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비윤계 결합적 한계

모처럼 물 들어왔는데 각자 노질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친윤(친 윤석열)계의 몰락이 가시화됐다. 이제는 살아 돌아온 비윤(비 윤석열)계가 너무나도 커져 버렸다. 이들이 세력을 합친다면 당내서 이길 자가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이 결합과 연합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개인 플레이를 해야 오히려 돋보일 수 있기 때문인데, 이에 따른 물밑 경쟁도 심화될 양상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 물러난 뒤 ‘포스트 한동훈’이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 이후 말 그대로 비상 상황으로 내몰렸다. 책임론을 두고 대통령실도, 여당도 미루고 있는 만큼 두 집단 사이에선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돈다. 

어수선한
당내 상황

한 전 비대위원장이 먼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동정론’을 펼쳤고, 윤석열 대통령은 비공개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총선 패배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해석될 수 있는 유감 표현은 공개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수습책이 절실하다. 이번에 제대로 개선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뒤로 물러날 길이 없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당 대표를 조기에 뽑아야 한다는 조기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조기 전당대회론’과 비대위를 거쳐 상황을 수습한 뒤 전당대회를 하반기에 열어야 한다는 ‘선 비대위 후 전대론’이 팽팽히 갈리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은 말 그대로 파격적인 혁신을 위한 전략으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앞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하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각각 중진 간담회, 지난 16일 당선인 총회, 지난 17일 초선·상임고문 간담회를 열고 현재 국면 돌파 안을 마련했다. 

중진 간담회 자리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중진 간담회 이후 “원내대표를 뽑는 게 급선무다. 새 원내대표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새 지도부의 영남권 인사 우려에 대해선 “당을 변화시키고 혁신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내에서 혁신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실무형 비대위 체제가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빠른 시일 내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전당대회는 이르면 6~8월 사이 개최될 전망이다. 

상임고문 간담회서도 재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나 당이 각고의 노력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뜯어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해선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당 일각에서는 윤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부담이 따른다는 이유로 쉽게 결정 내리지 못했다.

당내 여론이 관리형과 혁신형의 두 가지 안건으로 팽팽하게 갈리면서 시선은 자연스레 전당대회로 쏠린다. 지도부 개편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영남 지도부 개편 필요
쪼그라드는 친윤 세력

그동안 국민의힘은 주로 영남권 지도부에 힘을 들여왔다. 직전 당 대표 역시 영남 출신인 김기현 의원이 맡았고, 지도부 역시 대부분 영남 출신들이 다수였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안배한 인선은 찾기 어려웠다. 

이런 탓에 ‘영남당’으로 불리면서 선거 당시 수도권으로의 확장성을 발휘하기엔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선거가 참패로 막을 내리자, 당내 일각에서는 뒤늦게 수도권 인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각됐다. 

실제로 차기 지도부를 놓고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차기 대표를 두고 수도권이냐, 영남권이냐를 두고 엇박자가 나온다. 

나경원, 안철수 등 수도권 인사들의 경우 대부분 비윤(비 윤석열)으로 분류된다. 나 당선인과 안 의원의 공통점은 각각 서울 및 경기도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구서 당선됐다는 점이다. 나 당선인이 출마한 서울 동작을 지역은 69%의 투표율을, 안 의원이 출마했던 경기 분당갑 지역은 무려 77%를 기록했다.

이들은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해보이며 스스로 생환에 성공했다. 

나 당선인은 2022년 수해 복구 현장을 찾으면서 일찌감치 총선 출마의 의지가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윤석열정부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았다가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직을 내려놨으나 ‘초선 의원 연판장’ 사건과 비윤 비주류로 낙인찍히며 출마를 포기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한 행보를 보이다가 이번 총선에 출마했고, 민주당 류삼영 후보와 접전 끝에 여의도에 재입성했다. 

이미 나 당선인은 유력한 차기 당 대표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과거 그는 구 친박(친 박근혜)계 지원을 받은 바 있는데, 당시 맞붙었던 대표적인 인물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였다. 

현재 관건은 나 당선인이 당내 어느 계파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다. 앞서 지난해 3월 열린 전당대회서 그가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지지했던 인물이 바로 김 의원이었다. 

선거 패하고
치솟는 몸값

정가에서는 친윤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나 당선인을 지원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 당선인은 수도권 인사들 중 ▲5선 중진 의원 ▲영남권 지원으로 당내 주류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그의 당내 입지는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정계 입문 후부터 국민의힘에서만 정치 활동을 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에도 원내대표를 맡아 문재인정부와 강력한 대립각을 세웠던 이력이 있어, 당원들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친윤계에 가까운 기조를 펼쳐왔다는 게 한 가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나 당선인이 당권을 거머쥐게 될 경우, 당정이 또다시 수직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또 다른 인사는 안 의원으로 그 역시 개인의 능력으로 살아 돌아왔다. 

그는 본격적으로 총선 이전부터 지역구를 찾아다니며 표밭을 일궜다. 일주일에 1~2번가량 당원 가입 독려는 물론, 지역 행사 등을 찾아다니며 관리했다. 결국 ‘좌희정-우광재’로 유명한 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뒤 신승을 거뒀다. 

안 의원은 과거 민주당 계열서 정치를 시작해 현재는 보수당서 활동 중이다. 당적 이동이 있었던 데다 당내 지지 세력이 많지 않은 탓에 당내 입지는 나 당선인에 비해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중도층을 노리는 스탠스를 취해왔던 덕분에 수도권 및 중도 민심을 아우를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된다. 메시지 역시 중도를 겨냥하거나, 윤 대통령을 향해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안 의원은 당내서 철저하게 비윤으로 분류돼있는 인사다.


긍정적인 부분은 지난 전대 당시 당 대표 후보 중 2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다만 김 의원에 비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런 탓에 추후 정치 인생이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으나, 이번 총선서 당선을 확정지으며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압도적
존재감

안 의원은 “현재는 (당권을)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전대 당선 후 당의 혼란을 수습할 경우, 대권주자로 우뚝 설 수도 있다.  

또 다른 비윤계인 ‘수도권 최다선’ 윤상현 의원(5선)도 차기 당권 도전이 예상된다. 일찍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윤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그 역시 개인 역량으로 생환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인천서 참패를 기록했지만, 윤 의원은 민주당 남영희 후보를 눌렀다.

앞서 지난 전대 당시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으나, 본선에 오르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그는 수도권 중진 의원이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상당하다. 수도권 당 대표가 대세론인 상황인 만큼,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예 젊은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후보군으로는 김용태(경기도 포천·가평)·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이 대표적이다. 김재섭 당선인은 민주당 텃밭서 안귀령 후보를 제치고 국민의힘 깃발을 꼽는 데 성공했다. 두 당선인 모두 비윤계로 분류된다. 

이들은 밟아온 정치 이력이 모두 다른 데다 성향도 차이가 큰 만큼,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까지 이뤄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친윤 세력은 ‘윤 대통령’ 하나로 뭉치기 수월하지만, 이에 비해 비윤계는 복잡한 구도 속에 뭉칠 구심점을 찾아야 하는 것도 숙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연대는 수도권 인사인 윤 의원과 안 의원의 ‘안윤 연대’다. 앞서 이들은 지난 전대서도 연대해 친윤 후보에 맞섰던 바 있다. 

문제는 이번 전대에서는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전대에선 친윤 후보로 단번에 정리가 됐지만, 이번에는 친윤 세력의 위세가 그다지 높지 않아 여러 계파들이 난립할 가능성이 높다. 친윤 세력은 비윤계의 당권 경쟁이 거셀수록 표가 갈려 유리해진다. 비윤계 입장서도 초장부터 뭉쳐야 계속 대세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커지는 비윤 목소리 
연대 가능성은 낮아 

비윤계가 당내 입지를 넓히려면 당원의 지지가 필수인데, 현재 침묵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친윤계가 어떤 방식으로 뭉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현 윤 권단해댕 체제의 혁신과 쇄신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친윤 세력을 전면에 내세우기엔 다소 부담스럽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 내에는 친한(친 한동훈계) 세력이 새롭게 떠올랐다. 이른바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내부 분란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친한계가 친윤 또는 비윤에 각을 세울지는 미지수지만 한 전 비대위원장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특정 계파를막후서 지원한다면 당심 역시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비윤 및 친한계가 연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한계도 결국은 비윤계인 만큼, 추후 두 계파가 친윤 세력의 견제를 위해 손 잡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몇 년간 당을 안정화시키지 못했다. 민주당과 다르게 탈당 사례는 없었으나 끊임없이 분란과 갈등을 반복해왔다. 매번 선거를 앞두고선 계파는 더욱 갈라졌다. 

다만 이들 역시 출신과 방향성이 제각각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도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서 비윤계와 갈라져 각자의 노선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추후 어느 특정 계파가 당권을 쥐게 되느냐에 따라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비윤 연대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미 화력과 존재감 면에서 친윤계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파간 결합이 쉬운 것도 아니다. 상호 견제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금명간 물밑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당권을 거머쥐어야 추후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따로따로
각자도생

명지대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치인이 자기 살 길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로서는 친윤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윤이 열세라면 뭉쳐야 하지만 지금은 열세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모두 통일성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대표적인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나 당선인과 안 의원이 연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동훈도 당권 도전?

국민의힘이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택하면서 시선은 전당대회로 옮겨진다.

당 안팎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른바 총 책임을 지겠다는 발언으로 하여금 동정론 작전에 성공한 것.

이에 따라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 전 비대위원장은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내서의 한 전 비대위원장의 입지는 상당이 폭이 넓은 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전에 하던 대로 100% 당원투표를 진행하면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룰을 고치지 않는다면 대통령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출마를 강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몇몇은 전당대회 룰을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룰을 그대로 가져갔을 경우 영남 지역 당원이 많은 만큼, 수도권 민심과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한 전 비대위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경률 전 비대위원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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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