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속질주' 문재인의 본격레이스 대예측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9.27 12: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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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랑 손만 잡으면 박근혜 쯤이야…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쾌속질주가 심상치 않다. 문 후보는 당내 대선후보경선에서 전국 득표율 56.52%를 기록했다. 준결승전이 될지도 모르는 결선투표를 저지하며 13연승으로 본선 티켓을 따낸 장본인이다.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던 문 후보의 초반 본선 레이스는 비교적 순탄해 보인다.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지난 19일 공식 출사표를 던진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꺼질 줄만 알았던 '문풍'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둘러싼 진통과 경선과정의 모바일 투표 내홍으로 문재인 후보가 이대로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순간에 날아갔다. 이로써 문 후보는 대선고지를 향해 닻을 올리고 본격 항해를 시작했다. 경선에서 줄곧 선두를 유지하며 쾌속질주를 했던 문 후보가 본선에서도 속도를 유지할지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힐링대통령' 될 것
수락연설 호응 높아

서울을 마지막으로 민주통합당의 경선이 지난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문 후보는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후보를 수락하는 연설을 통해 변화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문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사람이 먼저입니다'라는 말이 국정철학이 될 것"이라면서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를 위해서 ‘새로운 시대로 가는 다섯 개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번째는 '일자리 혁명의 문'이다. 문 후보는 "일자리가 민생이고, 성장이고 복지"라며 "젊은이들이 더 이상 스펙에 매달릴 필요가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는 '복지국가의 문'이다. 그는 "격차해소가 국정의 최우선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는 '힐링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한 번의 실패가 낙오로 이어져선 안 된다. 재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세 번째는 '경제민주화의 문'이다. 문 후보는 "약자를 배려하는 따듯한 경제가 필요하다"며 "경제분야부터 '공평'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라고 말했다.

네 번째는 '새로운 정치의 문'이다. 그는 "대통령이 권한 밖의 특권을 갖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책임총리제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 후보는 "특정세력이나 지역에 편중되지 않은 균형인사"와 "야당과도 외교·안보에 관한 정보를 공유"를 약속했다. 그는 "편 가르기와 정치보복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소통과 참여를 적극 보장해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섯 번째는 '평화와 공존의 문'이다. 문 후보는 "분단 극복은 우리 민족의 과제인 동시에 이제는 평화가 경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득표율 56.52%로 결선저지, 본선 진출
새 시대를 향하는 '다섯 개의 문' 제시

이어 "남북경제연합을 통해 경제분야에서부터 통일을 향해 나아가겠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에 특사를 보내 취임식에 초청하고 임기 첫해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이날 수락연설을 들은 네티즌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네티즌은 "문재인의 수락연설은 박근혜의 수락연설에 비해 가슴이 뜨거웠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도 좋지만 문재인은 사람이 먼저라고 했다. 이는 드러난 이미지 문구나 문장을 말하는 게 아니라 말로나 표정으로 다 못한 그 깊은 가슴속에 온도가 있단 뜻이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문 후보의 수락연설에서 전율과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연설에 힘이 있다" "오늘 문 후보 수락연설의 본질은 '평소 생각', 초지일관 정면 카메라와 청중을 바라보며 자신의 신념을 소신 있게 말한 것" "원고 없이 자기의 생각과 계획을 조리 있게 (중략) 오래 축적된 지성이 말마디마다 배어 있어 울림이 크고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로 경선 통과 후 문 후보가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저조한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문 후보에게 민심이 이반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문 후보의 수락 연설문이 한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19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박근혜 양자대결 조사에서 문 후보는 47.1%의 지지율을 얻어 44.0%의 박 후보를 3.1%p 차로 따돌렸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후보는 안 전 원장과의 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44.9%를 기록해 32.3%의 안 전 원장을 12.6%p 차로 앞서 갔다. 다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38.6% 지지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문 후보가 26.1%로 2위, 안 전 원장이 22.5%로 3위를 기록했다.

한편 박근혜-안철수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44.7%, 안 전 원장이 44.5%를 기록하며 팽팽한 백중세를 보였다.

보폭 넓힌 대선행보
시민참여 정책캠프

유권자의 두터운 지지로 문 후보의 대선 행보도 점차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온·오프라인에서 소통의 통로를 대폭 넓히면서 문 후보의 보폭도 차차 넓어지고 있다.

문 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공개된 일정에 따라 참석할 수 있는 것도 문 후보의 ‘열린정치’를 나타낸다.

문 후보는 지난 19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데 이어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일자리가 먼저입니다'라는 주제로 일자리 창출 각계대표 간담회를 가지며 본격 대권행보에 나섰다.

다음날인 20일에는 경북으로 내려가 태풍피해 지역에서 수해복구 활동을 했다. 문 후보는 태풍 산바의 피해지역인 경북 성주군 성주읍 예산리를 방문했으며 이날 복구 작업에는 자원봉사자 150여명이 함께했다.


이후에는 홍익대학교에서 용역업체 변경 등으로 학교 측과 마찰을 빚어온 청소근로자들을 만나고 노량진에서 취업준비생과 시간을 갖는 등 민생현안에 귀를 기울이며 스킨십을 늘려갔다.

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도 문 후보와 보폭을 맞췄다. 지난 19일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방문한 후 민주당사에서 열린 제1차 전국여성위원회 및 여성리더십센터 연석회의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문 후보는 대선기획단 첫 공개회의 자리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당 조직 중심의 민주캠프, SNS에 기반을 둔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자발적 조직인 시민캠프, 그리고 다섯 개의 문을 나타내는 정책 아젠다 중심의 미래캠프가 그것이다.

문 후보 캠프의 기획위원들은 '국민명령 1호' 모바일 웹 페이지를 통해 국민이 자발적으로 정책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통을 이어갈 전망이다. 문 후보는 소통과 인사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자발적인 참여로 효율적인 선거활동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문 후보가 캠프의 조직과 정책마련 공간을 구축했지만, 앞으로 본격 본선에 오르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가 있다. 민심은 어느 정도 포섭했지만 당심을 추스르는 일이 그것이다. 경선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던 비문 진영 전 후보들과의 화합을 이뤄내 민주통합당의 세력을 결집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안철수 따돌려
당 지도부가 대권고지 점령 최대 난관   


이것은 안 원장과의 야권단일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선과정에서 대결했던 비문 진영 전 후보들과 심각한 갈등의 골을 드러냈던 만큼 이들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이들이 이미 안 원장의 캠프에 합류하려 한다는 정치권의 뒷말이 무성한 것도 문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비문 진영 캠프의 한 관계자는 "경선할 때는 만나자 해도 들은 척도 안 하더니 경선 이겨 놓고 손 내밀면 누가 잡아주나"라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또한 "갑자기 화해하자고 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딱 잘라 말하면서도 야권연대와 정권교체에 대해서는 "결국에는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쓰겠지만, 그 과정에서 문 후보가 민주당 지도부 쇄신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결국 이들과 손을 잡기 위해서는 문 후보가 민주당의 쇄신이라는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는 공식이 성립된다.

지난 20일 문 후보는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라는 대의를 위해서만 제게 주신 권한을 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 당의 단결과 쇄신을 위해 제게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쇄신의지를 내비쳤다.

실제로 문 후보는 이번 주 초 손학규·김두관·정세균 전 후보와의 회동을 추진하는 등 당내 화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 후보는 경선 다음날 김·정 전 후보와 통화를 하고, 두 후보로부터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는 뜻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손 전 후보와는 통화가 안돼 문자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이러한 문 후보의 화합 행보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후보가 누구보다 정권교체와 민주당의 단합을 원하지만, 민주당 내 지도부의 손을 놓치는 못할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 쇄신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는 안 전 원장과의 단일화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 전 원장이 장고 끝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막판에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안 전 원장은 지난 19일 대선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야권연대와 관련한 질문에 "현재 단일화 논의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과 "그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단일화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의 지도부 쇄신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비문 진영과 회동 추진
쇄신 성패에 당락 좌우

민주당의 쇄신과 세력결집은 문 후보가 대선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보인다. 이것에 실패하면 안 전 원장의 지지를 받는 것이 불가능해 질뿐만 아니라, 단일화 과정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과 반성을 이끌어내고 당내 화합을 이룬다면 안 전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수월해지고,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로선 박 후보의 '꼬리 자르기'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한 적극적인 쇄신의지를 보여 민주당의 묵은 때를 닦아내고 갈등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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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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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