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이즈미디어 기술 유출 의혹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4.11 10:59:28
  • 호수 1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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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사냥꾼 먹잇감 되더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아이폰과 갤럭시 등에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를 납품하는 이즈미디어가 핵심 기술 유출 의혹에 휩싸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인석 이즈미디어 전 대표도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달 28일 남부지법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3월 상장폐지된 이후 지속되는 풍파를 겪어온 이즈미디어 내부는 ‘사실상 자포자기한 분위기’라는 후문이다.

지난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즈미디어’는 초소형 카메라 모듈(CCM) 검사장비 분야서 위상을 떨쳤다. 2020년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매출과 수익이 감소했으나,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의 친구인 랜디 저커버그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의 자구책을 강구하기도 했다. 

그래버보드
설계·제작

결과적으로 이즈미디어의 상장폐지는 임직원들이 벌인 전형적인 모럴해저드(Moral Hazard, 도덕적 해이)의 부산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이춘)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혐의로 이즈미디어 임직원 7명을 재판에 넘겼다. 해당 사건은 2023년 1월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적발해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한 사건이다.

재판은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며 일부 피고인은 구속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 중 A씨는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에 들어가는 이미지 그래버보드 기술(이미지 센서로부터 받은 디지털 신호를 디지털 영상신호로 바꿔주는 부품, 이하 그래버)를 설계하고 제작한 이즈미디어의 영업이사로 근무했다. 삼성은 물론, 애플 제품과도 호환되는 그래버는 이즈미디어만 보유한 기술이다.

2022년 이즈미디어가 경영난을 겪게 되자 A씨는 중국 업체 B사로 이직하기로 결심한 뒤, 핵심 엔지니어 등 6명을 설득해 함께 퇴사했다. 이들이 2022년 말 이직한 B사는 중국 업체가 국내에 설립한 자회사다. 퇴사 당시 이즈미디어는 A씨 등에게 핵심 기술 관련 자료를 삭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이직을 앞두고 그래버 개발에 필요한 부품 리스트 파일 등을 B사와 카카오톡으로 공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해당 제품의 소스코드 파일 등을 개인 외장하드에 저장한 뒤 들고 나간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이렇게 빼돌린 기술로 B사의 사무실서 테스트용 제품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이즈미디어 근무 당시에도 그래버 부품 목록 등의 영업비밀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즈미디어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그래버는 2022년 12월14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로부터 첨단기술·제품 확인 인증을 취득했다. 이는 카메라 모듈의 최신 인터페이스 규격과 PC의 연결, 카메라 모듈의 소비전류 정밀 측정, 이미지 센서 입출력 핀 불량 검사 등을 수행하는 핵심 기술이다.

주로 스마트폰의 고사양 카메라 모듈 테스트를 위한 기술로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따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애플 Mac OS와도 호환이 가능하다. 주요 고객사는 애플, 삼성전자, LG이노텍, LG전자, 메타(페이스북) 등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아이폰 등 카메라 부속 제조
중국 기업에 정보 빼돌린 임원 구속


이즈미디어의 이번 핵심 기술 유출 사건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이즈미디어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아직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회사에서 답변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2022년 3월 이즈미디어는 감사보고서가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에 이르렀다. 당시 감사인이었던 한영회계법인은 ▲티피에이패션과의 골프의류 매입거래 ▲주요 경영진의 대여금 ▲NFT플랫폼 관련 신규사업투자 등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다.

거래정지 직전 당시에도 주가는 추락했다. 2022년 1월3일 종가기준 1만5950원이었던 주가는 1월24일 기준 2705원으로 83.04% 폭락했다. 최대주주인 티피에이리테일의 채권자이자 담보권자인 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가 반대매매를 실행했고 2021년 초, 인수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투자조합들까지 투자금 회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상폐의 후폭풍은 핵심 기술 유출만이 아니었다. 최근 김인석 전 이즈미디어 대표이사가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M&A 사기 혐의로 추가 피소됐다. 김 전 대표가 인수한 상장기업들의 추가 횡령, 배임, 주가조작, 특경 사기 등 고소가 예상된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이즈미디어서 발생한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달 28일 남부지법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이즈미디어는 그를 비롯한 3인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발생 금액은 64억5200만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에도 34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선 김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2차전지와 수소연료전지 등에 투자할 것이라던 KIB플러그에너지(KIB PE)에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과거 랜디 저커버그를 영입했던 이즈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주가를 띄우기 위한 호재성 재료 발표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영업비밀
빼돌려…

또 김 전 대표의 M&A 사기 혐의도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해 7월 KIB PE의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주가상승을 빌미로 고소인으로부터 15억원을 투자받았으나, 주식을 교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소장에 따르면, 김 전 대표가 투자금으로 자신의 부채를 상환하는 등의 사기행위를 저질렀다고 고소인들은 주장했다.

그는 고소인에게 KIB PE 인수자금으로 15억원을 지원하면 1주당 602원에 인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당시 주가는 최고가 1230원을 기록할 정도로 주가가 상승한 시기였다. 고소인은 주변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김 전 대표에게 15억원을 이체했으나 현재까지도 돈과 주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KIB PE 경영진 일부가 이미 투기거래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점도 ‘먹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행동주의 펀드는 김 전 대표의 아내 박수진이 지분 58.08%를 보유한 최대출자자이며, 윤석준이 사내이사다. KIB PE는 행동주의펀드로 자이글 주가 급등 당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KIB PE는 2022년말 자이글의 지분 5%를 보유하며 주주행동주의를 선포했다. 이후 자이글과 KIB PE는 2차전지 신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에 자이글의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해 초 5000원대였던 자이글은 상한기를 연이어 기록하며 시총이 몇 배나 커졌다.

그러다 KIB PE는 돌연 차익실현에 나섰다. KIB PE 등은 3개월여 만에 6배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IB PE의 현재 자이글 지분율은 보고 의무가 사라진 3%대 수준이다. KIB PE는 자이글의 2차전지 사업에 대해 출자하지도 않았다. 이른바 ‘자이글 먹튀 사태’와 마찬가지로 KIB PE와 이즈미디어가 기업사냥꾼의 투기장으로 훼손된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업계에선 이즈미디어 상장폐지의 원인이 김인석 등 기업사냥꾼들의 작품이라고 바라봤다. 2002년 설립된 이즈미디어는 2017년 코스닥 상장 이후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에 2021년 1월 홍성철 창업주는 TPA리테일 측으로부터 235억원을 받고 돌연 지분을 판 뒤 회사를 떠났다.

‘페북 누나’ 
수상한 등판

2021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체질개선에 나선 이즈미디어는 이사회 의장 자리에 명주성 TPA리테일 미국법인장을 앉히고, 김기태·김인석 공동대표가 회사를 이끌었다. 새 주인이 된 TPA리테일은 2021년 3월30일 열린 정기주총서 18개 사업을 정관에 넣었다. 

당시 김 전 대표는 이즈미디어의 사업 부문을 크게 ▲하드웨어(CCM) ▲유통(브랜드OEM, 미디어마케팅, 홈쇼핑 등) ▲소프트웨어(블록체인·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 등으로 제시했다. 정기주총서 선임된 ‘어벤져스급’ 이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랜디 저커버그 전 페이스북 최고 마케팅책임자, 이원준 전 롯데그룹 부회장, 오성목 전 KT 사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하금열 전 SBS 사장, 문성훈 전 위츠모빌리티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사외이사 중 단연 주목을 받은 사람은 랜디 저커버그였다. 2021년 당시 이즈미디어는 랜디 저커버그를 앞세워 미래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펴겠다는 마케팅을 벌여 주가가 4만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랜디 저커버그는 사외이사 선임 후 이사회에 일체 불참했고 석 달 뒤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TPA리테일은 지난 2021년 11월, 이즈미디어 운영자금 60억원 조달을 위해 보유하던 주식 중 91만3062주를 담보로 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로부터 대출받았다. 문제는 대출 당시 담보권 실행 조건이 붙었고 하필 그 조건이 들어맞았다는 점이다.

당시 TPA리테일은 이즈미디어 주가가 1만1830원 밑으로 떨어지면 담보권이 실행된다는 조건을 붙였다. 당시 이즈미디어의 주가는 1만9000원이었으나 직후부터 떨어졌다.

김인석 전 대표 횡령·배임 혐의
박수진 대표 자이글 먹튀 장본인?

급기야 2022년 2월 말 주가가 담보권 실행 조건 하한선 아래로 떨어졌고 채권자 측이 TPA리테일 측 담보 주식에 대한 반대매매를 행사했다. 이어진 반대매매 탓에 TPA리테일의 지분은 감소했고 결국 2022년 4월 최대주주가 채권자인 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로 바뀌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본업이었던 초소형 카메라 모듈(CCM) 검사장비 사업의 매출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2022년 말 기준 매출이 2021년 말보다 12.9%, 2020년 말과 비교해 무려 129.68% 늘었다.

다만 2020년과 2021년 회계결산 결과 자기자본의 절반을 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하며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2021년 감사보고서에 대해서는 회계법인이 의견거절을 통보하면서 2022년 3월23일 거래를 끝으로 이즈미디어의 주권 거래는 중단됐다. 

한편 2021년 11월10일 돌연 공동대표서 사임한 김인석은 명주성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겼다가 반년여 만인 2022년 5월23일 다시 경영 전면에 복귀했다. 주권 거래마저 정지된 상황서 사업 지속을 위해선 자금 마련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즈미디어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초이홀딩스 등이 참여하기로 했던 15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그린박스가 참여하기로 했던 12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022년 5월24일이 최종납입일이었던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발행 결정도 철회했다. 기존 회사 측은 CB 발행을 통해 시설자금 150억원과 운영자금 50억원, 기타자금 1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새로운 제3자 배정 대상자로 떠오른 이즈네트웍스가 이즈미디어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원투수라고 전망했다. 

기존 유상증자와 CB 발행 철회를 알린 2022년 5월23일 이즈미디어는 제3자 배정 증자를 통해 65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주 270만8333주가 2400원에 발행했다.

어쩌다…
상폐까지

이즈미디어는 제3자 배정 대상자인 이즈네트웍스에 대해 “경영정상화 및 자금조달 및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상 목적 달성 및 필요자금의 신속한 조달을 위해 투자자의 의향 및 납입 능력, 시기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며 “금번 유상증자의 납입 결과에 따라 당사의 최대주주는 케이엔제이인베스트대부서 이즈네트웍스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설된 이즈네트웍스는 김인석의 아내인 박수진 대표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산 1억원 규모 회사로 드러났다. 자이글 주가 급등 당시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행동주의 펀드 최대 출자자가 이즈미디어의 구원자인 것이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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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