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두 번째 총장 막전막후

뒤 맡길 호위 찐윤 줄섰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심우정 법무부차관·임관혁 서울고검장·신자용 대검 차장검사·이진동 대구고검장 등 모두 윤석열 사단의 일원들이 후보자로 선정됐다. 찐윤이었던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한 번 뒤통수를 맞은 윤정부가 선택할 믿을맨은 누구일까?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이 조만간 선출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는 기획·특수통 4명의 후보를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올렸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임기 막바지에 용산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은 바 있어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인 후보자
이력 보니…

지난 7일 추천위는 경기 과천시 정부종합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추렸다. 추천위 운영 규정에 따르면, 추천위는 회의 종료 후 후보자 3명 이상을 법무부 장관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하고 법무 장관이 그중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으로 임명된다.

이날 추천위에는 당연직 위원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조홍식 한국법학교수회장,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송강 법무부 검찰국장과 비당연직에서는 위원장을 맡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이진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김세동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참여했다.

정 위원장은 당시 회의를 열며 “최근 수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고 특히 검찰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걱정들을 하고 계시는 걸 제가 잘 알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여러분들이 너무나 잘 아시기 때문에 제가 덧붙여서 말씀드릴 건 없고 엄중한 상황 아래서 위원회를 한다는 것만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추천위는 이날 2시간35분가량 회의를 진행하고 차기 총장 후보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 ▲임관혁 서울고검장 ▲신자용 대검 차장 ▲이진동 대구고검장 등 4명을 추천했다. 이들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근무한 인연이 있는 인물들로 일명 윤석열 사단으로 불린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검찰총장 후보 심사 대상자들의 경력, 공직 재직 기간 동안의 성과와 능력, 인품, 리더십,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의지 등에 관해 심도 있는 심사를 거쳐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모습을 실현할 검찰총장 후보 4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내부서도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한 대검 간부는 “후보자로 선정된 4명 모두 이렇다 할 큰 사건을 지휘하거나 수사한 적이 있는 유능한 검사”라며 “현재는 검찰 내부 분위기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신망이 두터운 검사들이 후보자로 추천된 것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4명의 후보자는 기획 또는 특별수사 전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 차관은 충남 공주 출생으로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2000년 검사로 임관했다. 지난 2015년 2월 그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제1부 부장검사에 발령됐을 당시 이진한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2차장검사가 검찰 출입기자들의 송년회 자리서 여성 기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벌인 사건을 수사한 것이 계기가 돼 주목받기 시작했다.

후보군 4명으로 압축
모두 윤 대통령 인연

이어 지난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인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의 전방위적 수사 책임을, 그리고 어버이연합 등의 보조금 지원 의혹을 수사·기소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기획조정실장 등 기획 분야 업무를 주로 맡아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당시 형사1부장으로 두 달가량 함께 근무하며 연을 맺었다. 이후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청구를 강행할 때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심 차관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끝까지 결재를 거부해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졌다. 

이런 점을 증명하듯 심 차관은 고검장 중 최선임 직위이자 검찰총장 바로 밑의 자리인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영전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엔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위해 사퇴했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대신해 법무부 장관 직무 대행을 맡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이력 때문에 검찰총장의 업무와 법무부 장관의 업무 모두를 잘 알고 있어 정부와의 대립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고검장은 충남 논산 출생으로 보문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대전지검 공주치정장, 서울중앙지검 특수 1·2부 부장검사, 부산지검 특수부를 거친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그는 ‘STX 정관계 로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이명박정부의 자원 비리 의혹 사건’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 등 굵직한 기업·권력 비리를 수사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당시 동기들이 승진할 때 한직을 돌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으로 발탁되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지난 2021년 1월 대부분 의혹을 무혐의로 발표하고 남은 부분은 세월호 특검을 넘기면서 문정부 마지막까지 승진하지 못하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첫 검찰 인사에서 뒤늦은 검사장 승진에 성공해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영전했다.

기획통
특별통

법조계에선 당시 이미 그의 기수서 고검장이 나온 만큼 승진이 사실상 끝났고 그대로 퇴직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윤 대통령의 신임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셈이다. 

이후 지난해 9월 검사장 승진 1년 만에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영전하고 지난 5월 인사에서 관례적으로 최선임 고검장이 임명되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전보돼 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확인시켜주며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신 차장검사는 전남 장흥 출생으로 전남 순천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22년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검찰과장·검찰국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6년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일 때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지난 2017년 특수1부장을 맡아 직속 상관인 당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함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의혹 등을 수사했다.


또 문정부의 적폐 청산 수사에 참여해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다스 실소유주 수사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그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형사사건을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기용됐다.

이후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진행하다가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윤정부 조각 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총괄팀장을 맡으며 재기했다. 

이 고검장은 서울 출생으로 경동고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 수원지검 2차장검사와 서울고검 감찰부장을 거쳐 대구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기업자금비리 분야 블루벨트 인증 공인전문검사로, 제일저축은행 비리, 솔로몬저축은행 비리,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등을 맡아 수사했다. 특히 지난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을 수사하며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인연으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조사1부장, 형사3부장을 역임했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대통령실과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서울서부지검을 맡았다. 

도이치
명품백


한 대검 간부는 “용산 대통령실을 관할하는 서울서부지검장을 정권 초기부터 그에게 맡긴 건 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최우선 과제는 검찰의 안정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두고 내홍이 일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와 형사1부가 김 여사를 소환조사하면서도 이 총장에게 뒤늦게 보고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총장은 언론 앞에서 수사팀을 직격했으며 수사팀의 일선 검사는 사표를 제출했다. 게다가 이와 관련해 대검서 감사에 착수하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 방침에 “나 홀로 조사에 임하겠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검찰 내홍은 이 총장이 지난 25일 열린 주례 정기보고서 이 지검장에게 “현안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이 지검장은 이에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하며 진화됐지만 검찰 내부는 아직 뒤숭숭한 분위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검찰 내부에서는 26기가 검찰 수장이 되는 게 맞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후배 기수(28기)를 총장으로 임명하면 선배 기수인 26, 27기가 대규모로 검찰을 이탈하며 검찰 조직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비교적 낮은 기수가 검찰 수장에 앉을 때마다 선배 기수의 이탈은 반복됐다. 연수원 23기인 윤 대통령이 총장으로 임명됐을 때 ‘기수 파괴’라는 평가와 함께 선배 기수들의 사직이 이어졌고, 이원석 총장(27기) 임명 때도 되풀이됐다.

특히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27기의 전성기라고 불린 만큼 바로 윗 선배 기수는 대부분 검찰을 떠났다. 노정환 전 울산지검장(26기), 문홍성 전 전주지검장(26기), 이수권 전 광주지검장(26기) 등이 대표적이다. 

한 현직 검사는 “26기가 총장에 임명돼도 검찰 내부 인사 동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28기가 임명될 경우 나가야 할 사람이 많아진다”며 “지금 같은 상황서 내부 인원 변경이 많으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우선 과제는 내부 안정화
후반기 ‘믿을맨’ 역할 주목

그렇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심 차관이다. 심 차관은 26기며 실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만큼 조직 안정화에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검찰 내부서 기획은 ‘조직, 안정’에 강점이 많고 특수는 ‘추진, 변화’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기획통으로 불리는 심 차관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대검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심 차관은 검찰 조직 생활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라며 “현재 검찰이 어수선한 상황을 감안하면 발표된 후보 중 가장 무난한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 차관과 같은 기수인 임 고검장도 윤 대통령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는 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임 고검장이 고집하는 ‘원칙주의’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문정부 당시 임 고검장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으로 재수사를 진행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내며 “유가족이 기대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해 실망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법률가로서 되지 않는 사건을 억지로 만들 수는 없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런 모습이 법과 원칙을 강조했던 이 총장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서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인사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이원석 총장에게 한 번 데였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실 분위기가 있다”며 “아직 김 여사가 연루된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윤 대통령의 신뢰와 상관없이 원칙을 중시하는 임 고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신 차장검사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복심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만큼 완전한 자기 사람을 다시 검찰의 수장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이 얼마나 뒤를 맡길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김 여사 사건은 종결이 되지 않았으며 여소야대 상황서 검찰과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법안 등에 잘 대처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검찰총장은 윤석열정부의 3~4년차에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을 잘 처리하면서 동시에 드라이브를 걸고 여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예민한 사건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정 실장은 “심 후보자는 법무부·검찰의 주요 분야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며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 절차 및 검찰 제도에 대한 높은 식견과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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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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