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동을 김세현, ‘구도심 재개발‧소래생태공원’ 공약

4일, 북콘서트 <리더의 탄생-인천이 대한민국이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김세현 인천남동을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낙후된 인천 구도심 재개발 ▲소래습지생태공원의 국가도시정원화의 두 가지 공약으로 22대 총선 채비를 마쳤다.

김 예비후보는 2일, 현재 지역 정가서 파악된 현재 판세를 묻는 질문에 “이원복 인천남동을 당협위원장, 고주룡 전 인천시 대변인, 이완구 전 국무총리 비서관 출신의 신재경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신동섭 인천시의원이 예비후보로 나섰다”면서 “이 당협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무감사 결과가 상당히 좋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인사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총선 전략을 묻는 취재진 질의엔 “선거는 분위기고 바람이라고는 하지만, 지역구 유권자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얘기”라면서 “무엇보다 낙후된 인천 구도심의 재개발이 반드시 필요하고, 소래생태습지공원을 순천만국가정원처럼 만들어 연간 100만명의 방문객을 불러들이겠다”고 답했다.

첫 번째로 김 예비후보는 “21대 총선서 인천지역은 더불어민주당 10석, 국민의힘 2석으로 현재 ‘여소야대’ 정국으로 구성돼있는데, 민주당이 다수당이던 4년 동안 지역발전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의 인천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었지만 정작 지역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발전이 더디게 진행됐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인천은 인천항을 중심으로 북성동, 항동, 신흥동 등 원도심의 낙후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사안 중 하나로 꼽힌다. 또 해당 지역의 주거 및 교육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은 덤이다.


한국건설경영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냈던 그는 “게으른 정치인이 인천 남동구의 발전을 더디게 한다. 부정한 정치인이 남동구의 자존심을 꺾는다”면서도 “걱정하지 말라. 이제 진짜 일꾼, 진짜 정치인 김세현이 민심을 받들고 민생을 위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희생과 헌신의 정치로 인천 및 남동구를 바꿔내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로, 소래습지생태공원의 국가도시정원화(化)에 대한 복안도 내놨다. 

김 예비후보는 “순천의 순천만이 국제적인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민관이 똘똘하게 힘을 합친 덕분 아니겠느냐”며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될 때 더 큰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믿는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이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되도록 뛰겠다”고 약속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동구 지역 시민도 “소래습지생태공원을 감싸 흐르고 있는 두 갈래의 갯골엔 칠면초와 갈대숲으로 우거져 보존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그 일대와 소래포구를 연계한 관광벨트, 문화예술 공간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방문객은 무려 1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전체 인구의 1/5 이상이 순천만도시정원을 찾은 셈이다. 이 같은 엄청난 수의 관광객이 지역의 관광명소를 찾게 될 경우,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 및 경제적 효과는 굳이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이에 발맞춰 인천시(시장 유정복)도 소래습지생태공원부터 송도람사르습지로 이르는 습지와 갯벌 일대를 아울러 국내 최초로 국가도시공원 지정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재의 자연습지 공원으로 총 면적은 약 360만㎡인데 이를 약 2배 크기로 확장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12월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소래염전 국가도시공원 대시민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본구상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도시공원 지정은 국토부의 지정을 받은 뒤 국비 확보까지 이어져야 하는 총예산 6000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2300억원을 인천도시공사(iH)의 남동구 구월2지구 GB 훼손지 복구사업을 통해, 나머지는 국비를 통해 충당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예비후보는 오는 4일 오후 2시에 인천교육청 앞 샤펠드미양 웨딩홀서 저서 <리더의 탄생-인천이 대한민국이다> 북콘서트(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날 북콘서트를 통해 ‘인천은 어디서 왔는가? 인천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로 “인천은 대한민국의 뿌리다. 인천 정신은 가장 사람답게 사는 것으로 첫째도 교육, 둘째도 교육, 셋째도 교육”이라며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역설할 예정이다.

이날 북콘서트엔 유정복 인천시장 등 지자체단체장 및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 오장섭 전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30여명 현역 국회의원들의 참석(영상 축전 포함)이 예정돼있다.

김 예비후보는 “앞서 지난 12월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김포 등을 서울시로 편입하는 내용의 이른바 ‘메가시티’ 구상안이 나왔었는데, 이번 북콘서트를 통해 서울 옆의 인천이 아닌, 초일류도시 인천 옆 서울을 만들자는 외침의 리더십을 기대해달라”고 소개했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김 예비후보는 지역구 중 한 곳인 만수동을 찾아 아침부터 거리 청소를 하면서 지역주민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는 등 접촉면을 넓히기도 했다.

이날 “거리에 담배꽁초, 비닐봉지, 과자 껍질 등 온갖 쓰레기들이 즐비했는데 하나하나 종량제 봉투에 담으면서 만감이 교차했다”며 “부정하고 쓰레기 같은 돈봉투 정치인이 남동구, 아니 대한민국을 더럽히고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사심 없이 희생과 헌신으로 남동구 구석구석 골목골목에 희망과 행복을 담아내는 진짜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뿌렸다는 의혹으로 구속되자, 탈당했던 윤관석 전 민주당 의원(현재 무소속)의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오후엔 남동구 소재의 모래내시장을 찾아 소상공인들의 차가운 손을 만져주기도 했다.

그는 “찬바람이 싸늘히 부는 어젯밤, 모래내시장서 장사하시는 분들을 만났다. 하루하루 힘들고 어렵게 일상을 보내시는 찹쌀국화빵을 파시는 소상공인의 차가운 손을 마주하면서 새삼 서민들의 힘든 삶을 체감했다”며 “솔직히 인천시 대외경제특보로 일하면서 송도바이오단지 활성화, 청라 스타필드 등 인천의 내일을 위한 큰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뛰었지만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서민들 삶의 현장을 방문하지는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제일꾼, 진짜 일꾼이라는 저의 슬로건이 부끄럽고 민망할 정도였다. 남동구에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모래내시장서 일하시는 소상공인들이 돈 많이 벌어 부자되는 인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친박연대 사무총장 역임(2010년) 후 2022년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제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전문위원, 2023년 12월까지 인천광역시 대외경제특보 겸 대외협력단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저서로는 <길에서 나는 거북이를 보았다>(2000) <박근혜에게 말하다>(2007) <신념이 나를 키운다>(2011)가 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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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계엄 1년’ 여전히 요동치는 정치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27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선택은 정치권을 넘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고 탄핵의 강을 건너 마침내 대선 정국까지 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의도 곳곳에 계엄의 여파가 남아 있다. 그날 오후 10시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긴급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정보지가 돌았다. 얼마 뒤 정장 복장으로 대통령실 브리핑룸 카메라 앞에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격양된 어투로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스로 걸어간 자멸의 길 민주당이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돌연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이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봉쇄됐고 헬기를 타고 도착한 무장 군인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 국회 밖에서는 시민이, 안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군인과 대치하면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먼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입장을 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 전 대표는 탄핵을 찬성한다는 의미의 ‘찬탄파’로 찍혀 친윤(친 윤석열)계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당시 이재명 대표는 실시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국회를 지키기 위해 신속히 국회로 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내란 사태가 지나고 난 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회상하며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비상 의총을 소집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의총을 소집했다가 10분 뒤 장소를 여의도 당사로 옮겼다. 그리고 약 20분 뒤 다시 국회 예결위장으로 바꿨다. 이는 현재 추 전 원내대표가 받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연결된다. 다음 날 새벽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경비대가 국회 출입을 통제하자 담을 넘어서 국회로 진입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의안 상정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국회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으나 통보가 없었고, 이는 대통령의 귀책사유”라며 “우리는 그와 관계없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여야 의원 19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0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국회 본청에 투입됐던 계엄군은 철수했고 이로써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약 세 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비상계엄의 끝은 탄핵 정국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계엄이 해제된 당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하야하지 않으면 탄핵소추를 진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추인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겪으며 당이 벼랑 끝까지 몰렸던 점 등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대통령에서 내란수괴 피의자로 썩은줄 알면서도 못 놓는 윤 동아줄 이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파’의 친윤계와 찬탄파 친한(친 한동훈)계로 당원들이 갈라서면서 내부 총질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한 전 대표 역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비상계엄 당시 자신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두 계파의 갈등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나흘 뒤인 7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국회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핵이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투표가 불성립된 것이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예지, 김상욱, 안철수 의원뿐이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 105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본회의장으로 와줄 것을 요구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일주일 뒤인 14일 국회에 상정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표결 참석을 제안한다”면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다. 결국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표 8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1일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공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고 긴 진통 끝에 지난 4월4일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현직 대통령의 파면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민주당에서는 이변 없이 이재명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여전히 찬탄파와 반탄파가 대립했고 어느 날 늦은 밤을 틈타 ‘대선후보 날치기’를 시도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을 앞세웠다. 이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는 등 경제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내란 세력의 죄는 단호하게 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는 내란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임을 강조하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심판론을 부각시켰다. 두 번의 선거 강경파만 남았다 6·3 조기 대선 투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9.42%를 득표하면서 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로 이 후보가 8.27%p 차이로 앞섰다. 계엄 극복과 내란 청산을 외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하지 못한 점 또한 보수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역풍을 우려하던 당 의원에게 자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한 점을 언급하며 “나는 끝까지 갔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고 하면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단호히 탈당을 요구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탈당(여부)은 본인 뜻”이라며 “자기가(국민의힘이)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친윤계를 비롯한 중진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임을 고려했을 때,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것은 핵심 지지층을 놓는 것과 같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8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서도 반탄파인 장동혁 후보가 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장 후보는 탄핵 정국 당시 극우 색채가 짙은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가 강성 지지층에게 표심을 구애하는가 하면 찬탄파들을 향해 “내부 총질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당선 직후에는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노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장 대표는 지난 9월 장외투쟁을 통해 이정부와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조국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전역을 돌며 여론전을 통해 반격에 나설 기회를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투정’”이라고 비꽜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당선된 정청래 대표는 “윤어게인 내란 잔당의 역사 반동을 국민과 함께 청산하겠다”며 국민의힘 청산을 강조했다. 강경파인 정 대표와 장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국회는 점차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면충돌 치킨 게임 계엄 1년을 앞두고는 민주당의 ‘내란 세력 척결’에 국민의힘이 ‘내란 팔이’라고 맞불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강경파 의원들의 입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계엄 카드를 꺼내며 “내란 옹호 세력과 협치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내란 팔이라는 단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메시지로 시작됐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특검 연장은 오로지 내란 정국을 연장하려는 민주당의 정략일 뿐”이라며 “내란팔이 없이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자신도, 국정을 책임질 정책 능력도 없으니 이 지경”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주도로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이를 지적한 것이다. 나 의원은 “에라잇, 맨날 내란, 내란하다 보면 국민들도 결국 지쳐버릴 것”이라며 “소위 내란 약발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계엄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여전히 민주당 뒷다리만 잡는 게 국민의힘”이라며 “내란팔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를 돌아보시라.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로 뛰어간 것이며 극우 집회에서 마이크를 든 것까지, 사과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겹다’는 경솔한 표현은 국민께 비판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3일 계엄 1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꺼내든 반면, 국민의힘은 메시지 톤을 놓고 여전히 갈팡질팡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내일(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당시 의원총회(이하 의총) 장소를 여러번 변경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총을 든 계엄군이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의총 장소를 국회 밖으로 공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계엄 해제 방해로밖에 볼 수 없는,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거듭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경파만 살아남은 포스트 탄핵 여의도 계엄 1년 메시지, 여야 모두 주목 국민의힘 내에서는 메시지의 세기를 놓고 충돌 조짐이 보인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지도부는 강경 메시지를 주장한 반면,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과를 포함한 톤다운된 메시지를 요구하는 등 온도 차가 생긴 것이다. 초선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지난해 극한 여야 대립 속에 다수 야당(민주당)의 입법 전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건 국가 발전이나 국민통합, 보수 정치에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법적이고 무모하고 과격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1년 동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등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며 “단순히 사과와 반성으로만 끝나서도 안 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이 지난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여야가 보이는 양상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이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해결 과제로 적폐 청산을 내걸었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을 주장했다. 사면초가인 국민의힘 상황 역시 10년 전 탄핵 후폭풍을 직면하고 분열한 새누리당과 닮아있다.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점까지, 지금의 여야가 과거를 그대로 답습할지 이목이 쏠린다. 당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간판까지 교체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 참패하면서 국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을 위해 계엄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투표율을 55%에서 60% 정도로 봤을 때 중도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일 경우가 많다. 오히려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 투표한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 고관여층보다는 정치 무관심층을 따라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건가. 보수는 아직도 분열돼있고 내부 싸움도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이동해 갔을 때 벌어질 손실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선거에 직면하면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지만, 아직 당이 불안정한 만큼 중심이 되는 지지층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 전 데자뷔? 비상계엄 사과 메시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 우리 숙명인데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해서 벗어나 지겠느냐”며 “자꾸 절연, 절연하는데 인연이 끊기겠느냐. 없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회성 사과로 과거 잘못을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를 보다 고민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며 “사과하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이런 정치를 해나가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겠다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