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우영우 신드롬’ 박은빈

아역 출신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명품 배우’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상당하다. ‘우영우’를 연기하는 배우 박은빈의 매력도 한몫했다. 박은빈은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변호사 역할을 디테일을 살려 현실감 있게 표현하면서 사랑스러움을 담아냈다. 시청자들은 그런 우영우를 보며 “귀엽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로 캐릭터를 ‘추앙’한다. 국내 드라마 중에서 자폐장애가 있는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은 <굿 닥터> 정도였으나 <우영우>만큼 인기가 크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장애가 있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증인>을 쓴 문지원 작가와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연출한 유인식 PD가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이다. 이들은 박은빈을 섭외하기 위해 1년을 기다렸고 “대본을 받고선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면(연기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거절했다”는 박은빈은 그 기대에 부응했다.

장애 변호사
역할로 활약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동시에 가진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가 다양한 사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해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우영우라는 인물을 장애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늘 당당하게 밝힌다. 한바다에 처음 입사한 날 우영우는 상사에게 분실된 이력서 뒷장의 내용이라며 “특이사항 자폐스펙트럼장애”라고 밝힌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상황이 오자 “사정이 딱하다는 걸 보여주는 데는 장애만한 게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갖고 있고요”라며 변론을 맡는다.

장애를 숨겨야 하고 부끄러운 것이라고 그리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청자들도 불편하지 않게 바라보게 된다. 게다가 우영우는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모습으로 사랑스러움을 뿜어낸다. 좋아하는 고래 이야기가 나오면 신이 나서 쉴 새 없이 고래에 관한 지식을 읊어대고, 김밥집에서 게살김밥을 서빙하며 사실 게살이 들어가지 않으니 게살맛김밥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하는 엉뚱함으로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영우가 고래 이야기를 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CG(컴퓨터 그래픽)는 환상 조합을 이루며 우영우의 귀여움을 배가한다. 엉뚱하고 솔직한 우영우의 매력은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우영우가 가진 하나의 성질일 뿐 전부가 아니라고 시청자들을 일깨운다.

공희정 평론가는 “드라마는 자폐를 다양성의 하나로 다룬다”며 “세상은 여러 요소로 구성되는데 우리는 보통 다수의 선택을 보지만, 드라마는 우영우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장애와 차이를 넘어 다양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장애를 가볍게 다루는 것은 아니다. 걸음걸이, 말투, 시선 등 남들과는 다른 우영우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의 태도와 사회적 편견을 에피소드마다 조금씩 드러내면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80년 전만 해도 자폐는 살 가치가 없는 병이었습니다. 지금도 의대생이 죽고 자폐인이 살면 국가적 손실이라는 글에 수백명이 ‘좋아요’를 누릅니다. 그게 우리가 짊어진 이 장애의 무게입니다.”

자폐인 동생이 의대생 형을 죽인 것으로 오해받은 사건을 맡은 우영우는 나치가 정신질환자를 살 가치가 없는 인간으로 분류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한다. 자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처음 연기하는 자폐스펙트럼
“교수 찾아가 직접 공부·연구”

또 한바다의 송무팀 직원 이준호(강태오 분)는 우영우와 함께 걸어가다 장애인 봉사활동을 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법정에서 우영우와 대치하던 검사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그저 ‘심신미약 환자’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버리기도 한다.


드라마가 사랑받는 이유는 이런 현실을 지적하고, 직설적으로 ‘이건 잘못됐다’고 분명하게 말하며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이준호는 우영우를 봉사 대상으로 본 지인의 행동을 사과하는 문자를 보내며, 처음에는 지인의 ‘실수’라고 했다가 곧 ‘잘못’이라고 고쳐 쓴다.

자폐가 있는 변호사를 어떻게 가르치냐며 질색하던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강기영 분)은 “보통 변호사들한테도 어려운 일이에요”라고 말한 직후 “보통 사람이라는 말은 좀 실례인 것 같다”며 우영우에게 사과한다.

권선징악을 실현하는 휴먼 법정극과 빌런(악당) 없는 착한 캐릭터 중심의 ‘순한 맛’ 전개도 드라마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드라마는 충격적이거나 자극적인 사건보다는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사건들을 다룬다. 우영우는 예상치 못한 관점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통쾌함을 안긴다.

정략 결혼식을 하던 중 웨딩드레스가 벗겨져 파혼 위기에 처한 신부는 사실 여자를 좋아한다는 성 정체성을 밝히며 자유를 찾고, 유산에 욕심을 부리던 삼형제의 장남과 차남은 뻔뻔하게 굴다가 결국은 막내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법정드라마는 극악까지 왔다고 할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나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일상의 문제들을 다룬다”며 “그러면서 결국은 ‘선이 이긴다’고 느끼게 해주는데, 이런 면이 기존의 센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준다”고 말했다.

착한 캐릭터들이 소소하게 만들어내는 유쾌한 웃음도 극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정명석은 겉보기에는 무관심해 보여도 우영우가 장애 때문에 차별받지 않도록 뒤에서 울타리가 되어준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오피스 파파’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우영우와 로스쿨 동기인 신입 변호사 최수연(하윤경)은 우영우를 질투하면서도 회전문에 껴 곤란한 우영우를 차마 못 본 척 지나치지 못한다.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하던 우영우를 도와준 친구 동그라미(주현영), 우영우의 고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주는 이준호, 김밥집을 운영하며 우영우를 홀로 키운 아버지 우광호(전배수)도 우영우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따뜻한 감성을 전한다.

박은빈은 드라마 시작 전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장애인에 대해)선입견을 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한다기보다는 영우의 진심을 내가 제일 먼저 알아봐주고, 진심을 더 해서 보시는 분들이 영우의 마음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인물을 따라 하는 게 부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해, 다른 작품을 참고하지는 않았다. (장애를 가진)인물들을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게 될까 봐, (그들에 대해)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게 될까 봐, 신중하게 생각했다”며 “자폐에 대한 자문을 구하려고 (자폐 스펙트럼 전문가인)교수님을 만나 뵙고 (자폐에 대한)특성들을 들었고, 그 적정선을 찾아 우영우를 연기했다”고 언급했다.

캐릭터 직접
분석·연구

박은빈의 캐릭터 분석력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영우>는 자폐장애인의 관계성에 주목한다. 자폐장애를 드러내는 특성을 더 디테일하게 드라마에 녹여냈다. 우영우가 주변 소음에 예민해 지하철을 탈 때 헤드폰을 쓴다든가, 다른 이가 자신을 안을 때 쭈뼛해 한다든가, 침대에 인형을 두는 식이다.


또한 “자폐스펙트럼 증상의 종류와 범위가 다양하다”거나 “반향어(상대방의 말에 대답하지 못하고 그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이들의 특성”이라는 대사를 통해 장애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통해 자폐장애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고, 드라마 밖에서 이런 장애를 가진 이들을 볼 때 ‘불편한 시선’을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박은빈은 긴 대사를 또렷한 발음으로 제대로 전달하는 것에 특히 신경썼다고 한다. 드라마가 시작됐을 때, 시청자들은 박은빈의 발음에 주목했다. “저 많은 대사를 어쩜 저렇게 귀에 쏙쏙 들어오게 또박또박 말할 수가 있지?”

박은빈은 1998년 <백야 3.98>로 데뷔한 뒤 여러 장르를 소화했다. 그것이 기반이 되어 연기력으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 JTBC <청춘시대> 이전까지는 순수하고 단아한 이미지였다면, <청춘시대> 이후부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2019년 SBS <스토브리그>에 이어 지난해 <연모>의 남장 여자까지 매번 늘 새로운 박은빈이 탄생했다. 그는 오래전 “좀 더 다이내믹한 삶을 살기 위해 평소 나 자신과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선택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의지가 오늘의 우영우 그리고 박은빈을 만들었다.

그의 지난 작품들을 훑어보며 우영우 탄생 과정을 짐작해보자. 이른바 박은빈 연대기다.

박은빈의 작품 외에 그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중요한 키워드가 있다. 박은빈은 TV 광고와 개그 프로그램, 그리고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했고,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지금까지 돌아다닌다.


초등학교 시절 어린이 모델 활동을 할 때인 2002년 <개그콘서트> 코너에 출연했다. 아마 지금 “어머, 그 애”하며 무릎을 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도와줘요 수다맨~”을 외치던 바로 그 아이다. 당시 수다맨 강성범과 출연하던 김지혜를 대신해 3개월 정도 방송에 출연했다.

원래는 1회 출연이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제작진이 한 번 더, 한 번 더 하던 것이 석달 출연으로 이어졌다. 배우 데뷔 이후인 2005년 출연했던 TV 광고가 화제를 모으면서 얼굴이 많이 알려졌다. 박은빈 말로는 그때 처음으로 온라인 팬카페가 생겼다고 한다.

그저 모든 것이 부끄럽고 민망했겠지만, 이 광고를 시작으로 그의 팬이 늘어났다. SBS <순풍산부인과> 620화에서 정배(이태리 분)가 좋아하는 아이로 등장하기도 했다.

박은빈은 2008년 9월 방영한 <그것이 알고 싶다> ‘아역배우, 누구를 위한 꿈인가?’편에 등장했다. 공부와 연기활동을 병행하는 학생으로 출연해 제작진과 짧은 인터뷰를 했다.

어린이 모델로
아역의 재발견

박은빈은 당시 인터뷰에서 “공부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한쪽은 좀 소홀히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아직은 그렇게 포기하고 싶진 않다. (공부와 연기)둘 다 일단 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 영상은 박은빈이 <청춘시대>로 아역 이미지에서 벗어나면서 다시 소환됐다.

박은빈은 5살 때 백화점 브랜드 모델로 데뷔해 1998년 <백야 3.98>로 연기를 시작했다. 올해로 데뷔 20년도 훌쩍 넘었다. 시작은 엄마와 함께 문화센터에서 ‘발표력 향상’ 같은 수업을 들으면서다. 연기공부를 하면 좀 더 사실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엄마가 연기학원에 등록시켰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끼가 다분했나 보다. 수개월이 지나서 그만 다니자는 엄마의 말에 박은빈은 “노(NO)”를 했다고 한다. 연기학원에 가는 날이 늘 기다려지곤 했단다.

그는 데뷔 이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다. 한 드라마 감독이 말하기를 당시에는 연기 잘하는 아역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기 때문에 아역 역할은 특정 몇 명에게 섭외가 갔는데 그중 한 명이 박은빈이다.

박은빈은 유독 어린 시절에 다양한 사극에 출연했는데 사극은 성인 배우들도 어려워하는 장르다. 발음도 어렵고 여러 선생님과 함께 연기하는 것 자체가 압박감을 준다. 박은빈은 사극이 좋다고 한다. 사극은 생각하면서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정숙하고 고요한 느낌이 좋다고 한다.

차분한 성격에 잘 맞아서일까. <우영우>에서 화제가 되는 긴 대사를 똑 부러지게 발음하는 것도 어릴 때부터 현장에서 배우고 노력해온 것이 쌓였기 때문일 것이다.

박은빈이 어릴 때 데뷔해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기 때문에 재미있는 상황도 종종 엿보인다. 함께 활동하는 선배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거나, 그가 꼬마일 때 아빠로 나온 배우와 지금 함께 활동하고 있는 모습 등이다. 박은빈은 SBS 드라마 <유리화>에서 김하늘 어린 시절을, <부활>에서는 한지민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박은빈이 ‘꼬꼬마’ 시절 데뷔작이었던 <백야 3.98>에서는 박상원, 이병헌, 심은하가 나오기도 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몇 작품을 소개한다.

아역으로 시작한 배우들이 어른이 되어 이른바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아역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박은빈도 그랬다. 누군가의 아내 역할을 맡기도 했고, 사랑에 빠진 여인, 며느리 역할도 했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연기자로서 어린 시절 얼굴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센 드라마 아닌 부드러운 연기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된다”

그러나 박은빈은 꾸준히 도전하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나갔다. 분기점은 <청춘시대>였다. 19금 이야기를 하고, 왈가닥 성격을 내보이는 등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박은빈을 보여줬다. ‘본캐’ 성격과도 닮지 않아서 연기가 어색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여자 신동엽’이라고 불릴 정도였던 송지원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배우로서 자신의 방향성을 다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찾아가며, 지금 ‘박은빈의 청춘시대’를 열었다.

허준 일대기 다룬 사극 MBC 드라마 <허준>에서 박은빈은 다희 역할을 맡았다. 누군가의 아내 역할이라는 게 어색하기도 했지만,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서서히 성인 역할에 발을 디뎠다.

박은빈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며 성인 연기자로 확실하게 못 박은 작품이다. 여자 대학생 5명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전까지 박은빈은 단아하고 조용한 이미지였다면, 이 작품에서는 19금 이야기도 거침없이 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전까지 그의 연기를 봐온 많은 이를 깜짝 놀라게 한 작품이다. <청춘시대>에서 박은빈을 처음 알게 된 이들은 그가 MBTI 성격유형 중 외향적 성격을 뜻하는 ‘E’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우영우>의 변호사 역할 이전에는 판사 박은빈이 있었다. SBS <이판사판>에서 그는 세속적인 욕망으로 성공한 판사가 되고 싶어 했으나, 실종된 정의를 찾아가는 인물을 맡았다. 판사 역할을 한 덕분에 변호사 역할도 어색하지 않은 걸까. 오랜 세월 쌓아온 박은빈의 연기 내공이 폭발하기 시작한 작품이다.

<청춘시대>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며 이전과 다른 박은빈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면 <스토브리그>에서는 그 다름이 완벽해졌다고 할까. 남자들의 세계인 야구 구단 운영팀에서 유일한 여성 운영팀장이자 최연소 운영팀장의 자리에 오른 당찬 인물을 소화해냈다. 박은빈의 ‘인생 캐릭터’라고 부르는 이가 많다.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과거보다 성숙한 단아함을 보여준 작품이다. 30대를 앞둔 스물아홉의 클래식 음악 학생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그린 클래식 멜로 드라마로 박은빈의 노력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극 중 바이올리니스트를 맡았는데, 프로페셔널 연주자에게도 만만치 않은 기교가 요구되는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한 악장을 대역 없이 연주해 클래식 업계 종사자가 드라마 리뷰 영상을 올려 응원하기도 했다.

내공 폭발
다음 작품은?

<연모>는 버려진 여자아이가 세손이자 쌍둥이 오라비의 죽음으로 남장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궁중 로맨스 작품이다. 박은빈은 배우가 된 이후 처음으로 남장 여자 캐릭터를 연기했다. 박은빈의 큰 눈이 제대로 일을 낸 작품이기도 하다. 눈빛으로 여러 말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줬다. 다양한 액션, 정치, 로맨스 등 여자이지만 남성의 입장으로 표현해야 하는 꽤 어려운 역할들을 잘 소화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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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