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오늘이 가장 싸다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분양가격이 치솟자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제일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따르면 지난달 전국서 분양된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858만원으로 2월보다 4.96% 올랐는데 1년 전 대비 17.24% 상승한 수치다. 권역별 전월 대비 분양가 상승률은 ▲수도권 0.21%, ▲5대광역시 및 세종시 13.23%, ▲기타 지방 0.91%이다. 1년 전 대비 분양가 상승률은 ▲수도권 18.00%, ▲5대 광역시 및 세종시 25.96%, ▲기타 지방 10.66%로 나타났다.

일제히 
상승세

공공분양 아파트도 분양가가 오르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3기 신도시 중 최초로 사전청약을 받은 단지인 인천 계양지구 공공분양 아파트의 총사업비는 2년여 만에 30%가량 늘어났다.

분양가 상승 기조가 여전하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일단 청약에 먼저 도전하려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 당첨 확률이 높아지자 늦기 전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급등 등의 이유로 주거용건물의 건설공사비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잠정) 주거용건물의 건설공사비지수는 전년 동월(149.95) 대비 2.77% 상승한 154.11로 2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공사비·분양가 덩달아 상승
비용 부담 덜어줄 단지 인기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데 지난해 2월(149.95) 대비 2.77%, 3년 전인 2021년 2월(124.35) 대비로는 23.93%나 올랐다. 자재 가격과 임금 인상 등으로 오른 공사비는 하방경직성(한번 가격이 결정되고 나면, 경제 여건이 변화해도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는 현상)이 강해 떨어질 기미가 없을 전망이다.

늘어난 공사비는 다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전국의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당 563만3,000원으로 전월 대비 4.96%, 전년 동월 대비 17.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전월 대비 0.21%, 전년 동월 대비 18%, 5대 광역시 및 세종시는 전월 대비 13.23%, 전년 동월 대비 25.96%의 상승세를 보였다. 또 기타 지방은 전월 대비 0.91%, 전년 동월 대비 10.66% 상승했다.

정설로만 내려오던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의 확산으로 수요자들 사이에선 이미 가격이 정해진 기분양 단지를 노리거나 주변 시세와 비교해 현저히 합리적인 수준의 분양가격을 갖췄거나 안전 마진이 있는 단지에 청약, 계약 의사를 내비치는 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실질적인 내 집 마련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분양혜택을 더욱 면밀히 따지는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신축 입주를 계획 중인 신혼부부나 출산가구라면 상반기나 늦어도 하반기 청약에 도전해보는 게 좋다.

상반기? 
하반기?

이미 시장에선 분양가가 더 비싸지기 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수도권 청약자는 총 9만990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늘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감소하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도 반등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보면 2월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56만3099명으로 직전월대비 1723명 늘었다.

2022년 7월 이후 20개월 만에 하락세가 멈췄다.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대출한도가 더욱 줄어드는 것도 내 집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DSR은 대출자가 한 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은행권에선 대출자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산정했지만, 이번에 도입된 스트레스 DSR은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폭까지 더한 더 높은 금리를 기준으로 따진다.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면 연봉 5000만원 기준 대출한도가 2000만원가량 낮아지게 된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스트레스 DSR 적용에 따른 대출한도 감소폭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예컨대 스트레스 금리 반영비율은 1단계 25%서 2단계(2024년 7월1일〜12월31일) 50%, 3단계(2025년 1월1일 이후) 100%로 넘어갈 수 있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므로 대출한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대출여건이 우량하지 않은 실수요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집을 사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고 수요가 충분한 입지라면 지금이라도 매수에 나서는 게 좋겠다. 

시장 내 ‘집값 바닥론’ 확산으로 각종 부동산 지표가 반등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지난 3월 셋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16주 만에 하락세를 끝내고 보합 전환했다. 매수심리를 보여주는 매매수급지수도 6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3월 셋째주 기준 86.6으로 직전주 85.7 대비 0.9p 올랐다.

금리인하
가시화권

금리인하가 구체화되는 올 하반기가 매수 적기라는 분석도 나왔다. 상반기도 나쁘지 않지만 금리인하가 가시화되는 하반기에 매수하는 것을 추천하며, 금리인하 전후로 주택거래량이 받쳐주는지 살펴본 뒤 매수를 결정하는 게 좋다는 내용이다. 

최근 3기 신도시 공사비마저 30%가량 오르는 등 계속되는 분양가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친환경주택 건설 기준 개정안까지 적용될 계획이라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자료에 따르면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A2 블록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총사업비가 3364억원으로 변경 승인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사업계획승인 때보다 688억원(25.7%) 증가한 것이다. A2 블록과 함께 사업계획이 승인된 바로 옆 A3 블록의 총사업비도 1754억원에서 2355억원으로 580억원(33.1%) 올랐다.

추정 분양가는 A2 블록 59㎡가 약 3억5600만원선, 74㎡는 약 4억3700만원선, 84㎡가 약 4억9400만원선이었다. 그러나 증액된 사업비를 고려하면 올해 9월 본 청약 때 확정될 최종 분양가의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민간·공공주택을 구분하지 않고 대부분의 아파트 사업비 인상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인이다. 실제 최근 들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9개 업체의 원재료 매입가를 분석한 결과, 시멘트 가격은 2년 전보다 최대 47%, 레미콘은 27%가량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 더 오르기 전…
내 집 마련 적기는?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분양가와 공사비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2월 민간아파트의 전국 평균 3.3㎡당 분양가는 1771만원으로 1년 전 1560만원 대비 13.5% 올랐다. 서울은 24.18%, 수도권은 20.2% 올랐다.

원자재 외에 부가적인 가격 상승 요인도 남아 있다. 국토부는 얼마 전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 기준(친환경주택 건설 기준)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감축과 국민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신축 아파트의 에너지 성능 기준을 5등급으로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친환경주택 건설 기준은 2009년 제정된 이후 제로에너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에너지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다. 지난해에는 공공주택 제로에너지 5등급 인증을 의무화한 바 있다. 이번 제로에너지건축물 성능강화에 따라 주택 건설비용이 전용 84㎡ 기준으로 약 130만원 추가될 전망이다.

다만 매년 약 22만원의 에너지비용을 절감해 약 5.7년이면 추가 건설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내년에도 분양가와 금리상승이 예상돼 합리적인 분양가를 갖추거나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단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도금 무이자 혜택 단지는 입주 때까지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어 내 집 마련을 고려하는 실수요자에게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내 집 마련 비용을 줄여줄 분양 아파트.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대우건설은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산 일원에 후분양 아파트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동, 전용면적 59~84㎡ 총 771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선착순 분양은 지역 제한이 없고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동·호수를 지정해 분양받을 수 있다. 여기에 의무거주 기간이 없어, 2024년 3월 소유권 이전 등기 후 전매도 바로 가능하다. 계약자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30% 무이자 등을 제공한다. 게다가 후분양 아파트인 만큼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단지 반경 700m 내에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이 위치해 강남구청역까지 환승 없이 20분대 이동이 가능하며, 서울 전역을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서부선 경전철 신상도역(가칭)이 지날 예정이다.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반경 200m 내에 상도초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신상도초, 국사봉중, 당곡중, 장승중, 당곡고 등 다수의 초·중·고교가 밀집돼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동작도서관, 약수도서관 등의 교육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상도근린공원, 용마산공원, 보라매공원 등이 가깝고 상도근린공원에 마련된 유아숲 체험장, 국사봉체육관 등에서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편한세상 평촌 어반밸리= DL건설이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일원에 짓는 ‘e편한세상 평촌 어반밸리’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에 이어 전 주택형(타입)에 발코니 확장비 무상 지원 혜택이 제공된다. 지하 3층~지상 20층, 6개동, 전용면적 59~98㎡, 총 458세대로 지어진다. 

평촌생활권에 속해 있는 단지다. 호원초를 품은 초품아 입지에 평촌학원가 이용이 가능하고, 지하철 1·4호선 및 향후 GTX-C 노선(예정)이 지나게 될 금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예정) 호계역(가칭, 예정)도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다수의 LS그룹 계열사와 안양국제유통단지, 안양IT단지가 위치해 있고 평촌생활권에 속해 생활 인프라 이용도 쉽다.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 동문건설이 경기 평택시 화양지구 일원에 짓는 ‘평택 화양 동문 디 이스트’는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1차),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제공된다. 

다양한 
금융혜택

지하 2층~지상 29층, 8개동, 전용면적 84〜107㎡, 총 753세대 규모로 구성된다. 단지가 위치한 화양지구는 원정·포승국가산업단지, 포승2일반산업단지, 평택 포승(BIX)지구 등이 가까운 서평택 중심 입지다. 단지 옆에는 초등학교(예정)를 비롯해 다수의 초, 중, 고교(예정)가 들어설 전망이다.

▲익산 부송 아이파크= 현대산업개발이 전북 익산시 부송동(부송4지구 C블록) 일원에 짓는 ‘익산 부송 아이파크’는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1차),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제공된다. 지하 2층~지상 20층, 5개동, 전용면적 84~123㎡, 총 511세대로 공급되는 익산시의 첫 번째 아이파크이자 영등생활권의 마지막 민간분양 아파트다. 

도보 거리에 궁동초, 어양중과 부송도서관이 위치하고 영등학원가가 인접해 있다. 단지 인근에 홈플러스(익산점), 롯데마트(익산점), CGV 익산, 익산종합병원, 익산예술의전당 등이 있다.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 GS건설과 한화 건설부문이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일원에 짓는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는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총 3개 단지, 지하 3층~지상 29층, 37개동, 전용 59~109㎡, 총 3214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전용면적 59~84㎡, 총 1192세대가 일반분양된다. 단지 바로 앞에 경양초와 운암중이 있고 대형마트와 병원 등 생활 편의시설 이용이 쉽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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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