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동반 여행 ④의성 펫월드

반려견과 반려인을 위한 특별한 피서지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주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이다. 경북 의성군 단북면에 있는 의성펫월드는 반려견을 키우는 ‘엄마’의 마음에 흡족한 곳이다. 반려견은 목줄 없이 잔디 위를 신나게 뛰어다니고, 물을 시원하게 가르며 수영을 즐긴다. 재미있는 장애물 놀이에 도전하고 유기농 농산물로 만든 간식도 맛본다. 놀다 보면 하루가 짧다. 펫월드가 ‘반려견의 천국’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반려동물 테마파크 의성펫월드는 축구장 약 6개 면적에 가까운 4만1172㎡(약 1만2450평)에 반려견을 위한 놀이터와 수영장, 카페, 쉼터, 캠핑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2020년 6월 개장한 뒤 입소문이 퍼져, 오토캠핑장은 주말 예약이 힘들 정도로 인기다. 반려견을 키우는 동호인의 모임 장소로도 사랑받는다.

다양한 시설

펫월드에서 눈길을 끄는 시설은 반려견 전용 수영장 ‘도그풀’이다. 넓이 250㎡로 반려견이 마음껏 수영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일반 수영장과 비슷한 수질을 유지한다. 펫월드 운영자는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물이다. 안심하고 수영할 수 있도록 수시로 상태를 점검한다”고 말한다. 수영을 무서워하는 강아지를 위해 구명조끼도 비치했다. 반려견이 수영한 뒤에는 목욕실에서 씻길 수 있다.

수영장 옆에는 뛰놀기 좋은 실내독런장이 있다. ‘강아지가 달리다(dog run)’라는 뜻으로, 이름은 실내지만 실외에 자외선 차단막과 울타리를 설치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허들과 시소, 터널, 위브 폴 등 어질리티(장애물 놀이) 시설이 있다. 에너지 넘치는 반려견에게 잘 어울리는 어질리티는 반려견이 장애물을 재빠르게 넘어가는 스포츠로, 반려견과 반려인이 함께 달리며 소통하는 즐거움을 준다.

어질리티에 익숙지 않은 반려견을 위해 펫월드에서 기르는 훈련견이 시범을 보이기도 한다. 펫월드에는 파도와 하니, 독도 등 훈련견 세 마리가 있다. 웰시코기인 파도는 장애물선수권대회에서 입상한 실력을 자랑한다. 장애물을 힘차게 넘고 장대 사이를 지그재그로 빠져나간다. 양몰이를 하는 개로 유명한 보더콜리인 하니는 프리스비 전문이다. 원반을 던지면 힘껏 뛰어가 잡아챈다. 프리스비를 하기에는 중앙광장이 적당하다. 중앙광장과 실외독런장에 천연 잔디를 깔아 반려견이 뛰어놀 때 충격을 줄여준다.


중앙광장 옆에 어린이놀이터가 있다. 미끄럼틀과 시소 등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지만, 강아지도 어울려 놀 수 있다. 놀이터 옆으로 저수지를 끼고 덱을 설치해 반려견과 산책하기 좋다. 산책로를 따라 강아지 조형물과 설명이 있어, 걸으면서 여러 견종에 대한 정보도 얻는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 존에서 반려견과 추억을 남겨보자.

‘내 반려견만을 위한 공간’을 찾는 이를 위한 곳도 있다. 쉼터와 오토캠핑장은 개별 울타리를 설치해 반려견을 마음 놓고 풀어둘 수 있다. 쉼터는 그늘막이 있는 소형, 방갈로가 추가된 대형으로 나뉜다. 두 곳 모두 바비큐 그릴이 있어, 먹거리를 가져와 피크닉을 하는 이도 적지 않다. 오토캠핑장은 다른 이에게 피해를 줄까 염려하지 않고 반려견과 편안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반려견을 위한 서비스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펫카페에서 애견용 종합 영양제와 유기농 농산물로 만든 간식을 판매한다. 기념일을 맞은 애견을 위한 파티 공간도 꾸몄다. 반려인이 요청할 경우, 전문 훈련사가 무료로 반려견 행동 교정을 해준다. 이외에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치유 프로그램, 주민 대상 펫티켓 강좌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반려견과 반려인이 함께 즐기며 소통
훈련견과 안전하게 어울리는 공간

펫월드는 동물 등록을 한 반려견만 입장할 수 있으며, 안전을 위해 대형견과 중·소형견이 이용할 날을 구분했다. 대형견은 셋째 주중과 주말, 중·소형견은 나머지 주중과 주말에 입장한다(입장 가능 견종 홈페이지 확인).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휴관)이며, 입장료는 어른·청소년 5000원, 어린이 3000원, 대형견 5000원, 중·소형견 3000원이다. 수영장 사용료는 별도(어른·청소년 5000원, 어린이 3000원, 대형견 3만 원, 중·소형견 1만5000원)이며, 쉼터와 오토캠핑장은 이용 시 예약이 필수다.

펫월드에서 뛰어논 뒤에는 의성의 대표 여름 관광지 빙계계곡으로 향한다. 여름에 얼음이 어는 빙혈과 겨울에 더운 김이 나오는 풍혈이 있는 계곡이다. 빙혈 가는 길에 의성 빙산사지 오층석탑(보물)도 있다. 계곡 위 무지개다리가 사진 찍는 포인트다. 근처에 빙계얼음골야영장도 있어 피서지로 안성맞춤이다.

대표 관광지


계곡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강아지와 산책하기 적당한 산운마을이 있다. 영천 이씨 집성촌으로 의성 소우당 고택(국가민속문화재), 운곡당(경북민속문화재), 점우당(경북민속문화재) 등 전통 가옥 40여 채가 옹기종기 모였다. 돌담이 야트막한 길은 느긋하게 걷기 좋다. 고택은 대부분 영천 이씨 후손이 살며, 일부 고택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점곡면에도 고즈넉한 마을이 있다. 안동 김씨와 풍산 류씨의 집성촌인 사촌마을로, 서애 류성룡과 천사 김종덕 등 많은 학자를 배출했다. ‘사촌마을’ 간판 뒤로 퇴계 이황 선생의 제자 김사원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지은 의성 만취당(보물)이 보인다. 민산정에서 반려견과 함께 머물 수 있다. 마을 여기저기 그린 정겨운 벽화가 걷는 재미를 더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의성펫월드→빙계계곡→산운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의성펫월드→사촌마을
둘째 날: 빙계계곡→산운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의성군 문화관광 www.usc.go.kr/tour
-의성펫월드 www.usc.go.kr/petworld

문의 전화
-의성군 민원콜센터 1588-1369
-의성펫월드 054)861-1414
-빙계계곡 054)830-6952
-산운마을, 사촌마을(의성군청 관광과) 054)830-6355

대중교통
[버스] 서울-안계, 동서울 종합터미널에서 하루 6~9회(07:00~ 19:20)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안계버스정류장에서 의성펫월드까지 도보 약 1㎞.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기차] 청량리역-의성역, 무궁화호 하루 2회(06:50, 14:50) 운행, 약 3시간 소요. 의성역에서 도보 약 280m 이동 의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120-1번(봉화·비안) 버스 이용, 안계버스정류장 하차, 의성펫월드까지 도보 약 1㎞.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중부내륙고속도로→서의성 IC→정안교차로에서 안계 방면→시안삼거리에서 안계 방면→의성펫월드

숙박 정보
-의성펫월드오토캠핑장: 단북면 안계길, 054)862-0205, www.usc.go.kr/petworld(반려동물 입장 가능)
-민산정: 점곡면 점곡길, 054)841-2433, www.gbculture.org(반려동물 입장 가능)
-태양마을: 안계면 양곡1길, 0507-1402-3456(캠핑장 반려동물 입장 가능)
-의성소우당고택: 금성면 산운마을길, 054)834-7762, http://xn--ok1bj0z2zd.com 
-힐링포인트21: 의성읍 도토길, 010-7440-3531, www.healingpoint21.com
-빙계얼음골야영장: 가음면 빙계계곡길, 054)833-5101, www.usc.go.kr/icevalley/main.tc

식당 정보
-오늘손만두(버섯만두전골): 안계면 용기9길, 054)862-0700, www.instagram.com/todays_mandoo(반려동물 입장 가능)
-달빛레스토랑(마늘돈가스): 안계면 소보안계로, 054)862-2292
-위천추어탕(추어탕): 안계면 소보안계로, 054)861-0691
-의성흑마늘삼계탕오리(흑마늘삼계탕·오리버섯불고기): 의성읍 의성사곡로, 054)833-5255 
-의성마늘소덕향(마늘소원기탕·마늘소뚝불고기·마늘소푸짐한국밥): 봉양면 도리원3길, 054)834-6800

주변 볼거리
낙단보, 조문국 사적지, 의성컬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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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단독] ‘내란 비선’ 노상원 민간인 사찰 준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방첩사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여론전에 나서려 한 게 골자다. MB·박근혜정부 때의 악몽이 재발할 수 있었던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계엄이 유지됐다면 여론 공작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찰까지 벌어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군 정보기관 간부들은 이 계획을 준비하려 했던 인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아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인형은 댓글 공작을 지시한 사람일 뿐 계획한 사람은 노상원이다.” 한 군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부정선거 수사만을 담당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복수의 군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진술을 받아냈다. 특히 사이버작전사령부가 댓글 공작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진보 성향 진급 제외 공수처는 이달 초 복수의 국군방첩사령부 간부들로부터 군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된 진술을 받아냈다. 한 방첩사 간부는 공수처에 “사이버사령관에 대한 정치 성향, 개인정보 등 신원 검증을 진행했다. 진보 계열 정치인과 친분이 있거나 알고 지낸 적이 있는 군 간부에 대해서는 신원 검증을 더욱 철저히 했다”고 진술했다. 공수처는 방첩사가 사이버작전사령관 후보군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면서 정권 ‘코드 인사’가 정해지면 댓글 공작팀을 구성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가 확보한 블랙리스트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친 방첩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엔 사이버사령관 관련 블랙리스트 문건도 포함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이 문건들을 김용현 전 장관에게 수차례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보고 시점이다.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지난해 초부터다. 김 전 장관이 군 인사에 개입하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보다 영향력이 강했던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방첩사의 댓글 공작 플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조원희 사이버사령관이 사이버 정예 요원 28명으로 구성된 ‘사이버 정찰 TF’를 구성해 2024년 10월7일∼12월27일 약 3개월간 운영할 계획이었다”며 “사이버사가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등 그동안 비상계엄에 협조해 온 기관과 연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른바 인지전·심리전을 하려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인지전은 전단 살포 등 기존 심리전에 더해 SNS를 통한 사이버 여론전까지 포괄한다. 실제 방첩사는 예하 보안연구소에 인지전을 전담하는 ‘정보종합통합대응팀(대응팀)’ 신설을 계획했다. 이 대응팀은 방첩사가 인지전 조직 설립을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닥치자 만들어진 TF(태스크포스) 성격의 팀으로 알려졌다. 일부 인원을 보안연구소로 이동시켜 TF를 꾸린 뒤 인지전 조직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사이버사 통해 인지·심리전 작업 선관위 서버 탈취 성공하면 서포트 여 전 사령관은 보안연구소에 인지전 전문가를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실제 여 전 사령관이 추천한 인사는 지난해 12월2일 보안연구소 연구기획팀에 임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여 전 사령관실에 있던 소령이 전 부대원을 대상으로 인지전 내용이 포함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았던 건 그의 비서실장이던 정성우 전 1처장과 최측근인 소형기 전 방첩사 참모장(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다. 정 전 1처장은 보안처와 방첩처에 인지전 관련 조직 신설을 지시했으나 간부 대부분이 ‘업무 관련성이 없다’며 거부했다. 소 전 참모장은 지난 2023년 11월6일 인사를 통해 여 전 사령관과 함께 방첩사로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인사 이전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에서 부장과 계획편제차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방첩사는 육·해·공군 장성급 직책과 국방부 예하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안도 작성했다. 이 인사안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부터 방첩사 신원보안실과 군사정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본래 육·해·공군 각군 인사참모부에서 인사 계획안을 작성하면, 해당 인물의 세평 등 정보를 수집·조사해 검증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여 전 사령관이 지난 2023년 11월 방첩사령관으로 임명된 이후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 측근들로 구성돼 군 인사와 비상계엄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원보안실장을 맡고 있는 나모 실장(대령)은 지난해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비상계엄을 나흘 앞둔 11월29일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신원보안실 산하 신원검증과장 등을 맡았던 진모 당시 중령은 충암고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인사에서 대령으로 진급했다. 내란 사태 이후 지난해 12월6일 육군 제5군단 방첩부대장으로 부임했다. 공수처 진술 확보 방첩사 신원보안실은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계획 문건을 만들고, 이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당시 그 자리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맡고 있었으나 박 전 총장 임기 만료 전이던 지난 4월 인사에서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여 전 사령관 지시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인 이른바 ‘최강욱 라인 명단’은 2017~2020년, 군 법무관 출신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과 근무 시기가 겹치거나 만난 적이 있다는 군 판사·검사 명단을 30명 가까이 정리해 둔 문서다. 최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9월~2020년 3월 청와대 직원 직무감찰과 군을 포함한 주요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관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명단에는 김상환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과 서성훈 중앙지역군사법원장(대령) 등 비육사 출신 군 법무관들이 주로 이름을 올렸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법무실장을 국방부 검찰단장직에 보임되는 일을 막기 위해 그를 강제 전역시킬 방안을 연구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에 관련 혐의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여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장군 인사에도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치 성향 등 단순 세평 수집이 아닌 각 군에서 작성한 인사안을 검토하거나 직접 작성했는지가 의혹의 핵심이다. 한 군 정보 소식통은 “정보사를 포함해 계엄에 협력할 만한 인물을 정리한 문건도 방첩사가 관리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포함해 계엄에 반대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들은 모두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조 사령관은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4월 사이버사령관으로 부임했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연락을 취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부임 6개월도 안 된 해군 출신이던 이동길 전임 사령관을 교체하고 조 사령관을 임명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군 내부의 시선이다. 사령관 추천 노 ‘오케이’ 조 사령관은 평소 여 전 사령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전 장관이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시절(2015~2017년) 작전본부 중령으로 근무했다. 방첩사 출신 군 관계자는 “여 전 사령관이 노상원을 멀리 했으나 계엄을 놓고 본다면 자신의 측근이자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사이버사령관으로 둬야 했을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에게 조 사령관을 추천, 노상원이 ‘오케이’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초부터 김 전 장관과 연락하면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하려 계엄사령부 산하 수사2단을 지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를 계획했다.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는 조 사령관이 여 전 사령관의 지시로 노 전 사령관에게 협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전 사령관의 선관위 서버 탈취 계획이 성공했다면 조 사령관이 사이버사 산하 해킹 부대인 900연구소를 중심으로 댓글 및 여론 공작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은 댓글·여론 공작의 다음 플랜이 ‘민간인 사찰’이라고 전했다.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서버 탈취에 성공하면 진보 성향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SNS를 들여다볼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부정선거가 사실이었다’는 여론을 조성하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계엄이 2~3주 정도 유지됐다면 방첩사와 노상원이 지휘하는 수사2단이 주체가 돼 진보 성향 시민단체의 동향 파악은 기본이고 실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방첩사가 사이버사를 통해 댓글·여론 공작을 하려 했던 건 ‘윤석열의 계엄이 옳았다’는 헛소리를 유포하기 위함이다. 노상원이 김용현에게 조언했고 MB·박근혜 때의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을 참고해 시나리오를 짰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노, MB·박정부 국정원 댓글부대 사건 참고 여, 블랙리스트 김용현에 직보…김·노 논의 여 전 사령관은 사이버사를 통해서만 댓글·여론 공작을 실행하려 하지 않았다. 직접 국정원에 방첩 업무를 담당할 도·감청 전문가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여 전 사령관의 요청을 거절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하자 여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합참의 ‘계엄실무편람’에 따르면, 계엄사는 합동수사본부 지원을 맡는다. 합동수사본부는 예하에 수사1·2·3·5국을 둔다. 2018년 논란이 됐던 기무사의 계엄 대비 문건에는 합동수사본부장은 방첩사령관이, 수사5국은 국정원이 맡는다고 적혀 있다. 당시 문건에는 ‘국정원은 국정원법을 이유로 계엄사령관의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 내재’ ‘이럴 경우 대통령께서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라고 기록됐다. 여 전 사령관은 ‘민간인 사찰을 계획했느냐’는 <일요시사>의 여러 질문에 대해 “너무 구체적이다. 어떤 게 맞고 틀린지 답하기 곤란한 내용이 포함돼있다”며 “수사를 앞두고 있어 답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공수처는 방첩사의 댓글·여론 공작 의혹과 군 간부들에 대한 평가와 사찰에 대한 문건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는지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조만간 여 전 사령관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내란 특검이 출범하게 되면 모든 자료를 특검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부터 방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의 매일 진행 중”이라며 “포렌식이 오래 걸리는 건 여러 곳에 분산된 서버를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통해 윤 전달?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는 별개로 방첩사 관련 사건을 입건해 사건번호를 부여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지난 5일 내란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 조만간 특별검사 수사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공수처는 특검 출범 이후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기존 고발 사건 수사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특검이 출범하고 자료 요청이 오면 당연히 자료를 넘겨야 하지만 그 전까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