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짠내투어 ②신안 퍼플섬

바다 위를 걸어 보랏빛 섬 여행

한 번에 섬 3곳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이색 명소가 있다. 마을 지붕부터 도로, 휴지통, 식당 그릇까지 보랏빛 일색인 전남 신안군 퍼플섬이다. 퍼플섬은 안좌도 부속 섬인 반월도와 박지도를 통틀어 부르는 명칭이다. 보라색 옷이나 신발, 모자 등을 착용하면 입장료(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1000원)가 면제된다.

전남 신안군은 섬 천국이다. 유인도와 무인도 합쳐서 1000개가 넘는다. 흑산도나 홍도처럼 잘 알려진 곳도 있지만, 이름조차 처음 듣는 섬이 대부분이다. 반월도와 박지도 역시 미지의 섬이었으나, 퍼플섬으로 단장한 뒤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지난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세계 최우수 관광 마을’에 들었고, 같은 해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의 별’ 본상을 받았다.

퍼플섬

안좌도와 반월도, 박지도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보라색 해상보행교로 이어진다. 안좌-반월 간 문브릿지 380m, 반월-박지 간 퍼플교 915m, 박지-안좌 간 퍼플교 547m다. 섬 관광을 생략하고 보행교만 따라 걸어도 족히 30분은 걸린다. 문브릿지는 배가 지날 때 부잔교가 열리는 전천후 교량이다.

퍼플교는 평생 박지도에 산 김매금 할머니의 ‘걸어서 섬을 건너고 싶다’는 소망에서 시작됐다. 안좌도에서 배를 타고 드나들던 섬에 2007년 처음 다리가 생겼다. 그 뒤 반월·박지도에 많이 나는 도라지와 꿀풀 꽃, 콜라비가 보라색이라는 점에 착안해 두 섬을 퍼플섬으로 만들기로 하고, 이때 다리를 보라색으로 단장했다. 퍼플교라는 예쁜 이름도 얻었다.

매표소는 2곳, 반월매표소와 박지매표소다. 어느 섬에 먼저 가도 상관없지만, 대개 반월도로 들어가 박지도를 거쳐 나온다. 문브릿지로 향하는 매표소 옆에 미디어 아트 쇼를 상영하는 복합 문화 창고 ‘퍼플박스’가 있다. 신안 앞바다 해저 유물 이야기, 고흐와 고갱, 클림트 등의 작품이 20×10m 초대형 공간에 펼쳐진다. 입장료 7000원이 아깝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바다 위를 걷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낭만적이다. 제대로 즐기려면 만조에 맞춰 가는 것이 좋다. 푸른 하늘과 바다, 보라색 섬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다면 더욱 그렇다. 간조에는 찰랑이는 물결 대신 너른 갯벌을 만난다.

섬에 아기자기한 포토 존이 여러 곳이다. 반월도에서 박지도로 건너가는 퍼플교 앞 조형물이 특히 인기다. 예쁜 반달 위에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가 나란히 앉아 박지도를 바라보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다리쉼하기 좋은 ‘반월도카페’가 퍼플교 앞에 자리 잡았다.

걸어서 섬을 건너고 싶다는 소망에서 시작
신안군 1004개의 섬에서 착안한 천사대교

여유가 있다면 해안을 따라 걸어보자. 반월도에 5.7㎞, 박지도에 4.2㎞ 해안일주도로가 있다. 걷기 부담스러우면 전동카트를 이용한다. 박지도 퍼플교 앞에서 4인승 전동카트를 2만원(30분)에 대여한다. 반월도에서는 1인당 3000원으로 전동카트 섬 일주가 가능하다.

반월·박지도를 여행할 때 보라색 아이템이 필수다. 보라색 옷이나 신발, 모자를 착용하거나 우산(양산)을 소지하면 무료로 입장한다(양말, 스카프, 안경 등 액세서리는 2인 이상 착용 시 무료). 매표소 옆 기념품점에서 구입해도 된다. 섬은 상시 개방하며, 박지마을호텔과 식당에서 숙박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해가 진 뒤 보라색 조명을 밝힌 퍼플교도 아름답다. 반월·박지도의 본섬인 안좌도는 한국 추상미술 1세대 김환기 화백의 고향이다. 그의 생가가 읍동리에 있다. 2007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으며, 무료로 개방한다. 읍동선착장에 김환기 작품을 본뜬 벽화와 대표작 ‘사슴’을 모티프로 한 조형물이 눈에 띈다.

반월·박지도에 가려면 여러 섬을 거쳐야 한다. 목포나 무안에서 신안군청이 있는 압해도로 들어가 천사대교를 건넌 뒤, 암태도와 팔금도, 안좌도를 지난다. 섬끼리 연륙교와 연도교로 연결돼 반월·박지도매표소까지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천사대교는 바다 위 교량만 7.2㎞에 달하는 신안 명물이다.


천사대교라는 이름은 신안군에 1004개 섬이 있는 데서 착안했다. 압해도 천사대교전망대와 암태도 오도선착장이 조망 명소다.

암태도로 건너가기 전 천사섬분재공원에 들러보자.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압해도 송공산 기슭에 조성한 생태 예술 공원이다. 분재원과 야생화원, 초화원, 애기동백숲길을 거닐고, 저녁노을미술관 전시를 관람한 뒤 북카페에서 바다를 조망하며 차와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암태도 기동삼거리 벽화도 지나치기 아쉬운 포토 존이다. 집주인 노부부의 머리카락을 동백나무로 표현한 벽화가 담장 안에 자라는 동백나무와 맞물려 볼수록 재미있다. 기동삼거리 벽화를 마주 보고 우회전하면 자은도, 좌회전하면 팔금도와 안좌도, 반월·박지도로 간다.

자은도는 아름다운 해변이 많기로 유명하다. 최근 대규모 리조트가 개장한 백길해변, 울창한 솔숲이 장관인 분계해변, 퍼플교에 이은 명물 무한의다리가 있는 둔장해변이 인기다. 양산해변에는 해양 복합 문화단지 ‘1004뮤지엄파크’가 들어섰다. 국내 최대 수석미술관과 수석정원, 세계조개박물관, 바다휴양숲공원 등 특색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시티투어버스

신안시티투어버스가 매주 토·일요일 목포역과 광주송정역에서 퍼플섬까지 운행한다. 목포역과 광주송정역에서 각각 오전 10시30분, 10시에 출발해 오후 7시쯤 돌아온다. 요금은 어른 기준 목포역 출발 1만5000원, 광주송정역 출발 2만원이다(관광지 입장료·식비 별도). 천사섬분재공원, 천사대교(오도항), 암태도 기동삼거리 벽화 등 주요 장소를 거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천사섬분재공원→천사대교→암태도 기동삼거리 벽화→신안 김환기 고택→퍼플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천사섬분재공원→천사대교→암태도 기동삼거리 벽화→신안 김환기 고택→퍼플섬 
-둘째 날: 무한의다리→1004뮤지엄파크→분계해변→백길해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신안군 문화관광 https://tour.shinan.go.kr
-신안군관광협의회 www .shinantour.kr
-반월·박지도 http://반월박지도.com
-천사섬분재공원 https://shinan-bjpark.or.kr
-바다타임닷컴(물때표) www.badatime.com

문의 전화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061)240-8980
-신안군관광협의회 061) 262-3003
-안좌면사무소 061)240-3901
-반월매표소 061)271-7575
-천사섬분재공원 061)240-8778
-1004뮤지엄파크 070-4272-5611
-신안시티투어버스 061)285-2853(목포역 출발) 010-6717-5789(광주송정역 출발)

대중교통
[버스] 서울-목포,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2회(06:00~23:55) 운행, 약 3시간50분 소요. 목포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2004번 신안 군내버스 이용, 안좌면 탑마트(읍동) 정류장에서 안좌도 농어촌버스 환승, 두리(퍼플교) 정류장 하차.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목포종합버스터미널 1544-6886, www.usquare.co.kr/kor/terminal/mokpo.do 신안군청 교통지원과 061)240-8167 [기차] 용산역-목포역, KTX 하루 19회(05:10~21:21)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서울역-목포역, KTX 하루 7회(06:24~19:36)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목포역 정류장에서 1번·2번 일반버스나 200번 좌석버스 등 이용, 목포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2004번 신안 군내버스 환승, 안좌면 탑마트(읍동) 정류장에서 안좌도 농어촌버스 환승, 두리(퍼플교) 정류장 하차.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신안군청 교통지원과 061)240-8167


자가운전
무안광주고속도로 북무안 IC→압해로 송공리선착장 방면→천사대교→암태면사무소·자은 방면→박달로→중부로→안좌남부길 마명리·소곡리·구대리 방면→소곡두리길 반월·두리 방면→퍼플섬 주차장

숙박 정보 
-박지마을호텔: 안좌면 박지도길, 061)262-3003(신안군관광협의회)
-천사바다펜션(1004펜션): 암태면 진작지길, 010-7654-5107, https://1004place.modoo.at
-남강하하펜션: 암태면 중부로, 010-4934-3308, https://hahalodge.modoo.at
-해피하우스펜션: 안좌면 중부로, 010-5413-0474, https://blog.naver.com/cyy0474
-라마다프라자호텔&씨원리조트 자은도: 자은면 자은서부1길, 061)988-8888, www.class-one.co.kr

식당 정보
-박지마을식당: 전복죽·제육볶음·낙지연포탕·갈치조림, 안좌면 박지도길, 061)262-3003(신안군관광협의회)
-진번칼국수(바지락칼국수·전복칼국수·낙지칼국수): 안좌면 소곡두리길, 061)275-6089
-하나로식당(병어조림·백반): 암태면 장단고길, 061)271-3400
-샨샤(짜장면·짬뽕·탕수육): 암태면 장단고길, 061)271-2199
-신바다횟집(회·낙지탕탕이·낙지연포탕): 압해읍 압해로, 061)271-1270

주변 볼거리
세계화석광물박물관, 오도선착장·요트계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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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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