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비윤계 결합적 한계

모처럼 물 들어왔는데 각자 노질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친윤(친 윤석열)계의 몰락이 가시화됐다. 이제는 살아 돌아온 비윤(비 윤석열)계가 너무나도 커져 버렸다. 이들이 세력을 합친다면 당내서 이길 자가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이 결합과 연합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개인 플레이를 해야 오히려 돋보일 수 있기 때문인데, 이에 따른 물밑 경쟁도 심화될 양상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물러난 뒤 ‘포스트 한동훈’이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 이후 말 그대로 비상 상황으로 내몰렸다. 책임론을 두고 대통령실도, 여당도 미루고 있는 만큼 두 집단 사이에선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돈다. 

어수선한
당내 상황

한 전 비대위원장이 먼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동정론’을 펼쳤고, 윤석열 대통령은 비공개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총선 패배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해석될 수 있는 유감 표현은 공개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수습책이 절실하다. 이번에 제대로 개선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뒤로 물러날 길이 없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당 대표를 조기에 뽑아야 한다는 조기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조기 전당대회론’과 비대위를 거쳐 상황을 수습한 뒤 전당대회를 하반기에 열어야 한다는 ‘선 비대위 후 전대론’이 팽팽히 갈리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은 말 그대로 파격적인 혁신을 위한 전략으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앞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하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각각 중진 간담회, 지난 16일 당선인 총회, 지난 17일 초선·상임고문 간담회를 열고 현재 국면 돌파 안을 마련했다. 

중진 간담회 자리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중진 간담회 이후 “원내대표를 뽑는 게 급선무다. 새 원내대표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새 지도부의 영남권 인사 우려에 대해선 “당을 변화시키고 혁신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내에서 혁신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실무형 비대위 체제가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빠른 시일 내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전당대회는 이르면 6~8월 사이 개최될 전망이다. 

상임고문 간담회서도 재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나 당이 각고의 노력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뜯어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해선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당 일각에서는 윤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부담이 따른다는 이유로 쉽게 결정 내리지 못했다.

당내 여론이 관리형과 혁신형의 두 가지 안건으로 팽팽하게 갈리면서 시선은 자연스레 전당대회로 쏠린다. 지도부 개편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영남 지도부 개편 필요
쪼그라드는 친윤 세력

그동안 국민의힘은 주로 영남권 지도부에 힘을 들여왔다. 직전 당 대표 역시 영남 출신인 김기현 의원이 맡았고, 지도부 역시 대부분 영남 출신들이 다수였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안배한 인선은 찾기 어려웠다. 

이런 탓에 ‘영남당’으로 불리면서 선거 당시 수도권으로의 확장성을 발휘하기엔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선거가 참패로 막을 내리자, 당내 일각에서는 뒤늦게 수도권 인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각됐다. 

실제로 차기 지도부를 놓고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차기 대표를 두고 수도권이냐, 영남권이냐를 두고 엇박자가 나온다. 

나경원, 안철수 등 수도권 인사들의 경우 대부분 비윤(비 윤석열)으로 분류된다. 나 당선인과 안 의원의 공통점은 각각 서울 및 경기도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구서 당선됐다는 점이다. 나 당선인이 출마한 서울 동작을 지역은 69%의 투표율을, 안 의원이 출마했던 경기 분당갑 지역은 무려 77%를 기록했다.

이들은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해보이며 스스로 생환에 성공했다. 

나 당선인은 2022년 수해 복구 현장을 찾으면서 일찌감치 총선 출마의 의지가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윤석열정부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았다가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직을 내려놨으나 ‘초선 의원 연판장’ 사건과 비윤 비주류로 낙인찍히며 출마를 포기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한 행보를 보이다가 이번 총선에 출마했고, 민주당 류삼영 후보와 접전 끝에 여의도에 재입성했다. 

이미 나 당선인은 유력한 차기 당 대표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과거 그는 구 친박(친 박근혜)계 지원을 받은 바 있는데, 당시 맞붙었던 대표적인 인물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였다. 

현재 관건은 나 당선인이 당내 어느 계파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다. 앞서 지난해 3월 열린 전당대회서 그가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지지했던 인물이 바로 김 의원이었다. 

선거 패하고
치솟는 몸값

정가에서는 친윤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나 당선인을 지원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 당선인은 수도권 인사들 중 ▲5선 중진 의원 ▲영남권 지원으로 당내 주류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그의 당내 입지는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정계 입문 후부터 국민의힘에서만 정치 활동을 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에도 원내대표를 맡아 문재인정부와 강력한 대립각을 세웠던 이력이 있어, 당원들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친윤계에 가까운 기조를 펼쳐왔다는 게 한 가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나 당선인이 당권을 거머쥐게 될 경우, 당정이 또다시 수직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또 다른 인사는 안 의원으로 그 역시 개인의 능력으로 살아 돌아왔다. 

그는 본격적으로 총선 이전부터 지역구를 찾아다니며 표밭을 일궜다. 일주일에 1~2번가량 당원 가입 독려는 물론, 지역 행사 등을 찾아다니며 관리했다. 결국 ‘좌희정-우광재’로 유명한 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뒤 신승을 거뒀다. 

안 의원은 과거 민주당 계열서 정치를 시작해 현재는 보수당서 활동 중이다. 당적 이동이 있었던 데다 당내 지지 세력이 많지 않은 탓에 당내 입지는 나 당선인에 비해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중도층을 노리는 스탠스를 취해왔던 덕분에 수도권 및 중도 민심을 아우를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된다. 메시지 역시 중도를 겨냥하거나, 윤 대통령을 향해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안 의원은 당내서 철저하게 비윤으로 분류돼있는 인사다.


긍정적인 부분은 지난 전대 당시 당 대표 후보 중 2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다만 김 의원에 비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런 탓에 추후 정치 인생이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으나, 이번 총선서 당선을 확정지으며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압도적
존재감

안 의원은 “현재는 (당권을)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전대 당선 후 당의 혼란을 수습할 경우, 대권주자로 우뚝 설 수도 있다.  

또 다른 비윤계인 ‘수도권 최다선’ 윤상현 의원(5선)도 차기 당권 도전이 예상된다. 일찍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윤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그 역시 개인 역량으로 생환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인천서 참패를 기록했지만, 윤 의원은 민주당 남영희 후보를 눌렀다.

앞서 지난 전대 당시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으나, 본선에 오르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그는 수도권 중진 의원이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상당하다. 수도권 당 대표가 대세론인 상황인 만큼,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예 젊은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후보군으로는 김용태(경기도 포천·가평)·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이 대표적이다. 김재섭 당선인은 민주당 텃밭서 안귀령 후보를 제치고 국민의힘 깃발을 꼽는 데 성공했다. 두 당선인 모두 비윤계로 분류된다. 

이들은 밟아온 정치 이력이 모두 다른 데다 성향도 차이가 큰 만큼,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까지 이뤄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친윤 세력은 ‘윤 대통령’ 하나로 뭉치기 수월하지만, 이에 비해 비윤계는 복잡한 구도 속에 뭉칠 구심점을 찾아야 하는 것도 숙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연대는 수도권 인사인 윤 의원과 안 의원의 ‘안윤 연대’다. 앞서 이들은 지난 전대서도 연대해 친윤 후보에 맞섰던 바 있다. 

문제는 이번 전대에서는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전대에선 친윤 후보로 단번에 정리가 됐지만, 이번에는 친윤 세력의 위세가 그다지 높지 않아 여러 계파들이 난립할 가능성이 높다. 친윤 세력은 비윤계의 당권 경쟁이 거셀수록 표가 갈려 유리해진다. 비윤계 입장서도 초장부터 뭉쳐야 계속 대세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커지는 비윤 목소리 
연대 가능성은 낮아 

비윤계가 당내 입지를 넓히려면 당원의 지지가 필수인데, 현재 침묵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친윤계가 어떤 방식으로 뭉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현 윤 권단해댕 체제의 혁신과 쇄신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친윤 세력을 전면에 내세우기엔 다소 부담스럽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 내에는 친한(친 한동훈계) 세력이 새롭게 떠올랐다. 이른바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내부 분란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친한계가 친윤 또는 비윤에 각을 세울지는 미지수지만 한 전 비대위원장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특정 계파를막후서 지원한다면 당심 역시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비윤 및 친한계가 연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한계도 결국은 비윤계인 만큼, 추후 두 계파가 친윤 세력의 견제를 위해 손 잡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몇 년간 당을 안정화시키지 못했다. 민주당과 다르게 탈당 사례는 없었으나 끊임없이 분란과 갈등을 반복해왔다. 매번 선거를 앞두고선 계파는 더욱 갈라졌다. 

다만 이들 역시 출신과 방향성이 제각각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도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서 비윤계와 갈라져 각자의 노선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추후 어느 특정 계파가 당권을 쥐게 되느냐에 따라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비윤 연대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미 화력과 존재감 면에서 친윤계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파간 결합이 쉬운 것도 아니다. 상호 견제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금명간 물밑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당권을 거머쥐어야 추후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따로따로
각자도생

명지대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치인이 자기 살 길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로서는 친윤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윤이 열세라면 뭉쳐야 하지만 지금은 열세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모두 통일성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대표적인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나 당선인과 안 의원이 연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도 당권 도전?

국민의힘이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택하면서 시선은 전당대회로 옮겨진다.

당 안팎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른바 총 책임을 지겠다는 발언으로 하여금 동정론 작전에 성공한 것.

이에 따라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 전 비대위원장은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내서의 한 전 비대위원장의 입지는 상당이 폭이 넓은 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전에 하던 대로 100% 당원투표를 진행하면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룰을 고치지 않는다면 대통령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출마를 강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몇몇은 전당대회 룰을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룰을 그대로 가져갔을 경우 영남 지역 당원이 많은 만큼, 수도권 민심과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한 전 비대위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경률 전 비대위원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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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