크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서울 집값의 상승 영향으로 과천, 광명, 분당, 동탄, 송도 등 경기와 인천의 핵심 지역들이 영향을 받아 올해 상반기에 지역에 따라 아파트 신고가가 나오기도 했다. 수도권서도 핵심 지역들이 영향을 받아 주변으로 퍼지려는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서울도 구축보단 신축 위주로 대단지 랜드마크 아파트 위주로 오르는데, 이런 현상은 수도권 지역도 마찬가지여서 성남, 과천, 하남, 광명, 안양, 수원 등 일부 지역들의 신축 아파트 위주로 오르고 있다. 다주택자들보단 무주택자나 갈아타기 수요 등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매수하려다 보니 종전보다 상급지의 주택으로 움직이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같은 경기도 내에서도 지역별로 분양시장의 온도 차가 커지고 있다. 집값이 오르고 있는 서울과의 거리와 접근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서울 집값 상승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매매지수)에 따르면 평택은 지난 7월 -0.17을 기록하며 아파트 가격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안성은 -0.19, 이천은 -0.30으로 각각 지난해 12월, 지난해 8월부터 매매지수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지역은 미분양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경기도서 발생한 미분양은 9956가구로,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9738가구)를 제쳤다. 평택은 3289가구, 안성은 1274가구, 이천은 1405가구를 기록했다. 세 곳을 합치면 5968가구로 경기도 전체 미분양의 60%를 차지한다.

지난 6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지정하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기존 안성에 이어 이천도 지정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월간 아파트매매지수 변동률을 보면 지난 5~6월 사이 플러스로 전환된 곳이 눈에 띄게 늘었다. 6월 변동률을 보면 과천(1.56%), 성남(0.85%), 안양(0.54%), 의왕(0.17%), 군포(0.11%), 수원(0.24%) 등 주로 경기 남부지역 도시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구축보단
신축 위주

이들 지역을 보면 서울과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GTX 등 신규 철도들이 연결되는 곳들이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우선 이들 도시들은 수도권전철 1호선을 비롯해 지하철 4호선, 8호선 등의 운행 중인 철도망을 통해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과천, 군포, 의왕 등 일대는 GTX-C노선이, 성남시는 GTX-A와 D 노선 등의 GTX 추진 지역이며 인덕원동탄선, 월판선의 신설철도 영향권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1000만명이었던 서울 인구가 현재 900만명 대로 떨어진 원인 중 하나는 서울 집값 영향도 있다. 이들이 경기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경기에서는 인구가 증가하는 곳들이 많다. 서울로 출·퇴근하기에 서울과 가깝거나 교통이 좋은 곳들의 아파트들이 수요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일반공급 453가구 모집에 10만3513건의 청약신청이 접수돼 228.5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26가구를 공급한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에는 2만8869명이 몰려 1110.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트리우스 광명’은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경기 내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
서울 인접지 신축 아파트 각광

반면 평택과 이천의 경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건설이 발표됐지만 언제 완공될지는 미지수다. 안성은 지역 내에서 GTX-A 연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서 아파트 공급이 급증하면서 미분양 증가는 물론 매매가도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평택의 경우 올해 상반기 화양지구와 브레인시티 등에서 6개 단지가 공급된 바 있는데, 현재로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호재마저 별다른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의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가팔라질수록 경기 남부지역 신규 분양단지에 대한 수혜가 커지기 마련”이라며 “미분양 물량이 적은 수도권 핵심 지역들의 경우 신규 공급에 대한 갈증으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갖춰진
교통망

이어 “수도권 내 부동산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앞으로의 가격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수요자들이 쉽게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경기 남부서 공급(예정) 중인 신축 아파트.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 경기도 군포시 군포 벌터·마벨지구 B-1블럭에 들어서는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이 미분양 잔여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45층, 8개 동, 총 1072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59~95㎡로 조성되며, 세대당 주차대수는 1.33대다. 계약조건은 중도금 대출이자 후불제가 적용되며, 계약금 5%만 납부하면 1년 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단지는 4Bay 남향 위주 단지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피트니스클럽, GX클럽, 골프클럽, 그리너리 카페, 독서실, 시니어클럽, 어린이집 등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시설이 갖춰진다. 

안양IT단지와 평촌 스마트스퀘어 도시첨단산업단지, 안양국제유통단지 등이 가까운 직주근접 단지다. 금정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과 군포 첨단 R&D 클러스터 조성 사업, 약 2.7㎞ 구간의 안양천 정비 사업도 추진 중이어서 수혜가 예상된다.

반경 1㎞ 이내에 홈플러스 안양점과 AK플라자 금정점이 위치하고 있다. 안양시청, 롯데백화점, 이마트, 한림대학병원 등이 있는 평촌중심상업지구 이용도 용이하다. 평촌학원가도 10분 거리이며, 안양천 수변공원이 인접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지하철 1·4호선 금정역이 가깝고,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이 오는 2028년 개통 예정이며, 호계역도 예정돼있다.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5동 일원 광명 9R구역 주택재개발을 통해 짓는 아파트로 지하 2층, 지상 최고 29층 15개동 아파트 총 1509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 39~59㎡ 총 533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입주는 오는 2027년 10월 예정.

집값 상승세 남부권으로 확산
실수요 중심으로 상급지 선호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수는 39㎡ 90가구, 49㎡ 138가구, 59㎡A 197가구, 59㎡B 56가구, 59㎡C 52가구다. 지역 내 수요가 많은 1~3인 가구 수요에 부합하는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됐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적용해 수분양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췄다. 전용면적 39·49㎡ 타입의 경우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이 적용돼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을 크게 덜었다. 

단지는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판상형 위주의 설계를 통해 채광과 통풍 효율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평지 위주의 아파트로 설계돼 단지 산책 및 보행하기에 편하고,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을 확보하기에도 유리한 만큼 주거 편의성도 높다. 특히 전용면적 59㎡ 타입의 경우 대부분 맞통풍 판상형으로 설계돼 일조 및 채광이 우수하다.

광명뉴타운(광명재정비촉진지구)은 광명시 광명동 및 철산동 일원 대지면적 약 230만㎡ 부지에 11개 단지 총 2만5000여가구가 들어서는 미니 신도시급 재개발 사업이다. 현재 아파트 입주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향후 수도권 서남부를 대표하는 매머드급 주거타운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입주는 오는 2027년 10월 예정.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 성남시 공급 단지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도 분양에 나선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15개 동 1972세대, 오피스텔 2개 동 240실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아파트 전용면적 59~84㎡ 1311세대, 오피스텔 전용면적 26~36㎡ 138실이 일반 분양한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4Bay 평면, 2.4m 천장고, 팬트리, 알파룸 등 면적과 타입에 따른 다양한 특화설계도 적용할 예정이다. 단지는 신흥역 인근서 가장 높이 건립되는 ‘랜드마크’ 기대 단지며, 성남 구도심서 흔치 않은 평지 대단지다.

가파른 
회복세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점도 매력적이다. 서울지하철 8호선 신흥역이 단지와 바로 연결(1단지 선큰광장 연결)되는 직통 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다. 8호선을 통해 두 정거장이면 분당선 모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며, 분당선으로의 환승도 쉽다. 이를 통해 서울 강남까지 30분대로 이동 가능하다. 단지 인근 경충대로, 여수대로를 통해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등의 진입이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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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