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버스 왕국' 한남여객 쟁탈전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3.22 00:00:40
  • 호수 13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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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인 직원의 월급 다른 주머니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서울시는 2004년부터 버스준공영제를 실시해 세금으로 버스 회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서울을 대표하는 시내버스 회사인 한남여객운수(주)에서 전 경영진과 현 경영진 간 다툼이 계속되는 와중에 현 경영진이 세금을 낭비한 정황이 포착됐다. 전 경영진은 현 경영진이 한남여객운수(주)을 탈취했다고 주장한다.

한남여객운수(주)(이하 한남여객)는 1962년 2월19일 설립됐다. 한남여객의 전 경영진인 김태진 한남여객 전 대표이사는 1986년 10월쯤 한남여객을 매입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이 한남여객의 본거지다. 한남여객이 현 경영진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택시연합회)과 박진성씨가 한남여객 대표이사로 바뀐 것은 2009년 초다.

택시 회장
버스 대표

현재 한남여객의 주식은 박진성 대표이사가 69.72%, 박복규 회장이 30.28%를 소유하고 있다. 

한남여객이 김 전 대표이사에서 박 대표이사로 바뀐 시점인 2008년 말, 한남여객은 자본금 12억원 및 잉여금 포함 자본총계가 64억원이었으며, 보유 부동산 시세가 300억원, 보유 버스 150여대 평가액이 150억원이었다.

소유한 땅도 1050평 이상이었다.


한남여객이 박 회장 가족에게 넘어간 뒤, 여러 가지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 한남여객 정비사였던 이병삼씨는 2008년 박 회장이 한남여객을 인수한 뒤 정비사 인원 감축, 임금 15% 삭감, 1년 계약직(연봉제)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부당한 대우를 참지 못한 정비 노동자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사측의 탄압은 더욱 심해졌다. 

버스 운전기사가 부족하다며 정비 인력 6명을 운전직으로 강제 전직시키는 일도 서슴없었다. 강제 전직된 한남여객 정비직 노동자들은 정비 업무에 필요한 차고지 내 시범 운전을 위해 선택적으로 대형면허를 취득했을 뿐 대형버스 운전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긴 어려웠다.

결국 이씨를 비롯한 2명의 정비 노동자는 회사를 떠났다. 한남여객이 보유한 버스 대수는 100대를 훌쩍 넘는다. 이런 상황에 정비사가 턱없이 부족해 버스를 타는 시민들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버스 부품도 정품이 아닌 비품을 쓴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 한남여객 정비사들은 인원 감축에 5년 이상 투쟁을 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회사를 정상적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하지만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시 버스 체계를 감안하면 회사의 이 같은 입장은 이해할 수 없다. 서울시는 2004년 7월부터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해 시내버스 회사가 벌어들인 돈에서 운송비를 제외한 적자분을 전액 보전해주고 있다. 

버스준공영제는 민간운수업체가 서비스를 공급하는 형태는 그대로 유지한 채 노선입찰제, 수입금 공동관리제 및 재정 지원 등을 통해 버스 운영체계의 공익성을 강화한 것이다.


구설수 많은 택시 회장
버스서도 경영권 다툼

버스준공영제를 통해 수익성 있는 구간에만 편중될 수 있는 버스 노선이 변두리 취약지역까지 확대 조정된 상황이다. 결국 줄어든 정비 노동자 몫의 임금이 회사의 다른 호주머니로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차량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결국 시민의 안전으로 귀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남여객은 어떤 경로로 박 회장 손에 들어갔을까.

이 사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전 대표이사는 한남여객 외 가족과 함께 운영하던 한남에너지가 오일뱅크 사태로 큰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전 대표이사는 주식을 담보로 박 회장에게 총 33억8000만원을 빌렸다. 변제기일은 2009년 5월30일이었지만, 한남여객은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한남여객은 2008년 12월22일 기업회생절차가 승인됐다. 그러나 박 회장은 본인에게 한남여객 경영권을 인수하면 김 전 대표이사의 과거 회사 경영과 관련된 제반 사항 등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런 약속을 기반으로 2009년 1월12일 김 전 대표이사와 박 회장은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주식매매계약서는 내부용과 외부용을 나눠서 작성했다.

주식매매계약서 내부용 제5조 확약 사항에는 “매수인들은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후 매도인 김태진 등 구 경영진에 대해 과거 회사 경영과 관련된 의무 위반·불법행위 등을 이유로 민형사상 일체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기로 한다” “회사가 김태진 대표이사에게 대여한 가지급금(대여금)은 대손 처리한다”고 명시돼있다.

대손 처리란 특정 채권의 회수가 불가능할 때 이 채권을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외부용은 세무서 등에 제출할 용도로 두 가지 내용이 빠져있다. 실질적인 합의 내용은 내부용으로 작성한 것이다. 계약서는 쌍방 합의한 내용으로 작성해 인감도장을 찍었다.

김 전 대표이사는 박 회장의 말을 신뢰해서 기업회생절차를 취하했다. 당시 김 전 대표이사가 박 회장에게 줘야 하는 가지급금은 176억원이었다.

계약서 믿고
취소했는데…


하지만 박 회장은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이행을 미뤘고 약 7년 후인 2016년 12월31일에 이행됐다. 김 전 대표이사는 회사 임원 변경과 관련해 어떤 서류도 제공하지 않았는데 임원에서 사임돼있었고 주식의 소유권이 피고소인들에게 임의 선임 이관됐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이사진 개편은 주식에 관한 세금을 양도한 뒤 이뤄지는 것이다. 나는 2016년 12월31일까지 도장을 찍은 적 없다. 그렇지만 가지급금 대손 처리를 안 해주면 법적으로 구속되는 사유니 그것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회사가 넘어간 것이 문제의 끝이 아니었다. 박 회장 측이 ‘내부용 주식매매계약서’에 작성한 “가지급금은 대손 처리한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다. 박 회장은 김 전 대표이사를 한남여객 자금 횡령죄로 고소했다. 한남여객 가지급금 대손 처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박 회장은 2014년 12월8일 김 전 대표이사를 고소해, 2015년 7월3일 징역 5년 선고가 나왔다.

판결문에는 “김 전 대표이사가 2006년 9월2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241-42에 있는 피해자 한남여객의 사무실에서 피해 회사를 위해 업무상 보관 중인 피해 회사의 자금 2250만원을 단기대여금을 빙자해 인출했다. 그 무렵 김 전 대표이사는 개인 사채이자 지급 등으로 사용한 것을 비롯해 그때부터 2009년 1월20일까지 피해 회사 소유의 합계금 406억5373만80원을 횡령했다”고 기재됐다.

합계금에 대해 김 전 대표이사는 가지급금은 176억원인데, 박 회장 측이 세무회계상 부정하지 않도록 작성한 것이라고 전했다.


징역 5년
수백억 이익

하지만 당시 김 전 대표이사가 돈을 빌린 사람은 박 회장이었다. 이는 박진성 대표이사의 진술서에서도 드러난다.

박진성 대표이사는 “실제로는 제 부친의 자금을 한남여객에 대여해준 것이지만, 차용증서상의 자금 대여인과 주식양도계약서상의 양수인은 편의상 제 부친의 처남인 오병길 명의로 했다”고 진술서에 밝혔다.

김 전 대표이사는 이 대목에서 박 회장이 사채업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그는 2016년 감옥에 들어갔다가 지난해 출소했다.

당시 심정에 대해 김 전 대표이사는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자살하고 싶어도 자살할 수 없으니까. 회사랑 돈을 다 빼앗겼는데 그 심정은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나는 징역 5년을 살게 됐고 그로 인해 박 회장이 취한 부당 이익이 수백억원이다. 30여년간 전국택시연합회장을 역임한 공인이 이럴 수 있나. 이 억울함을 알려달라”고 전했다.

감옥에 간 이후 박 회장 측은 가지급금 대손 처리를 해결했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해 고소를 취하하면서 사건이 종결됐다.

김 전 대표이사는 한진여객의 문제점을 더 지적했다. 그것은 바로 박 회장의 처와 딸이 회사에 근무하지 않고 월급을 받아갔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2009년 1월경부터 현재까지 약 13년 동안, 박 회장의 처와 딸이 15억6000만원 상당의 한남여객 자금을 횡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내·외부용 주식매매 계약서
결과는 외부용 계약서만 반영 

박 회장 내 가족이 근무하지 않고 월급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서울시의 세금이 지금도 계속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박 회장은 어떤 입장일까.

<일요시사>는 지난 15일, 박 회장과 통화했다. 먼저 한남여객 회사 임원을 불법으로 변경한 것에 관해 물었다.

박 회장은 “요새 이런 일이 불법으로 가능할 수 없다. 김 전 대표이사에게는 나도 아는 사람을 통해 돈을 빌려서 33억8000만원을 빌려줬는데, 갑자기 회사가 부도났고 김 전 대표이사가 잠적했다”며 “회사에 가보니 사채업자가 많이 와 있었고, 그 중에서 내가 채권이 가장 많았다. 회사에 돈 심부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내게 와서 차라리 회사를 인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33억8000만원 중 일부는 손해보더라도 보충되는 금액이다. 그 뒤 정산해서 부채를 갚았는데, 당시 거래 가격보다 훨씬 많았다. 팔아도 다 못 갚으니까 도망간 것 아니냐”며 “그 뒤 5년을 선고받았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회사 인수를 불법으로 한다는 건 정상적인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처와 딸이 회사에 근무하지 않고 월급을 받아 간 것에 대해서는 “나도 이 이야기 들었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집사람이 이사, 딸이 감사로 돼있다”며 “비상임이고 나도 대표이사인데 원래 회사에 매일 나가진 않지 않느냐. 그리고 버스준공영제로 서울시에서 1년에 한 번씩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급여 현황이나 이런 것도 다 본다. 또 현장도 CCTV로 다 연결돼있는데 조사해보면 아는 것 아닌가. 버스는 서울시 세금으로 일부 지원을 받고 있어서 회삿돈을 1000원이라도 가져오면 안 된다. 억울한 게 아니라 말할 거리도 못 된다”고 답했다.

한남여객 전 관계자는 “2009년 1월경 한남여객이 매각될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다른 운수회사도 한남여객를 매매를 원했다”며 “박 회장 역시 매매 성사를 시켜달라고 했다. 만약 매매가 성사되면 사장으로 고용해준다고 약속했다. 다른 매수의향자를 배척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인수?
”말도 안돼“

이 관계자는 “이 말을 믿고 박 회장이 매수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후에 상황이 바뀌었으니 자리를 줄 수 없다고 했다. 한남여객이 33억8000만원에 팔렸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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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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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