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조국 VS 한동훈 1번지 대첩 관전 포인트

원수는 외나무다리 아닌 종로서 만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대첩’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조 전 장관은 ‘어부지리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다분해졌으며, 오랫동안 ‘공천설’이 떠돌았던 한 장관 또한 정계 데뷔 플랜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두 사람이 총선 등판 시 맞붙게 될 전장은 다름 아닌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다. 종로전 승자는 여러 모로 정치적 이익을 챙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낭설’로만 떠돌고 있는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대결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내년 총선까지 약 11개월이 남은 가운데, 4년 전 뜨거웠던 열기만큼 유권자들은 차기 총선에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모든 선거 때마다 그렇듯 주로 관심을 끄는 지역구와 인물들이 있다. 내년 총선서 유권자들 사이서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어느 전장에, 어느 장수가 등판하느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구도를 벌써부터 그리고 있다.

다음 총선
최대 관심

매번 총선마다 주목받는 지역구들이 있다. 역대 대통령을 가장 많이 배출한 서울 종로, 중량감 있는 후보가 나서며 격전지로 떠오르는 수도권 일부 지역구 및 부산과 충청권의 경합지 등도 관심이 높다. 지난 대통령선거를 기준으로 차기 총선은 서울 강남3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구서 초박빙이 예상되며 충청권서도 박 터지는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주목받는 기준이 꼭 지역구에만 국한돼있는 것은 아니다. 전·현직 및 스타 정치인들의 대결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박남춘 전 인천시장과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전·현직 대결이 좋은 예로, 지난 21대 총선의 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결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는 의외의 인물들 간 대결 가능성이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현직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다. 둘의 대결은 연초만 해도 ‘낭설’에 불과했지만, 총선이 1년도 안 남은 지금, 가능성이 매우 커진 상태다.

사실,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은 그동안 그 누구도 점치지 않았다. 지난 대선·지선서 패배한 민주당의 주요 원인이 조 전 장관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와 조 전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감싸기’ 전략은 당을 수렁으로 빠트렸다고 평가받았다. 

박근혜정부의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도덕과 청렴함을 앞세웠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조국 수호’라는 당 차원의 감싸기 전략 때문에 ‘내로남불’이라는 꼬리표를 달았고,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 몇몇 관계자들은 연이은 선거 패배의 원인 중 하나가 이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지난해 6월15일, 국회서 열렸던 민주당 내부 토론회에서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이 논의됐다. 민주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 ‘더민초’ 등에서는 선거 연패의 원인에 대해 ‘문재인정부 실정’ ‘조국 사태 후속 조치’ ‘이재명 책임론’으로 짚었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 대결 가능성 주목
맞붙으면 누가 이익? 양당 복잡한 계산

이날 김기식 더미래 연구소장은 “대선 패배의 원인은 문정부, 이재명, 민주당 모두에 공히 있다”며 “복합적인 패배 원인을 한쪽 탓으로 돌리는 건 부적절하고 내부 분열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 사태서 비롯된 내로남불 문제와 선거 직전에 불거졌던 중진 의원들의 당내 성추문, ‘총선 압승’서 비롯된 독단적인 국정운영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재선 김병욱 의원은 아예 “우리당이 지속적으로 조국 사태 이후 강성 당원 팬덤에 상당 부분 끌려왔다”며 “우리 당의 의사결정이 중도층으로부터 멀어지고 일부 당원에게만 어필하는 수준이 됐다”고 조 전 장관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이들이 하나 같이 지적하는 문제는 조국 일가의 자녀 입시비리와 이를 감싸던 친문계의 내로남불식 대응이었다. 조 전 장관은 문정부 초기만 해도 ‘차기 대통령감’으로 평가받았던 인물이다. 문 전 대통령은 ‘대놓고’ 조 전 장관을 위해 판을 깔아줬고, 조 전 장관도 정부 초기 민정수석으로 일하며 문정부의 높은 지지율에 일조했다.

날개를 단 후 비상할 것 같던 그의 이미지가 추락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면서부터다. 그는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되면서 강력한 사법개혁을 예고했는데 이는 문정부의 국정과제와 같은 맥락의 기조였다. 

그러나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임명을 반대하며 비리 의혹을 하나씩 언론에 흘리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나온 조 전 장관 일가의 비리는 7개의 허위경력 기재와 가짜 표창장 등 자녀 입시비리다.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는 이미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받아 지난 2020년부터 수감생활을 이어오고 있고,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은 부산 의학전문대학원과 고려대학교 입학이 취소돼 고졸 상태로 돌아가 있다.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다소 논란거리가 있지만, 조국 일가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유죄’로 점철되는 상황서 여론은 들끓었다. 특히 가장 예민한 문제인 ‘입시비리’와 관련돼 2030세대 표심과 4050 부모 세대 표심 모두가 이탈했다.

내로남불
조국 일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과 함께 ‘조국 지키기’를 선택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공개적으로 조 전 장관을 옹호하고 나섰다. 특히 문제가 됐던 공주대학교 인턴 건과 단국대학교 논문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특혜가 아니라 보편적 기회”라며 “노력하면 다 할 수 있다”고 주장해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 했다.

한 친문계 의원은 해당 관련 토론회서 “(인턴십을)누구나 하는 건 아니지만, 누구나 신청하고 노력하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고, 다른 민주당 법사위 소속 의원은 “배려는 맞지만 특혜는 아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조국 지키기’는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청와대까지 가세하며 민주당의 딜레마로 자리 잡았고 이는 이어진 선거에까지 영향을 주는 원흉이 됐다.

그런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설은 민주당을 오래 지켜봤던 지지자들에겐 다소 ‘생뚱맞은’ 소문이었다.

민주당 당사를 찾은 한 지지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민주당이 정권을 내준 것에도, 지방선거서 패배한 것에도, 친문계가 힘을 잃은 것에도 ‘조국 리스크’는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민주당이 어떤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조국 전 장관의 공천 문제는 얼토당토 않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선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을 꽤 높게 보고 있다. 그의 출마설은 친명계가 ‘이재명 리스크’로 세력이 매우 약하지고 있는 점과 맞물린다. 조 전 장관의 공천에 대해 ‘이재명 리스크’를 ‘조국 리스크’로 덮으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현재 조 전 장관과 이 대표의 상황은 매우 닮아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월3일 재판 3년여 만에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서 유죄를 선고받은 것은 곧 민주당서 공천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민주당 공천 규정에 “하급심 유죄 판결을 받으면 부적격 처리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조항 삭제
출마 가능?

해당 규정은 이 대표에게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 대표는 현재 지난 대선서 불거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대장동·위례 신도시 배임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1심서 유죄 판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공천 규정은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이 공천 규정서 하급심 유죄 판결 조항을 삭제하면서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은 사라졌다. 앞서 민주당은 ‘22대 총선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서 ‘중대한 비리’ 관련 내용만 남겨놓고 ‘하급심 유죄 판결’ 조항을 삭제했다.

비명계는 공천 규정 변경을 두고 “속이 뻔히 보이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딱 그 부분만 수정된 것이 아이러니하다”며 “대대적인 수정도 아니고 이 대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부분만 삭제됐다. 지난번 당헌 80조 논란 때와 마찬가지다. 기시감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친명계가 이 같은 조치를 무마하기 위해 조 전 장관에 대한 공천 문제를 꺼내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처럼 조 전 장관에게 공천권을 주면서 친문계 의원들의 원성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몇몇 민주당 관계자는 조 전 장관 출마에 대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대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가 다음 총선서 조 전 장관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데다, 점차 힘이 빠져가는 이 대표가 비명계를 구슬릴 카드로 공천 문제를 염두하고 있다는 것이 근거였다. 

그러나 <일요시사>와 만난 민주당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조 전 장관이 ‘쉬운’ 지역구나 비례대표에 공천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대부분 조 전 장관의 지역구를 ‘험지’로 생각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조 전 장관이 출마할 지역은 부산과 서울 주요 도시다. 특히 서울은 관악을이나 종로 출마도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안다”며 “조 전 장관도 ‘강하게’ 부정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총선 출마는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즉, 친명계가 생색내기로 준비 중인 ‘조국 공천’ 카드를 민주당 텃밭이 아닌 험지에 사용해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종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지역구를 탈환해온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차기 대권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지역에 조 전 장관이 출마한다면 그 자체로도 흥행거리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커지는 차출론…제대로 활용하려면?
조, 이 대표 처지 비슷…친문 아우르기

여권서도 한 장관의 총선 차출설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정계에 소문이 파다하며, 총선 전 한 장관의 국민의힘 입당설을 두고서도 여의도 관계자들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장관이 송파구로 이사 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정계 일각에선 ‘한동훈 송파구 출마설’도 돌았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지난달 5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출마를 위해 서울 송파병으로 이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송파병이라고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나오는데, 참 신기하다. 최근에 재산등록을 했고 거기에 제 집주소가 나오지 않느냐. 당연히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차출설은)나와는 무관한 이야기다. 송파라는 게 왜 나왔는지 알게 되면 알려달라”고 반박했다.

최근 한 장관이 제출한 재산등록 목록에 따르면 한 장관은 서울 서초구 소재 모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강남구 소재의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그렇다면 송파구로 이사 갔다는 소문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국민의힘 관계자는 ‘송파 출마설’에 대해 “여러 유튜버로부터 스토킹 피해를 당한 한 장관에 대해 언론이 섣부른 추측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한 장관이 주거지를 옮긴 건 전세 계약기간이 끝나가기 때문”이라고 <일요시사>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장관의 총선 합류가 현실이 된다면 그가 강남3구에 나갈 것 같지는 않다. 한동훈이라는 스타 장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공천이 될 것”이라며 “가게 된다면 용산이나 종로 등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치 평론가들은 한 장관을 차기 대통령감으로 점찍은 윤석열정부가 그의 출마를 고려한다면, 종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권에 한 장권이 출마하는 그림 자체가 좋지 않다”며 “또 친윤이 즐비한 송파, 강남, 서초 지역구로 가면 괜한 친윤 의원 자리 하나를 빼앗는 꼴이 된다. 제대로 활용하고, 차기 대권까지 고려한다면 정치1번지(종로)에 출마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한 장관과 조 전 장관의 출마 예상지로 종로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되찾아 오기 쉽지 않은 지역에 조 전 장관을 내보내 ‘명예회복’을 도모할 수 있고, 국민의힘으로선 ‘차기 대통령’으로 한 장관의 이미지를 굳힐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명예회복
차기 대선

총선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서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맞대결은 장담할 수 없다. 조 전 장관은 어수선한 민주당 분위기와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이겨내야 하고, 한 장관은 ‘정치인 데뷔’라는 무거운 의미와 차기 대권을 생각하는 ‘담대함’을 받아들여야 한다. 양측 모두 ‘아직은’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인 상황 속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 정계 관계자들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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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