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면서, 짜증내면서도 보는 ‘막장드라마’ <매력>

‘막’ 나갈수록 ‘막’ 본다?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인공 장서희가 입고 나온 옷이 ‘완판’ 되고 드라마 내용을 패러디한 UCC가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드라마가 방영될 때면 동네 슈퍼는 개점휴업이다. 이쯤 되면 가히 신드롬 수준이다. 요즘 안방극장은 ‘막장드라마’가 대세다. 욕하면서도 보고, 짜증내면서도 빠져든다. 2009년에도 ‘막장드라마’의 인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에서는 최고의 ‘막장드라마’를 뽑는 투표까지 진행했을 정도다. 막 나가서 막 보게 된다는 ‘막장드라마’. 그 묘한 매력을 분석해 보았다.


‘막장드라마’에는 몇 가지 공식이 있다. 첫 번째 공식은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아내의 유혹>은 그 설정부터 ‘막장’ 소리를 들을 만하다. 남편과 친구의 배신으로 만신창이가 됐던 여자가 죽음을 딛고 변신에 성공해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장서희는 <아내의 유혹> 제작발표회에서 “솔직히 오랜만에 컴백하는 거라서 그냥 잔잔한 거는 피했다. 너무 잔잔한 느낌은 각인이 안 될 거 같아서 뭔가 비트 있는 역할을 원했다”고 밝혔다.

장서희의 기대대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제대로 각인된 <아내의 유혹>은 현재 4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막장드라마의 양대 산맥이었던 <조강지처클럽>과 <흔들리지 마> 역시 비현실적이고 억지스러운 설정 때문에 비난을 받기도 했다.
두 번째 공식은 꼬일수록 재미있고 비틀수록 흥미롭다는 등장인물들의 인연이다. ‘출생의 비밀’이 여기에 속한다. 이유를 불문하고 주인공은 부모 중 한 사람으로부터 버림받거나 모종의 음모에 의해 양부모 밑에서 성장해야 한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에덴의 동쪽>이 대표적인 예다.
<에덴의 동쪽>에 출연중인 조민기는 “교과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몹쓸 소재겠지만 시청자 여러분들이 그 소재만을 볼 게 아니라 그 소재에 인물들이 반응하는 그런 것들에 더 귀 기울여서, 그런 차이들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에 덧붙여 여자 주인공의 억지스러운 임신이라는 몹쓸 소재까지 가세해 <에덴의 동쪽>은 <에덴의 막장>이라는 별명까지 얻고 말았다.
‘막장드라마’ 뽑기 투표를 통해 최고의 막장으로 등극한 <너는 내 운명>도 주인공이 입양된 후, 꼬인 관계도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너는 내 운명>에 출연한 윤아는 드라마 시작 전 인터뷰에서 “사고로 잃은 두 눈을 각막이식 수술 받아 더 밝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캐릭터를 맡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너는 내 운명>은 내용면에서 시청자들을 그다지 배려해주지 못했다. 특히 드라마 후반, 주인공 새벽이의 시어머니와 친어머니가 모두 백혈병에 걸리고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새벽이의 골수와 일치하는 설정 때문에 <너는 내 골수>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세 번째 공식은 잔인할 정도로 독한 내용을 담는다.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꽃보다 남자>에는 자살, 왕따, 강간 등 치명적인 소재들을 담고 있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대한민국 상위 0.1%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너무나도 호화로운 상류층의 생활이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어이없는 설정의 퍼레이드… 억지스러운 설정에 비난받기도
꼬일 대로 꼬여버린 등장인물 관계도… 비틀수록 흥미롭다?
강하게! 독하게! 잔인하게!…  자살·강간·왕따 등
‘막장드라마’는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중독성 심해

독한 내용이라고 하면 명품막장으로 손꼽히는 <아내의 유혹>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변우민이 맡은 정교빈 역의 경우, 아내의 친구와 불륜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아내를 바다에 던지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 비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남자는 능력 있는 집안의 자제이며 여자는 자수성가한 전문직이어야 한다’는 점. 극중 남자 주인공들의 조직 내 직함은 대부분 ‘실장님’인 경우가 많다. 단 자력 승진이 아닌 입사할 때부터 ‘실장님’이어야 한다.
반면 여자 주인공은 외로워도 슬퍼도 절대 울지 않는 ‘캔디형’이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타고난 능력과 미모로 고속 출세하거나 임자 있는 남자를 빼앗곤 한다.
이밖에 못된 시어머니와 시누이. 여자 주인공을 묵묵히 곁에서 돕는 ‘키다리 아저씨’도 필수다. 이 같은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 권선징악의 통쾌한 복수극으로 결말을 마무리한다. 대부분 악인의 비참한 최후로 끝을 맺고 가끔씩은 귀신이 등장하기도 한다.
드라마의 가장 큰 무기는 ‘중독성’이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결말이 궁금해서라도 계속 시청하게 된다. ‘막장드라마’는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중독성이 월등히 심하다. 자극적인 인공 조미료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사찰 음식을 먹게 되면 심심함을 호소하고 몰래 인공 조미료를 다시 찾게 되는 이치다.
욕하면서도 방송 시간이면 자신도 모르게 리모컨에 손이 가는 증세가 발견되곤 한다. 캐릭터와 설정은 비록 ‘막장’이지만 폐부를 찌르는 것처럼 날카로운 대사는 ‘막장드라마’의 또 다른 중독 포인트다.

한 방송관계자는 “아마도 답답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이 ‘막장드라마’를 통해 속이 뻥 뚫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막장드라마’의 인기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다면 ‘막장드라마’의 시초는 언제부터일까.
많은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의 원조로 2002년부터 1년 동안 방송됐던 임성한 작가의 <인어아가씨>를 꼽는다. 장서희 주연의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는 한 방송작가가 엄마의 복수를 위해 배다른 여동생의 연인을 빼앗는다는 내용으로 방송 당시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찬반양론이 분분했다.
 <인어아가씨>로 재미를 본 임 작가는 SBS 주말극장 <하늘이시여>로 다시 한 번 ‘막장드라마’의 신천지를 개척한다. 어머니가 친딸을 새로 결혼한 남편의 아들과 결혼시킨다는 줄거리로 자매가 형제와 동시에 결혼한다는 내용의 출세작 <보고 또 보고>와 더불어 가족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SBS <조강지처 클럽>도 <인어아가씨>와 <하늘이시여>에 대적할 만한 ‘막장드라마’의 대표작이다. 불륜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등장인물들에 시청자들은 욕을 퍼부어대면서도 빠져들기 일쑤였으며 특히 안내상이 연기한 한원수는 ‘찌질남’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을 만큼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주부 시청자 A씨가 말하는 드라마 <아내의 유혹>
“식혀 먹을수록 맛있는 음식 같은 게 복수”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은 구은재(장서희)가 절친한 친구 신애리(김서형)와 바람난 남편 정교빈(변우민)에게 버림받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구은재가 능력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민소희로 변신해 신애리에게 복수를 시작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늘 당하기만 하던 은재가 통쾌하게 한방을 먹이고 악에 받친 애리가 패악을 부리는 내용이 백미.
<아내의 유혹>의 열혈팬을 자처하는 주부 시청자 A씨는 드라마를 즐겨 보는 이유에 대해 “복수는 식혀서 먹을수록 맛있는 음식과 같다고 하잖아요”라는 재미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여주인공이 남편의 목줄을 조금씩 죄어가며 복수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하다는 얘기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아내의 유혹>에 쉽게 유혹되는 이유는 여주인공의 가슴에 사무친 복수에 대한 집념. 그것도 아슬아슬하게 애간장을 태우며 천천히 진행되는 짜릿한 복수 때문이다.
실제 <아내의 유혹>의 시청률이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한 시점을 살펴보면 여주인공 구은재가 남편인 정교빈에 대한 복수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아떨어진다.
‘막장드라마’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아내의 유혹>에는 선한 인물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서로 속고 속이면서 틈만 나면 뒤통수를 친다. 때문에 출연진 모두가 눈을 부라리고 악을 쓴다.
A씨는 “장서희의 깡 있는 악녀 연기가 드라마 <인어아가씨>의 아리영을 뛰어넘는다. 또 김서형의 이글거리는 눈빛과 씰룩거리는 입술 모양이 예술이다. 악녀를 어찌나 실감나게 연기하는지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든다”고 매력을 분석했다.
일일 드라마임에도 회당 에피소드가 3~4개씩 쏟아지는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을 TV앞에 앉히고 있다. 통속적인 내용이라는 비판에도 빠져들어 볼 수밖에 없다. 두 여자의 얽히고설킨 악녀 연기에 힘입어 뒤에 방송되는 <8 뉴스>까지 덩달아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
A씨는 “요즘 <아내의 유혹>을 하루라도 놓치면 아줌마들 대화에 끼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막장 드라마는 주부들이 고민과 스트레스를 함께 나누는 대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한다. 고부간의 갈등이나 남편의 외도 등 드라마의 주요 소재들이 모두 평범한 주부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고민들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일화들을 허구가 아니라 자신들과 처지가 비슷한 이웃 동네의 주부들이 겪는 얘기로 받아들이면서 더욱 깊게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소재만 자극적이라고 무조건 인기를 끌 수 있는 건 아니다.
막장 소재들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는 연출력과 연기력도 무시할 수 없는 인기 비결 중 하나다.
A씨는 “<아내의 유혹>의 경우 소재는 뻔하고 통속적이지만 사건의 전개가 매우 빠르고 매회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드는 엔딩 때문에 다음회를 꼭 보게 된다”고 말했다.
악녀 신드롬에 대해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인간은 누구나 선과 악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악한 감정을 표출할 기회는 없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악한 본성을 시원하게 드러내는 악녀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누린다. 또 어려운 경제 상황에 억눌린 감정을 폭발시킬 곳이 없는데 극단적이고 악한 캐릭터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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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