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비윤계 결합적 한계

모처럼 물 들어왔는데 각자 노질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친윤(친 윤석열)계의 몰락이 가시화됐다. 이제는 살아 돌아온 비윤(비 윤석열)계가 너무나도 커져 버렸다. 이들이 세력을 합친다면 당내서 이길 자가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이 결합과 연합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개인 플레이를 해야 오히려 돋보일 수 있기 때문인데, 이에 따른 물밑 경쟁도 심화될 양상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물러난 뒤 ‘포스트 한동훈’이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 이후 말 그대로 비상 상황으로 내몰렸다. 책임론을 두고 대통령실도, 여당도 미루고 있는 만큼 두 집단 사이에선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돈다. 

어수선한
당내 상황

한 전 비대위원장이 먼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동정론’을 펼쳤고, 윤석열 대통령은 비공개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총선 패배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해석될 수 있는 유감 표현은 공개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수습책이 절실하다. 이번에 제대로 개선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뒤로 물러날 길이 없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당 대표를 조기에 뽑아야 한다는 조기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조기 전당대회론’과 비대위를 거쳐 상황을 수습한 뒤 전당대회를 하반기에 열어야 한다는 ‘선 비대위 후 전대론’이 팽팽히 갈리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은 말 그대로 파격적인 혁신을 위한 전략으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앞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하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각각 중진 간담회, 지난 16일 당선인 총회, 지난 17일 초선·상임고문 간담회를 열고 현재 국면 돌파 안을 마련했다. 

중진 간담회 자리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중진 간담회 이후 “원내대표를 뽑는 게 급선무다. 새 원내대표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새 지도부의 영남권 인사 우려에 대해선 “당을 변화시키고 혁신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내에서 혁신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실무형 비대위 체제가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빠른 시일 내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전당대회는 이르면 6~8월 사이 개최될 전망이다. 

상임고문 간담회서도 재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나 당이 각고의 노력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뜯어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해선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당 일각에서는 윤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부담이 따른다는 이유로 쉽게 결정 내리지 못했다.

당내 여론이 관리형과 혁신형의 두 가지 안건으로 팽팽하게 갈리면서 시선은 자연스레 전당대회로 쏠린다. 지도부 개편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영남 지도부 개편 필요
쪼그라드는 친윤 세력

그동안 국민의힘은 주로 영남권 지도부에 힘을 들여왔다. 직전 당 대표 역시 영남 출신인 김기현 의원이 맡았고, 지도부 역시 대부분 영남 출신들이 다수였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안배한 인선은 찾기 어려웠다. 

이런 탓에 ‘영남당’으로 불리면서 선거 당시 수도권으로의 확장성을 발휘하기엔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선거가 참패로 막을 내리자, 당내 일각에서는 뒤늦게 수도권 인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각됐다. 

실제로 차기 지도부를 놓고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차기 대표를 두고 수도권이냐, 영남권이냐를 두고 엇박자가 나온다. 

나경원, 안철수 등 수도권 인사들의 경우 대부분 비윤(비 윤석열)으로 분류된다. 나 당선인과 안 의원의 공통점은 각각 서울 및 경기도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구서 당선됐다는 점이다. 나 당선인이 출마한 서울 동작을 지역은 69%의 투표율을, 안 의원이 출마했던 경기 분당갑 지역은 무려 77%를 기록했다.

이들은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해보이며 스스로 생환에 성공했다. 

나 당선인은 2022년 수해 복구 현장을 찾으면서 일찌감치 총선 출마의 의지가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윤석열정부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았다가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직을 내려놨으나 ‘초선 의원 연판장’ 사건과 비윤 비주류로 낙인찍히며 출마를 포기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한 행보를 보이다가 이번 총선에 출마했고, 민주당 류삼영 후보와 접전 끝에 여의도에 재입성했다. 

이미 나 당선인은 유력한 차기 당 대표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과거 그는 구 친박(친 박근혜)계 지원을 받은 바 있는데, 당시 맞붙었던 대표적인 인물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였다. 

현재 관건은 나 당선인이 당내 어느 계파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다. 앞서 지난해 3월 열린 전당대회서 그가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지지했던 인물이 바로 김 의원이었다. 

선거 패하고
치솟는 몸값

정가에서는 친윤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나 당선인을 지원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 당선인은 수도권 인사들 중 ▲5선 중진 의원 ▲영남권 지원으로 당내 주류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그의 당내 입지는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정계 입문 후부터 국민의힘에서만 정치 활동을 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에도 원내대표를 맡아 문재인정부와 강력한 대립각을 세웠던 이력이 있어, 당원들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친윤계에 가까운 기조를 펼쳐왔다는 게 한 가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나 당선인이 당권을 거머쥐게 될 경우, 당정이 또다시 수직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또 다른 인사는 안 의원으로 그 역시 개인의 능력으로 살아 돌아왔다. 

그는 본격적으로 총선 이전부터 지역구를 찾아다니며 표밭을 일궜다. 일주일에 1~2번가량 당원 가입 독려는 물론, 지역 행사 등을 찾아다니며 관리했다. 결국 ‘좌희정-우광재’로 유명한 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뒤 신승을 거뒀다. 

안 의원은 과거 민주당 계열서 정치를 시작해 현재는 보수당서 활동 중이다. 당적 이동이 있었던 데다 당내 지지 세력이 많지 않은 탓에 당내 입지는 나 당선인에 비해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중도층을 노리는 스탠스를 취해왔던 덕분에 수도권 및 중도 민심을 아우를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된다. 메시지 역시 중도를 겨냥하거나, 윤 대통령을 향해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안 의원은 당내서 철저하게 비윤으로 분류돼있는 인사다.


긍정적인 부분은 지난 전대 당시 당 대표 후보 중 2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다만 김 의원에 비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런 탓에 추후 정치 인생이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으나, 이번 총선서 당선을 확정지으며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압도적
존재감

안 의원은 “현재는 (당권을)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전대 당선 후 당의 혼란을 수습할 경우, 대권주자로 우뚝 설 수도 있다.  

또 다른 비윤계인 ‘수도권 최다선’ 윤상현 의원(5선)도 차기 당권 도전이 예상된다. 일찍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윤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그 역시 개인 역량으로 생환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인천서 참패를 기록했지만, 윤 의원은 민주당 남영희 후보를 눌렀다.

앞서 지난 전대 당시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으나, 본선에 오르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그는 수도권 중진 의원이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상당하다. 수도권 당 대표가 대세론인 상황인 만큼,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예 젊은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후보군으로는 김용태(경기도 포천·가평)·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이 대표적이다. 김재섭 당선인은 민주당 텃밭서 안귀령 후보를 제치고 국민의힘 깃발을 꼽는 데 성공했다. 두 당선인 모두 비윤계로 분류된다. 

이들은 밟아온 정치 이력이 모두 다른 데다 성향도 차이가 큰 만큼,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까지 이뤄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친윤 세력은 ‘윤 대통령’ 하나로 뭉치기 수월하지만, 이에 비해 비윤계는 복잡한 구도 속에 뭉칠 구심점을 찾아야 하는 것도 숙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연대는 수도권 인사인 윤 의원과 안 의원의 ‘안윤 연대’다. 앞서 이들은 지난 전대서도 연대해 친윤 후보에 맞섰던 바 있다. 

문제는 이번 전대에서는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전대에선 친윤 후보로 단번에 정리가 됐지만, 이번에는 친윤 세력의 위세가 그다지 높지 않아 여러 계파들이 난립할 가능성이 높다. 친윤 세력은 비윤계의 당권 경쟁이 거셀수록 표가 갈려 유리해진다. 비윤계 입장서도 초장부터 뭉쳐야 계속 대세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커지는 비윤 목소리 
연대 가능성은 낮아 

비윤계가 당내 입지를 넓히려면 당원의 지지가 필수인데, 현재 침묵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친윤계가 어떤 방식으로 뭉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현 윤 권단해댕 체제의 혁신과 쇄신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친윤 세력을 전면에 내세우기엔 다소 부담스럽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 내에는 친한(친 한동훈계) 세력이 새롭게 떠올랐다. 이른바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내부 분란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친한계가 친윤 또는 비윤에 각을 세울지는 미지수지만 한 전 비대위원장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특정 계파를막후서 지원한다면 당심 역시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비윤 및 친한계가 연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한계도 결국은 비윤계인 만큼, 추후 두 계파가 친윤 세력의 견제를 위해 손 잡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몇 년간 당을 안정화시키지 못했다. 민주당과 다르게 탈당 사례는 없었으나 끊임없이 분란과 갈등을 반복해왔다. 매번 선거를 앞두고선 계파는 더욱 갈라졌다. 

다만 이들 역시 출신과 방향성이 제각각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도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서 비윤계와 갈라져 각자의 노선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추후 어느 특정 계파가 당권을 쥐게 되느냐에 따라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비윤 연대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미 화력과 존재감 면에서 친윤계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파간 결합이 쉬운 것도 아니다. 상호 견제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금명간 물밑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당권을 거머쥐어야 추후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따로따로
각자도생

명지대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치인이 자기 살 길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로서는 친윤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윤이 열세라면 뭉쳐야 하지만 지금은 열세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모두 통일성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대표적인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나 당선인과 안 의원이 연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도 당권 도전?

국민의힘이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택하면서 시선은 전당대회로 옮겨진다.

당 안팎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른바 총 책임을 지겠다는 발언으로 하여금 동정론 작전에 성공한 것.

이에 따라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 전 비대위원장은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내서의 한 전 비대위원장의 입지는 상당이 폭이 넓은 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전에 하던 대로 100% 당원투표를 진행하면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룰을 고치지 않는다면 대통령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출마를 강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몇몇은 전당대회 룰을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룰을 그대로 가져갔을 경우 영남 지역 당원이 많은 만큼, 수도권 민심과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한 전 비대위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경률 전 비대위원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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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