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김연경 때리는 이다영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8.28 12:31:09
  • 호수 1442호
  • 댓글 4개

“왕따는 기본…술집 여자 취급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최근 배구계가 떠들썩하다. 한국 여자 프로배구단인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시끄럽다. 팀 주축 선수인 이다영이 자신의 개인 SNS에 팀 내 주장인 김연경을 저격하면서부터다. 팀 주장인 김연경도 팀 내부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지만, 현재 이 싸움은 팬들에게까지 번졌다.

이다영은 언니인 이재영과 함께 쌍둥이 배구 선수로 유명하다. 1996년 10월15일 생으로 진주 선명여자고등학교서 에이스이자 청소년 대표님의 1위 세터(배구 포지션 중 하나. 공격수에게 공을 토스하는 역할)였다. 이후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서 뛰다가 2020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로 이적했다. 이다영은 고등학생 때 ‘여고 배구를 씹어먹었다’는 평가받으며 일찍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쌍둥이 자매
학폭에 발목

이다영이 김연경을 만난 것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였다. 2021년 김연경은 터키 리그를 떠나 11년 만에 한국프로배구 V리그로 돌아왔고, 돌아오자마자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올스타 팬 투표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때마침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에게 학교폭력 논란이 터졌다. 그해 2월15일 KBS와 MBC 메인 뉴스서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을 다뤘다. 학교폭력은 쌍둥이 자매가 중학생 시절 전주 근영여중서 경남 진주 경해여중에 전학 갔을 때 벌어진 일이다.

지역 내 한 학교서 배구부장을 맡고 있는 A 교사는 “당시 배구 명가인 전주 근영여고가 지역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학 문제로 시끌벅적했다. 학교 관계자들을 비롯한 배구계 인사들은 성적 때문에 쌍둥이 자매를 붙잡으려고 노력했다. 끝내 이들이 학교를 떠나서 서운해했다. 하지만 학교폭력 등으로 팀 분위기를 망친 이들 때문에 일부 학부모는 오히려 전학을 반겼다”고 증언했다.


당시 커뮤니티에는 ‘쌍둥이 자매의 또 다른 피해자’라는 폭로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그 둘을 만났는데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됐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장난도 지나치게 심하고 자기 기분대로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 부모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주장이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해당 학부모는 “아이들이 돈을 뺏기는지도, 힘들게 괴롭힘을 당하는지도 전혀 몰랐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의 마음도 지옥인데 우리 아이들은 어땠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키는 배구였다”고 말했다.

팀내 쌍둥이 자매의 공백을 막은 것은 김연경이었다. 쌍둥이 자매 학폭 파문으로 휘청이던 흥국생명은 4연패 수렁에 빠졌는데, 이를 김연경이 벗어나게 했다. 

당시 흥국생명은 주전 레프트와 주전 세터인 쌍둥이 자매 둘에게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내리며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흥국생명은 2021년 2월19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홈경기서 KGC인삼공사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었다.

흥국생명은 18승7패로 승점을 53으로 끌어올리며 선두자리를 지켰다. GS칼텍스와 격차도 5점을 벌렸다. 악재 속에서 오랜만에 거둔 승리였는데, 현재 논란의 시발점도 된 것도 이 무렵이다. 

학교폭력 논란과 함께 시작된 폭로
2020년 시작…최근 다시 SNS 저격글

이다영은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팀이 있는 프랑스 출국에 앞서 국내 취재진 앞에 나섰다. 공개적으로 많은 취재진 앞에 나선 것은 흥국생명을 떠난 지 약 2년 반 만이었다. 개별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가진 적은 있지만 여러 명의 기자들 앞에 서기는 처음이었다.


이날 이다영은 학폭과 관련해 사과하면서 흥국생명에 있었던 일을 꺼냈다. 특정 선수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그 선수분’이라고 언급했는데 불화설의 당사자는 다름 아닌 김연경이었다. 이다영은 김연경에 관해 “내가 그 선수분한테 이렇게 (특정 행동을)했다고 생각하시는데, 흥국생명에 있으면서 7개월간 단 한 번도 내 볼을 때리지 않았다. 그런 일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다영의 말에는 오류가 있었다. 실제로 경기서 이다영의 토스를 김연경이 받아 공격했다. 다만 흥국생명 자체 연습 때는 김연경은 이다영의 토스를 공격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어느 시점부터 이다영이 세터로 훈련하면 빠졌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른 후보 세터가 들어오면 그제서야 김연경은 연습을 시작했다.

이다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김연경과의 카톡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이다영이 “언니가 (저를)무시하고 싫어하는 거 다 아는데 너무 힘들었다. 근데 저는 언니와 같은 팀에서 운동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래도 언니가 좋고 멋진 선배고 언니와 멋진 시즌을 하고 싶다. 제가 잘못한 행동이 있다면 더 혼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연경은 “내가 그렇게 해서 무섭고 힘들어도 참아라. 나도 너 싫고 불편해도 참고 있다”고 답변을 보냈다.

이다영은 여기서 끝내지 않았다. 이다영은 “(김연경이)전에 대표팀서 ‘싸 보인다, 강남에 가서 몸 대주고 와라, 나가요나 나가라’ 등 술집 여자 취급을 했다. 그 선수가 힘이 강한 건 알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는 “(김연경이)예전부터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 왕따는 기본이고 대표팀 애들 앞에서 저를 술집 여자 취급했다”고 글을 남겼다.

“싸 보인다”
“몸 대줘라”

지난 23일엔 “때론 말이 칼보다 더 예리하고 상처가 오래 남는다. 2018년 선수촌, 2019년 월드컵 일본”이라는 글과 함께 ‘직장 내 성폭력 예방·대응 매뉴얼’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다영이 언급한 ‘2018년 선수촌’과 ‘2019 월드컵 일본’은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19년 FIVB 여자 배구 월드컵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다영이 올린 고용노동부 ‘직장 내 성폭력 예방·대응 매뉴얼’ 일부에 따르면 직장 내 성폭력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다른 근로자에게 직장 내 지위나 업무와 관련 있는 경우를 이용해 성적 굴욕감, 혐오감을 일으키거나 불응의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다.

김연경과 나눈 과거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이다영이 일방적 폭로를 이어가고 있어 ‘성희롱’ 게시물 역시 김연경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이다영의 폭로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는 이견도 있다. 만일 김연경이 실제로 입에 담지 못할 잘못을 했다면 이다영 본인이 김연경에게 직접 항의한 뒤 사과를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사태 진전이 없다면 증거와 증언을 모아 언론 제보 및 법적 대응을 추가 조치에 정당하게 나서면 된다. 그러나 기자회견서 한 기자가 “해당 선수(김연경)와 연락하며 불화를 풀어갈 마음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건 그 선수에게 직접 물어보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언론 제보 후 정작 당사자의 상세한 진술을 요구하자 “인스타그램을 봐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의 시작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12월16일 이다영은 본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갑질” “나잇살 먹고” “곧 터지겠지이잉 곧 터질꼬야아암 내가 다아아아 터트릴꼬얌” 등의 발언을 올렸다. 당시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어느 팀이나 어수선한 일은 있다”며 팀 내 불화설에 말을 아꼈다.

오히려 김연경은 팀 내 존재했던 불화설을 인정했다. 

김연경은 “많은 이야기가 외부로 나왔다. 실제로 연락이 많이 오곤 했는데, 내부 문제는 어느 팀이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흥국생명 관계자 역시 “여러 가지로 오해가 쌓였는데 잘 풀면서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배구팬들은 이다영이 ‘김연경을 대했던 태도가 가식이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배구 경기장서 이다영은 김연경에게 존경하는 눈빛이나 행동을 보이거나, 김연경에게 손으로 하트를 보여주며 안기기도 했다.

주고 받은 
카톡 공개

불화설이 다시 재점화된 것은 2020년 12월29일이다. 이날 김연경은 V리그 여자부 통산 10호 개인 통산 3000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 내내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최하위 현대건설에 패배했다. 배구 전문 매체 <더스파이크> 2021년 2월호에는 김연경과 쌍둥이 자매의 불화설이 다시 확인됐지만, 동시에 쌍둥이 자매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사람도 다시 등장했다. 


학교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은 “너희가 중학교 때 애들 괴롭힌 건 생각 안 하냐. 나는 극단적 선택을 하도 많이 해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라고 밝혔다. 이후에도 이들에게 학폭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폭로가 이어졌다.

결국 김연경은 17년 만에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그는 총 올림픽 3회, 아시안게임 4회, 세계선수권 3회를 비롯한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해 한국 여자 배구의 중흥을 이끌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올림피언 김연경 선수가 국가대표서 은퇴했다. 그동안 헌식적인 플레이로 올림픽을 빛낸 김연경 선수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학폭으로 국내 배구 경기를 뛸 수 없게 된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로 진출했다. 대한배구협회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거부에도, 국제배구연맹(FIVB)이 이를 직권 승인한 것이다. 이로써 이들은 그리스 PAOK 테살로니카 구단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이렇게 다시 이다영 폭로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지난 5일 기자회견서 또 시작된 것이다.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팬들은 “저런 식으로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하다니 대단하다” “소름 돋는다” “자기보다 강한 상대라서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안 통했나” “카메라 앞에서 이미지 관리를 하는 거다. TV로 볼 때는 문제 있어 보이지 않는다” 등 다수의 의견을 내놨다.

오히려 김연경이 혼자서 이 일을 견디고 있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2018년 선수촌·2019년 일본
직장 내 성폭력 매뉴얼 언급

불화설이 팬들간의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지난 10일, 이재영의 팬클럽 ‘재영타임’은 “재영 선수의 복귀를 위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며, 선수를 향한 허위 사실에 의한 비방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하며 싸울 예정”이라고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학폭 사실이 드러나자)잘못된 대응을 강요한 흥국생명 구단에 책임이 있다”며 “대한배구협회는 이재영 선수에 대한 징계를 철회해야 한다. 선수에 대한 악의적 비방과 언론 보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엔 네이버 카페를 통해 “이다영 선수 인스타그램에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의 메시지가 보내졌다. 악플이 작성된 웹사이트를 캡처해 자료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튿날인 지난 21일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김연경의 소속사 라이언앳의 강경 대응 사실이 전해졌다. 김연경의 팬이 라이언앳으로부터 받은 메일에는 “악플 자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자료는 잘 취합해 선처 없이 강경히 대응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김연경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소속사의 방침에 동참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고소 응원합니다” “어디 한 번 폭로해봐라” “가해자가 더 날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일,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전여옥 전 의원은 이다영에게 “애먼 사람 잡지 말고 갈 길 가라”고 일침을 날렸다. 전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학교폭력 문제로 쫓겨난 이다영 선수가 복귀를 위해 식빵 언니까지 소환한다. 학교폭력 사과로 반응이 영 싸하니까 드디어 식빵 언니를 물었다”고 적었다.

이다영이 김연경에게 보낸 카카오톡 사진을 첨부하며 “이 카카오톡만 봐도 답이 나온다. 밤 12시에 카카오톡을 보내면 큰 실례다. 언니를 존경하는 후배라면 절대 못 보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연경 선수가 ‘욕을 입에 달고 산다’고 험담하는데 김연경 선수 식빵 언니인 거 모르는 국민 있느냐? 욕하는 거 장려할 일은 아니지만(사람들이) 왜 식빵 언니 화끈하다고 하겠느냐?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라면 이런 일로 국민들 심란하게 하는 것 아니다”고 언급했다.

쌍둥이 자매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모교 후배들에게 음료 선물’ 등 김연경의 미담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한봄고등학교 SNS에는 몇 장의 사진과 함께 “한봄고 졸업생 김연경 선수님이 음료수를 선물해주셨다. 바쁜 와중에도 모교 학생들을 생각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재된 사진에는 김연경이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음료수와 함께 학생들이 모여 인증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팬들 간
싸움으로

소속사 라이언앳은 김연경을 향한 악의적인 보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라이언앳은 “김연경 선수에 대해 악의적으로 작성돼 배포된 보도자료와 유튜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다. 어떤 경우에도 선처 및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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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