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퇴출?’ 이준석 시한부 시나리오

선거용 추잉껌? 단물 다 빠졌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를 빼먹을 대로 다 빼먹은 모양새다. 사상 초유의 당 대표 징계 여부가 곧 결판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왜인지 답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듯하다. 이젠 본인의 살길을 찾아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굵직한 두 선거 전부터 이 대표의 위기는 수차례 있었다. 취임 직후 한 달 만에 리더십 위기가 찾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지지율이 급락하자, 당의 분란을 일으키며 이른바 ‘책임 사퇴론’이 가해지기도 했다.

성상납
진실은?

지금까지는 사퇴설이 제기돼도 잘 버텼다. 이 대표 흔들기는 대선이 끝난 뒤에도 끊임없이 계속됐다. ‘대선·지선 승리 대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지는 반대로 좁아져만 간다. 

이 대표는 잘 버텨왔다. 당내 중진 의원들에게 쉽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며 내홍과 결합을 반복했고, 어느덧 취임 1년을 넘겼다. 그는 1주년 기자간담회서 전시에만 몰두해 평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흔드는 세력을 겨냥한 듯 본격적인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평소 리더십을 평가받을 시험대에 올랐다면, 최근 들어서는 자신의 정치 운명에 위기를 맞은 모양새다. 그동안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세력이 이 대표를 흔들던 리더십 논란과는 결이 다르다.


그동안 끊임없이 사퇴설이 나왔으나 이 대표는 이를 무시해왔다. 그러나 지방선거에 앞서 제기된 성상납 의혹이치명적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성상납 의혹은 이 대표가 2013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 시절 대전에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와 장모 이사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 측에서 성상납 의혹을 제기하자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철근 정무실장이 제보자와 만나 증거인멸을 지시했다. 

윤리위는 가세연 측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전체회의를 열고 이 대표의 윤리위 회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현직 당 대표가 징계 안건으로 윤리위에 정식 회부된 사례는 역사상 처음이다.

관건은 성상납 자체에 대한 의혹보다는 증거인멸교사 여부로 성상납 의혹은 공소시효가 끝나 사실상 처벌이 어렵다. 다만 증거인멸교사 사안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지 못할 경우 이 윤리위의 중징계는 불가피해 보인다.

윤리위는 지난 22일, 증거인멸교사 의혹을 받는 김 실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5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소명을 들었다. 그 결과 윤리위는 김 실장의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절대 안 물러난다” 버티기
잘리면 윤정부 동력도 타격

이 대표는 윤리위가 열리는 동안 윤리위에 출석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가 출석 의사를 밝혔음에도 윤리위 측에서 올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전달했다고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실장 징계를 시작으로 이 대표도 사실상 징계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여부나 심의, 의결은 이 대표의 소명을 들은 뒤 내달 7일에 나올 예정이다. 

윤리위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고 ▲제명 4가지로 구성돼있다.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는다면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 향후 정치적 행보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윤리위 결정이 연기되자 이 대표는 “2주 뒤에 뭐가 달라지겠느냐. 당 혼란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리위가 확신에 차서 정치적 후폭풍을 감내하려는 게 없다. 애매하게 이 대표를 흔든다”고 성토했다. 이 대표가 한 단계 낮은 수준인 경고를 받아, 대표직을 유지한다고 해도 정치적 타격은 배제할 수 없다.

경고 자체가 이 대표의 의혹을 인정한다는 결정이기 때문에 리더십에 흠집이 난다.  

일각에서는 윤리위의 징계 연기를 두고 이 대표 스스로 정리할 시간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실장의 징계 절차가 개시된 이상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징계 수위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윤리위가 징계 결정을 2주 뒤로 미루면서 보름의 시간은 확보했으나 이 대표의 속내는 여전히 복잡해 보인다. 주어진 선택지가 많지 않은 데다 자진 사퇴 혹은 최악의 경우 퇴출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버텼는데…

이 대표 측은 아직까진 애써 참고 있는 중이다. 최근 그는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듯 이미 로마 전쟁의 영웅인 스키피오에 자신을 빗대어 표현한 바 있다. 젊은 전쟁 영웅 스키피오는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를 꺾고, 포에니 전쟁서 승리했지만 정치싸움에 패배해 물러났다.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경우에 대한 시나리오가 정치권 안팎으로 횡행하고 있다. 평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 대선·지선에서 승리한 당 대표라는 타이틀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될 만큼 정치적 몸집이 커졌다. 사퇴로 인한 후폭풍은 오롯이 이 대표에게 돌아간다.

이준석 친위대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출발한 혁신위원회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이 대표는 이번 지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던 최재형 의원을 필두로 총 15명 규모의 혁신위를 띄웠다.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을 제외하고, 현역 의원으로만 구성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혁신위를 토대로 당의 세력 확장에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내부서도 즉시 당내 세력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선거에서 이긴 정당이 혁신위를 발족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혁신위는 이 대표 본인의 리스크 및 사조직 논란 속에 늦게 출범됐다. 위원회 인선이 마무리됐지만, 이 대표가 사퇴한다면 반대 세력에 부딪혀 혁신위 활동도 함께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차기 행보를 고려했을 때 당내 기반을 다지기 위해선 당내 입지가 좁은 이 대표로선 혁신위의 영향력을 키우는 게 필수 과제다. 실제로 당내서 이준석계라고 할만한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직 금배지도 달아보지 못한 그가 사퇴하면서 혁신위마저 동력을 잃을 경우 다음 행보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당권 도전 외에도 원내 진입을 노리고 있는 만큼 조기에 불명예로 물러나게 되면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내 기반이 사라진 뒤 원외서 세를 모으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이 대표 사퇴 시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과 함께 비대위 체제 전환까지 거론된다. 

자의? 타의?
선택의 시간


이 대표가 사퇴할 경우 1년 임기의 당 대표는 힘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탓에 차라리 월말까지 비대위 체제로 세를 정비한 뒤, 전당대회를 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임기 2년의 새로운 당 대표가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가 오히려 윤석열정부의 힘을 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국민의힘도 잃을 게 많은 만큼 득이 될 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

이 대표는 과거와 다른 방향으로 정당을 이끌고 있다. 취임 전 14만명에 불과했던 당원 수는 이 대표 취임 이후 80만명까지 증가했다. 원외 확장에 지대한 공이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부동층이 많은 청년층 특성상 국민의힘 지지에 힘을 실어줄지는 미지수다.

이는 윤리위가 징계에 대해 신속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계속 연기하는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이 대표가 대표직을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남은 기간 본인의 살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최후의 보루는 당 대표 권한으로 윤리위를 해산시키거나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징계안을 재논의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친윤(친 윤석열) 혹은 윤핵관 세력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인 길은 자진 탈당 후 창당을 택할 수도 있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창당설이 흘러 나온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역시 창당 가능성을 점쳤다. 박 전 원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총선을 앞두고 필연적으로 얘기되는 이 대표의 창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쫓겨난 뒤 불복하고 창당?
오히려 당내 혼란만 가중

창당을 하게 된다면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손잡을 수 있다. 앞서 이 대표와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바른정당을 함께 창당하는 등 이력을 갖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계 은퇴를 번복한 뒤 경기도지사에 나섰다가 경선서 고배를 마셨던 바 있다. 

경선 탈락 후 북콘서트를 여는 등 정치 재기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유 전 의원 역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이 대표가 필요하다. 

유 전 의원 역시 이 대표처럼 청년층에게 인기 있는 정치인이다. 두 인물이 손을 잡는다면 반윤석열 구도를 형성해나갈 수 있고, 이 대표 본인이 원하는 대로 개혁 보수 이미지를 짙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나간다면 당장은 한시름 덜 수 있다. 윤핵관 세력이 당을 안정시키기 용이한 까닭이다. 문제는 당 이미지인데 신선하고 젊은 피가 사라지는 것이다. 다시 꼰대 보수 정당으로 회귀할 수 있는 탓에 이 대표가 확장해 놓은 중도층까지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친윤계와 친안철수계의 당권 잡기 싸움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히려 당내 주도권 싸움이 더 심화될 수 있는 셈이다. 현재는 장제원 의원이 안철수 의원을 밀고 있는 모양새지만, 안 의원 역시 국민의힘 내에서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상황이다. 

유승민과
손잡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를 물러나게 하는 것 자체가 망국적”이라며 “윤정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국민의힘에 대한 자해 행위”라고 우려했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나가라고 사실상 종용하는 수준이다. 몰아내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위치가 애매한 사람들의 몸부림”이라고 비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제아 이준석?

 

위기를 맞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와도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20일 비공개 회의 과정에서 배현진 의원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두 인물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몫인 최고위원 인선을 두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최근에는 대놓고 갈등을 드러냈다.

배 의원이 지난 23일, 이 대표를 향해 손을 건넸으나 이 대표가 매몰차게 거절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몫의 최고위원 추천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의 갈등까지 이어진다.

안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국민의당 김윤 전 서울시당위원장,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을 추천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불가라는 입장이 뚜렷하다.

이런 탓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중재에 나섰으나 현재 지도부의 의견이 엇갈리는 탓에 해결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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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