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바이런 넬슨’ 이경훈 2연패 달성

한국 선수 최초 단일대회 연속 우승

이경훈(31)이 2022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10만 달러)’에서 4타 차 역전 드라마를 쓰며 2연패를 달성했다. 한국 선수로 PGA 투어에서 단일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이경훈이 최초다.

 

 

이경훈은 지난달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 담는 등 무려 9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이경훈은 조던 스피스(미국)의 추격을 1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상금은 163만8000달러(약 21억원).

금자탑

이경훈은 지난해 5월 이 대회에서 PGA 투어 80번째 출전 만에 감격의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은 대회 2연패와 자신의 PGA 투어 개인 통산 2승째 달성이다. PGA 투어에서 2승 이상을 수확한 선수는 8승의 최경주(52), 3승의 김시우(27), 나란히 2승씩을 거둔 양용은(50), 배상문(36), 임성재(24)에 이어 여섯 번째다.

1944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이경훈 포함 모두 4명이다. 가장 먼저 샘 스니드(1957-1958)가 달성했고, 잭 니클라우스(1970-1971)와 톰 왓슨(1978-1980)에 이어 이경훈이 이름을 올렸다.

 

 

이경훈의 이번 우승으로 AT &T 바이런 넬슨 1위 자리는 한국 선수가 3년째 수성했다. 20 19년에는 강성훈(35)이 우승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는 그야말로 짜릿한 역전 우승의 장이 펼쳐졌다. 이경훈은 단독 선두였던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 사흘 내내 선두를 지킨 무뇨스와 3라운드서 반등에 성공한 조던 스피스의 기세가 워낙 거세 역전 우승까지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경훈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타수를 줄여 나갔다. 2번과 3번 홀(이상 파4)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리더니 5번(파5)과 6번 홀(파4)에서 또다시 연속 버디를 잡았다. 9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컵 1m 옆에 붙여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만 5타를 줄였다.

4타 차 뒤집은 역전 드라마
벙커 이겨낸 위기관리 능력

승부의 분수령이 된 것은 12번 홀(파5) 이글이었다. 선두에 1타 뒤져 있던 이경훈은 242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1.5m로 붙였다. 곧바로 이글을 잡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기세가 오른 이경훈은 13번 홀(파4)에서도 약 4.5m 버디 퍼트를 넣고 2타 차 선두가 됐다. 하지만 추격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텍사스주 출신 ‘골든 보이’ 스피스를 비롯해 잰더 셔플레(미국)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이경훈을 맹추격했다.

 

 

게다가 이경훈은 17번 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그린 주변 벙커에 빠진 것. 하지만 두 번째 샷을 홀 3.5m에 붙인 이경훈은 파 퍼트를 성공시켜 위기에서 벗어나며 1타 차 리드를 지켰다.

반면 후발 조에서 경기한 스피스는 2.8m 거리의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나면서 공동 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놓쳤다. 한 고비를 넘긴 이경훈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탭인 버디를 성공시켜 다시 2타 차로 달아났다. 스피스도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지만 남은 홀이 더 이상 없었다.


PGA 통산 2승 같은 무대서…
‘골든 보이’마저 따돌렸다

이경훈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2연패 달성이 꿈만 같다. 기분이 좋다. 특히 부모님과 아내, 딸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을 차지해 더욱 뜻 깊다”고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부진에 빠져 스윙 코치 및 멘털 코치 그리고 퍼터를 바꾸고,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새벽부터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후원사인 CJ 관계자 등 나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에게 꼭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에 자리했던 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는 3타를 줄여 24언더파 265타로 마스야마 히데키(일본)와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잰더 셔플레는 2라운드 6번 홀부터 49개 홀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23개로 25언더파를 치며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해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꿈같은 현실

한편 지난해 KPGA 코리안 투어 제네시스 대상과 제네시스 상금, 평균 타수 3관왕과 아시안 투어 상금왕에 오른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18언더파 270타로 공동 17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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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