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고’ 2023 국회 관전 포인트

“협치? 더 큰 싸움 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기묘한 한 해가 지나간다. 대한민국 정계는 올해 대통령선거과 지방선거를 함께 치르는 특이한 한 해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연속된 선거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고 당 안팎으로도 끊임없는 혈투를 벌였다. 2022년 내내 펼쳐진 정치싸움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몇몇 주요 정치인들은 내년에 더 큰 싸움이 일어날 거라 예상하기도 한다.

올해 두 차례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국민의힘은 지방권력과 중앙권력 모두를 챙기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급’이라 불리는 2022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힘겹게 이겨내며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보나마나 

힘겨웠던 승리만큼이나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과정은 순탄하지 못했다. 당 대표와 대선후보 간의 기싸움이 치열했던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선후보-당 대표 간의 갈등으로 여러 차례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와 끊임없이 신경전을 펼치더니 급기야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해 유권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의 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짧은 문장을 올리며 대선운동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찾아가 화해를 청하고 오해를 푸는 등 이 전 대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고, 이 전 대표가 그런 윤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때의 갈등은 선거 후 다시 불거졌다.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이 전 대표가 한 유튜버가 제기한 ‘성상납’ 의혹에 휘말리며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것이다. 

당시 여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한 압박이 형식상 본인 문제로 불거졌지만, 누가 봐도 친윤(친 윤석열) 세력의 찍어내기식 괴롭힘”이라며 “그 배후에는 당연히 윤 대통령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결국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사실상 국민의힘에서 퇴출당하는 수순을 밟았다. 퇴출 이후 가처분 신청을 내고 인용 결정을 한 차례 얻어냈지만, 결국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됐고, 이 전 대표 없는 국민의힘 지도부는 아직까지 순항 중이다.

선거 이겨도 계속되는 국힘 내홍
진 민주당은 안정된 지도부 출범

그렇게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이 전 대표가 내년도에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요즘 정계에 돌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본인의 대표 경험을 담은 저서 집필을 끝마쳤고, 곧 출판을 앞두고 있다. 

그의 책에는 당 대표 시절 겪었던 일화들과 윤 대통령에 대한 몇 가지 폭로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윤(비 윤석열)계 여권 인사들은 이 전 대표의 책 출판에 발맞춰 여권 내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특히 내년 3월경 있을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에 책이 출판된다면, 당 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비록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19일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100%로 개정하며 일말의 변수조차 허용치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지난 서청원-김무성 전당대회 결과를 보듯 국민의힘 지도부도 친윤계의 승리를 마냥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비상’에서 ‘정상’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면, 민주당은 그 반대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애써 정상적인 지도부의 모양새를 갖췄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구체화되며 큰 위기를 맞았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내년도에 다시 ‘비대위’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대선 정국 이후 민주당 내 주류로 자리 잡은 친명계 의원들은 이어진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서 두각을 나타내며 지도부 자리를 대부분 꿰찼다. 이 대표를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 선출된 최고위원 4명이 모두 친명계 의원인 것이다.

줄곧 비주류로 인식되던 친명계는 대선 정국 이후 단숨에 민주당 내 주류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그 시간도 잠깐일까. 당 대표에 당선된 지 몇 개월 안 된 시점에 이 대표의 측근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연이어 검찰에 구속되며 친명계는 궁지에 몰린 상태다. 이제 검찰은 이 대표 한 사람만 쫓고 있다. 만일 검찰 수사로 이 대표가 낙마한다면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이준석 꿈틀…비윤 진영 대표 노린다?
위기의 대표…또 다시 비대위로 회귀?

또 내년엔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출소도 예정돼있다. 당 대표 경선 이후 구심점을 잃어버린 친문계는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관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의도적으로’ 관망하고 있는 친문계는 이 대표가 낙마한다고 하더라도 세력 반전을 노릴 동력이 부족하다. 민주당 내 최대 세력이지만, 그 세력을 이끌 리더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비명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사태를 지켜보는 게 최선”이라며 “내년쯤에 노선을 정해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이 대표의 혐의가 구체화됐다고 보기 어렵고, 친문계의 리더가 없기 때문”이라고 현재 상태를 진단했다.

지난 지방선거 직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 전 대표는 일각에서 불거진 ‘조기 복귀설’을 불식시키며 아직은 한국에 돌아올 생각이 없음을 친문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현재 재미교포들과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당장의 정계 복귀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 사건’으로 징역 2년 형을 받아 현재 창원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 전 도지사도 민주당의 차기 리더로 각광받는 인물로 내년 5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연말 특사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김 전 도지사는 “이명박 대통령 사명의 들러리가 될 수는 없다”며 사면을 거부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열띤 응원을 받았다. 


옥살이를 이어가며 민주당의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 잡은 김 전 도지사는 친문계가 생각하는 리더격 인물 중 한 사람이다. 비록 형이 확정돼 2028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됐지만, 출소 전부터 ‘김경수 역할론’이 떠오를 만큼 그의 민주당 내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래도 혹시나…

즉 내년은 국민의힘의 정상화와 민주당의 비정상화가 예견되는 해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마칠지, 민주당이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이겨내지 못하고 친문계로 회귀할지 정계는 주목하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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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