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 조국-이낙연 엇갈린 운명

“나이스 타이밍” 안방마님 노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마침내 닻을 올렸다. 지지자들은 하나같이 “나이스 타이밍”을 외쳤다. 진보 진영의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던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여의도의 기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변화한다. 한차례 엇갈린 둘의 운명이 또다시 뒤집힐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이 공식 출범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조 전 장관이 “민주공화국의 가치 회복을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선언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다. 이날 당원의 만장일치로 조 전 장관이 당 대표로 추대됐다.

마침내
등판하다

조국혁신당의 상징색은 ‘트루블루’를 대표 단색으로 ‘코발트블루’와 ‘딥블루’를 함께 사용한다. 창당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트루블루는 짙은 파란색으로 신뢰와 안정감을 강조하는 색”이라며 “조국혁신당의 최우선 과제인 ‘검찰독재 조기종식’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국민들 삶에 안정감을 돌려 드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당 대표직 수락연설서 “지난 5년간 무간지옥에 갇혀 있었다. 온 가족이 도륙되는 상황을 견뎌야 했다”며 “생살이 뜯기는 것 같았고 찔리고 베인 상처가 깊었지만 윤석열정부 집권 후 죄인이 된 심정으로 매일 성찰하고 또 성찰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제 개인의 수모와 치욕을 견뎌낼 수 있으나 피와 땀으로 지켜 온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파괴하는 윤정부의 역주행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다”며 창당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조 대표는 ▲감사원의 국회 이관 ▲검찰의 독점적 권한 해체 ▲교육개혁과 지역 균형발전 동시 추진 등도 약속했다.

조국혁신당은 단숨에 제3지대의 우위에 올라섰다. 지난 6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실시한 ‘비례대표 투표 의향’ 조사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15%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4%, 새로운미래는 2%로 집계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제외한 정당 지지율서도 조국혁신당은 4%로 3위를 차지했다. 개혁신당은 2%, 새로운미래는 1%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달 조 대표가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을 당시 민주당에서는 썩 달가운 표정을 짓지 않았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공동대표가 새로운미래를 창당한 것만으로도 민주당에게 충분히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절정에 달할 때 등장했다. ‘이재명 사당화’ ‘이재명의 민주당’이란 비판이 불거지면서 이낙연 공동대표의 신당은 야권 지지자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이 과정서 민주당 이탈표가 다수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제시됐다.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조국 신당’
단숨에 3위…제3지대 의문의 1패

하지만 민주당의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중도·진보를 끌어안을 목적으로 출범한 새로운미래가 방향을 잃고 흔들린 탓에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평이 나오면서다.

앞서 새로운미래는 지난 설 연휴 직전,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합당 절차를 밟았지만 11일 만에 이를 철회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 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며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말했다.

개혁신당과의 합당이 실패로 돌아서자 이낙연 공동대표는 ‘진짜 민주당’을 강조하며 “민주당의 자랑스러웠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합당으로 인한 리스크를 빠르게 털어내고 야권 지지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공동대표가 너무 먼 길을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당을 뛰쳐나가 별안간 이준석 대표와 손을 잡더니 2주도 안 돼 갈라섰다. 이 과정을 지켜본 국민이 대체 뭐라고 생각했겠는가”라며 “사회서 긍정적으로 수용되는 선택은 아니다. 혁신을 기대했던 지지자들이 적잖은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민주 세력의 기반으로 불리는 호남서 적잖은 반감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같은 시기에 후발주자로 나선 조국혁신당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는 평이 나온다.

이낙연 공동대표의 견고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미래는 민주당 공천 파동의 여파로 탈당을 결심한 현역 의원들이 합류하면서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파동의 중심에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있었다. 친문(친 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임 전 실장의 거취에 양당의 희비가 엇갈릴 예정이었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구갑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가 거듭 강조해 온 “윤정부 탄생에 책임 있는 분들”이라는 측면이 고려된 희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무너진
기대감

이낙연 공동대표는 컷오프된 임 전 실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임 전 실장이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면 그를 구심점으로 비명(비 이재명)이 모여 ‘민주정신 회복’을 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BS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임 전 실장과 어젯밤 짧게 통화했다. 많이 속상했을 텐데 참 대단하신 분”이라며 “모멸감을 많이 느꼈을 텐데 용케 참고 한 번 더 생각해 달라고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공천 배제된 것에 관해서는 “확실히 이재명 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거의 완성 단계에 왔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지난 3일 예고됐던 기자회견을 연기하면서까지 임 전 실장과 만남을 가졌다. 임 전 실장도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며 탈당으로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모든 예상을 뒤엎고 임 전 실장은 당에 잔류하기로 했다. 정치권 이야기를 종합하면, 임 전 실장은 전날 저녁만 하더라도 탈당으로 마음을 굳혔는데 하룻밤 사이 입장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이낙연 공동대표가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간의 관심이 임 전 실장의 선택에 쏠렸던 만큼 타격도 상당했던 탓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광주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면 전환에 나섰다. 그동안 이낙연 공동대표는 줄곧 불출마 입장을 밝혀왔다. 그런데도 지역구 출마 요청이 쇄도하자 숙고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 4일 광주시의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에 앞서 “광주·전남의 많은 분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완벽주의자인 저로 인해 일하는 과정서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사과하고, 2021년 국민통합을 위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해보겠다고 부적절하게 거론했던 일도 거듭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후보 경선서 실패하고 후보보다 더 많이 노력했지만 결국 패배해 죄송하다”며 “특히 제가 민주당을 나와 당원들께 걱정을 드려 송구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윤정부를 견제하고 심판하려면 야당이 잘해야 하는데, 지금의 민주당은 도덕적·법적 문제에 발목 잡혀 당당하게 정부 심판론을 견인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낙연 공동대표는 “민주당의 정신을 되찾고 민주당이 못하는 정권 심판과 교체를 해야 한다”며 ‘진짜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의 민주당 잔류로 한풀 꺾였던 새로운미래에 지난 7일 설훈·홍영표 의원이 합류해 ‘민주 연대’를 구축하면서 몸집을 키워나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야권 지지자의 표를 얻기에는 조국혁신당이 우세한 위치에 있다는 평이 나온다.

새로운미래는 ‘거대 양당 타파’를 기치로 내건 반면 조국혁신당은 ‘윤정부 심판론’이라는 선명성을 부각했기 때문이다.

당부터?
딜레마

이번 총선서 정당은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으로 찍을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에 탄력을 받은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 승리 전략으로 ‘지역구는 민주, 비례는 조국혁신당’에 투표해 달라는 교차 투표를 표어로 내세웠다.

당초 10석이었던 목표 의석을 12석으로 늘리면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조국혁신당에 합류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여의도를 향하던 이낙연 공동대표와 조 대표의 운명이 갈린 것으로 해석된다. 조 대표가 더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이끄는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를 푸는 게 급선무다.

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을 창당했다. 조국혁신당의 비례 의석이 늘어나면 반대로 민주연합의 비례 의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핵심 지지층이 겹친다는 점도 민주당이 고려해야 할 지점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5일 국회서 성사됐다. 이들은 손을 맞잡고 한목소리로 현 정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는 동일하다”며 “윤정부의 폭정을 종식하고, 심판하고,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것”이라고 소리 높여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서 윤정부를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 또한 “민주당이 의지는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하겠다”며 “‘검찰 독재 조기종식’ ‘김건희씨를 법정으로’ 등 캠페인을 통해 범민주진보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넓은 중원으로 나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에 실망한 중도 표와 합리적 보수표까지 끌어오고 전국 지역구에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길 빈다”며 “저희는 당의 비전과 정책을 알림과 동시에 투표 독려 운동을 강하게 전개하겠다. 이렇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윤석열의 강, 검찰 독재의 강을 건널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개 발언이 끝난 뒤 두 대표는 10분가량 비공개로 회동했다. 이날 자리에 배석한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뒤 “4월10일 총선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승리가 절실하다는 말씀을 나눴다”며 “두 당이 연대하고 협력하자는 취지의 말씀이었다”고 설명했다.

‘더 파란’ 민주당 가리기 싸움
총선 후 그려질 관계도 주목

이어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윤정부를 심판하는 총선서 연대하고 협력해 승리해야 한다’고 이재명 대표께서 말씀하셨다”며 “이에 조국 대표는 ‘학익진처럼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로 출마해 ‘범야권 투표’를 독려하곘다는 게 조국혁신당의 계획이다.

다만 두 대변인 모두 선거와 관련해 지역구 연대 등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만남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느슨한 연대’가 이뤄졌다고 내다봤다. 불편한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지만 민주당이 정권심판론을 주장하는 조국혁신당을 적으로 돌릴 필요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하다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국의 강’을 또다시 마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한다. 게다가 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 조 대표가 2심서 실형이 나오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덩달아 불거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도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총선 이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관계에 관해 “이론적으로 함께 갈 수 없는 사이”라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 모두 사법 리스크가 있어 상대방이 공격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주게 된다”며 “‘비명횡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재명 대표는 자기 세력 구축에 힘쓰고 있는데, 유력 대선후보(조국 대표)와 손을 잡는 건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국 심판론’ 여론이 불거질 조짐이 보이자 조국혁신당은 초기 진압에 나섰다. 총선을 앞두고 칼을 겨눌 대상은 조 대표가 아닌 윤정부라는 것이다.

신 대변인은 한 라디오서 “지금 사과 한 알이 1만원인데 (물가 문제는)조국 때문인가? 의사 면허를 박탈하는 것도 조국이 했는가?”라며 “지금 대한민국이 건너야 할 강은 조국의 강이 아니라 ‘윤석열의 강’ ‘검찰 독재의 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의 회동 가능성은 미지수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혁신당 출범 전후)두 대표가 만남을 가진 적은 없다”며 “따로 소통하는지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너도나도
‘찐’ 민주

일각에서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컨벤션 효과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새로운 미래와 개혁신당 모두 창당 직후에는 상당한 지지를 받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잡음이 새어 나오면서 이들 또한 기득권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 교수는 ‘진짜 민주당’ 가리기에 나선 이낙연 공동대표와 조 대표의 파급력을 비교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느 한쪽의 파급력을 논하기 보다는 팬덤의 문제”라며 “이낙연 공동대표는 조 대표에 비해 팬덤이 약하다. 조국혁신당이 비례 6석 정도 얻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사법리스크 강타 시동 거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조국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시에 조준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두 사람의 회동을 놓고 “단순한 선거 연대를 넘어 방탄 동맹”이라며 “민주당과 야권의 잘못된 선거 야합을 국민들께서 총선 때 반드시 심판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윤 원내대표는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과 반국가적 성향을 가진 인물이 국회에 입성하면 헌정사에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받는 조 대표와 조국혁신당의 1호 영입인사이자 대변인인 신장식 변호사의 음주·무면허 전과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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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