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이준석 두 번째 시험대

실험만 하다 날샐라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0대 대선에서 자신했던 선거전략이 먹혀들지 않았다. 이제는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만 이 대표도 입지를 굳힐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여기저기서 내홍의 조짐이 보여서다. 

대선을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쉴 틈은 없다. 두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의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공천 페널티 규칙을 둘러싼 감정의 골이 깊어져만 간다. 이런 탓에 이 대표가 재차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격 시도?

지난해 6월 국민의힘 새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는 정치권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젊음을 무기로 기존 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거침없는 발언과 행보로 청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대선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하며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도 일조했다. 대선 기간 내내 이 대표가 자신 있게 내세운 선거전략은 세대 포위론과 젠더 갈라치기 전략이었다. 이 같은 전략은 오히려 국민의힘의 역풍으로 이어졌다. 

대선 결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불과 0.73%p 차이로 진땀승을 거뒀다. 이 대표가 자신있게 말했던 호남 30% 득표, 10%p 차이 승리와는 정반대 결과였다. 


막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 쪽으로 20대 여성들의 표심이 몰려서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에게는 선거전략에서의 책임론과 리더십 문제가 불거졌다. 이 두 가지 여파는 쉽게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민주당에 입당한 여성 당원들의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던 갈라치기 전략이 역풍을 맞게 된 셈이다. 사실상 지방선거에서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탓에 이 대표를 향한 평가를 두고서 당내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의 승리 여부가 향후 이 대표의 입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하지 못한 탓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지방선거가 잠재된 위기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젊은 당 대표가 꼰대 정당으로 불린 당에서 보수 정당 열풍을 불게 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대선에서 활용했던 전략을 그대로 사용한 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모든 책임이 이 대표를 향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좌시만 할 수 없는 상황인 터라 이 대표도 벌써부터 지방선거 대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우선 당직 개편부터 나섰다. 5개월 만에 한기호 사무총장을 재임명했다. 한 총장은 이 대표가 선출된 직후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다. 그를 재차 임명한 이 대표의 행보에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함으로 여겨진다.

또 오랜 기간 지방선거를 준비해온 만큼 당내 잡음을 줄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정치권에서는 한 총장의 합류로 이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실질적 전권을 쥐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 친윤(친 윤석열) 인물도 지방선거를 위해 영입됐다. 정진석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권성동 의원을 영입인재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새 인물 위주 구성 밑그림 
페널티 놓고 집안싸움 시작

두 인물은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정 의원과 권 의원을 전면 배치해 윤 당선인을 향한 민심을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라고 풀이된다.

이 대표의 파격적 시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공직후보자기초자격시험(PPAT)을 통해 인물론을 강조하려는 움직임도 함께 포착된다.

이 방식은 이 대표가 꾸준히 추진해온 새로운 공천 방식 중 하나로 광역·기초 의원 출마하는 인물이 대상자다. PPAT는 국민의힘의 당헌당규와 공직선거법 등 의정활동에 필요한 부분을 평가하는 지표다. 이와 함께 청년층의 정치 진출을 돕고 국민의힘의 험지로 분류된 지역 진출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PPAT가 좋은 취지라는 데엔 이견이 없지만 일부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는 걱정스런 목소리도 나온다.

PPAT를 9등급제로 운영하고 비례대표의 지원 자격을 기초 의원은 3등급 이상, 광역 의원 2등급으로 제한한 규정 탓에 국민의힘 내홍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서다.

만일 PPAT를 통한 후보 결정이 지방선거 패배로 이어질 경우 이 대표의 당내 입지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공천 페널티 규칙도 내홍을 겪게 될 수 있다는 대목이다. 공천 페널티 규칙은 최근 5년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인사가 공천을 신청할 경우엔 15% 감점, 현역 의원은 10%를 감점받는다.

우려가 나오는 지점은 공천을 받지 못한 현역 의원의 탈락이라는 변수다. 공천 페널티 규칙이 적용되는 인사들이 많지 않지만 현역 의원들 중에는 홍준표 의원이 감점 대상자 중 한 명이다. 부과되는 페널티는 25%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도 나와 윤 당선인과 치열한 접전을 펼치기도 했다. 일찌감치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 의원의 경쟁자는 당 지도부에 소속돼있는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다(지난 28일, 최고위원직 사퇴). 

문제는 김 전 최고위원이 공천 페널티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을 인지한 홍 의원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페널티가 사실상 자신을 겨냥한 게 아니냐며 연일 김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를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해당 여파는 고스란히 이 대표에게까지 불거졌다.

앞서 김 전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초안을 작성했다며 책임을 돌렸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공천권을 둘러싼 반발 여론이 확산될 경우 당내 갈등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선 상황에서 대선 기간 겪었던 선대위 갈등 과정에서도 이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한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이런 탓에 이 대표가 지방선거까지 자체 내홍을 잘 봉합해 리더십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내홍으로 인해 당에 혼란이 발생할 경우 자칫 지방선거 패배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까닭이다.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기록할 겨우 모든 책임이 당 대표에게 지워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파괴 시도?

결국 이 대표는 진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그는 한 라디오 인터뷰서 “공천 페널티와 관련해 재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자신에게까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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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