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슬쩍…’ 새시 바꾼 사천 신축 분양 시공사, 왜?

모델하우스 안내문에 돌연 ‘PNS’ 업체 추가
시공사 측 취재에 “연락주겠다” 후 묵묵부답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경남 사천 소재의 한 신축 아파트 시공사가 모델하우스에 분양 전 공지했던 내용에 분양 후 돌연 시공업체 명단이 추가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입길에 올랐다.

23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요즘 신축 아파트 이 정도는 기본이죠?’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어제 신축 아파트 문제가 뉴스에 나오면서 나름 유명해져서 저희 아파트 입주민들게 제보 사진을 많이 받았다. 재미난 사진 약 40여장을 준비했다. 구경하고 가셔라”며 다수의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분양 당시의 모델하우스 창문 사진과 분양 후의 모델하우스 창문 사진 등이 담겼다. 모델하우스 창문 사진에는 ‘최상단의 창호 업체 설명 2줄’이라는 분양 전 설명과 함께 ‘슬쩍 3줄로 바꾸면서 ’PNS‘를 끼워놨다’는 글자가 들어가 있다.

그는 “나중에 붙여서 뒷면으로 보면 다른 2개의 스티커와 재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양 당시엔 ‘공사 시 창호 형태, 생산업체, 개폐 방식, 유리 색상, 설치 위치, 규격 등은 동등 이상의 제품으로 변경될 수 있다’고 공지했지만, 분양 후 돌연 ‘공사 시 창호 형태, 생산업체, 개폐 방식, 유리 색상, 설치 위치, 규격 등은 동등 이상의 제품으로 변경될 수 있다. LG, KCC, 한화, PNS 중 시공된다’고 추가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내용을 추가한 이유는)PNS로 바꾸려고 추가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 같은 A씨의 의혹은 첨부된 실제 시공됐다는 창호 사진을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모델하우스에 설치돼있는 창호(KCC) 제품과 실제 시공된 PNS 창호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입주민들 사이에선 쿠쿠다스 창호라고 부른다”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이제 나머지 대부분인 새시 불량 사진을 쭈욱 올리겠다”며 다수의 사진을 게재했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창틀 새시에 크랙이 가 있는 모습, 어린아이들의 발이 빠질 정도로 넓게 건축된 비상계단 통로, 아래만 맞고 위 아귀가 맞지 않는 창틀, 새시 구멍, 걸쇠에 들어가지 않는 잠금장치, 창틀 전체의 심한 오염 및 흔들림 등이 등장한다.

특히 유난히 눈길을 끄는 사진은 클로즈업된 창틀로 ‘창호 완벽주의’라는 글귀 위로 가로로 금이 가 있다. 이 외에도 아귀가 맞지 않아 위쪽 궤도에 들어가 있지 않은 창틀, 세로 창틀이 완전히 깨져 바닥에 파편이 뒹구는 장면 등 주로 새시 시공에 하자들이 다수 발견됐다.

그는 “호응이 좋으면 3탄을 만들어보겠다. 아파트 하자, 어디까지 가능한지 궁금하지 않으시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보배 한 회원은 “설계일을 하면서 현장을 수도 없이 가 봤지만 저렇게 개판인 현장은 처음 본다. 저 정도라면 시공사 직원들도 거의 없이 협력사에게 다 알아서 하라고 떠넘기고 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다른 회원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부실공사로 보이는데 가장 큰 것은 관리감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라며 “감리와 시공 문제”라고 꼬집었다.

A씨는 1시간20분 후 ‘2.5탄 요즘 신축 아파트 이 정도는 기본이죠? 실시간’이라는 제목으로 “보배 화력 보시고 기자님들 방문하셨는데 진입 못하게 막고 있다. 켕기는 게 없다면 막을 이유가 없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며 “내집 내 재산 지키고 싶어 누님 형님들 힘 빌려서 기자님들 관심 끌었는데 이게 잘못됐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109동 4·5라인 입구로 향하는 언론사 취재진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게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43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8명가량의 취재진이 109동 아파트 진입을 시도했지만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서성이는 장면이 담겼다.

지난 2021년 11월26일, 시공사는 입주자 모집 당시 공고문을 통해 “목창호류, 가구류, 바닥재, 걸레받이, 벽지, 타일 등 마감재의 색상, 디자인, 재질 등은 실제 시공 시 견본주택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각 면적별 분양되는 단위세대의 마감재 색상 및 제품은 차이가 있으므로 필히 견본주택서 확인하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던 바 있다.

단, 발코니 확장 시 확장 부분의 외부 새시는 이중창호 등으로 설치되나 향후 창호 사양(제조사, 브랜드 및 창틀, 하드웨어, 유리 등)은 변경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

문제는 새시 시공업체가 KCC나 LG, 한화 등의 대기업이 아닌 PNS(피엔에스홈즈)라는 것보다는 크랙, 깨짐 등의 시공 불량이 상식적인 선을 넘어섰다는 점과 이에 대한 현장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점이다. 이는 곧 감리 소홀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또 다른 하자 발생으로 인해 논란을 낳을 수도 있다. 

일각에선 외부로 드러난 문제보다는 누수나 곰팡이 등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하게 될 하자도 꼼꼼하게 점검해봐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들린다. 

재경 소재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새시의 크랙이나 파손 등 눈으로 보이는 하자들은 시공을 받으면 그만이지만, 아파트 입주 후 살면서 맞닥뜨리게 될 천정 누수나 겨울철 단열처리 문제로 인한 곰팡이 발생 등의 문제는 더 심각할 수 있다”며 “입주일이 늦춰지더라도 하자 부분을 철저하게 체크해 재시공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관공서 일을 주로 하는 창호 시공업체 운영 중이라는 한 보배 회원은 “요즘은 하이새시를 잘 쓰지도 않지만 만약 관급 창호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전면 재시공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며 “창호 제작업체, 시공업체, 재무부처까지 싹 다 잡혀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셀프 감리’로 인한 ‘철근 누락’으로 입길에 올랐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아파트 단지 및 주택 공사 현장의 감리 인원이 법정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16일,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자체 감리를 실시했던 104개소의 공사 현장 중 85개소서 법정 인력 기준의 인원을 배치하지 않았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상 공사의 품질점검 및 현장 안전 등의 업무를 수행할 공사감독자를 선임해야 하는데 적정 인원은 직급에 따라 비율이 달라진다. 남양주별내 A1-1블록 아파트 공사 17공구는 22.10명이 배치돼야 하지만 18.90명이 배치됐다. 

또 시흥장현 A-3블록 아파트 공사 12공구에선 18.90명이 배치돼야 하는데 실제로 배치됐던 감독자 수는 4.25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시공 논란에 대해 시공사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응대해드릴만한 부서가 없어 현장 관리자에게 전달한 후 연락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나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이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사천시청 공동주택팀 관계자는 “지난 16일 입주민이 찾아오셨는데 ‘2차 점검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시공사는 입주 지연금 문제도 있고 예정일에 맞춰 입주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공사 측에서 갑작스럽게 세대 확인 행사 날짜를 공지했다’는 제보자 주장에 대해선 “지난 16일 입주민 면담 후 17일에 시공사 측으로부터 입주자 현장 방문을 받겠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반박했다.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논란이 되고 있는 새시 크랙이나 깨짐 등 시공 불량 부분에 대해선 “해당 사진들은 1차 사전점검 때 예비 입주민분들이 촬영한 사진인 것 같은데, 현재 수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꽤 지난 만큼 상당수는 수리가 완료된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아파트 사용승인 여부에 대한 질문엔 “주택법상 중대 하자(철근 노출이나 누수 등) 및 공용 부분에 대한 하자 발생 시 사용 검사자(사천시청)이 검사를 마쳐야 내주도록 돼있다”면서도 “안타깝게도 새시는 중대 하자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시청이 시공사를 대변하는 모양새가 됐는데 저희는 어쩔 수 없이 관련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난처해하기도 했다.

아울러 “입주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선 (예정대로 입주를)진행한 후 계속 보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업 주체는 사전검검 때 지적된 사항에 대해 중대 하자는 사용 검사를 받기 이전까지, 나머지 하자들은 입주 전까지 보수공사를 끝내야 하며, 위반 시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9년 발표된 ‘아파트 등 공동주택 하자 예방 및 입주자 권리 강화방안’(주택법 개정안)에 따르면 시공사 등 공동주택 사업주체는 입주 지정 기간 개시 45일 이전까지 입주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사검을 2일 이상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사검 시 입주 예정자가 지적한 사항들에 대한 조치계획을 수립해 사용 검사권자(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해당 아파트는 우리자산신탁이 수탁을, S&D파트너스가 위탁을, 삼정기업과 삼정E&C서 시공사로 참여해 지난 2021년 11월26일, 입주자 모집을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9일(일반1순위), 10일(일반2순위) 청약 응모를 받았고 17일 당첨자 발표, 20일부터 28일까지 서류 제출, 29일~31일까지 입주 계약을 체결했던 바 있다.

이날 다음 부동산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905만원으로 전용면적별로 2억2740만원서 4억4270만원대로 형성돼있다.

한편, 입주민들은 입주 예정자협의회 커뮤니티를 통해 오는 25일, 사천시청 앞에서 사용승인 반대집회 입주민 참가 투표 신청을 받는 등 강력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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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곳곳이 지뢰밭’ 9월 정기국회 관전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9월 정기국회는 여야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국정 동력을 재충전하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무대인 반면, 국민의힘에는 정권의 허점을 공략해 국정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결정적 기회다. 양당 모두 저마다의 사정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날 선 대립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여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시작으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회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대치 전선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번 정기국회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어느 쪽이 쥐게 될 것인가를 가름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더?’ 바닥 친 민심 정기국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역대 최하를 기록한 시점에서 시작됐다. 지난 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9월4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동반 하락해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 37.4% ▲부정 5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전 주 대비 0.8%p 상승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7월2주 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48.9%를 기록한 이래 8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표집틀 기반 ARS 자동응답조사이며 응답률은 4.2%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2.0%p로 자세한 조사 내용과 개요에 대해선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개헌으로 정기국회의 포문을 열었다. 여당이 신중한 개헌을 앞세워 국민 의견 통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김 대표는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며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개헌 카드는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의 개헌 문제는 결국 국민 선택의 문제”라는 발언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조 의장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만큼 민주당이 ‘국민 공감대’를 중심에 두고 개헌을 추진하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필 지금? 또 다시 나온 ‘개헌 카드’ “반대·보완수사권 부활” 맞불 놓는 야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봤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다.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여당의 국정과제 1호는 대통령의 자기 죄 지우기”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현재 이 대통령의 장기집권은 불가능하다. 헌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는 규정(제128조)이 있기 때문이다. 즉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민주당의 장기 집권 시도 때문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헌법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배출되는 것을 국민의힘이 지지할 리 없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개헌 논의가 진전되는데 지금처럼 여야 협치가 꽉 막힌 상황에서는 오히려 개헌 카드가 반발을 일으켰다”고 우려했다. 늘어지는 국민의힘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 등 정부·여당발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더 이상의 약점 노출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들어 정부의 동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정기국회를 무대로 이정부의 실책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여당 압박에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며 야당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먼저 6·3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부족에서 비롯한 참정권 침해 사태를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만하고 오만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며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의 주도로 이뤄진 검찰개혁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전당대회 득표를 위한 탐욕으로 지옥문을 기어이 열고야 말았다”며 “사법 체계의 왜곡은 수사 부실로 이어지고 부실한 수사는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치안부터 바로 세우겠다”며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인 부동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집권 후 정책은 정반대다. ‘공약 사기’”라며 전세에 대해서도 “우리가 누렸던 제도의 혜택을 왜 청년세대는 누리지 못하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 사다리를 지키겠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폐지해 주택 공급부터 확 늘리겠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청년·신혼부부의 생애최초주택은 취득세를 감면하고 초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용 난타전 힘 빠지는 민주당 ‘롤러코스피’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투자 손실은 54조원에서 56조원 이상까지도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 상품 도입에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그 압박이 김용범 전 정책실장의 독단인지 윗선이 따로 있는지, 왜 지방선거 직전에 출시됐는지 모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격돌했다. 국회 최대 쟁점인 이정부의 ‘2기 개각’ 인사 논란과 주요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 여야 모두 중진급 의원을 배치하면서 첫날부터 팽팽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각 인사 참사” 대 “수사자료 상납 게이트”가 충돌하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은 이정부를 향해 “암장과 인멸의 1년, 파탄과 박멸의 1년”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준연동형 비례제로 1년에 11억원씩이나 받고 꼼수로 의원이 되는 것이 정당한가. 잘못된 제도를 고치는 건 총리가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의 비례대표 연임 및 겸직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한 총리가 “정부에서 고쳐야 하는 제도인가”라고 답변하면서 장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나 의원은 “(2차 개각에서) 주요 인사 내각이 전과(를 전부 합치면) 총 34범”이라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사 참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검증의 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신약 청탁 의혹’ 폭로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당은 제보 출처를 문제 삼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검찰이 내부 수사 자료를 특정 정치인에게 갖다 바치며 검찰 출신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을 연장해주는 ‘정치 스폰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 의원이 역설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진사퇴’ 용혜인 ‘사면초가’ 김승원 청문회가 빨아들인 정기국회…민생은 뒷전 전 의원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과거 한 의원이 장관 후보자 시절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즉시 이뤄졌었다”며 “이 사건도 똑같이 신속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김 후보는 폭로된 녹취록이 일부 내용을 삭제하고 순서를 바꾸는 등 악의적으로 왜곡·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정부질문에 이어 진행될 인사청문회서 여야의 공방 수위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예정돼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용 전 후보는 결국 자진사퇴를 택했다. 지난 13일 용 전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정부의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날 용 전 후보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용 전 후보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에 여권에서조차 “국민과 싸우는 듯한 모습”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용 전 후보 역시 자신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 제 부족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미 닫힌 귀? ‘레드팀’ 어디? 그러자 야당은 김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부 2기 내각과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나 김민석 대표는 ‘왜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그들에게 있어 이번 인선은 틀린 일이 아니라 옳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 여론과 사태의 심각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 여론은 두 후보자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지 않나. 중요한 건 국민 의견에 떠밀려 가는 게 아니라 의견을 수렴해 전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민주당의 레드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임 논란’ 진화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연임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프랑스에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파리 현지 동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있다”며 개헌 연임 의혹에 대한 우회적인 입장을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미 헌법적인 질서 속에선 (대통령) 임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연임 자체는 아예 불가능한 사안이고 검토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는 말씀을 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 이 말은 결국 안 하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