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성지순례 ②문경새재도립공원과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한류 사극 드라마의 산실

문경새재(명승)는 조선 시대 한양과 영남을 잇는 관문으로, 태종 때 만들어지고, 숙종 때 이르러 주흘관·조곡관·조령관이 완성됐다. 그만큼 문경새재는 오랜 세월 역사와 문화, 사람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품고 있다. 이런 연유로 문경새재도립공원은 사극 드라마를 촬영하는 최고 공간이 됐고, 2000년 한국방송공사가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을 건립하면서 사극 드라마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2008년 종전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을 허물고 다시 준공해 지금 오픈세트장 배경은 조선시대다. 이곳에서 최근까지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는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킹덤〉 〈연모〉 〈옷소매 붉은 끝동〉 〈슈룹〉 등은 한류 사극 열풍을 일으키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조선시대 배경

〈옷소매 붉은 끝동〉은 지난해 서울드라마어워즈서 한류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연모〉는 한국 드라마 최초로 국제에미상을 받았다.

이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2019~ 2020년 시즌 1·2를 공개한 한국형 좀비 드라마 〈킹덤〉이다. 국내에서 처음 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로,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했다. 배우들이 쓴 갓이 인기를 끌어, 아마존을 비롯한 쇼핑몰에서 ‘갓 열풍’이 불기도 했다.

〈킹덤〉의 인기에 힘입어 문경새재와 오픈세트장을 찾는 여행자가 늘었다. 촬영지 문경새재는 드라마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생사역(좀비)이 한양으로 퍼지는 것을 막는 교두보이고, 세자 이창(주지훈 분) 일행이 한양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관문이다. 역사 속 문경새재의 역할과 같은 점이 의미심장하다.


〈킹덤〉 촬영지는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과 주흘관, 조곡관 등 문경새재도립공원 곳곳에 있다.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주흘관은 역병이 퍼지고 생사역이 늘어나자, 영의정 조학주(류승룡 분)가 이를 막기 위해 내려오는 문경새재로 일부 표현됐다. 군사가 성곽 위에 늘어선 장면이 나오는데 이곳이 주흘관이다. 문경새재 성곽의 웅장한 모습은 고모산성의 성곽을 CG로 따서 재현했다고 한다.

주흘관을 지나면 곧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이다. 용사교를 건너 직진하면 백제궁, 왼쪽으로 양반촌과 저잣거리, 오른쪽으로 양반 가옥과 관아, 육조 거리에 이어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이 나온다. 광화문을 비롯한 경복궁 세트장은 실제 크기의 75% 정도로 규모가 큰 편이다.

광화문과 근정문을 지나면 사정전, 강녕전, 교태전 등 경복궁 주요 전각이 고만고만한 거리에 있다.

광화문은 얼마 전 종영한 〈슈룹〉에서 중전(김혜수 분)과 계성대군(유선호 분)이 지우산을 쓰고 지나는 아름다운 장면을 촬영해 인기를 끌었다. 〈킹덤〉에서는 광화문과 궁궐 장면을 촬영한 뒤 CG를 입혀 완성했다고 한다. 〈킹덤〉 시즌1 초반 유생들을 추국하는 장면은 강녕전에서 촬영했다.

강녕전 내부는 KBS사극드라마홍보관으로, 드라마 대본과 의상을 전시한다.

넷플릭스 <킹덤>의 촬영지 문경새재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곳

관아 건물 뒤쪽에 있는 양반 가옥은 2008년 세트장을 다시 지을 때 유일하게 남은 고려 시대 건물로, 〈태조 왕건〉에 나오는 왕건의 집이다. 반대쪽 저잣거리를 지나면 고려 시대 성곽 세트가 있다. 〈킹덤〉에서 이창이 스승 안현대감(허준호 분)과 함께 생사역을 막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촬영했다.


드라마에서는 상주읍성으로 나온다. 생사역들에게 쫓겨 성안으로 들어가는 긴박한 장면, 숨 가쁜 전투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성 뒤에는 생사역들이 공포에 질려 도망가는 백성을 쫓던 작은 다리가 있다. 성루에서 내려다보는 세트장이 제법 좋다.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에서 성격이 조금 다른 공간이 백제궁이다. 조령산의 날카로운 봉우리를 배경 삼아 백제 시대 건축물로 조성했다. 특히 세트장 맨 뒤쪽에 두 건물을 잇는 백제교는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오는 명소다. 사극에서 연인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데 〈옷소매 붉은 끝동〉을 보고 찾는 여행자가 많다.

〈킹덤〉 촬영지는 문경새재 2관문 조곡관으로 이어진다. 말을 타고 성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떠오른다. 드라마 촬영지는 아니어도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많아 산책 삼아 다녀오기 적당하다. 오픈세트장에서 조곡관까지 2.7㎞로 조령원 터, 교귀정, 산불됴심비 등을 만난다.

문경새재도립공원 탐방로는 상시 개방한다(무료).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동절기(11~2월)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1월 1일, 명절 당일 휴장),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이다.

옛길박물관은 국내 유일한 길 전문 박물관이다. 괴나리봇짐과 좁쌀 책, 엽전, 짚신, 지도 등 조선 시대에 길을 떠나는 데 필요한 물건, 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박물관 2층 바닥에는 문경의 위성지도가 있어, 옛길과 현재 도로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은 단산(956m) 능선을 따라 설치했다. 850m에 있는 상부 승강장까지 왕복 3.6㎞를 시속 3~4㎞로 운행한다. 올라가는 데 35분, 내려오는 데 25분이 걸린다. 하지만 40°나 되는 경사를 오르는 짜릿함과 내려올 때 아찔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정상에서는 백두대간을 이루는 주흘산, 조령산, 포암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별빛전망대, 단산과 문경돌리네습지로 가는 트레킹, 산악자전거길, 단산숲속캠핑장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문경에코랄라는 문경석탄박물관과 가은 오픈 세트장에 에코타운, 자이언트포레스트 등을 더해 문화 콘텐츠 테마파크로 업그레이드됐다.

문경에코랄라

문경석탄박물관을 둘러보고 빠져나오면 갱도를 따라 달리는 거미열차를 탈 수 있다. 타임터널을 지나면 고생대부터 석탄의 발견과 탄광 이야기, 현대 문명과 미래까지 여덟 개 테마를 만난다. 이어 은성갱도와 탄광사택촌을 둘러본다. 백두대간을 주제로 꾸민 에코타운, 아이들의 놀이 공간 자이언트포레스트도 흥미롭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주흘관-문경새재 오픈 세트장)→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문경에코랄라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문경새재도립공원(옛길박물관-주흘관-문경새재 오픈 세트장-조곡관)→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둘째 날: 고모산성, 진남교반, 문경 토끼비리→문경에코랄라→가은아자개장터, 문경 구 가은역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문경문화관광 www.gbmg.go.kr/tour/main.do
-문경관광진흥공단(문경단산모노레일) www.mgtpcr.or.kr
-문경에코랄라 http://ecorala.com
-문경시청 관광진흥과 관광마케팅팀 054)550-6393
-문경새재도립공원 054)571-0709

문의 전화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054)572-1150
-옛길박물관 054)550-8372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 054)572-7273
-문경에코랄라 054)572-6854

대중교통
[버스] 서울-문경,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4회(06:30 ~20:00) 운행, 약 2시간 소요. 문경버스터미널에서 관문(문경새재)행 버스 이용, 문경새재도립공원 정류장 하차, 문경새재도립공원 입구까지 도보 약 430m. 문경새재도립공원 입구에서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입구까지 도보 약 1.1㎞.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문경버스터미널 1666-0343 문경여객자동차(주) 054)553-2230

자가운전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 IC→남호교차로에서 문경새재 방면 좌회전, 약 4.4㎞→문경도자기박물관에서 우회전→새재교 건너 문경새재 방면 새재로 좌회전, 약 1.1㎞→문경새재도립공원→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숙박 정보
-문경새재국민여가캠핑장: 문경읍 새재1길, 054)572-3762, www.mgtpcr.or.kr(문경관광진흥공단)
-페트로 문경새재(구 라마다 문경새재): 문경읍 새재2길, 054)504-7077, www.ramadamg.com
-킹모텔: 문경읍 온천2길, 054)571-5558
-불정자연휴양림 : 문경시 불정길, 054)552-9443, www.mgtpcr.or.kr(문경관광진흥공단)
-성보촌유스호스텔: 호계면 상무로, 054)555-0001, www.sungbo.net


식당 정보
-라오미자연밥상(쇠고기버섯전골): 문경읍 새재로, 054)572-5959
-문경전통시장 상차림2호점(족살찌개): 문경읍 문희로, 054)572-5555
-하초동(약돌돼지고추장석쇠구이): 문경읍 새재로, 054)571-7977, www.hachodong.com
-옹기에한가득(약돌돼지): 호계면 상무로, 054)555-1234

주변 볼거리
문경오미자테마공원, 문경도자기박물관, 운강이강년기념관, 문경돌리네습지, 박열의사기념관, 김룡사, 대승사, 문경철로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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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