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98>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 장경철 2002cta@naver.com
  • 등록 2012.09.17 11: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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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대목용’3개월 시한부 땜질 처방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정부가 지난 10일 주택거래 활성화 카드를 또 꺼냈다. 이번에는 세금인데 주택을 살 때 내는 취득세를 50% 더 줄여주고, 미분양 주택을 사서 집값이 올라도 5년간 오른 차익은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취득가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해 금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다시 1%로 낮추겠다는 대책은 당장 저가 소형주택 등 매입을 망설이고 있던 실수요자들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9억원 이하 1주택자가 아니더라도 취득세가 4%에서 2%로 줄어 기대효과가 크다.

올해 말까지 한시적 취득세 감면·양도세 면제
9억원대 주택 2000만원 비용 절감 효과 기대

과거 주택거래량에 있어 취득세의 감면 효과는 탁월했다. 정부는 취득세를 1%로 한시적으로 낮췄다가 올해 1월 다시 2%로 환원했는데, 그 사이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0만5975건에서 올 1월 2만8694건으로 급감했다.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를 앞두고 거래량이 반짝 급증했던 것이 푹 가라앉은 탓이다. 이후에도 5·10 대책 등 여러 가지 부양책들이 나왔지만 올 상반기 거래량은 46만4727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 49만7083건보다 훨씬 줄어든 상태다.

내수부진 탈출 초점
“꼬인 실타래 푼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난 10일 정부의 취득세 감면 조치와 관련 “이번 정부의 취득세 감면 조치는 지난해처럼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르면 이달 하순 열리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에서 주택거래활성화를 위해 취득세를 올해 말까지 50% 감면하고, 올해 말까지 미분양주택을 취득할 경우 향후 5년 동안 발생하는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전액 감면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지자체와 협의한 뒤 최종안을 확정하고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주택자 중과세 등 정기국회 입법예고 중인 개정안과는 별도로 국회의결을 추진해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도 어느 정도 컨센서스를 형성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법안 통과가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취득세 감면은 신규 주택 등기일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거래에서 등기가 이뤄지는 기간이 1∼2개월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세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MB정부 마지막 카드 이번엔 과연…”

국토부 측은 향후 주택거래활성화에 대한 세제감면 조치가 상당한 영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경제활력대책회의는 내수부진 탈출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며 “내수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 주택거래 부진에 따른 현금 흐름 가뭄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이번 조치로 인해 꼬인 실타래가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취득세 등 세제감면 혜택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이번 조치로 주택가격 급등기에 제한이 걸렸던 조치 대부분이 풀렸다”며 “취득세 감면 조치 연장은 향후 주택거래 상황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결정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허창(42)씨는 내집 마련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재계약 시점이 돌아왔지만 오히려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 차라리 돈을 조금 더 보태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싸게 잡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허씨는 급매물로 나온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4단지 전용 56㎡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2억원을 웃돌던 집값이 최근 1억8000만원대에 나왔다.

최근 정부가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현재 2%인 부동산 취득세율을 올해 말까지 50% 감면키로 하면서 허씨와 같은 실수요자들은 집 사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지금 허씨가 주공4단지 56㎡ 아파트를 산다면 396만원을 취득세로 내야 하는데, 9억원 이하 주택을 사는 1주택자는 현재 집값의 2.2%(취득세 2%+지방교육세 0.2%)를 부담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허씨가 내야할 취득세는 198만원으로 절반 줄어든다. 이사비용은 거뜬히 챙길 수 있는 금액이다. 9억원 초과 주택 역시 현행 4.4%의 취득세율이 2.2% 줄면서 취득세 감면 비용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 110㎡는 현재 9억20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데, 9억원 초과 주택은 집값의 4.4%(취득세 4%+지방교육세 0.4%)를 취득세로 내지만 전용 85㎡를 초과하면 농어촌특별세 0.2%가 가산돼 4.6%를 내야 한다. 취득세로 4232만원을 내야 하지만 연내 이 집을 사면 취득세는 2116만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미분양주택 취득 시
5년간 양소세 감면

정부는 위축된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 연말까지 구입한 미분양아파트의 양도소득세를 향후 5년간 면제키로 했다. 이는 최근 주택거래가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전국 6만7060가구의 미분양아파트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중 수도권 내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41가구다.

정부가 내놓은 이번 미분양 양도세 감면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취득 후 5년 이내 되파는 경우 해당 기간 중 발생하는 양도소득액이 전액 감면된다. 예컨대 총 양도소득이 3억원이고 5년내 발생한 양도소득이 2억원인 경우 1억원에 대해서만 과세한다는 것이다.

대책은 주택거래 정상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4∼12월 취득세를 낮추자 월평균 주택 거래량(8만2000건)이 전년보다 22% 늘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세금 감면 정책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도세, 국회 의결 이후 취득분부터 적용
시장 “어느 정도 효과 있겠지만 역부족”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폭이 적은 중소형 주택이면서 교통이나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수도권 택지지구 중에서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고양 삼송지구, 남양주 별내신도시 등이 양도세 감면의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시장 활성화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전국적으로 6만7000가구가 넘는 미분양아파트를 해소하기엔 매입 기간이 올해 말까지 3개월에 불과한 시한부 정책인 데다 법이 언제 통과될지 몰라서다. 정부 내에서조차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양도세 감면 정책도 집값이 올라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법 시행 전까지 매매 거래가 스톱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감면 기간이 지나면 내년 이후 거래가 더 얼어붙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재 전세금 상승 등으로 실수요 대기자가 많아 추석 이후 거래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역풍’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조치로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나올만한 대책은 모두 나왔다는 반응이다. 분양가상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2년 부과중지 등이 국회에 계류돼 있고 DTI(총부채상환비율) 일부 완화도 예고돼있는 상황에서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마저 가능해짐에 따라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더 위축 지적
집값 상승 역풍도

반면 이번 조치가 기존주택 거래 활성화와 신규분양시장 활기로 이어지기는 역부족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극도로 위축된 소비심리 때문에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당시 취·등록세와 양도세 감면으로 시장을 살린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장에는 분명 호재이지만 미분양아파트가 대부분 중대형인데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뒤집을 정도의 호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실제 대책 시행시기를 기다리며 대기수요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DTI 일부 완화 등 여러 대책들이 발표만 됐을 뿐, 실제 시행에 들어간 게 거의 없다”며 “자칫 가을 분양시장이 본격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대책 시행시기까지 구매를 미루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마지막으로 LH에 분양대금을 미납한 토지·주택계약자의 연체이자율을 0.5(1개월 미만)∼1%p(1개월 이상) 인하를 추진한다. 현재 LH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택지, 상업용지, 주택 등에 대해 미납시 납부 촉진 등을 위해 9∼13%의 지연손해금(연체이자)을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라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지·주택계약자의 부담완화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연체이자율 인하를 9월 중 시행한다. 또 연체이자율 인하로 약 410억원(토지 370억원, 주택 40억원)의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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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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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