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예술의전당 직원들, 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2.28 14:44:18
  • 호수 13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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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로 나뉜 임금협약서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우릴 동료라고 생각하면 이럴 순 없죠.” 임재훈 예술의전당 시설관리 노조위원장의 말이다. 예술의전당은 총 10만7454평으로 미술관 등 홀 9개를 포함한 건물로 이뤄져 있다. 이 모든 건물은 시설지원·환경미화·보안경비·주차관리팀 등이 안팎으로 ‘예술의전당답게’ 관리한다. 하지만 이들의 처우는 예술의전당답지 않은 실정이다.

예술의전당 조직은 크게 ‘경영본부’ ‘공연예술본부’ ‘예술협력본부’로 나뉜다. 이 안에는 총 4개의 세부 부서가 있다. 경영지원부에는 환경미화팀·시설지원팀·보안경비팀이 있다. 고객마케팅부에는 주차관리팀이 있다. 이들은 용역에서 공무직으로 전환된 상황이다.

“불평등”

문재인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에서 환경미화, 시설관리원, 경비원 등 파견·용역 노동자 12만1000명을 정규직 전환했다.

몇몇은 여기에 해당됐으나 모든 파견·용역직이 해당되지 못했다. 자회사를 포함한 다른 공공기관에 위탁 또는 용역사업을 주고 있는 경우로, 예술의전당은 이에 해당한다.  

2018년 7월1일 예술의전당 용역 노동자들은 공무직원으로 전환됐다. 기존에 정규직 직원은 일반직, 용역에서 전환된 직원은 공무직으로 불렀다. 지난해 12월 기준 예술의전당 일반직은 167명, 공무직은 221명이다. 


공무직원이 말하는 불평등은 임금에서 시작한다. 일반직원의 평균 연봉은 7200만원이고, 공무직원의 평균 연봉은 2450만원이다.

평균 연봉 4750만원 격차의 이유는 업무의 성격과 전문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공무직원이 일반직원들만큼 연봉을 높여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서울의 높은 물가상승률에 맞춰 ‘서울형 생활임금’에 맞게 올려 밥이라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서울형 생활임금’은 서울시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정책으로, 공무직 및 기간제 등 직고용 노동자는 2015년부터 최저임금이 아닌 생활임금을 적용했다.

올해 생활임금은 시급 1만766원으로 최저임금보다 1606원 높아, 월급은 225만원을 받아야 서울시 생활임금에 해당한다. 하지만 환경미화팀과 주차관리팀의 월급은 210만원 선으로 서울형 생활임금에 미치지 못한다.

임재훈 예술의전당 시설관리 노조위원장(제2노조)은 공무직이 된 후 월급을 인상해달라고 주장했고, 올해부터는 ‘서울형 생활임금’에 맞춰달라고 지속해서 요청 중이다. 

이에 대해 예술의전당은 “임금협약 때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의논해보겠다”고 대답했다. 


예술의전당 노동조합은 일반직원과 공무직원으로 구성된 1노조와 공무직 중 시설관리·환경미화팀인 2노조로 나눠져 있다.

교섭권 여부는 1노조에만 있으며 현재 ▲부장급 이상 직원 ▲회계·감사·예산·제도 담당 3급 이상 직원 ▲임원의 비서 및 운전기사 제외한 직원이 가입 대상이다.

2노조는 전 직원을 가입 대상으로 하며, 시설지원팀과 환경미화팀 대부분이 2노조 소속이다.

지난해 12월27일 예술의전당은 임금협약을 시행했다. 임금협약서에는 ‘일반직은 기본급 2.3% 인상하며, 공무직은 기본급 2.5% 인상과 직무급 1만3000원을 인상한다’고 기재돼있다.

이에 공무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고려해준 것으로 여겨 고마운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임금협약서 외 부속 합의서를 따로 만든 것이다. 부속 합의서에는 ‘일반직 기본급 2.3%과 직무급 10만원 인상한다’고 기재됐다. 공무직은 기존 임금협약서 내용과 동일하다.

이 내용에 분노한 공무직원은 “서울시청 공무직원의 평균 연봉은 3850만원이고 세종문화회관은 3350만원정도다. 그런데 예술의전당은 2450만원으로 연봉이 너무 낮다”며 “공무직은 낮은 연봉으로 배려 대상이고 타 관공서 및 공기업은 연봉 4~5% 인상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술의전당은 공무직원들을 어리석다고 생각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금도 작고 숙직도 힘들어
모두 촉탁직…대부분 중장년

임 위원장은 “무대팀은 공연이 늦어지면 10시 이후에 끝난다. 코로나 전에는 11시에도 끝나서 차비 명목으로 10만원을 더 받았다. 이걸 핑계로 일반직원들이 10만원 더 달라고 한 것이다. 따로 진행된 임금협약 후 무대팀은 1노조에서 탈퇴했다”고 말했다.

임금 외에 다른 문제점도 있다. 보안경비팀은 제대로 된 숙직실이 없는 상황에서 숙직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겨울 추위가 절정일 때도 제대로 된 난방기구 없이 오직 전기매트에 의지해서 잠을 자야 했다.

한겨울 밤 온도가 영하 9도일 때, 숙직실 온도는 10도 전후였다. 야외 온도가 영하 7일 때, 실내는 11도인데 중앙난방을 끈 적도 있었다. 건물 로비에서 접이식 침대를 펼치고 자야 했다. 전기장판을 틀어도 한기가 가실 수 없는 상황이다. 


보안경비팀 A씨는 사내 통신망에 숙직환경 개선 요청 글을 올렸다.

A씨는 “보안경비팀의 숙식 장소가 코로나19에 안전하다고 생각하냐. 지난해에 구입한 미니 접이식 침대에 누우면 종아리 절반밖에 오지 않는 것을 아느냐”며 “경비 데스크 뒤에서 가취침해야 할 때는 꼬박 24시간 마스크를 착용한다. 품격 있는 예술의전당 위상에 걸맞게 사람답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A씨는 2번째 글에서 “글을 올린 후 1월28일 오전10시30분경 보안경비팀장의 호출을 받고 면담했다. 팀장은 ‘사내 통신망에 왜 그런 글을 올렸냐’ ‘이런 제안이 조직에 득이 되느냐’ ‘이 방법이 정상적이냐’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 계속 이렇게 대처할 것이냐’고 질문했다”며 “대다수 팀원에게 열악한 숙식 환경이 개선되면 득이 되는 것 아니냐. 예술의전당이 아직도 구시대적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해당 글을 올린 이후 예술의전당은 보안경비팀에게 난방기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기자가 취재 차 방문했던 지난 18일 이후 공사를 해서 숙직실을 마련했다.

임 위원장은 기존에는 없었던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공무직원들은 ▲환경미화팀 주6일제 근무에서 주 5일제로 ▲주차관리팀 핸드폰 사용 허가 ▲직원 중 코로나19 발생 시 일반직원들처럼 재택근무 허가 등의 요구를 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용역 직원들이 공무직원으로 전환된 지 4년째다. 이들은 공무직 입사 이후 꾸준히 자신의 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개선된 사항은 손에 꼽힐 정도다.

그 이유는 공무직원들은 ‘촉탁직’이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해서 촉탁직은 일용직, 임시직 등처럼 일정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의해 근로하는 기간제 근로다.

이는 예술의전당 내규로 규정돼있다. 공무직원들의 정년은 보안경비 직군·환경미화 직군 만 65세, 시설지원 직군·주차관리 직군 만 60세다.

이들은 정년을 다 채운 뒤 평가에 따라 추가 근무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공무직원들의 나이가 대부분 중장년층인 것을 고려해, 공무직원들은 부당한 상황이 발생해도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4년째 조율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공무직원들은 기존 용역 직원이 전환된 상황이라 임금체계를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예술의전당은 기본급과 직무급으로 나뉘는데, 공무직원은 100% 직무급이 확정돼 본 임금협약서에 넣었다. 일반직원은 직무급을 새로 받아야 하는 직원이 60%라서 본 협의가 아닌 부속 합의서에만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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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