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 운영권 매각의 이면

‘위스키 1위’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국내 위스키 1위 업체 디아지오코리아의 위스키 브랜드 ‘윈저’ 사업 부문 매각을 둘러싸고 노사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디아지오 측은 고용승계를 통한 정식 매각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노조 측은 “동의 없는 불법매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디아지오는 W 시리즈를 포함한 윈저 브랜드를 총 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국내 사모펀드 그룹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메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하 베이사이드-메티스)과 합의했다. 

불법으로 팔렸다?

이 과정에서 디아지오 아시아태평양 지역 및 면세 사업부를 총괄하는 샘 피셔 사장은 원활한 이행 과정을 위해 노동조합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지만 디아지오코리아 노조 측은 “일방적인 불법매각”이라며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0년간 김영란법 시행(부정청탁금지법)과 주52시간 도입 확대 같은 정책·제도 변화에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까지 겹치며 로컬 위스키 시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에 내수경기 위축과 독주를 삼가는 주류 문화까지 가세해 시장침체가 더욱 가파른 상황이다. 

로컬 위스키 시장의 양대산맥이었던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임페리얼’은 큰 타격을 입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한국 특유의 위스키로 주목받았던 윈저와 임페리얼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실제 디아지오코리아는 1990~2000년대 초반 호황을 누렸다. 2011년 매출 404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2020년에는 매출 1932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디아지오코리아에서 윈저가 잘나가던 시절 전체 매출 60% 이상을 윈저가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최근 디아지오코리아의 잇단 ‘희망퇴직’으로 이어졌다. 매출 유지를 못하니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2009년과 2014년, 2018년에 이어 지난해 6월 희망퇴직을 실시한 디아지오코리아는 1년도 채 안 된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또 받았다.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디아지오코리아 노동조합은 지난달 28일 오후 여의도 한국노총중앙근로자복지센터에서 ‘디아지오코리아 불법매각 반대 및 총력 저지 투쟁’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민수 디아지오코리아 노조위원장은 “디아지오 글로벌과 디아지오코리아 사측은 야만적으로 불법매각을 자행했다”며 “노조와 일체의 협의 없이 회사를 청산하고 희망퇴직도 멋대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일단 금액은 2000억원으로 결정됐는데 전체 대금이 전부 외부 차입금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향후 윈저 브랜드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2000억원만 회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모든 위험은 노동자와 투자자에게 넘기고 떠나는 외국 자본의 ‘먹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언론에 보도된 ‘디아지오는 베이사이드-메티스에 10년간 스카치 위스키 원액을 공급하게 됐다’는 말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윈저 제품은 완제품을 수입하고 통관해 ‘리웍’ 작업 이후 출고하고 있다. 리웍 작업은 한국어 라벨 및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 태그를 부착하고 캡씰링까지 씌운 후 마무리되는 과정이다. 이때 언론에 나온 내용처럼 원액만 공급받게 되면 국내서 직접 생산해야 하며, 생산에 필요한 설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추가비용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디아지오코리아, 2000억원에 매각 결정
노조 “일방적 불법매각…끝까지 투쟁”

아울러 주세법상, 완제품을 수입하는 경우에는 수입 신고가격 기준으로 세금을 납부하게 되고, 원액을 공급받아 국내서 생산할 경우 출고가격 대비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주세(출고가의 72%), 교육세(주세의 30%), 부가세 등을 고려하면 마진이 약 40% 정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기사를 살펴보면 윈저 제품의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향후 기대감이 크다는데, 현재 상황은 완제품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이익률이 발생하는 것이고 만약 원액만을 공급받아 생산하게 된다면 이익률이 현저히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사측이 일방적인 매각을 진행하며 조합원과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단체협약의 제24조 및 제22조를 정면으로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회사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희망퇴직하는 경우 노조와 90일 전에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글로벌에서 계획한 한국법인의 공중분해 내용을 노동자에게 전하고 겁박해 막무가내로 진행하고 있다”며 “야만적 외투자본의 만행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로 법적소송을 진행한다. 법 위반 내용에 대해 반드시 처벌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아지오코리아는 매각 과정에서 ‘윈저글로벌’이란 법인을 신설하고 관련 직원을 보내기로 했다. 전체 280여명의 직원 중 이직 대상자는 150~16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작업은 7월까지 마무리된다. 

노조 측은 “디아지오가 지난달 15일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희망퇴직할 경우 90일 전에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게 돼있는데, 이달 2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31일까지 퇴직하게 돼있다. 기간도 지키지 않았거니와 노조와의 협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파업에 들어간지 3개월지 지났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달 3일부터 경기도 이천공장 리웍 라인에 지역 영업소 지점장을 배치했다. 리웍 라인에서는 외국에서 들여온 위스키에 새로 한국어 라벨을 붙이고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 태그를 부착하는 작업을 한다. 지점장들이 생산 라인 가동 중 생기는 기능 결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외부 용역도 파견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사측이 별도 인원을 생산현장에 투입한 것에 대해 노조는 "이 행위가 노동법이 금지하는 불법 대체인력 투입에 해당한다"며 디아지오코리아를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법은 디아지오코리아가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 노조 측의 주장을 기각한 것으로 사측은 밝혔다. 

디아지오 측 관계자는 "지점장들을 대체근무자로 투입한 사실은 없다"면서 "비노조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근무에 투입될 뿐"이라고 전했다.

앞서 샘 피셔 사장은 윈저 브랜드 매각을 알리며 “디아지오는 자본 배분을 엄격하게 다루고 있으며, 이번 매각은 그동안 진행해온 적극적 포트폴리오 관리의 일환이다. 윈저 사업을 헌신적으로 지원해준 디아지오코리아 직원들에게 감사하며, 원활한 이행 과정을 위해 직원, 노동조합, 고객, 베이사이드-메티스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측 "사실 무근"


디아지오 측 관계자는 “모든 것이 노조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해왔다. 이어 “노조 측에선 회사가 노동법을 위반하는 등 불법적인 일을 자행 한 것으로 몰아가지만 법을 위반 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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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