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문안드림팀' 저지 비책 대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0.12 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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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막으면 대권 직행, 못 막으면 벼랑 직행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추석 직후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자대결 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에게 모두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단일화 경쟁이 사실상 이번 대선의 결승전으로 떠오른 이유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앞으로 야권단일화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렇다면 박 후보가 단일화 저지를 위해 내놓을 비책은 과연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미리 살펴봤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최근 기상시간을 새벽 4시까지 앞당겨 강행군에 돌입했다. 싸늘한 추석민심에 화들짝 놀란 까닭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추석이 끝난 직후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5%p) 박 후보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라 불리는 40대 표심을 잡는데 일단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전통적인 표밭인 PK(부산·경남)지역마저 흔들리고 있는 양상이라 박 후보의 위기감은 극에 달했다.

다자대결 필승
양자대결 필패

일부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추석민심을 잡기 위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전향적 사과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무척 참담한 결과다. 게다가 박 후보는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47.7%대 47.2%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50.0%대 43.8%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와는 오차범위내의 근소한 차이지만 안 후보와는 오차범위 밖까지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박 후보 측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역전시킬 뾰족한 수가 당장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른바 '10월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대선 분수령은 누가 뭐래도 '야권후보 단일화'
험난한 단일화 가는 길 "말처럼 쉽진 않을 걸"


당내 일각에선 '과거사 사과'라는 비장의 카드를 이미 사용했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기존에 거론되던 각종 쇄신방안도 결국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확산되는 모양새다. 박 후보가 어떤 전략이나 정책을 내놓더라도 야권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모든 이슈가 묻혀버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도 단일화가 성사되고 나면 박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이 방심하기엔 이르다. 안 후보는 본인의 대담집 출간 후 한때 다자대결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문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는 문 후보의 지지층 또한 견고해져 다자대결 1위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때문에 양 후보 간의 단일화 경쟁은 그 어느 선거 때보다 치열한 진검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가 야권의 단일화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어떤 전략이나 정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백약이 무효한 반면, 반대로 단일화를 저지해낸다면 오히려 대권으로 손쉽게 직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불리한 삼각구도?
잘하면 대권 직행

한 전문가는 "언론에서는 마치 야권의 단일화가 이미 성공한 것처럼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박근혜 필패론을 거론하는데 단일화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야권 단일화는커녕 조금만 이해관계가 엇갈려도 당내 경선도 불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정치판"이라며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와 같은 야권의 단일화 과정을 박 후보 진영에서 어떻게 흔드냐에 따라 충분히 판을 깰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위기라고 말하지만 아직까지는 박 후보 측이 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 측이 야권의 단일화를 저지하기 위해 벌써부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우선 전문가들은 박 후보 측이 만약 야권단일화를 저지하고자 한다면 안 후보보다는 '민주당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지난 9월19일 대선출마선언에서 후보단일화의 전제 조건으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야권단일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명분'이 가장 중요하다"며 "만약 민주당이 진정한 쇄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안 후보는 민주당의 단일화 제의를 받아들일 명분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일단 민주당의 쇄신작업은 박 후보 측이 굳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험로가 예상된다. 문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이후 당 지도부가 사실상 전권을 위임하면서 쇄신의 칼자루를 쥐었지만 여전히 쇄신안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는 경선을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도 쇄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동시에 교체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이 민주당 쇄신 과정에서 어떻게든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는 이유다. 민주당이 막장 경선에 이어 쇄신과정에서도 막장 행태를 보인다면 안 후보로서는 민주당의 단일화 제의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진다.

이이제이 전략
단일화 상처내기

박 후보 측은 민주당의 쇄신작업을 직접 훼방 놓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쇄신작업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는 있다. 박 후보 측이 문 후보와 민주당 진영에 혹독한 검증공세를 펼쳐 운 좋게 몇몇 인사가 걸려든다면 이들을 쇄신대상에 포함시키느냐를 놓고 민주당은 또 한바탕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또 민주당이 대응과정에서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를 보인다면 단일화의 명분은 점점 희미해진다. 그러한 상황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제의를 받아들인다면 그 파괴력은 반감이 될 수밖에 없고, 유권자들은 안 후보 역시 구태정치세력에 불과하다는 실망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박 후보 측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막기 위해 적을 통해 적을 무찌르는 이른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5% 이내로 좁혀졌다. 양 후보 모두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현 상황에서 단일화 경쟁은 그만큼 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 측이 약간의 계기만 만들어 준다면 양측의 이전투구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서병수 새누리당 중앙선대본부장이 지난 9월28일 안 후보의 다운계약서 의혹이 불거졌을 때 민주당에게 이에 대한 논평을 강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서 본부장은 이날 "불과 두 달 전인 7월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다운계약서 문제를 지적했던 민주당이 안 후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며 "김 후보자를 낙마시킨 민주당이라면 응당 안 후보의 다운계약서 의혹도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좀 더 떨어지도록 방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주장 한다.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승리가 확실해 질수록 야권 대선주자들의 단일화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의 대선후보들이 단일화 룰을 정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는 시점은 박 후보 측이 이이제이 전략을 제대로 구사할 절호의 기회다.

'어게인 1987' 꿈꾸는 박근혜, 무얼 노리나?
직접 훼방 놓을 순 없지만 물밑 작전 치열

현재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시점이나 방식 등 각론에선 입장 차가 적지 않다. 이를 파고들어 박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거 역투표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초박빙의 단일화 경선에서 박 후보 지지자들의 역투표가 판세를 바꾼다면 단일화 승자에 대한 대표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고 경선룰의 합리성을 두고 후보 간 격한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역투표의 가능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양 후보의 단일화 경선룰 협상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편 박 후보 측은 내심 이번 대선에서 지난 1987년 13대 대선의 상황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13대 대선은 국민들의 끈질긴 민주화 요구 끝에 힘겹게 얻어낸 20여 년 만의 첫 직선제 선거였다. 그럼에도 결과는 군사독재정권의 승리였다. 야권의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당시 집권여당인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는 고작 36.6%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전문가들은 민정당이 직선제를 전격 수용한 것은 야권 대선주자들의 대립과 분열을 잘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직선제를 요구하며 민주화 투쟁을 벌이던 야권 대선주자들은 막상 직선제가 선포되자 단일화 후보선출방식과 경선일자 등을 놓고 몇 달씩이나 협상을 벌이고도 타결점을 찾지 못한 채 각자 대선에 출마해 패배했다. 이 같은 역사는 여야 대선주자 모두가 반드시 되새겨봐야 할 사항이다.


역동적 3자 구도
피 말리는 승부

마지막으로 한 전문가는 "3자 구도는 역동적이고 가변적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피 말리는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물론 박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막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지만 확률의 문제"라며 "누가 뭐래도 이번 대선의 분수령은 야권의 단일화 성공여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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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