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롸잇나우' 허본좌, 어디서 뭐 하나?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09 12: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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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마다 '단골후보' 이번에는 '관전자'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허경영 신드롬'을 일으키며 '황당한 공약'과 독특한 행보로 대중의 호감을 샀던 '만년 단골 대선후보' 허경영이 이번 대선에는 전과 비교해 너무 조용하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그를 찾는 네티즌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치열하고 숨 막히는 정치판에서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자처해 정치권을 묘하게 풍자했던 '허본좌'. 기성정치에 심란한 유권자는 요즘 그를 그리워하는 모양이다.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일요시사>가 허경영의 행적을 추적해 보았다.


허경영의 미니홈피에는 "기다리겠다" "언젠간 대통령이 될 거예요" "왜 대통령 안 나와요"라며 그의 등장을 기대하는 글을 볼 수 있다. 한 트위터리안(@korea***)은 "허경영 풀어주고 새누리 대선후보로 세워라"라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hy***라는 아이디의 트위터리안은 "허경영 갑자기 보고 싶네요. 깨알 같은 공약들"이라며 그를 그리워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허경영은 정치권이 아닌 유권자의 구애를 받고 있는 것이다.

유토피아 공약 '후끈'

제15·17대 대선에 출마한 당시 허경영 경제공화당 대선후보의 공약은 일명 '유토피아'를 가져올 것처럼 보였다.

허경영의 공약에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매월 50만원씩 지급, 출산 시 3천만원 지급, 결혼 시 남녀 각 5천만원 지급, 중소기업 입사한 청년에게 5년 한도로 월 100만원 쿠폰지급, 고교 1학년부터 1과목만 시험 볼 것,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고 '출마자격 고시' 실시 등이 있었다.

그는 톡톡 튀는 발언으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이어갔다. 자신의 아이큐가 430이라는 등 그의 새빨간 거짓말은 '황당본좌'의 '유희적 성격의 유행'처럼 빠르게 번지며 유권자에게 재미를 선사했던 것이다.

또한 그가 축지법·공중부양·외계인 접촉 능력이 있다고 말해도 오히려 대중은 '호감'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당시 허경영은 9만6756표를 얻으며 전체 0.4%의 지지율로 7위를 기록했다.

당시 이회창, 이명박, 정동영 등의 주요 후보들과 토론회에 참석했던 이인제 후보가 0.68%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보더라도 상당히 높은 득표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득표율에는 기성정치인에 대한 반감과 냉소가 들어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허경영은 지난 4월9일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또 한 번 이목을 끌었다.

그가 내세운 주요 대선 공약은 5가지로 학생들이 시험에서 잘하는 과목 1개만 보도록 하는 시험해방, 결혼 시 1억원을 주는 결혼해방, 대학 등록금을 100% 지원하는 등록금해방, 국가가 직접 나서 취직을 알선하는 취직해방, 현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군대해방 등이다.

허경영은 또한 "대통령이 된다면 2개월 안에 현 국회의원들의 옷을 다 벗기고 정당제도를 모두 없애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도록 하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을 향한 그의 도전은 시작과 동시에 막을 내렸다. 미국 부시 대통령 취임 축하파티 참석 여부를 둘러싼 허위사실유포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결혼설을 흘려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것이 그의 대선행에 발목을 잡았다.


숱한 화재를 뿌렸던 허경영은 이 때문에 내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돼 제19대 대선에나 나올 수 있는 신세가 된 것이다.

2009년 7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만기 출소한 허경영은 예전과 같은 비현실적인 주장과 독특한 행보를 계속했다.

박근혜 후보와 결혼설로 실형, 출마 불가
예능프로 출연하며 제3의 인물로 주목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이클 잭슨의 영혼이 자신을 찾아왔다거나, 수영선수 박태환의 세계선수권대회 부진이 본인의 이름을 부르지 않아서 그렇다고 발언하는 등 그의 언행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출소 직후 허경영은 '본좌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허경영은 <동방의 등불>이라는 자신의 저서를 홍보하기도 했다.

그는 저서에서 "유엔본부를 판문점으로 가져오면 항구적인 평화가 보장된다" "한반도는 참으로 핵이 폭발한 히로시마가 되느냐, 세계의 중심 낙원 동방의 등불이 되느냐는 기로에 있으며 그 문제 해결을 위해 하늘은 허경영 슈퍼천재를 한반도에 '동방의 등불'로 예비해 둔 것입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허경영은 저서 집필 당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은평구 국회의원 재보선 불출마, '허경영 쇼'에 대한 구상, 18대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한편 허경영은 2009년 8월14일 디지털 싱글 앨범인 <Call Me>를 공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이 곡은 발매 하루 만에 '싸이월드' 배경음악 차트 1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2009년 9월19일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인 <허경영 허본좌>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 곡은 'Right Now' 콘서트에서 선 공개 되었다.

허경영은 9월18일 홍익대학교 브이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마쳤다. 허경영의 콘서트에는 500여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이날 관객들은 허경영이 무대에 오르자 "허경영"을 연호하고 그의 말 한마디와 몸짓에 열광했다는 후문이다.

공연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관객은 "노래를 듣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허경영은 공연 도중 "내 호르몬을 받으면 뇌의 경영이 바뀐다" "보통 누군가를 부르면 에너지가 나가는데 허경영을 부르면 우주에너지를 받게 된다" "'콜미' 영어버전으로 발표해 미국 빌보드차트 1위를 노리겠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고 전해진다.

이후 꾸준히 방송에 출연했던 허경영은 올해 들어 대선 출마선언 후 지난 9월12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공개강연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그는 유튜브 동영상과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지난 8월30일에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하자스타일'이라는 제목의 '강남스타일' 패러디 영상에서 허경영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가 말춤을 추며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에서 허경영이 특유의 무중력 댄스를 선보이는 등 네티즌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9월17일 허경영은 방송에 출연해 '허세대통령'이란 별명으로 한국인 허세병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는 기성정치인들의 말도 안 되는 공약 자체가 허세라면서도 정작 본인 공약인 '결혼하면 1억' '대학 등록금 100% 지원' 공약은 상징적인 의미일 뿐 허세와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필' 충만 인기 여전

지난 9월30일에는 SBS의 예능프로에 허경영이 등장에 '롸잇나우'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사회자인 이수근이 "18대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출마한다면 어떤 공약이 있느냐"라고 묻자 허경영은 진지하게 공약을 말했다.

이에 이수근은 "코미디 쇼인데 너무 진지하다. 오늘 18대 대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며 급하게 마무리에 웃음을 안겼다. 

허경영의 공중파 프로그램 출연에 대다수 유권자는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록 당선 가능성은 없지만 국민은 그의 불출마를 내심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그 때문에 그의 깜짝 발언이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는 안갯속 대선 판에 제3의 돌발변수가 되는 건 아닌지. 국민은 혹시 모를 그의 예측불허 언행을 장난스럽게 기다리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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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