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나는 가족여행 ③무주 태권도원

‘태권도의 모든 것!’ 힘 솟는 별천지

무주 태권도원에서는 ‘태권도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태권도 공연장과 박물관, 전용 경기장, 체험장 등을 갖춘 세계 유일한 공간이자 코로나19에 지친 가족의 기운을 북돋울 흥미 넘치는 곳이다. 태권도원에는 태권도 고단자를 기리는 전통 가옥과 영화에서 본 듯한 수련장이 있다. 봄 향기 피어나는 호젓한 산책로를 걷거나,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에 올라 무주의 산세를 조망하는 색다른 일과도 보낼 수 있다.

태권도원은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서 구천동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설천면 백운산 자락에 자리한다. 세계 태권도인에게 ‘꿈의 공간’으로, 아이들에게 동네에서 배운 태권도의 힘과 진면목을 체험하는 장소로 사랑받는다. 태권도원에 들어서면 세계 유일한 태권도 전용 경기장 T1이 연못가에 위용을 드러낸다.

태권도의 기본 정신인 천지인을 모토로 설계한 경기장은 지붕에 삼태극 문양을 새겼다.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굵직한 경기를 이곳에서 치렀다. 경기장 입구에 태랑(호랑이), 백운도사(태권 고수), 진진(진돗개) 등 태권도원의 캐릭터가 방문객을 반긴다.

다양한 체험

T1경기장을 둘러보며 선수들이 내질렀을 함성과 땀방울의 여운을 음미한 뒤 경기장 내 공연장으로 이동한다. 무대에서는 태권도원 관람의 필수 코스인 태권도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 새롭게 꾸민 〈내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격파와 품새, 북춤과 부채춤이 어우러진 태권도 문화 공연이다.

주인공이 수련을 통해 고난을 이겨내고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연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약 20분간 진행하며(월요일 휴관), 공연 뒤에는 태권 체조와 발차기, 격파 등 관객 참여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T1경기장 주변에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경기장 뒤쪽에 국립태권도박물관이 들어섰다. 세계 최초 태권도 전문 박물관에는 태권도의 역사와 한국 무예의 변천사 등을 전시한다. 대나무로 만든 호구,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손과 발 동판, 단증을 받은 태권V 모델 등이 볼만하다.

체험관Yap!에서는 가상 겨루기, 격파 게임, 태권 모험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태권 체험이 흥미롭다. 태권도 발차기를 형상화한 야외조각마당, 만국기가 휘날리는 국기광장은 포토존으로 인기다.

순환 버스를 타고 정상부로 이동하면 태권도원 전체 윤곽이 드러난다. 2014년 개장한 태권도원은 총면적 약 231만㎡에 이른다. 백운산 자락 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이 운행한다. 전망대에서는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 무주 일대의 산자락이 한눈에 담기며, 민주지산과 각호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가 물결처럼 펼쳐진다.

모노레일승강장에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태권도원의 숨은 볼거리를 방문해보자. 처음 만나는 한옥은 명인관이다. 태권도 고단자를 위한 공간으로 명인들의 얼굴 동판이 있다. 명인관 옆 일여헌 내부는 전통 한옥을 고스란히 재현했으며, 고단자들의 회의가 열리기도 한다.

명인관 아래 태권전은 조선 시대 서원의 배치를 반영한 곳으로 태권도 고단자와 만남, 태권 제례 같은 행사가 진행된다. 외국 태권도인이 명인관, 태권전 등 고단자의 흔적이 깃든 공간을 관심 있게 찾는다.

산책로 옆 탁 트인 잔디밭에는 전통무예수련장이 눈길을 끈다. 타격, 발 기술, 품새 등 전통 무예를 체험·수련하는 곳이다.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7개 명상석에 앉아 오행폭포를 바라보며 정신수양도 할 수 있다. 여기저기 마련된 정자에서 텐트를 치고 ‘1인 수련’에 도전하는 이들이 보인다.

공연장·박물관 등 갖춘 세계 유일 공간
가족의 기운 북돋울 흥미 넘치는 곳


태권도원에 태백길, 일여길, 평원길 등 숲길 산책로가 있다. 태권도원에서 하룻밤 묵으며 우렁찬 아침을 맞는 시간 또한 유쾌하다. 도약관에서 개인이나 단체 숙박이 가능하다. 도약관 앞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 이름을 딴 바흐정이 이채롭다.

태권도원은 가족, 친구와 1박2일간 태권도 수련과 체험을 즐기고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태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엄마, 아빠와 몸을 맞대고 신나는 수련에 도전할 수 있다. 태권스테이는 체험형·힐링형·감성형 프로그램 등이 있으며, 이용자에게 도복을 대여하고 전북투어패스를 제공한다.

태권도원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공휴일 오전 10시~오후 7시(월요일, 1월1일, 명절 전날·당일 휴관), 입장료는 어른 4000원·청소년 3500원·어린이 3000원이다(체험관Yap!과 모노레일 이용료 별도).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따라 시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태권도원 주변에 연계 관광지가 가깝게 자리한다. 반디랜드는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청정 무주의 생태계를 테마로 꾸민 복합 공간이다. 입구에 대형 곤충 모형이 달린 무주곤충박물관이 눈에 띈다. 희귀 곤충과 나비를 비롯해 곤충 2000여종이 전시되며, 반딧불이체험관과 수족관, 생태온실이 있다. 곤충을 테마로 한 야외놀이터가 인상적이다. 반디랜드는 천문과학관과 통나무집, 청소년야영장 등도 갖췄다.

태권도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나제통문은 무주의 명승인 구천동33경 가운데 1경이다. 통문이 뚫린 암벽 일대는 예부터 신라와 백제의 경계로 전해진다. 현재 크기의 석굴 문은 일제강점기에 뚫렸다는 주장도 있다. 나제통문을 기준으로 언어와 풍습이 달라 동쪽 무풍면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서쪽 설천면에서는 전라도 사투리를 주로 사용한다.

지전마을에는 옛 담장이 따뜻하게 남았다. 마을 길을 따라 걸으면 흙과 자연석으로 만든 담이 700m가량 이어진다. ‘지전’은 예전 마을에 지초(芝草)가 많이 나서 붙은 이름으로, 17세기 후반에 마을이 형성됐다고 한다. 마을 옆으로 남대천이 흐르고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선 풍경이 아름답다. 지전마을 옛 담장(국가등록문화재) 골목 안에는 아담한 카페가 운치를 더한다.

최북미술관

무주 읍내에는 미술관, 문학관, 산골영화관, 공예촌 등이 옹기종기 들어섰다. 최북미술관은 조선 후기 무주 출신 화가 최북의 작품을 전시한 곳이다. 최북은 산수와 메추라기, 호랑나비를 잘 그렸으며 스스로 눈을 찔러 한쪽 눈이 먼 기이한 일화가 있다. 미술관 건너편은 ‘순수 비평문학의 선구자’로 알려진 김환태의 문학관이다. 미술관 뒷마당에는 전통 공예를 체험하는 반딧골전통공예문화촌이 조성됐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태권도원→지전마을→최북미술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태권도원→나제통문
둘째 날: 반디랜드→지전마을→최북미술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태권도원 www.tpf.or.kr/t1
- 무주관광 https://tour.muju.go.kr/ tour
- 반디랜드 https://tour.muju.go.kr/bandiland
- 최북미술관 https://tour.muju.go.kr/art  

문의 전화
- 태권도원 063)320-0114
- 무주관광 063)320-2570
- 반디랜드 063)324-1155
- 최북미술관 063)320-5636


대중교통
[버스] 서울-무주,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4회(09:20~18:0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무주공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설천행 농어촌버스 이용, 태권도원 정류장 하차, 도보 약 100m.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무주공용버스터미널 063)322-2245

자가운전
통영대전고속도로 무주 IC→무주읍→설천·구천동 방면 국도30호선→태권도원

숙박 정보
- 태권도원 도약관: 설천면 무설로, 063)320-0114, www.tpf.or.kr/t1/contents/tkdfacility2_1.do
- 무주향로산자연휴양림: 무주읍 무학로, 063)322-6884, https://mujuhyangrosan.foresttrip.go.kr
- 반디랜드 통나무집: 설천면 무설로, 063)320-5666, https://tour.muju.go.kr/bandiland
- 무주덕유산리조트: 설천면 만선로, 063)322-9000, www.mdysresort.com

식당 정보
- 금강식당: 어죽, 무주읍 단천로, 063)322-0979, www.xn--939az0bqyh51t.com
- 섬마을: 도리뱅뱅이, 무주읍 내도로, 063)322-2799, www.instagram.com/island_village.muju
- 달콤베이크숍: 수제 타르트, 무주읍 향학로, 063)323-1213, https://band.us/band/56329146

주변 볼거리
적상산사고지, 머루와인동굴, 구천동 어사길, 백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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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