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클릭도 우클릭도… ‘붕 뜬’ 김기현 현주소

아직 갈피 못 잡고 우왕좌왕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부쩍 민심을 더욱 챙기고 있다. 최근 현안과 관련된 것이라면 일단 손을 댄다. 지지율 하락에 드디어 국민의힘이 위기감을 느낀 모양새다. 떠나간 중도 민심을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문제는 내부서도 혼란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왼쪽을 보기에도, 오른쪽만 향하기에도 어정쩡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길을 잃었다. 중도층 지지율은 폭락 수준인 데다, 텃밭 지지율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여러 설화에 맞물려 떨어지는 추세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출마 당시 지지율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현재 추세로는 무리라고 여겨진다. 결국 지지율 상승을 꾀하기 위해 당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나 홀로 
고군분투

잇따른 설화로 대중과 여론의 공분을 산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의 징계론까지 확산된 상황이다. 200명 정도의 당원은 김 최고위원의 징계를 촉구하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현재 그는 셀프 반성 모드에 들어가면서 공식적인 활동을 중지한 상태다. 

‘북한 5‧18 민주화운동 개입 가능성’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등 김 최고위원의 발언 여파는 컸다. “우파를 천하통일시켰다”고 발언하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깊은 우정을 과시하는 모습을 모이기도 했다. 지금껏 차곡차곡 쌓아올렸던 광주 민심은 한순간에 폭락해버렸다.

김 최고위원이 쏴 올린 신호탄으로 현재 국민의힘은 ‘극우’ 프레임 때문에 몸살을 앓는 중이다. 


상황을 잠자코 지켜보던 김 대표가 전 목사를 향해 “입을 다물라”고 직접 경고에 나서는 등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전 목사는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당원을 고리로 압박에 들어갔다. 결국 김 대표가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적은 당원의 자진 탈당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칼을 빼 들었다. 

자체 조사를 통해 당원 가입 당시 추천인란에 전 목사를 적은 당원은 981명으로 파악됐다. 이마저도 실효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가 많다. 이중 당적자의 출당 조치가 현행 당헌·당규상 불가능해서다. 심지어 추천인란에 전 목사를 적어내지 않은 당원들을 걸러낼 방법도 없다.

그동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기조다. 전 목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를 버리느냐”며 “(국민의힘의)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앞서 김기현 지도부는 출범 일주일 만에 우클릭만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중도층의 표심이 떨어져 나가기 전 이미 경고음이 들렸던 셈이다. 

최고위원의 연속 실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태영호 최고위원의 연이은 발언도 여론의 공분을 사기 충분했다. ‘4‧3 추념일 비하 발언’ 및 JM´S 더불어민주당, 친일 논란, 김구 발언까지 연달아 터졌다. 

정치권에서는 순번을 정해놓고 사고를 치냐는 비아냥 섞인 비판도 나온다. 김구 발언을 두고서는 최근 당내서 자중시켜야 한다는 쓴소리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태 최고위원은 김 대표로부터 ‘인터뷰 금지령’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이들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고위원직서 물러나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벌써 내부 곳곳서 잡음 들려
외연확장 시동 걸었지만 부족


태 최고위원은 지도부 회의까지 불참했다. 지도부 입장에선 시작부터 최고위원들의 사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지지율 회복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당 지도부는 윤리위 구성에 속도를 냈다. 윤리위 징계 카드를 통해 리스크를 걷어내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빠르게 황정균 윤리위원장을 임명했고, 윤리위원 구성도 마무리했다. 당내에서는 이를 통해 김·태 최고위원 징계가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다만 지도부 자체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서 최고위원들이 떨어져 나간다면 오히려 당내 불안감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문제는 텃밭인 PK(부산·울산·경남)·TK(대구·경북)의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라는 점이다. 

이를 고리로 이르면 상반기 중 당무위서도 당무감사 계획을 논의 중이다. 당무 감사를 통해 당내 잡음을 줄이려는 것이다. 당무위도 구성을 마친 뒤 곧바로 당무감사 계획을 논의해 이르면 상반기 중 당무감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내 일각에선 당무위가 이르면 이달 중 계획을 공표한 뒤 6~7월부터 전국 당원협의회에 대한 당무 감사에 나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국민의힘은 지난해 한 차례 조강특위를 통해 사고 당협 68곳 중 66곳에 대한 추가 공모를 받았던 바 있다. 이 중 42곳을 충원했고 현재는 26곳이 부재 상황이다. 

이 역시 논란의 불씨를 당길 수 있어 보인다.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 앞으로 당내서도 끊임없이 내홍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위기를 느낀 김 대표는 박정희 기념관 방문,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계획 등 집토끼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 자리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정치적 이념을 떠나 위대한 역사를 만든 지도자”라고 말했다. 떨어져 나가고 있는 조직 표심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오비이락?
민심 폭락

김 대표의 이 같은 집토끼 잡기 기조를 두고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중도 민심 하락이 뚜렷한데, 당내 조직 다지기에만 바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사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우클릭으로 상당히 쏠쏠한 재미를 봤던 바 있다.

전당대회 캠프 개소식서 김 대표는 “촛불혁명이라며 광화문 광장을 독점하는 세력에 큰 분노를 갖는다”며 “촛불 호소인에 불과한데, 따져보면 사이비 촛불혁명을 가지고 국민을 농락했다”며 태극기 세력을 붙잡기 위한 발언을 했다. 


이어 “2019년 우리 당을 사랑하는 많은 애국 동지가 광화문에서 표출하고 결집된 힘을 형성해 윤석열정부가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언급했던 해당 날짜는 문재인 전 대통령 퇴진 집회가 열렸던 날이다. 초반만 해도 오른쪽을 향한 시선 돌리기는 내부결속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도층 민심에 더 심각한 경고음이 들려온다. 

김 대표는 즉시 박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순연했다. 순연 배경에 대해서는 ‘홍준표 불화설’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홍준표 대구시장과 갈등을 겪어 직접 대구를 방문하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중도 민심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서 텃밭만 챙기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예방을 미룬 이유도 당장 TK 지지율보다는 중도 민심을 잡는 데 주력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16일, 4·16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눈물까지 훔쳤다. 사흘 뒤인 지난 19일엔 4·19 혁명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이날 여당 의원 70명도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앞선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 불참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 대표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단체 방문길에도 올랐다. 


여기에는 윤 대통령도 힘을 보탰다. 김 대표의 행보와 비슷하게 윤 대통령 역시 장애인의 날을 챙겼다. 직접 장애인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달기도 했다. 

당 내홍 
다시 격화

앞으로도 당 지도부는 중도 민심을 우선 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18에는 여당 의원 전원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다는 계획도 마련해놨다. 이를 통해 김 최고위원의 망언 리스크를 털어버리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김기현호의 서진 정책을 펼치겠다는 심산이지만 이마저도 여러 비판이 나온다. 앞선 제주 4·3 사건을 언급하면서다.

취임 직후 김 대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평가가 미흡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없었으면 자유민주체제가 대한민국 땅에 수립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과거 정부서 발간했던 제주 4·3 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는 가장 책임을 가진 이가 이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었다. 4·19 혁명이 있었던 계기도 이승만정부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시민이 주도했던 혁명이다. 

현재 국민의힘에게 필요한 부분은 실언 리스크를 넘어설 정도의 강력한 민생정책 제시로 보이는 가운데, 잠시 중단됐던 민생특위도 다시 띄우기로 했다. “민생을 챙기겠다”며 출범한 해당 특위 역시 시작과 동시에 난관에 부딪쳤다. 밥 한 공기 비우기, 물 보내기 운동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놓은 정책이라는 게 유명무실했던 셈으로 이번마저 실효성이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지지율은 수렁의 늪으로 빠져버릴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민심을 다지기 위해 김기현호는 ‘김포 골드라인 혼잡’ ‘인천 전세사기 피해’ 등 각종 특위도 계속해서 꾸린다.

민생 현안을 챙기면서 민심을 함께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결국 민심을 향해 다가가기 위해 방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마땅한 공격수 없어 힘 못 받아 
조만간 당내서 불만 터질 수도

김포 골드라인 문제나 어린이보호구역 사고 예방 해법 등을 제시하는 형식이다. 최근 불거진 전세사기 문제로 당정이 호흡을 맞추는 이유도 민심을 제대로 다지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번에도 일단 태스크포스(TF)를 띄웠지만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다음이다. 띄웠으면 결과를 내야 한다. 국민의힘 자체적으로 여러 리스크를 뛰어넘을 정도의 정책이 요원한 상황이다. 차기 총선에 대한 정부 견제론이 벌써부터 심각한 상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도 ‘돈봉투 전당대회’ 등 여러 리스크가 발생했지만, 국민의힘은 전혀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가 의혹의 중심에 선 만큼 민주당의 이번 돈봉투 전대 리스크는 상당히 심각한 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위기 때마다 국민의힘의 공격 수위를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행동을 취해왔고, 국민의힘에는 공격수로 나설 인물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공격력이 높은 이른바 ‘빅 스피커’들을 당에서 줄줄이 쫓아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방어를 잘 해내는 것도 아니다. 민주당의 공격은 1타2피 성격이 강해 용산 대통령실 공격 시 자연스럽게 국민의힘에도 타격이 가해진다. 

당 자체의 리스크 방어에 급급해 공세를 잘 막을 여력도 부족하다. 하루가 다르게 당 내홍은 깊어져만 가고, 내부서조차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홍준표 대구시장의 우려처럼 각자도생만 생각해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어 보인다. 

지금처럼 중도층 공략에만 정성을 쏟아도 문제는 존재한다. 국민의힘 내홍, 잇따른 설화 등이 작용에 따른 여파로 조직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민생으로
외연 확장

김기현호는 앞서 이미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을 쳐냈다. 결국 내부적으로도 부글부글 끓으면서 내부 갈등은 점점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차기 총선이 다가올수록 내부 불만이 직접적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외연 확장, 내부 다지기가 현 시점에선 힘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한다. 이마저도 맹탕 정책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제주도로 달려간 김재원

제주 4·3 사건을 두고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산 국민의힘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이 지난 20일 제주도를 찾아 유족에게 사과를 했다. 그러나 유족은 제주를 방문했던 김 최고위원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제주 4·3평화기념관을 찾아 유족을 만났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유족들을 찾아가 “유족의 마음을 잘 헤어리지 못하고 잘못을 했다”며 “상처입은 유족과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4·3 기념일이나 유족을 폄훼하는 생각은 없었다. 조심하며 신문 기사를 참고했는데 부주의하게 유족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유족들은 “갑자기 사과하러 오는 게 당내서 어려운 지경에 몰려 쇼하겠단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언급했다.

일부 유족은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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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