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동반 여행 ①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

반려견도 보호자도 행복한 주말 나들이

수도권에서 반려견과 나들이할 곳을 찾는다면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에 주목하자. 목줄을 풀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도그런(야외 놀이터)과 어질리티존(장애물 놀이터)을 갖췄고, 펫미용실과 펫수영장, 펫호텔과 유치원, 펫 동반 카페가 들어섰다. 반려견을 위한 맞춤 공간인 만큼 사람도 강아지도 마음 편히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는 지난해 12월 개장해 애견인 사이에 입소문이 난 수도권 최대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이다. 하수종말처리장을 복개한 곳에 조성해 공간을 재활용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수도권 전철 1호선 오산역이 가깝고 전용 주차 타워가 있다. 바로 옆에 생태 공간으로 거듭난 오산천이 흘러 산책하거나 자전거 타기에도 적당하다.

입소문

테마파크에 들어서면 중앙에 잔디 광장이 펼쳐진다. 목줄을 착용한 반려견이 보호자와 함께 즐기는 놀이터다. SBS 〈TV 동물농장〉의 귀여운 동물 캐릭터 인형이 눈길을 끈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오산시와 SBS가 업무 협약을 맺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토요일 오후(마지막 주 제외) 광장에서 댕댕이월드컵, 일명 ‘댕드컵’이 열린다. 반려견을 위한 미니 스포츠다. 간식의 유혹을 뿌리치고 장애물을 넘어 보호자에게 곧장 달려가야 하는 ‘엄빠를 찾아서 게임’, 매트에 앉아 가장 오래 기다리면 이기는 ‘기다려 게임’을 진행한다. 우승한 반려견에게는 푸짐한 상품을 준다. 참가비는 없고, 홈페이지나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경기 시간이 바뀔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자.

목줄을 풀고 노는 도그런은 반려견 크기에 따라 소형견·중형견·대형견 놀이터로 나뉜다. 소형견은 발바닥부터 등까지 높이 30㎝ 이하, 중형견은 40㎝ 이하, 대형견은 40㎝ 초과로 분류한다. 도그런에 입장하려면 매표소에서 반려동물등록번호 조회 후 입장 스티커를 받는다.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령 이상인 개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반드시 지방자치단체에 동물 등록을 해야 한다.


멍푸치노, 스무디 등 반려견을 위한 음료가 있는 카페도 인기다. 2층 규모에 천장이 높고 유리창이 커 쾌적하고 시원하다. 음료를 주문하는 곳은 청결과 위생을 고려해 유리 자동문으로 구분했다. 반려견은 잠시 밖에서 기다리게 하자. 카페 이용 시 매너 벨트는 필수다. 주문할 때 나눠주니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 고구마와 닭가슴살로 만든 쿠키도 곧 판매할 예정이다.

수도권 최대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
도그런, 펫수영장, 펫호텔 등 갖춰져

실내에는 펫미용실과 펫수영장, 펫호텔이 운영 중이거나 개장을 앞두고 있다. 창업지원센터, 생명존중교육실, 다목적홀을 갖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반려견 산책과 펫티켓 교육, 반려견 전문가 양성 교육, 반려동물 산업 관련 창업을 지원하는 컨설팅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과 일정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1층 유기견지원센터는 가장 중요한 시설이다. 상처받은 유기견을 보살피고 새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입양을 주선한다. 〈TV 동물농장〉에 사연이 소개된 유기견 두 마리가 얼마 전 이곳에 입소해 낳은 새끼 네 마리와 함께 보호받고 있다. 상주하는 강아지도 있다. 터줏대감 몽실이, 청와대에서 분양받은 풍산개 강산이와 겨울이다. 지난해 〈TV 동물농장〉에 출연한 떠돌이 개 몽실이는 오산시가 입양했다. 강산이와 겨울이는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물로 보낸 곰이가 낳은 새끼다.

도그런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10~5월 오후 6시)까지 이용 가능하다(월요일, 1월1일, 명절 당일 휴장). 기본요금은 5000원(4시간, 사람 1명+반려동물 1두)이고 연간 이용권도 판매한다(실내·기타 시설 별도 문의).

오산반려견테마파크 뒤로 이어지는 맑음터공원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생태 학습 체험관인 오산에코리움, 분수광장, 놀이터 등으로 구성된다. 

돗자리나 캠핑 의자를 펴고 놀 공간이 넉넉하다. 여름을 맞아 지난달 4일 어린이물놀이터도 개장했다. 오는 24일까지 토·일요일, 8월 말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월요일 휴장). 물놀이터에 반려견은 데려갈 수 없다. 자전거를 빌려 오산천을 따라 달려도 시원하다. 오산에코리움 옆에 무료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도심에 자리한 고인돌공원은 오산 시민의 휴식 공간이자 피크닉 명소다. 아파트 단지가 에워싼 고즈넉한 공원에 산책로와 숲속 도서관, 장미 정원, 누워 쉴 수 있는 평상을 조성했다. 숲속 도서관이 드라마 〈그해 우리는〉에 등장해 화제가 됐다. 울창한 숲에 아늑하게 들어앉은 오두막 모양 미니 도서관으로, 누구나 읽을 수 있게 책을 비치했다. 공원에 있는 고인돌 11기 가운데 9기가 오산 금암리 지석묘군(경기기념물)으로 지정·보호된다.

고인돌공원

오산을 대표하는 유적인 독산성과 세마대지(사적)도 빼놓을 수 없다. 백제 때 쌓은 것으로 추측하는 독산성은 조선 시대까지 전략적 요충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산 정상을 빙 둘러 쌓은 성곽이 길이 1095m에 이르고, 성문이 5개다. 세마대는 성안 꼭대기에 세운 장수의 지휘대다.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펼친 병법에서 명칭이 유래했다. 주변에 산이 없어 사방이 잘 보이지만, 물이 부족하다는 게 독산성의 치명적인 단점. 이 사실을 숨기려고 말에게 흰쌀을 끼얹어 씻기는 시늉을 하자, 왜군이 말을 씻길 만큼 물이 많다고 생각해 물러났다고 한다. 성안에 보적사라는 작은 사찰이 있고, 산성을 한 바퀴 돌며 전망을 즐길 만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맑음터공원→오산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맑음터공원→오산천 
둘째 날: 오산죽미령평화공원(전시관 반려동물 입장 불가)→고인돌공원→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 www.osan.go.kr/petpark
- 오산에코리움 www.osan.go.kr/ecopark
- 오산 문화/관광/체육 포털www.osan.go.kr/depart/contents.do?mId=0910030400

문의 전화
- 오산시청 체육관광과 031)8036-7971
-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 031)378-1517

대중교통
[버스] 서울-오산,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2회(06:40~19:30) 운행, 약 1시간 소요.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까지 도보 약 20분. 강남역도씨에빛 정류장이나 양재역엘타워빌딩 정류장에서 5300번 직행좌석버스 이용, 오산역환승센터1층 하차,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까지 도보 약 20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오산역환승센터 1688-0689 용남고속 031)295-7105 경기버스정보 www.gbis.go.kr 
[전철] 수도권 전철 1호선 오산역 2번 출구에서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까지 약 도보 20분.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https://seoulmetro.co.kr 
[기차] 서울역-오산역, 무궁화호 하루 4~5회(06:38~19:33) 운행, 40~50분 소요. 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까지 도보 약 2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용인서울고속도로 오산·동탄 방면→동부대로 오산·오산 IC 방면 지하차도→운천로→경기동로→오산천로→오산반려동물테마파크

숙박 정보
- 골드펫리조트: 용인시 기흥구 기흥단지로, 031)286-9111, www.goldpetresort.com(반려동물 입장 가능)
- 보고글램핑: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남평로, 031)339-1102 (반려동물 입장 가능)

식당 정보
- 스티빈(잠봉뵈르샌드위치·루콜라치즈바게트): 오산시 삼미로47번길, 031)831-8875(실외 반려동물 입장 가능)
- 비스트로소한판(양념눈꽃갈비살): 오산시 외삼미로, 031)376-5557(실외 반려동물 입장 가능)
- 원더랜드(치킨·피자·파스타·맥주): 오산시 현충로, 031)8058-1666(반려동물 입장 가능)
- 가비양(핸드 드립 커피·크로플과 과일·생맥주): 오산시 외삼미로, 0507-1336-7834, www.instagram.com/gm_arthall(실외 반려동물 입장 가능)

주변 볼거리
오산미니어처빌리지, 오산오색시장, 궐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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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트럼프 뒤통수로 다시 꼬인 한·미·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확실하다고 굳게 믿었던 관계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초기부터 보이기 시작한 적신호가 이제 눈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모습이다. 어디서부터 균열이 시작된 걸까? 우리나라 외교는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 외교를 꾀한 때도 있지만 대체로 한·미 혹은 한·미·일 관계가 우선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삐걱거리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상수였는데 변수됐나 지난 12일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귀국했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은 총 317명으로 남성 307명, 여성 10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잔류를 택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의 불법체류 및 고용 전격 단속에서 체포돼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된 지 8일 만이다. 이들은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중에 체포·구금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급히 방문했다. 당초 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각)에 전세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 사정’으로 지연됐다. 외교부는 이번에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향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에게 이들이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히 귀국하고 향후 미국에 재입국하는 데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받았다고 한다. 체포·구금된 한국인이 미국을 떠나는 방식을 두고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이견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자진 출국’을, 미국은 ‘추방’을 언급한 것이다. 자진 출국 방식으로 귀국하면 향후 ‘5년 입국 제한’ 등의 불이익이 없다. 반면 추방 명령으로 미국을 떠나면 영구적으로 기록이 남아 최대 10년간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 지난 8일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법대로 하고 있다. 그들은 추방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출국 형태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다행히 미국 측과 조율이 이뤄지면서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출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이 사안에 대한 한국인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야 “700조원 줬는데도?”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상황이 봉합되는 모양새지만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의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 체포·구금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 이민 당국의 모습을 두고 동맹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미국 측은 한국인 체포 과정에서 수갑을 채웠고, 이들을 환경이 열악한 수용소에 구금했다. 야권에서 ‘외교 참사’가 일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한국인 체포·구금 사태 이후 내놓은 논평에서 “이재명정부는 700조원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안겼지만 회담은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못한 채 끝났다”며 “그 결과가 고스란히 현대차-LG 합작 공장 단속 사태로 돌아왔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실컷 투자해 주고 뒤통수 맞은 것 아니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70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해 놓고도 국민의 안전도, 기업 경쟁력 확보도 실패한 것이 이재명정부의 실용 외교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관세 협상,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미국에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수갑 채우고 수용소 넣고 장 대표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체류자 단속을 넘어 앞으로 미국 내 한국 기업 현장과 교민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 전역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체포되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국 측과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책과 대미 투자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비자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부-국무부 워킹그룹’ 신설을 제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한미 관계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 관계가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관세 등을 무기로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동맹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삐걱거림’은 이정부 출범 초기부터 감지됐다. 미국 백악관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처음 내놓은 메시지에서 중국을 언급해 ‘이례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백악관은 지난 6월3일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면서도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메시지를 두고 이정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견제, 실용 외교를 표방하는 이 대통령이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 등 다양한 해석이 이어졌다. 당시 미국은 중국과 관세를 두고 이른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시간이 가면서 다소 소강상태가 되긴 했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분위기만 화기애애? 관세 협상이나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도 여전히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시한으로 정한 날짜를 하루 앞두고 미국과 타결을 이뤄냈다. 당초 한미FTA로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의 관세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0’이었기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한을 통해 언급한 상호 관세 25%를 15%로 낮추는 데는 합의했지만 과정은 난항을 거듭했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취소되는가 하면 ‘한미 2+2 통상 협의’를 앞두고 미국 측의 취소로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길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일본이 먼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기준이 생기고 시간에 쫓기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이 지속됐다. 결국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서 정리됐고 동시에 천문학적인 수준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때도 관세 협상 결과를 두고 이견이 나타났다. 우리 정부 측은 쌀,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은 없다고 주장했던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 개방을 말했다. 또 대미 투자의 방식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보였다. 이견은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고도 조율되지 않은 모양새다. 미국 측은 관세 협상 타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대통령의 방미를 언급했고 실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앞에 두고 면박을 주는 등의 돌발 행동을 보인 바 있어 우려가 제기됐지만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을 받았다. 문제는 명문화된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공동합의문은 발표하지 않았다.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동맹의 성과와 협력 의제를 문서화해 왔다. 당선 메시지에 중국 언급 정상회담 합의문도 없어 당시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될 정도였다. 정상회담에서 각종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지만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였다. 특히 자동차 관세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업계는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으로 타결했지만 문서로 명시되지 않은 것이다. 안보 문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2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발표문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라며 “정상 간 논의 내용은 상당 부분 생중계됐고 나머지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양국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위 안보실장은 “문건을 만들어내기까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많은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가 협의를 하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온 조 장관의 발언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 그는 “투자 부문에서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수용하지 않았다”며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했다. 이어 “미일 간 합의문 내용을 보면 왜 우리가 협상을 지연해 가면서까지 안을 만들고 있는지 이해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은 관세 협상에서 제조업·항공우주·농업·에너지·자동차 등 분야에서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고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내용의 합의를 진행했다. 또 합의 불이행 시 미국이 관세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굴욕 협상’이라는 말도 나왔다. 조 장관은 “일본의 타결 협상안을 보면 우리가 비슷한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할 때 여러 문제점이 많다”며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며 협상을 강하게 하다 보니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품목 관세가 부과될 때 최혜국 대우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불확실성 해소될까?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자리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타국을 대하는 방식은 이제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는 모양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한미 관계를 더 흔들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