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두 번째 총장 막전막후

뒤 맡길 호위 찐윤 줄섰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심우정 법무부차관·임관혁 서울고검장·신자용 대검 차장검사·이진동 대구고검장 등 모두 윤석열 사단의 일원들이 후보자로 선정됐다. 찐윤이었던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한 번 뒤통수를 맞은 윤정부가 선택할 믿을맨은 누구일까?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이 조만간 선출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는 기획·특수통 4명의 후보를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올렸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임기 막바지에 용산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은 바 있어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인 후보자
이력 보니…

지난 7일 추천위는 경기 과천시 정부종합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추렸다. 추천위 운영 규정에 따르면, 추천위는 회의 종료 후 후보자 3명 이상을 법무부 장관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하고 법무 장관이 그중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으로 임명된다.

이날 추천위에는 당연직 위원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조홍식 한국법학교수회장,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송강 법무부 검찰국장과 비당연직에서는 위원장을 맡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이진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김세동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참여했다.

정 위원장은 당시 회의를 열며 “최근 수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고 특히 검찰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걱정들을 하고 계시는 걸 제가 잘 알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여러분들이 너무나 잘 아시기 때문에 제가 덧붙여서 말씀드릴 건 없고 엄중한 상황 아래서 위원회를 한다는 것만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추천위는 이날 2시간35분가량 회의를 진행하고 차기 총장 후보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 ▲임관혁 서울고검장 ▲신자용 대검 차장 ▲이진동 대구고검장 등 4명을 추천했다. 이들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근무한 인연이 있는 인물들로 일명 윤석열 사단으로 불린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검찰총장 후보 심사 대상자들의 경력, 공직 재직 기간 동안의 성과와 능력, 인품, 리더십,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의지 등에 관해 심도 있는 심사를 거쳐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모습을 실현할 검찰총장 후보 4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내부서도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한 대검 간부는 “후보자로 선정된 4명 모두 이렇다 할 큰 사건을 지휘하거나 수사한 적이 있는 유능한 검사”라며 “현재는 검찰 내부 분위기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신망이 두터운 검사들이 후보자로 추천된 것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4명의 후보자는 기획 또는 특별수사 전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 차관은 충남 공주 출생으로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2000년 검사로 임관했다. 지난 2015년 2월 그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제1부 부장검사에 발령됐을 당시 이진한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2차장검사가 검찰 출입기자들의 송년회 자리서 여성 기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벌인 사건을 수사한 것이 계기가 돼 주목받기 시작했다.

후보군 4명으로 압축
모두 윤 대통령 인연

이어 지난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인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의 전방위적 수사 책임을, 그리고 어버이연합 등의 보조금 지원 의혹을 수사·기소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기획조정실장 등 기획 분야 업무를 주로 맡아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당시 형사1부장으로 두 달가량 함께 근무하며 연을 맺었다. 이후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청구를 강행할 때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심 차관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끝까지 결재를 거부해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졌다. 

이런 점을 증명하듯 심 차관은 고검장 중 최선임 직위이자 검찰총장 바로 밑의 자리인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영전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엔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위해 사퇴했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대신해 법무부 장관 직무 대행을 맡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이력 때문에 검찰총장의 업무와 법무부 장관의 업무 모두를 잘 알고 있어 정부와의 대립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고검장은 충남 논산 출생으로 보문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대전지검 공주치정장, 서울중앙지검 특수 1·2부 부장검사, 부산지검 특수부를 거친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그는 ‘STX 정관계 로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이명박정부의 자원 비리 의혹 사건’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 등 굵직한 기업·권력 비리를 수사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당시 동기들이 승진할 때 한직을 돌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으로 발탁되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지난 2021년 1월 대부분 의혹을 무혐의로 발표하고 남은 부분은 세월호 특검을 넘기면서 문정부 마지막까지 승진하지 못하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첫 검찰 인사에서 뒤늦은 검사장 승진에 성공해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영전했다.

기획통
특별통

법조계에선 당시 이미 그의 기수서 고검장이 나온 만큼 승진이 사실상 끝났고 그대로 퇴직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윤 대통령의 신임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셈이다. 

이후 지난해 9월 검사장 승진 1년 만에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영전하고 지난 5월 인사에서 관례적으로 최선임 고검장이 임명되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전보돼 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확인시켜주며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신 차장검사는 전남 장흥 출생으로 전남 순천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22년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검찰과장·검찰국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6년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일 때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지난 2017년 특수1부장을 맡아 직속 상관인 당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함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의혹 등을 수사했다.


또 문정부의 적폐 청산 수사에 참여해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다스 실소유주 수사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그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형사사건을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기용됐다.

이후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진행하다가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윤정부 조각 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총괄팀장을 맡으며 재기했다. 

이 고검장은 서울 출생으로 경동고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 수원지검 2차장검사와 서울고검 감찰부장을 거쳐 대구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기업자금비리 분야 블루벨트 인증 공인전문검사로, 제일저축은행 비리, 솔로몬저축은행 비리,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등을 맡아 수사했다. 특히 지난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을 수사하며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인연으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조사1부장, 형사3부장을 역임했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대통령실과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서울서부지검을 맡았다. 

도이치
명품백


한 대검 간부는 “용산 대통령실을 관할하는 서울서부지검장을 정권 초기부터 그에게 맡긴 건 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최우선 과제는 검찰의 안정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두고 내홍이 일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와 형사1부가 김 여사를 소환조사하면서도 이 총장에게 뒤늦게 보고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총장은 언론 앞에서 수사팀을 직격했으며 수사팀의 일선 검사는 사표를 제출했다. 게다가 이와 관련해 대검서 감사에 착수하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 방침에 “나 홀로 조사에 임하겠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검찰 내홍은 이 총장이 지난 25일 열린 주례 정기보고서 이 지검장에게 “현안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이 지검장은 이에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하며 진화됐지만 검찰 내부는 아직 뒤숭숭한 분위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검찰 내부에서는 26기가 검찰 수장이 되는 게 맞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후배 기수(28기)를 총장으로 임명하면 선배 기수인 26, 27기가 대규모로 검찰을 이탈하며 검찰 조직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비교적 낮은 기수가 검찰 수장에 앉을 때마다 선배 기수의 이탈은 반복됐다. 연수원 23기인 윤 대통령이 총장으로 임명됐을 때 ‘기수 파괴’라는 평가와 함께 선배 기수들의 사직이 이어졌고, 이원석 총장(27기) 임명 때도 되풀이됐다.

특히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27기의 전성기라고 불린 만큼 바로 윗 선배 기수는 대부분 검찰을 떠났다. 노정환 전 울산지검장(26기), 문홍성 전 전주지검장(26기), 이수권 전 광주지검장(26기) 등이 대표적이다. 

한 현직 검사는 “26기가 총장에 임명돼도 검찰 내부 인사 동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28기가 임명될 경우 나가야 할 사람이 많아진다”며 “지금 같은 상황서 내부 인원 변경이 많으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우선 과제는 내부 안정화
후반기 ‘믿을맨’ 역할 주목

그렇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심 차관이다. 심 차관은 26기며 실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만큼 조직 안정화에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검찰 내부서 기획은 ‘조직, 안정’에 강점이 많고 특수는 ‘추진, 변화’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기획통으로 불리는 심 차관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대검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심 차관은 검찰 조직 생활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라며 “현재 검찰이 어수선한 상황을 감안하면 발표된 후보 중 가장 무난한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 차관과 같은 기수인 임 고검장도 윤 대통령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는 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임 고검장이 고집하는 ‘원칙주의’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문정부 당시 임 고검장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으로 재수사를 진행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내며 “유가족이 기대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해 실망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법률가로서 되지 않는 사건을 억지로 만들 수는 없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런 모습이 법과 원칙을 강조했던 이 총장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서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인사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이원석 총장에게 한 번 데였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실 분위기가 있다”며 “아직 김 여사가 연루된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윤 대통령의 신뢰와 상관없이 원칙을 중시하는 임 고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신 차장검사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복심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만큼 완전한 자기 사람을 다시 검찰의 수장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이 얼마나 뒤를 맡길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김 여사 사건은 종결이 되지 않았으며 여소야대 상황서 검찰과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법안 등에 잘 대처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검찰총장은 윤석열정부의 3~4년차에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을 잘 처리하면서 동시에 드라이브를 걸고 여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예민한 사건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정 실장은 “심 후보자는 법무부·검찰의 주요 분야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며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 절차 및 검찰 제도에 대한 높은 식견과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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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