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없는 윤석열 기사회생 설 플랜

이번에 놓치면 다신 못 잡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민족대명절 설날이 다가오고 있지만 정국은 여전히 어두운 분위기다. 허니문 기간이 진작 끝났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좀처럼 이렇다 할 묘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내 상황 역시 좋지만은 않다. 3·8 전대를 앞두고 당권주자들끼리의 신경전이 심화하고 있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설을 기점으로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 

물가가 7% 넘게 올랐고, 서민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한국경제가 토끼굴에 빠진 것처럼 어둡고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목전으로 다가온 설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 비해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고물가 속에 맞이하는 설날인 탓이 크다.

밥상머리
고물가부터

현재 윤석열정부는 정치,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 중이다. 물가 잡기와 민생 대책을 통한 밥상머리 민심을 잡기 위해 설 플랜을 가동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윤정부에 닥친 경제 상황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훨씬 더 심각한데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취임 초부터 민생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여전히 경제 상황 앞에는 ‘비상’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거의 매주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대책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맞는 설날은 윤정부를 향한 민심의 척도를 결정할 중요한 시험대다. 윤정부는 물가안정 대책회의 및 국무회의를 거쳐 설 민생 안정대책(15개 부처 합동)을 확정 및 발표했다. 


윤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설 성수품 및 개인 서비스 22개 특별점검 품목으로 선정해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16개 농·축·수산물의 공급물량을 1.7배 수준으로 확대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별점검 품목에는 무, 배추, 마늘, 사과, 배, 쇠고기, 돼지고기, 밤, 대추, 명태, 오징어 등 농축수산물이, 개인 서비스 분야에서는 찜질방 이용료, 목욕료, 삼겹살, 돼지갈비 등 6개 품목이 선정됐다. 

최근 작황 부진까지 겹쳐 가격불안정이 전망되는 채소류와 과실류는 농수산물의 계약 재배 물량과 비축 물량을 집중적으로 공급한다. 축산물의 경우 농협 도축장을 통해 명절 전 공급을 유도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전국 2500개가 넘는 곳에서 설 성수품을 시중가보다 10~3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와 특판 행사도 개설될 예정이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의 할인도 예고됐다. 온누리 상품권은 올해 예산이 5000억원 늘어 총 4조원 규모로 발행된다.

모바일 카드형이 함께 신설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서민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대형마트와 협의해 최대 50%까지 할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정을 마친 상태다. 또 설 역대 최대 규모인 20.8만톤의 성수품을 공급하고, 300억원가량의 농·축·수산물에 대한 할인도 지원한다. 

물가·민생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김 여사도 광폭 행보…득실 계산은?

대형 유통업체와 연계 할인도 진행하고, 우체국, 공영홈쇼핑 등에서도 각종 할인행사를 펼친다. 명절에 걸맞게 신속한 통관과 운송 지원 및 성수품 수급 안정대책반을 일일 운영한다. 


이 밖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체휴일을 포함해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정책을 시행한다. 귀성 교통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공연·예술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연휴 기간 경복궁 등 유적지 22개소는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다.

맞벌이, 한부모 등을 대상으로 아동 돌봄 서비스도 정상 운영해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도 마련했다. 

중소기업을 위한 플랜도 짰다.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설 전후를 기점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대출·보증 등 총 2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소상공인 대상으로 39조원 규모의 명절 자금 공급, 하도급 대금 조기 지급 및 체불 방지 노력 병행·근로 자녀장려금의 기한 후 신청분(11만가구 총 848억원)을 신속 심사해 조기 지급한다. 

설 전 집중처리로 발생한 체불임금에 대한 간이대지급금 지급 시기 역시 현행 14일에서 7일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설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는 지난 11일, 대구 서문시장 점포를 찾아 소상공인과 새해 인사 및 덕담을 나눴다. 다녀간 자리에서 여러 음식을 지역 상품권과 현금으로 구매했고, 곤약과 어묵 등을 먹었다. 윤 대통령의 최대 리스크로 분류되는 김 여사는 한동안 조용한 내조에 방점을 찍고 침묵을 지킨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에 가까워지자 이제는 공개 행보에 자신감이 붙은 모양새다. 

최대 리스크
최고 도우미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의 이 같은 명절 행보를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온다. 본격적이며, 공식적인 행보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봉사활동이 주목적이라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이번 대구 서문시장 방문 역시 “고물가,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전통시장 상인을 격려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김 여사의 보폭은 상당히 넓어졌다. 지난 2일에는 정치권 인사가 다수 참석한 신년 인사회에 자리했고, 지난 4일에는 윤 대통령 동행 일정 등이 있었다. 이번 방문 역시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다. 새해 첫 순방인 만큼 이목이 쏠린다.

윤 대통령이 지난 2일, <조선일보> 인터뷰서 “대통령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던 만큼 김 여사의 행보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냈던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가장 많이 하는 지긋지긋한 모습”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김 여사는 ‘논문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아직 여러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데 새로운 리스크가 터질 때마다 윤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아직 김 여사의 수사는 현재 미진한 상태라는 지적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수사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윤 대통령은 되려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야권은 김 여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언급될 때마다, 민주당은 김 여사를 함께 물고 늘어진다.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만큼 앞으로 김 여사에 대한 공격 화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판에서 김 여사는 무려 320회가 넘게 인용됐다. 현재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김 여사 특검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김 여사 리스크는 확실한 윤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게 중론이다.

총선 전까진…
레이스 한계?

일각에선 김 여사의 광폭 행보를 두고 정치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는데 ‘대통령 행세’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윤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정치 이벤트는 3·8 전당대회로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다. 윤정부와 발을 맞춰야 하는 정부여당 대표가 어느 인물이 되느냐에 따라 국정운영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정부는 22대 총선 전까지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인해 국정운영에 매번 발목을 잡힐 우려가 크다. 게다가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총선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민의힘에는 친윤(친 윤석열) 세력이 많지 않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비롯해 친윤이 당내 주류임에는 확실하나, 비윤(비 윤석열)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본격적인 전대 레이스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계파간 당권주자들의 신경전이 거세다.

윤핵관은 당내 반발과 민심의 반발까지 맞아가며 친윤 후보에게 유리한 룰(당원투표 100%)까지 만들었으나 크게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선 윤 대통령과 윤핵관이 김기현 의원을 밀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확실하게 우위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김 의원은 아예 윤 대통령 따라잡기에 나섰다. 지난 11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서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트레이드마크였던 어퍼컷 세리머니를 재연하고, 윤석열 북까지 때렸다. 이를 두고 완벽한 윤심 향방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철수, 조경태, 윤상현, 나경원 등 현재까지 자천타천 당권주자로 언급되는 인물만 10명이 넘는다. 권성동, 장제원 등 이미 몇몇 인물들이 교통정리를 당하긴 했지만 당내 혼란은 여전히 지속 중이다. 특히 비윤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속속 정리되기 시작했다.

차기 당 대표가 윤 세력 결정
전당대회 닥치면 더욱 분화?

현재 당권주자들의 공공의 적은 김 의원이다. 특히 안철수 의원은 최근 윤정부 연대 보증인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윤핵관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안 의원은 수도권에서만 4선을 지낸 윤상현 의원과 연대해 ‘수도권 대표론’을 앞세우며 김 의원을 견제 중이다. 

차기 당 대표가 어느 인물이 되느냐에 따라 22대 총선 공천권에 지대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대 후 공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친윤 인사가 선출될 경우 공천 과정에서 비윤과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반면 비윤 인사가 공천권을 휘둘러도 친윤 그룹의 반발은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친윤과 비윤계는 겉으로만 하나를 외치기 바쁜 상태로 당권주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저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강조하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윤심에서 조금만 어긋나면 바로 정리 수순이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차기 총선이 그만큼 중요한 만큼 반드시 자기 세력이 필요하다. 이미 주요 조직위원장에는 검사 출신 인물 및 자신의 사람들이 위치하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지역구를 다져 총선 승리는 물론, 세력을 꾸리겠다는 것으로 의지로 풀이된다.

차기 총선서 국민의힘이 패배하더라도 자신의 그룹을 만들어 놓는다면 이들은 윤 대통령을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차기 최고위원들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보통 전대서 최고위원 후보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대에서는 최고위원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최고위원 역시 당헌·당규를 개정해 4명만 당 대표에게 반기를 들 경우, 대표를 끌어내리는 게 가능해졌다. 최고위원 후보들 역시 친윤, 비윤, 이준석계로 갈라져 싸우고 있는 상태다. 최고위원 후보들 중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친윤으로 분류되고,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이준석계, 현역 의원인 지성호 의원은 안 의원과 러닝메이트임을 내세운다.

친윤 그룹
확장 시도

전대가 가까워질수록 친윤과 비윤 그룹의 대립구도는 한층 더 극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계파 싸움이 지속될수록 민심과는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당내서 제기된다.

또 대통령실에서 당무와 관련된 듯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낼수록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설날을 전후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또 달라질 것”이라며 “민심을 획득하면 앞으로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실 설 선물은?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설 선물에 경북 의성의 떡국 떡, 전남 신안의 곱창 김 등을 포함시켰다.

설날에 걸맞은 떡국 한 그릇 세트다.

대통령실은 지난 12일 “설 선물은 쌀을 비롯해 농수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의 화합을 바라는 의미에서 구성됐다”고 밝혔다.

떡국 떡을 비롯해 강원 인제 황태체, 충남 청양 표고채, 경남 통영 멸치 등도 함께 포함돼있다. 

메시지 카드는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운 홍죽표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설 선물은 가계 원로, 호국영웅과 유가족 및 사회적 배려 계층 등 인사 15000명에게 전달된다.

또 종합 2위를 달성한 국제 기능 올림픽 참가자, 국회 반대체 특위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의 소망을 담아 희망찬 걸음을 내딛는다. 어렵고 힘들어도 국민을 위한 길을 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 위대한 국민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 따뜻한 설을 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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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