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오피스텔에 서광이 비친다

저금리 바람과 아파트 규제로 승승장구하던 오피스텔이 극심한 침체기에 빠졌다. 규제가 대폭 완화된 아파트에 밀려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부동산 호황기 당시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진 아파트의 대체제로 주목받으며 시장을 확대해 왔지만, 2020년부터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돼 중과세 대상이 되면서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직방’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만3010건에 달했던 오피스텔 거래량은 2022년 4만3558건, 지난해 2만6696건까지 줄어들며 2년 연속 30%대 감소를 보였다.

불황기
호황기

그러나 올해 들어 오피스텔 시장 임대 수요가 다시 늘고, 정부에서도 신축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규제 완화를 단행하면서 조금씩 시장이 개선되는 분위기다. 빌라 등으로 빠졌던 임대 수요가 전세 사기가 크게 불거지자 다시 오피스텔 월세로 돌아온 것. 

소형 오피스텔 수익률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매값이 낮아진 데다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신축 소형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내놓아 오피스텔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전문가들은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의 저렴한 소형 오피스텔은 월세 수요가 꾸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 1월 5.27%를 기록했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2022년 3월(4.73%)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전국에서 대전(7.54%)의 오피스텔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세종(6.30%) 광주(6.10%) 등 지방 오피스텔도 6%를 웃돌았다. 수익률이 상승하는 이유는 매매가격 하락 속에 월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극심한 침체 ‘찬밥 신세’
그래도 되는 곳은 된다고?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 22년 7월(-0.03%)부터 지난 1월(-0.14%)까지 19개월 연속 내렸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월 전달보다 0.07% 상승하며 8개월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입지가 좋은 소형 오피스텔은 청약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일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 유보라 오피스텔’은 11실(전용면적 21~ 22㎡) 모집에 999명이 몰려 평균 90.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가 도심에 조성돼 임대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기대에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 증가도 도심 오피스텔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가구는 750만2350가구로, 전체 가구의 34.5%에 달했다. 2030년에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 신규 공급은 급감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3073실로 집계됐다. 지난해(1만4305실)의 4분의 1 수준이다. 2011년(3052실) 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내년 입주 물량은 1803실 수준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
공급 급감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월세가 가능한 소형 오피스텔에 투자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업계에서는 오피스텔 거래가 2022년 하반기 월 1만건 이하로 떨어진 이후 월 5000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세 수요가 풍부한 지역에서 꾸준히 수익을 낼 ‘옥석’을 골라야 하는 이유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흐름을 볼 때 오피스텔은 자본 이익(시세 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월세 수익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며 “월 수익률 5~6%를 낼 수 있는 입지의 오피스텔은 다른 투자 상품과 비교해도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소형 신축 오피스텔 투자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1·10대책을 통해 올해와 내년 준공하는 전용 60㎥ 이하 소형 신축 오피스텔, 빌라 등을 살 때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취득세와 양도세, 종합부동산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도 빼준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매매가 기준 수도권은 6억원, 지방은 3억원 이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전히 금리는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금력을 갖추지 않고 섣불리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임대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역세권, 직주근접 입지의 오피스텔의 수익성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분양(예정) 오피스텔.

 

 

▲이문 아이파크 자이 오피스텔 IM 594=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 뉴타운 내 분양하는 ‘이문 아이파크 자이 오피스텔 IM594’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149-8번지 일원에 위치한다. 지하 4층~지상 25층 1개동, 전용 24~52㎡ 총 594실로 조성된다. 이 중 584실이 일반분양 물량. 

타입별 호실수는 24㎡A 528실, 36㎡B 22실, 39㎡D 22실, 52㎡C 22실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전용 24㎡ 2억4800만~2억7100만원, 36㎡ 3억2200만~3억3600만원, 39㎡ 3억38 00만~3억5300만원, 52㎡ 4억2400만~4억4100만원대에 책정됐다.

전용 24㎡는 스튜디오 타입으로 구성해 침대를 2개를 배치할 수 있는 평면설계를 적용했다. 소형이지만 넉넉한 공간 구조로 최대 2인1실로 사용 가능하게 했다. 드레스룸 용도의 수납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생활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다른 타입들도 1·2인가구가 거주하기에 적절한 소형 타입 위주로 구성됐다. 전용 36㎡, 39㎡는 방 1개와 거실 1개로 공간을 분리했다, 전용 52㎡는 방 2개, 거실 1개를 비롯해 드레스룸 용도의 수납공간까지 마련해 2인 가구가 살기 최적의 공간을 구성했다.

전세 버리고 
월세 노려야

지난해 10월 분양해 현재 대부분 계약이 마무리된 4321가구 대단지 아파트와 함께 조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1·10대책의 수혜단지로 주목받는다. 올해부터 2년간 준공되는 60㎡ 이하,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의 소형 신축 주택(아파트 제외)을 매입하면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택수에서 제외된다. 해당 단지의 입주 예정 시기는 내년 11월으로, 이번 규제 해제 조건에 모두 부합하고 있어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다.

 

 

▲강동역 SK 리더스뷰= 서울 강동구에서 SK에코플랜트가 공급하는 오피스텔 ‘강동역 SK 리더스뷰’는 계약금 제로 프로모션을 실시 중이다. 계약금 5%, 페이백 5%, 나머지 5%는 잔금으로 진행된다. 지하 6층~지상 20층, 총 3개동에 오피스텔 전용 84~99㎡의 중·대형으로 378실로 구성되는 ‘강동역 SK 리더스뷰’는 1만5000㎡ 규모의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단지는 84~99㎡의 중·대형 평면으로 주방에는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 3구 하이브리드 쿡탑, 전기오픈 및 침니형 후드가 제공된다. 거실과 모든 침실에 시스템 에어컨이 설치된다. 또한 주방 벽, 상판과 거실 아트월에는 세라믹 타일이 무상 제공된다.


수익률 22개월째↑
시세 차익은 ‘글쎄’

주변 고덕비즈밸리, 강동첨단업무단지,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등 각종 개발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고덕비즈밸리는 올해 조성이 완료되면 약 1만5000여명 이상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케아, 영화관, 쇼핑몰 등으로 구성된 대형 복합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강동첨단업무단지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세스코를 비롯한 4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엔지니어링복합단지에는 엔지니어링 산업을 기반으로 3D설계, O&M을 접목한 디지털 엔지니어링 복합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풍부한 지역에 조성되는 주상복합 내 오피스텔도 눈길을 끈다. GS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짓는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 오피스텔’ 3단지와 5단지는 분양 중이다. 3단지 271실(전용 39㎡)과 5단지 271실(전용 39㎡) 등 542실을 공급한다. 분양가는 최고 2억2700만원이다.

1·2단지는 지하 1층~지상 29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3~5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47층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함께 조성된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84~208㎡(약 25~63평),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39㎡(약 12평)로 구성된다. 단지별 가구 수는 1단지 아파트 469가구, 2단지 아파트 548가구, 3단지 아파트 597가구·오피스텔 271실, 4단지 아파트 504가구, 5단지 아파트 610가구, 오피스텔 271실이다.

단지 규모에 걸맞은 커뮤니티 시설도 강점이다. 피트니스클럽, 사우나, 게스트하우스, 어린이집, 경로당 등을 비롯해 스카이라운지도 들어설 예정이다. 각 가구에는 자이 브랜드의 토털 에어솔루션 시스템인 ‘시스클라인’이 설치돼 365일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월패드, 모바일 앱 등 자이 홈네트워크 시스템과 연동해 생활에 편리함을 더했다.

“섣불리 구입
아직은 주의”


송도국제도시를 대표하는 송도11공구인 만큼 굵직한 개발 호재도 대기하고 있다. 단지 남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총 7조5000억원을 들여 공장 4개 규모의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에 착수했고,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들어설 계획이다. 북쪽으로는 연세사이언스파크(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 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규모 연구개발(R&D) 용지가 총 13개 블록에 배치돼 있어 탄탄한 직주 근접 수요를 갖추고 있다.

송도11공구 녹지 인프라의 핵심인 워터프런트 입지로 쾌적한 주거 환경도 갖췄다. 송도국제도시 중 워터프런트가 계획된 곳은 11공구가 유일하다. 특히 일부 가구에서는 워터프런트 영구 조망이 가능하다. 송도11공구 워터프런트는 폭 40~60m에 달하는 총길이 4.98㎞의 인공 수로다. 중앙의 워터프런트와 호수공원을 둘러싸고 고급 주택, 상업 시설, 문화·예술 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단지에서 호수공원과 워터프런트를 도보로 쉽게 오갈 수 있게 된다. 상업 시설들은 최대 높이가 30m 이내여서 워터프런트 주변 아파트들의 조망권을 방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터프런트는 바닷물 유입, 빗물 저장 기능을 하는 만큼 수질 개선과 방재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송도의 다른 공구에 조성된 워터프런트들도 폭우 시 침수 피해를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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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대는’ 북한 도발의 이면

‘징징대는’ 북한 도발의 이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북한의 도발 방식이 다각화되고 있다. 전형적인 미사일 도발에 이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나 싶더니 최근에는 오물을 투척했다. 윤석열정부는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잦아진 북한의 도발, 그 노림수는 무엇일까? 80여년의 세월은 두 나라의 공통점을 차근차근 지워냈다. ‘한민족’ ‘동포’라는 말을 사용하긴 하지만 과거보다 유대감은 옅어졌고 소속감은 사라지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산가족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마주한 현주소다. 분단 79년 다른 나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2001년부터 2022년까지 14번에 걸쳐 통일 시기에 대해 물었다.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는 전체적인 경향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모든 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이 ‘(통일은) 10년 후쯤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2011년 김정일 전 노동당 총비서 사망, 2013년 12월 장성택 전 정치국위원의 숙청 발표 때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응답이 다른 조사에 비해 높았던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경향은 10년 넘게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눈에 띄는 점은 연령별 양극화였다. 2022년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7%가 통일 시기를 10년 후쯤으로 답했다.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가 19%,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가 19%로 나타났다. 의견을 유보한 비율은 5%였다. 큰 틀에서는 이전 조사와 비슷했지만 18~29세, 30대 등 젊은 층에서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비율이 평균치를 웃돌았다. 각각 29%, 30%의 수치를 기록했다. 젊은 층 3명 가운데 1명은 통일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반면 70대 이상에서는 ‘(통일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답변이 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젊은 층에서 통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로는 북한과의 관계가 손꼽힌다. 그간 정부의 성향에 따라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진보 성향의 정부는 대화를 통해 전쟁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전개했고 보수 성향이 짙은 정부일수록 강경 대응 방식을 취했다. 북한 역시 대화 상대의 성향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를 줄타기하면서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 평화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의 대북정책을 고수했다. 이 과정서 한국이 미국, 중국, 북한과의 관계를 주도하는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사일·GPS·오물 다양한 도발 정부, 군사합의 효력 전면 정지 반면 윤석열정부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체제를 공고히 다지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형태의 대북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은 한미, 한일관계에 공들이는 것에 비해 중국, 북한과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눈에 띄는 점은 북한의 대응이다. 북한은 최근 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밤부터 29일까지 거름과 쓰레기 등을 담은 오물 풍선이 우리나라 쪽으로 날아왔다. 이른바 ‘오물 풍선’으로 이날 북한이 살포한 풍선은 260여개로 집계됐다. 오물 풍선은 지난 1~2일 사이에도 날아왔다.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에 따르면 1일 밤 8시경부터 다음 날 오후 2시30분 기준 전국서 720여개의 오물 풍선이 식별됐다. 오물 풍선은 항공기 운항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일 오전 제1활주로와 제2활주로 사이 상공서 오물 풍선이 두 차례 확인돼 운항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전날에도 제3활주로와 제4활주로 사이에 낙하한 오물 풍선을 수거하느라 일정 시간 동안 항공기가 이착륙하지 못했다. 결항된 항공편은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북한은 오물 풍선에 이어 탄도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는 등 무력 도발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합참은 “오늘 오전 6시14분께 북한 평양 순안 일대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추정 비행체 10여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험발사 명목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무더기로 쏜 것은 이례적이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 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듭된 공세 강경한 대응 북한은 지난달 17일에도 300㎞를 날아간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도 자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5시50분부터 발신지가 북한의 강령과 옹진으로 추정되는 전파 교란 신호가 3일까지 누적 1500건에 육박했다. 발신지가 북한으로 추정되는 전파 교란 신호가 연평·인천·강화·파주의 과기정통부 전파감시시스템에 유입됐다가 중단되길 반복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932건으로 집계됐는데 주말 새 550건이 늘어 1482건으로 나타났다. GPS 전파 혼신 신고 건수를 대상별로 분류하면 항공기 507건, 선박 975건 등이다. 실제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북한의 GPS 교란 전파가 산과 같은 지형지물을 넘기 힘들어 수도권 등 국민의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다각화된 도발에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윤정부는 지난 4일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시켰다. 오물 풍선 사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19 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훈련 등이 가능한 여건이 마련됐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8월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로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이미 전면 파기를 선언했고 윤정부도 같은 달 효력을 일부 정지했다. 북한이 오물 풍선, GPS 교란 등의 도발을 거듭하자 전면 정지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국도 규탄 국제기구에 지난 3일 대통령실은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열고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했다. 이 같은 조치는 북한의 도발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북한의 GPS 교란 공격에 대해 국제기구에 문제를 제기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최근 북한의 GPS 교란과 관련해 정부는 유관 부처 간 긴밀한 협의하에 유관 국제기구를 통해서도 이 문제를 제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밝힌 국제기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등 3곳이다. 정부는 2016년 3월 북한이 GPS 교란 전파를 발사했을 때에도 이들 기구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각 기구는 비판 성명을 채택하거나 교란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미국도 반응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역겨운 전술”이라고 규탄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것은 분명히 역겨운 전술”이라며 “무책임하고 유치하니 북한은 이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도 “우리는 어떤 형태의 비행 물체든 불안정을 초래하고 도발적인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 일본과 긴밀한 대응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윤정부가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로 맞서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윤정부의 강경 대응에 따른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 안건이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전 “오물 풍선을 보낸 북한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윤석열정부의 대응은 정말 유치하고 졸렬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여 정권이 처한 위기를 모면하려는 나쁜 대책이라는 설명이다. 내부 상황 안 좋아 외부로 눈 돌렸나? 반면 국민의힘은 환영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은 올해만 6차례에 걸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000여개의 오물 풍선을 살포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재산 상의 피해를 초래했다”며 “북한의 몰상식하고 치졸한 도발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향후 이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도발과 윤정부의 대응에 모두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상황을 감추려 한다는 설명이다. 양쪽 모두 국면전환을 위한 일종의 ‘노림수’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의 경우 정찰위성 발사 실패, 경제난 등을 겪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밤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 하지만 1호기 발사 때와 달리 비행 과정서 폭발했다.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밤 10시44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서 서해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항적 1개를 포착했다. 해당 발사체는 밤 10시46분경 북한측 해상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 비행 과정 중 폭발, 실패가 추정되는 대목이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쏜 것은 지난해 11월21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당시 북한은 3번의 시도 끝에 1호기를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북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는 정찰 등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호기 발사가 북한에 중요했던 이유다. 이번 실패로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경제난으로 북한 주민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는 점도 북한 입장에서는 차단해야 할 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와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는 방법으로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주거니 받거니 짜고 치는 쇼? 내부 상황만 놓고 보면 윤정부도 녹록지 않다. 윤정부는 4‧10 총선서 패한 이후 거듭된 이슈로 수세에 몰리는 중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 초반 박스권에 갇혀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채 상병 특검, 의료개혁, 김건희 여사 사건 등 곤혹스러운 이슈들이 산재한 상황이다. 문제는 북한 이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과거와는 달리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정국이 요동치고 북한 내부에 문제가 발생하면 관심도가 높아졌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며칠만 ‘반짝’ 이슈화됐다가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과 북한이 마주한 현주소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