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사생활로 머리 싸맨 차두리

이혼 안 하고 두 여자와?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차두리가 법적 혼인 상태서 복수의 여성과 교제하다 송사를 치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두리는 최근 서울 송파경찰서에 여성 A씨를 명예훼손과 스토킹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그러자 A씨는 차두리와의 메시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이에 차두리 측 법률대리인은 복수의 여성과 동시에 교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남자축구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를 지낸 차두리가 내연 문제로 고소전에 휘말렸다. 현재 차두리는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차두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내연 의혹 
여성 고소

지난달 27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차두리는 여성 한 명과 내연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최근 서울 송파경찰서에 해당 여성 A씨를 명예훼손과 스토킹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자신을 “차두리와 교제 중인 여자 친구”라고 밝힌 여성 B씨도 A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용인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고소장 일부 내용도 공개됐다. 차두리는 A씨에 대해 “몇 차례 만남을 가진 사이”라면서도 “A씨가 사생활 폭로 등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B씨도 A씨와 차두리의 만남을 인정하며 “A씨는 차두리와 몇 차례 만남을 가졌던 사람이며 그가 SNS에 사진과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자신을 스토킹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A씨는 차두리와 수년간 걸쳐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근거로 “차두리가 2021년 8월 먼저 연락해 왔고 9월부터 연인이 됐다”며 “(차두리가)만나면서 동시에 B씨와 교제하고 있는 사실을 숨겼다” “이 문제로 갈등을 빚자 자신을 고소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A씨가 매체에 공개한 SNS 메시지에 따르면 차두리는 먼저 “자기야” “보고 싶다” “사랑한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차두리가 A씨에게 “같이 살고 싶다”고 말한 대목도 있었다. 

A씨는 지난해 5월, B씨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차두리에게 이별을 통보했으나 계속 자신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같은 해 10월 차두리가 “안녕” “잘 지내?” “좋은 하루 보내” 등의 메시지를 보내자 그는 “날라리야. 언젠가 꼭 정신 차려라” “그냥 마시던 술이나 드세요. 말 걸지 말고” “두리야. 멘탈을 강하게 바르게 지켜라” “넌 술이랑 방탕한 생활만 멀리하면 못할 게 없을 거야”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어 한 달 뒤 차두리는 “내가 솔직하게 다 말할게. 사실 그 친구(B씨)랑 만나는 거 맞아, 오래됐어” “당신을 만날 때도 그 친구를 계속 만났어” “나도 이게 잘못된 걸 알고 이제 그만해야 하는 거 알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게 안 됐어”라고 말했다. 

당시 차두리가 사과하며 문제를 바로 잡을 테니 시간을 달라고 했으나 두 사람의 관계는 개선되지 않았고 갈등은 올해 3월까지 이어졌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 기간은 차두리가 카타르 아시안컵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한 기간과 겹친다. 이들은 대회 기간 내내 대화를 이어오다 결국 차두리가 A씨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며 소송전으로 번지게 됐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부남 신분으로 세 다리 걸쳤나
내연 문제 폭로…고소전 휘말려 

차두리는 현재 법적으로 이혼이 아닌 혼인 상태다. 차두리는 올해로 11년째 이혼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8년 12월, 신철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회장의 장녀 신모씨와 결혼한 차두리는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이후 결혼 5년 만인 지난 2013년 3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렬됐다. 

이에 차두리는 같은 해 11월 “아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혼인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관계가 파탄 났다”고 주장하며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차두리는 지난 2017년 2월 열린 이혼소송 항소심서도 패소해 현재 법적으로 혼인을 유지 중인 상태다. 당시 재판부는 “차두리가 아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혼인 관계가 완전히 파탄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1심과 같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차두리 측이 요구한 두 자녀에 대한 친권자 지정 청구도 인정되지 않았다. 차두리 측 법률대리인은 “법률상 이혼하지 않았지만 상호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기로 한 상황”이라며 “차두리의 사생활은 누구로부터도 부도덕함을 지적받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복수의 여성과 동시에 교제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고소전으로 번진 내연 문제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는 차두리의 해명도 사실과 다르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달 30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A씨가 매체에 공개한 메시지 내용엔 차두리가 국가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전 당일은 물론,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비 기간 출국 하루 전날까지도 A씨와 크게 다툰 정황이 담겼다. 

A씨는 지난해 11월21일, 차두리가 자신을 만나는 동시에 B씨와 교제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큰 갈등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그날은 중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 A씨가 차두리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이날 오전부터 두 사람의 다툼은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7시까지도 이어졌다. 

법적으로
혼인 상태

이날 오후 6시 차두리가 “시합 가야 해서 끝나고 전화하겠다”고 하자 A씨는 “7년 동안 내가 몇 번째 바람피운 대상인지 솔직하게 말하고 가”라고 요구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차두리는 A씨에게 먼저 연락해 “미안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 “말이 뭐가 필요하냐” “내가 받은 죄에 대한 벌 받아야지”라고 사과했다. 특히 사흘 뒤인 11월24일에 차두리는 “나 대표팀도 그만하려고 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대표팀 그만두고 조용히 안 보이고 살아가든 당신 생각대로 해라”라고 답했다. 닷새 뒤 A씨가 “말한 대로 눈에 안 보여주는 게 맞는 거 같다” “앞으로는 어디에도 안 나왔으면 한다”고 하자 차두리는 “지금 대표팀을 나올 수는 없어” “1월 끝나고 그만할 거야” “지금 당장은 너무 대회가 앞”이라고 답했다. 


차두리는 국가대표팀이 카타르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출국하기 하루 전인 지난 1월1일 밤까지도 A씨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에도 차두리는 A씨에게 생각을 정리한 뒤 마음을 정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차두리는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차범근의 아들로 1980년 7월25일 서독 헤센 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서 태어났다. 1녀2남 중 둘째이자 장남으로 아버지인 차범근을 통해 축구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울산 양정초등학교, 배재중학교, 배재고등학교, 고려대학교를 졸업했던 차두리는 아버지의 영향력으로 모교인 고려대학교에 진학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1998년 고3에 제53회 전국 고교축구선수권대회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대학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전국 무대서 득점왕에 오른 선수가 축구 명문인 고려대학교에 진학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후 차두리는 대학 무대서 부상으로 고전했다. 대학 1학년 때인 지난 1999년 말 오른발 피로골절로 1년 넘게 부상과 싸우며 치료를 받기도 했다. 

2000년에 들어 차두리는 다시 부상을 털고 대학 무대를 누볐다. 대통령배 축구대회와 추계대학 연맹전서 활약을 이어가며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추천으로 올림픽 상비군과 함께 훈련할 기회를 얻었다. 1년 뒤 국가대표로 발탁돼 같은 해 1월 세네갈과의 국가대표 친선경기서 국가대표선수로 데뷔한 이래 76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다. 


뛰어난 체력과 스피드로 체격이 큰 외국 선수들과의 체력싸움서도 밀리지 않는 강인함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독일의 레버쿠젠과 입단 계약을 맺고 해외로 진출하려 했으나 고려대 소속팀으로부터 이적 동의서 발급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법적 유부남
복수 사랑꾼

그해 8월 독일 빌레펠트에 2년간 임대 조건으로 아버지 차범근이 활약했던 레버쿠젠과 계약한 차두리는 고려대로부터 리그 선수등록에 필수요건인 이적 동의를 받지 못해 등록 마감을 앞두고 초조한 입장이었다. 독일축구협회로부터 차두리의 이적 동의서를 발급해 달라는 공문을 받은 대한축구협회는 고려대 측에 동의 여부 통보를 요청했지만 당시 고려대는 묵묵부답이었다. 

독일협회서 이적 동의서 발급을 독촉하는 공문을 보내오자 대한축구협회는 긴급회의를 연 뒤 고려대 측과 논의했다. 

당시 조민국 전 고려대 감독은 학교 측이 이적 동의서 발급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당초 차두리는 학교 측에 독일 연습생 신분으로 나가는 것이라고만 통보했고 계약할 당시에 학교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이번 계약에서 학교는 배제됐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일단 차두리는 2월 졸업 때까지는 명백히 고려대 선수”라며 “조만간 이 문제를 논의해야겠지만 학교의 원칙적인 입장으로는 이적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강경한 입장임을 강조했다. 

양측의 타협점을 찾아 차두리는 학교 측으로부터 이적 동의 결정이 내려져 독일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렀지만 인상 깊은 기록은 남기지 못했다. 이듬해인 2003년 6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임대됐다가 2004년 이적해 그해 8골을 기록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2006년 마인츠로 이적했으나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고 2007년 코블렌츠로 이적하면서 뛰어난 활약으로 팬들이 선정한 베스트 플레이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초기에는 공격수로 활약하며 득점력을 과시했지만 이후 오른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팀의 승격과 잔류에 기여했다. 

명예훼손·스토킹 혐의
11년째 ‘이혼 중’, 왜?

2010년 월드컵 대회서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차두리 로봇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맹활약을 펼치다가 같은 해 스코틀랜드의 셀틱 FC로 이적하게 된다. 

2012년에는 포르투나 뒤셀도르프로 이적했고 다음 해 3월 FC서울에 입단하면서 외국서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FC서울에서는 2013년 시즌에 큰 활약을 했고 이후 2015년 FA컵 우승에도 기여했다. FA컵 결승전이 끝난 뒤 은퇴를 선언하고 지도자 연수에 들어갔다. 

이후 2017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선임됐고 FC 서울 유소년팀 감독과 유스 강화실장을 역임했다. 얼마 뒤 아시안컵서 클린스만 독일 감독이 이끌었던 축구 대표팀의 코치로 합류했다.

차범근 전 감독이 운영하는 축구교실이 비싼 수강료와 친인척 채용으로 논란이 됐을 때 아들 차두리가 게재한 SNS 글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2016년 7월17일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전 축구 감독 차범근의 축구교실 비리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차범근의 축구교실이 서울시 기준보다 높은 수강료를 받다가 서울시에 적발돼 위약금을 부과받고도 여전히 시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 후원받은 유니폼을 판매해 부당 이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해당 축구교실서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코치 A씨는 “후원받은 유니폼으로 수입을 거둔 것은 물론 축구교실의 직원들은 차범근 전 감독의 지인이나 친인척인데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고도 급여는 꼬박꼬박 받아왔다”고 폭로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차 전 감독 측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으나, 다음 날 차두리가 자신의 SNS를 통해 “알면서 진실은 다 묻어두고…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내용의 짧은 글을 남겨 이목을 끌었다. 이는 전날의 방송 보도에 대한 억울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이후 차 전 감독 측은 비리 혐의 중 다수를 부인하고 오히려 제보자 A씨의 횡령을 주장하며 법적 조치에 취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재판 결과 전직 코치 A씨가 제보한 차범근 축구교실의 비리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2018년 11월21일 서울중앙지법은 차범근 축구교실 전 코치 A씨가 축구교실과 차범근 등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서 “A씨에게 미지급된 퇴직금 3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대표팀은 
뒷전으로

A씨의 주장을 보도한 <시사매거진 2580>에 대해선 “제보된 축구교실 비리 내용이 전체적으로 진실에 해당하고 공공의 이해에 관련된 사항임이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차범근 측은 축구교실 비리를 제보한 A씨에 대해 민사소송, 검찰 고소, 손해배상소송 등을 거듭했지만 결론적으로 차범근 측이 A씨에게 제기한 소송은 모두 패소 혹은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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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 당시 ‘정적 죽이기’로 가장 많은 피해를 봤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검찰 내부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검찰 내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 포함해 취임 전 법원·검찰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고 선거 과정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수차례 대립각 이재명정부서 문재인정부 시절 ‘미완’으로 끝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완성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기관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문정부 때부터 줄곧 추진해 온 검찰개혁 방안과 유사하다. 문정부 당시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만을 검찰에 남겨두고 다른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로 옮겼다. 하지만 윤정부 들어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과 수사준칙 개정 등으로 여타 범죄에 대한 수사권도 일부 복구됐다. 이 대통령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문정부와는 궤를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을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전환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같은 새로운 수사기관을 신설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자체 징계만으로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 징계 제도’까지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또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대통령령인 수사 준칙 상향 입법화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공소시효 특례 규정 내용이 담긴 수사 절차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검찰총장 임명 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도록 하고, 검사의 영장 청구권 독점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실상 무소불위였던 검찰 권력을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현재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 정부서 검찰이 수사·기소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다른 법조인은 “앞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모두 헌법재판소서 기각 결정을 받았는데, 이 대통령 공약대로 기소권 남용 통제, 검사 징계 파면 등이 도입된다면 검찰에 대한 견제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힘을 실어준 뒤 두 기관을 적극 활용해 이른바 ‘적폐 청산’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수사청과 기소·공소청 분리 원칙 줄사표 신호탄…내부는 ‘초긴장’ 검찰 내부에서는 착잡한 기류가 팽배하다.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사 탄핵이나 특활비 전액 삭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도 높은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검찰의 운명은 민주당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재명정부와 여당이 된 민주당이 몰아칠 텐데 검찰의 협상력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개혁을 하든, 무엇을 하든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여야지 별 수 있냐”며 “다들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개 검찰을 지원하는 이유가 국가에 대한 사명감 때문인데, 검찰개혁에 포함된 검사징계법에 파면을 명문화하게 되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4~5명의 평검사가 각 부서에 있어야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지금도 2~3명의 평검사만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개혁 이후에는 부장 검사 밑에 직접 수사를 할 평검사가 전혀 없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인사보복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을 수사했던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개혁 이전에 인사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사석에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한다. 반면, 일선 형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우리에겐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다만, 형사부·특수부 검사들이 공감대를 이루며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과거 문정부 시절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바 있는데, 이번 검찰개혁으로 경찰이 영장 청구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검찰 단계서 경찰의 영장청구를 판단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내부서 특수부와 형사부가 갈리는 상황에 이들을 모을 구심점도 없다. 과거 문정서 검찰개혁이 추진될 때 검사들이 단일대오로 뭉쳐 저항했던 것처럼 먼저 움직일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수사로 검찰의 존재 의의를 보여야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선거개입 의혹 등 굵직한 주요 사건 관련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돼있다. 특검이 시작되면 검찰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 인선 직후 대규모 인사도 예상된다. 당장 고검장·지검장 물갈이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맡았던 검사들의 줄퇴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달 20일 사의를 표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직서는 지난 3일 수리됐다. 검 운명은 민주당에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엔 성남FC 및 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미 2022년부터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매년 100명 이상의 검사들이 퇴직했는데 이번엔 이보다 더 큰 규모로 검찰 대탈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윤정부가 들어섰던 해인 2022년엔 직전 해(79명)보다 2배쯤 많은 검사 142명이 퇴직한 바 있다. 다만 퇴사를 희망하는 검사가 많더라도 대형 로펌에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실제 퇴사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속도전이 아닌 과거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반추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정책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으로 인한 수사권 조정 등으로 인한 영향을 복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다 예상했던 것들로 놀랍진 않지만 수사가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으면 좋겠다”며 “과거 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이 왜 실패했다고 평가를 받겠나? 수사권 조정 등 앞선 검찰개혁에 대해 복기한 다음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수사기관 간 견제는 경쟁으로 이어진다”며 “수사는 합리적이고 치밀하게 해야 하는데 다른 기관을 의식해 무리하게 하다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한 부장검사는 “구조적인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며 “수사권, 수사력의 문제도 있지만 법 자체가 구조적으로 난점이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등 근간이 되는 법에 속도전으로 나선다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 수사 때처럼 향후 여러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수사기관끼리 경쟁하게 되면 결국 윤 전 대통령 내란 수사처처럼 어느 사건이든 번번이 망가질 것”이라며 “검찰 등 수사기관, 학계, 정계 등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에서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정부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수사기관 개혁과 사법개혁도 같이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은 축소하면서 경찰과 공수처의 권한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 정원을 현행 25명에서 최대 300명까지 확대하고, 고위 공직자의 모든 범죄에 대해 영장 청구 및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꼼꼼히 설계해야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급한 수사기관 확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수처가 2021년 출범 이후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실패하는 등 수사력 한계를 노출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에서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각자 수사권을 주장하며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서 경찰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검찰의 수사 성과를 냉정히 평가한 뒤 수사권 분리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개혁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법개혁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파기환송을 결정하고, 다음날에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그달 15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공판기일을 지정한 지 5일 만에 다시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인 오는 18일로 변경했다. 연기 사유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일련의 과정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사법부 개혁이 대선 국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관 증원 법안을 연달아 발의했고, 박범계 의원이 법조인이 아닌 사람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발표한 공약집서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의 하위 범주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공약했다. 대법원 등 사법기관도 엎는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의견도 공약집에는 실제 증원 규모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대법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도 발의됐으나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철회했다. 대법관이 증원되면 현재 1인당 연평균 약 4000건을 처리해야 하는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이 줄면서 ‘재판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상고심 적체 현상은 상당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갈등에 해답을 제시하는 최고 법원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30명이 모두 모여 깊이 있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에 따라 이 대통령 임기 중 총원의 절반이 넘는 대법관이 대통령 임명을 받아 합류하면 사법부 구성이 편향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의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하는 ‘재판 소원’이 도입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법원이 법률을 헌법에 어긋나게 해석·적용하거나, 재판의 절차적 측면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된 경우 헌재가 결정으로 위헌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헌재가 법원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정한 헌법 101조에 반하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해 왔다.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재판소원 추진 논의가 이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급물살을 탔다는 점에서 대법원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의 ‘4심제’가 돼 최고법원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이 약화하고 법적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헌법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안전망을 두텁게 만든다는 점에서 도입을 긍정하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오랜 기간 재판소원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헌재 역시 최근 국회에 “국민의 충실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찬성 의견을 냈다. 이밖에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공개변론 중계 의무화 추진, 법관평가위원회 설치 등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 등도 이 대통령 임기 중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사법개혁 문제는 최우선 문제에 속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제도 개혁이나 특히 사법·경찰·검찰개혁은 중요하다. 수사권 조정이든 다 중요하다”면서도 “여기에 주력해서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생이 우선 일단 후순위 이후 지난 6월4일 취임사에선 “먼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며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및 사법개혁이 중요하지만 민생 회복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로 인해 검찰·사법개혁은 후순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