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흔드는 범야권 노림수

개헌이냐 탄핵이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탄핵’이란 단어에 여의도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의원 개개인의 의견이라며 쉬쉬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공식 석상서도 제법 심심찮게 들려온다. 하지만 마음먹는 대로 대통령을 쉽게 끌어내릴 수는 없는 법. ‘윤석열 탄핵론’에 군불을 지피는 이들의 속내가 궁금하다.

지난달 22일,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공식 석상서 ‘탄핵’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로 다음 날이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왜 탄핵됐나”라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그럼 특검 거부권을 행사하는 자는 더 큰 범인인가”라고 직격했다.

불붙은
탄핵론

이날 정 최고위원은 회의서 박 전 대통령의 헌재 탄핵 심판 결정문을 한 자씩 읽어내려갔다. 그는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문을 읽어보고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며 “특검법 거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거부권으로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탄핵 열차’에 시동이 걸렸다는 평이 나온다. 여기에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인 ‘VIP 격노설’까지 불거지면서 화력이 더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 정당들은 지난달 25일, 서울 도심에 모여 특검법 재의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장외 여론전을 펼쳤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단체와 민주당을 비롯한 ▲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등 야 7당이 자리했다.


개혁신당은 특별법 재의결에는 뜻을 함께했지만 시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몇몇 발언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공격 수위를 올렸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는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키운 건 바로 윤 대통령 자신”이라며 “거부권의 사적 남용은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탄핵 사유”라고 소리 높였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도 탄핵소추 의결에 관한 헌법 제65조를 설명하며 “윤 대통령이 직분을 남용해 수사외압을 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통령 탄핵의 사유”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사건 은폐를 위해 수사에 개입하거나 외압을 행했을 거라는 주장만 난무하던 중 수사의 변곡점이 생겼다. 수사를 통해 윤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8월2일 개인 전화번호로 연달아 세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야권은 해당 통화로 인해 경찰에 이첩된 자료가 도로 회수되는 등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VIP 격노설의 핵심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녹취록과 전·현직 국방부 장관인 신원식-이종섭의 통화 기록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들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통화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중요한 시점에 대통령실과 여러 고위 관계자가 소통을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의구심이 커졌다.

윤 격노설부터 수사 외압까지
차곡차곡 쌓이는 탄핵 마일리지


VIP 격노설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면서 민주당의 공세는 강해졌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탄핵만 답이다’라는 문장의 앞 글자를 딴 6행시를 지어 공개적으로 탄핵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통화 사실이 윤 대통령의 운명을 어떻게 가를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수사외압 의혹 사건서 대통령의 격노설이 안개 속 의심이었다면, 대통령이 직접 국방부 장관과 세 차례 통화했다는 진실의 문은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태를 탄핵으로 이끈 건 태블릿PC였다. 이번에 밝혀진 용산 대통령실의 통화 사실이 제2의 태블릿PC가 될지 눈여겨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3년은 너무 길다’는 슬로건으로 일찌감치 윤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역시 공세 수위를 바짝 올렸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한 방송을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점점 쌓이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고 있다”며 “어느 쪽이 먼저 될지는 모르겠지만 탄핵과 임기 단축을 위한 개헌 투트랙을 실제 성취시키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수사가 진행될수록 탄핵 요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집권 3년차도 되지 않아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던 시기가 오버랩된다. 국정운영이 서서히 마비되는 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3%p 하락한 21%로 집계됐다. 이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다. 반면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3%p 늘어난 70%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30~40%대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임기 4년차 후반부에 들어 32%로 하락했으며 국정 농단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는 12%까지 떨어진 뒤 탄핵됐다.

또다시
2016?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어느 쪽도 아니다’는 4%, ‘모름·응답 거절’은 6%였다. 해당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김정숙 여사 특검법과 석유 매장으로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것 같은데 30%대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20%가 유지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 이미 하락세가 시작된 마당에 10%대로 주저앉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하면 ‘심리적 탄핵’ 사태까지 갈 수 있다는 게 야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때는 각 부처와 여당 등이 의욕을 잃고 국정운영에 대한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지난 4·10 총선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포함해 108석을 얻은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개원 초반부터 단합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192석 범야권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끈끈한 결속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워크숍에 참석해 “우리가 108석이라 소수정당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큰 숫자”라며 “우리는 여당 아닌가. 뒤에는 대통령이 계시고 옆에는 정부 모든 기구가 함께하기 때문에 강력한 정당이라는 생각을 하고 용기나 힘을 잃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 역시 워크숍에 참석해 “이제 지나간 건 다 잊어버리고 저도 여러분과 한몸으로 뼈가 빠지게 뛰겠다”며 직접 당을 격려했다. 정부여당이 단합을 강조하는 이유는 8석의 이탈표가 발생하면 100석인 탄핵 저지선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초선 의원이 합류한 국민의힘 내에서 당분간은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아직은 당에 대한 충성심이 높고 당론을 따르려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용산발 리스크와 각종 특검법으로 악재가 겹쳐 단일대오가 무너질 가능성을 마냥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 국회에서는 18표의 이탈표가 관건이었지만 이번에는 고작 8표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8석을 지키기 위해 당 대표와 지도부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낮은 지지율은 회복하고 결속력이 약한 당은 사기를 북돋우면 된다. 하지만 좁은 인재풀로 인한 ‘회전문 인사’ ‘구인난 여론’ 등은 국정운영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4월12일 국민의힘이 총선서 참패하자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주요 대통령실 인사가 국정 쇄신을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 사이 열댓명에 달하는 후보군이 ‘차기 국무총리 기용설’ 등의 제목을 달고 보도됐지만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아 오히려 비선 라인 의혹이 불거졌다.


미끼를
위한 미끼

지난달 25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의 3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른바 박근혜정부 시절 ‘문고리 3인방’의 중 한 명이 용산으로 합류하면서 여권조차 고개를 갸웃한 탓이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인사 배경에 역량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당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결과를 놓고 평가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해당 인사를 두고 야권은 반발에 나섰다. 민주당은 “국정 농단 시즌2를 자인한 꼴”이라며 윤 대통령이 탄핵을 대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개혁신당은 “혹시 이번에는 기밀문서를 최순실이 아닌 여사님께 가져다드리는 역할이냐”며 “사람이 없으면, 공개채용을 하라”고 꼬집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번 인사를 두고 “용산이 드디어 갈 데까지 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실은 자리를 내줘도 다들 고개를 ‘도리도리’하는 모양”이라며 “정권이 무너질 때 나타나는 초기 증상 같다. 같은 배를 탔다가 가라앉을까 봐 하나둘 발을 빼고 있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탄핵은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 65조에 따르면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 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 위원 등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탄핵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무게감을 준다. 그러나 탄핵이라는 단어가 주는 자극성에 일각서 주장하는 개헌 요구가 오히려 묻히고 있다. 더 나아가 “차라리 이승만 대통령처럼 하야하시라”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역시나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범야권에선 금방이라도 끓어 넘칠 듯 탄핵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탄핵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하나같이 “가능성이 낮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 분노를 원동력 삼아 탄핵 여론에 군불을 땔 수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민생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탄핵을 밀어붙이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혁신당 조 대표는 JTBC <오대영 라이브>서 “현재로서는 탄핵 사유와 관련해 (증거가)부족한 점이 있다”면서도 “채 상병 건에 대해 공수처 수사와 특검이 발동돼 증거가 수집되면 헌법이 요구하고 있는 대통령 탄핵 사유의 요건을 충족할 날이 올 것”이라고 시사했다.

계속 거부권 행사하면…
지지율 10%대 하락하면…

범야권, 특히 혁신당은 탄핵과 대통령 임기 4년 중임제를 포함한 개헌 논의를 투트랙으로 가져가고 있다. 4년 중임제를 통해 윤 대통령의 임기를 1년 앞당기면 2026년에 지방선거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게 돼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야권의 탄핵 카드는 4년 중임제를 이끌어내기 위한 미끼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통해 실질적인 탄핵을 노렸다는 것이다. 야권이 탄핵과 개헌 카드를 들고 협상에 나선다면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임기를 1년 단축하는 명예로운 방식을 택할 것이란 설명에서다.

차기 대선주자를 노리는 이들에게 있어 개헌 논의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여권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SNS서 이 대표를 언급하며 “이제는 아주 노골적으로 탄핵 바람 잡기에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병에 걸려도 아주 단단히 걸린 모양”이라며 “길거리로 나서 반정부 투쟁과 선동에만 몰두하며 이재명식 ‘조직 보스 정치’에 빠져 있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이상민 전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 단축 개헌론에 대해 “이 대표의 형사재판 진행을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대선 이후로 미뤄보겠다는 시커먼 속셈”이라고 직언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를 벗어나야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소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30%대는 결코 높은 숫자는 아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안정권으로 보기 때문이다.

신평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해 “바닥을 쳤고 서서히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커먼 속셈
반등의 기회

신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정숙 여사 특검법이 국민의힘 당론으로 정해지지 않더라도 점차 화력이 더해질 것”이라며 “특검법을 주장한 김민전 의원은 비대위의 수석 대변인이다. 당직자인 만큼 황우여 비대위원장하고 소통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 비대위원장 체제서 당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점도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내다봤다

다만 ‘동해 석유 매장이 지지율 반등의 원인이 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을 근거로 들며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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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