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로 끝난 국민의힘 공천 막전막후

대기업 경력직 뽑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경력직만 뽑으면 우리는 어디서 경험을 쌓나요?” 회사 면접 시 신입들이 흔히들 하는 말이다. 이제는 국회마저 경력직을 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민의힘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신선함, 새로움을 공언해오던 입장과는 전혀 다르다.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에 충성할 사람이 필요했던 느낌마저 든다.

양당의 공천 작업이 얼추 마무리됐다. 잡음이 컸던 쪽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다. 친명(친 이재명) 공천 논란을 시작으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취임한 이래 계파 갈등이 바람 잘 날이 없다. 반면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시스템 공천’에 지금까지는 큰 논란이 없었다. 

텃밭에
단수공천

그러나 쌍특검법의 재표결이 부결되면서 분란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2·3일에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전 당직자의 분신 시도가 있었다. 국민의힘 서울 노원구을 장일 전 당협위원장이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 등과 면담을 요구하며 인화성 물질을 몸에 뿌렸던 것. 당시 몸에 불을 붙였다가 경찰에 제압됐던 그는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진 않았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공천 마무리를 앞두고 잡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대구의 경우 달서갑 현역인 홍석준 의원은 최근 컷오프(공천 배제)를 당했다. 대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가 단수공천을 받았다. 

유 변호사가 공천장을 받아들자 홍 의원은 공정한 공천이 깨졌다며 강력 반발했다. 현재 국민의힘 공천은 대부분의 경력직은 생존에 성공했다. 특히 윤석열정부의 내각 출신들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다만 비서관, 행정관 출신, 검사 출신은 절반 정도의 생존율을 보였다.


이들 대부분은 정치 신인이라는 가산점을 부여받았으나 현역이라는 더 큰 산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번 4·10 총선서 국민의힘은 승리를 위해서 제대로 이를 갈고 있다. 신인보다는 경력직을 발탁하면서 안정적으로 총선을 치르려는 판을 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윤정부 출신 장관들의 생존이 눈에 띈다. 이들은 대부분 현역 중진급 의원이다. 우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전 장관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원 전 장관은 이 대표의 지역구에 단수공천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그가 그토록 외쳐 오던 ‘명룡대전’(이재명·원희룡 대전)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그는 대선 기간 윤 대통령 옆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아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이름값을 높였다.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까지 힘을 실어주며 이 대표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편하고 쉬운 길 골랐다”
혁신위 무용론 다시 증명

윤정부 출신 장관 중 9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대부분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경선서 가장 먼저 본선에 오른 인물은 부산 중·영도구에 출마한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조 전 장관이 경선 대상에 오르자, 이재균 예비후보는 크게 반발했던 바 있다.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에 이의 신청을 진행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예비후보에 따르면, 그는 유권자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관위는 그를 컷오프했고, 조 전 장관과 박 예비후보의 2인 경선을 결정했다. 


이 밖에 권영세(통일부)·방문규(산업통상자원부)·추경호(기획재정부) 전 장관 등 예비후보들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외교부 장관 출신인 박진 의원은 기존 서울 강남을서 서대문구을 지역으로 재배치됐다. 이에 서대문을 지역도 기존에 공천 신청을 했던 송주범 예비후보가 강하게 반발했다.

송 예비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측근을 공천서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오 시장의 임기 초반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서울시부시장 직을 그만둔 뒤 당협위원장에 공모했으나 별다른 결격 사유가 있는 상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보류됐다.

또 경선 포기를 선언했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서울시 강서을로 재배치됐다. 앞서 강서을은 전 당협위원장이었던 김진선 전 당협위원장이 컷오프됐던 바 있다. 

이처럼 장관 대부분은 큰 탈 없이 공천장을 받아들었다. 이들에겐 별다른 희생을 요구받지도 않았고, 대부분은 원하는 지역구로 출마하게 된 셈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스타 장관의 탄생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지명도가 높은 인물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충성할 사람
우대 기준은?

당내에서는 컷오프된 후보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또 다른 문제는 국민의힘서도 사천 논란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바로 정 공관위원장의 제자인 채원기 예비후보가 경선을 치르게 됐기 때문이다. 채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지역은 대전시 중구로 지역구 후보자 추천 재공고신청이 난 곳이다.

이런 탓에 출마해 총선을 준비하던 이은권 전 대전시당 위원장과 강영환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 공보협력비서관은 날벼락을 맞았다. 재공고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채 예비후보가 공모서를 냈고, 경선이 결정됐다. 채 예비후보는 정 공관위원장의 고려대 후배이자, 대학원 제자다. 또 정 공관위원장이 과거에 차렸던 법무법인 TLBS에 2014년 입사해 대표 변호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학연·지연을 통한 밀실 공천이라며 반발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또 채 예비후보가 대전서 중·고등학교를 나오기는 했지만, 대학 이후에는 별다른 연고가 없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몇몇 현역 의원들이 컷오프에 반발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력직 공천에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결국 이름값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셈이다. 

공천이 거의 막바지인 가운데, 정치 신인의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특히 앞서 희생을 강요하다시피 하며 물갈이가 불가피하다고 언급된 영남 지역은 초선과 재선 현역 의원들이 희생양이 된 모양새다. 


영남 중진 대거 생존
윤심 가동? 사천 논란

대신 재선 의원 이상급인 인사들이 살아 남았는데, 이는 최대한 잡음을 줄여 조직을 결속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 된다는 지역이라면 적어도 새 인물을 수혈하려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물론 개혁신당이라는 변수가 있어 조금이라도 더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선 기존 인물을 공천하는 게 유리한 것은 맞다. 일단 살고 보자는 식의 공천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재배치 작업도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보수의 텃밭 중 텃밭이라고 불리는 지역인 해운대갑에는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주진우 전 대통령 법률비서관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앞서 국민의힘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지도부와 각을 세워가면서까지 텃밭 중진 의원들의 희생을 요구했다. 당시 당내에선 이런 인식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일부 감지됐다. 3선 중진인 하태경 의원이 당의 험지 출마 요청을 받아들였고, 기존 부산서 서울 중·성동을 출마로 변경됐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영남은 우려했던 대로 현역 의원들이 강세를 보였다. 여기엔 대통령실 출신도 예외는 없었다. 텃밭서 활동해 오던 기존 인물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 당내 탈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서다. 현역 중진 의원들은 텃밭에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생환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보수의 분열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결국 실리를 챙길 수밖에 없는데, 국민의힘에선 보수의 분열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안전장치인 셈이다. 민주당이 여러 갈래로 쪼개지고 있는 틈에, 보수당인 국민의힘은 조직을 지키면서 이탈표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이다. 여기에 전직 의원들도 다수 전진 배치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나경원 전 원내대표다. 동작을 출마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던 나 전 원내대표는 당 대표 출마를 고민했으나 끝내 마음을 접었고, 원하는 지역구에 단수공천을 받아 다시 국회의원직에 도전하게 됐다. 

다 보이는
비윤 학살

또 단수공천을 받았던 김현아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하고, 3선 중진의 김용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경쟁력을 가진 후보’라며 전략공천해 버렸다. 심지어 김용태 전 의원은 공천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민주당을 탈당했던 김영주 의원도 영입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서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했던 인사로 컷오프를 당하자 지난 4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다만 컷오프, 당선만을 위해 당적을 옮긴 것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게다가 비윤(비 윤석열)계로 불리는 후보들의 상황도 녹록지만은 않다. 최근 경쟁력 평가서 과반에 가까운 1위를 기록했으나 컷오프된 ‘유승민계’ 유경준 의원이 주인공이다. 유 의원의 컷오프를 두고 일각에선 친윤(친 윤석열)이 아니라는 계파 때문에 컷오프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밖에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스스로 사퇴했던 윤희숙 전 의원이 다시 공천을 받았고, 김경진·오신환 전 의원도 단수공천을 받았다. 대통령 홍보수석 출신의 김은혜 전 의원과 심재철 전 원내대표도 각각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전직, 중진, 탈당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경력직 우대 공천’이라는 비아냥 섞인 말도 나왔다. 물론 이들은 이번 총선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자산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번 22대 총선서 운동권 인사들을 청산하자고 목소리 높였다. 이른바 고인물 대신 새로운 인물, 신선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인식서 비롯된 말로 해석된다. 하지만, 돌려쓰는 인물로는 분명 확장성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을 내세웠으나, 정작 기존 인물들을 대부분 그대로 앉혔다.

그럼에도 의문이 생기는 지점은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는 부분이다. 게다가 국민의힘은 조직만으로 총선을 치르지 못한다. 한 비대위원장이 전국을 순회하는 이유도 중도층으로의 확장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다.

최근 민주당서 제기하는 문제는 당 기여도 부문이다. 채점표상 국민의힘 공천 심사 배점은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의 경우 ▲여론조사 40점 ▲도덕성 15점 ▲당 기여도 15점 ▲당무감사 20점 ▲면접 10점으로 구성돼있다. 당 기여도 평가 부문은 한 비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각각 점수를 준다. 

전체 배점 중 15%의 비율을 차지한다. 신인 가점이 있더라도 당 기여도에 따라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많은 인재들을 영입했지만, 이들이 현역과 맞붙어도 전멸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고양정에 단수공천을 받게 된 김 전 의원과 이 밖에 전직 의원들이 당에 어떤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나마 지역구 공천을 받게 된 신인, 청년은 대부분 험지에 몰려 있다. 민주당 역시 이 같은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국민의힘은 더욱 심각하다. 

쉽고 
편하게

단순히 국민의힘이 현재 민주당에 비해 지지율을 앞서고 있다는 조사가 다수라는 이유로 안일하게 경력직을 안착시켰다면 더 문제다. 애초에 신인에게는 게임조차 되지 않은 대결이었던 셈이다. 여전히 정권 심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쉬운 공천, 편한 공천을 하기 위함이다. 현재 판세상 국민의힘이 앞서 있지만, 여전히 정권심판론이 높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선거 기간 동안 어떤 캠페인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산 넘어 산 공천…다음은 비례대표

공천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시선이 비례대표 공천으로 쏠린다.

국민의힘 소속 인물들도 하나둘 비례대표에 나서겠다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지난 9일까지 비례대표 접수 신청을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례대표 후보자 등록 기간인 오는 22일 전까지 후보를 확정할 계획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에 영입된 인재 중 지역구 출마를 하지 못하는 인물이 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부분 청년에 해당한다.

영입한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띄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 같은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손을 썼다.

국민의힘 당직자인 국민의힘 정책국장이 당 대표를 맡았다.

사무총장 역시 국민의힘 당직자가 맡게 됐다. 국민의힘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확실하게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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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