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남시 4자 협약 풀리지 않는 의혹

협약 하루 전 졸속 회원가입?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성남시-네이버-사단법인 희망살림-성남FC 간의 4자 협약을 둘러싼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속사정을 들여다볼수록 ‘왜?’라는 물음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7년 전 지자체와 대기업, 시민단체와 프로축구단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일요시사>가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대선후보의 삶은 그 자체로 검증 대상이다.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후보가 공직에 있을 때 일어난 일에는 더더욱 관심이 쏠린다. 당시 후보가 한 발언, 찍은 사진, 관련 서류, 관계자 등은 선거 기간 내내 초미의 관심사다. 역으로 말하면 그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선 물려
수면 위로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이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지난 1월 ‘수사 무마 의혹’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다시 급부상했다. 사건을 수사 중이던 박하영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쓴 글이 불씨가 됐다. 그는 사건에 내린 경찰의 무혐의 처분을 두고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2018년 1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현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도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고발됐다.

같은 해 6월에는 바른미래당 측 성남적폐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장영하 변호사가 이 후보를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고발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사건을 맡은 분당경찰서는 고발 이후 3년여 만에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박 전 검사의 보완수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혹, 즉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친정부 성향의 검사로 알려진 박 지청장이 이 후보가 성남시장일 당시 일어난 사건을 뭉개려 한 게 아니냐는 내용이다. 

2015~2016년 후원한 40억원
국세청 자료 ‘회원 회비’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무렵 6개 기업이 성남FC에 후원한 돈의 성격이 무엇이냐가 쟁점이다. 네이버 40억원, 두산건설 42억원, 농협 36억원, 차병원 33억원, 현대백화점 5억원, 알파돔시티 5억5000만원 등 6개사가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시기 인근에 성남시가 인허가 및 토지 용도 변경 등 이들의 민원을 해결해준 대목에서 의혹이 불거졌다.

6개사는 ▲차병원-분당경찰서 부지 선정 ▲네이버-제2사옥(정자동) 신축 ▲농협-성남시 금고 지정 ▲두산건설-정자동 부지 용도 변경 ▲알파돔시티-신축공사 ▲현대백화점-신축공사 등 성남FC에 돈을 후원한 후 바라던 바를 얻어냈다.

이 부분을 두고 6개사가 후원한 돈의 성격이 이 후보에 대한 뇌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네이버에서 ‘사단법인 희망살림’이라는 비영리법인을 거쳐 성남FC로 들어간 39억원이다. 희망살림은 저소득층의 부채 탕감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으로 2012년 설립됐다.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제 전 의원 등이 깊숙이 관여돼있다. 2019년 단체명을 ‘롤링 주빌리’로 변경등기했다. 


꼬리 무는
의문점들

네이버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4자 협약 이후 우회 지원이라는 방식으로 돈을 후원했다. 2015년 5월19일 성남시-네이버-희망살림-성남FC는 성남시청 상황실에서 ‘빚탕감 프로젝트 참여와 확대를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 성남시는 당시 성남시장인 이 후보가, 네이버는 김상헌 전 대표 대신 김진희 당시 네이버 I&S대표가 참석했다.

희망살림은 김재욱 대표가 아닌 제 전 의원이 상임이사 자격으로, 성남FC는 곽선우 당시 대표가 서명했다.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의 위임장 존재 여부, 제 전 의원의 희망살림 대표성 여부 등이 의문으로 제기됐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네이버는 김진희 전 대표의 대리 참석에 대한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희망살림 측에서 대표권을 가진 김재욱 대표가 아니라 제 전 의원이 나온 부분에서 의문이 나왔다.

제 전 의원이 희망살림 상임이사가 맞는지 여부도 의혹으로 떠올랐다.(1362호 <단독>성남시-성남FC 수상한 4자 협약서 공개 참고).

협약서에는 4자 간 협약의 목적을 ‘개인파산, 가정파탄들의 원인이 되는 가계 빚으로 고통받는 성남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빚탕감 프로젝트(이하 롤링 주빌리)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사회공헌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이 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2년(2015~2016년)간 4회에 걸쳐 10억원씩 후원금으로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희망살림은 성남FC에 현금으로 19억5000만원씩 2년간 총 39억원을 메인 스폰서 광고료로 지급한다고 했다. 그 조건으로 성남FC는 롤링 주빌리의 로고를 메인 스폰서 광고로 표출하기로 정했다. 성남시는 협약 내용 진행을 위한 행정 지원, 캠페인 참여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참여했다. 

국세청에 공시된 희망살림의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5년 6월과 10월, 2016년 7월과 9월 4차례에 걸쳐 희망살림에 10억원씩 후원했다. 그리고 희망살림은 2015년 6월과 10월 ‘빚탕감 캠페인’ 명목으로 성남FC에 9억5000만원씩 총 19억원을 지급했다.

2016년에는 8월과 10월 ‘목적 부실채권매입’ 명목으로 10억원, 5억원, 5억원을 성남FC에 입금했다. 

성남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4자 협약서에는 광고료 명목으로 성남FC에 지급한다고 명시돼있는데 ‘지급 목적’ 부분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2016년 10월 5억원씩 2번에 걸쳐 나간 돈은 지급처 명이 ‘성남시’로 돼있어 네이버가 후원한 돈이 성남시로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희망살림 측은 언론 보도에 대해 “직원이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발급한 공용영수증을 증거로 제시했다. 


일단락되는 듯했던 논란은 의외의 부분에서 터졌다.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후원한 돈이 ‘회원 회비 수입’으로 잡혀 있던 것. 회원 회비는 말 그대로 회원들이 내는 돈이다. 회비는 일반회비와 특별회비로 나뉜다. 일반회비는 정기적으로 부과하는 회비와 경상경비가 부족할 때 추가로 부과하는 회비를 뜻한다.

특별회비는 일반회비 외 회비를 말한다.

특별회비?
도대체 왜?

희망살림의 2016년(사업년도 2015년) ‘고유목적사업 수입금액 세부현황’을 보면 기타 고유목적 사업수입 항목의 회원회비 수입에 20억1465만이 기재돼있다. 이 중 20억원이 네이버에서 희망살림에 낸 돈이다. 2017년(사업년도 2016년) 현황에서도 기타 고유목적 사업수입 항목의 회원 회비 수입에 21억2880만5000원이 기재돼있다. 역시 이 중 20억원은 네이버에서 나온 돈이다.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후원금으로 지급한 돈은 특별회비로 추정된다. 2017년 이후 내역에서 네이버가 낸 것으로 보이는 회원 회비는 없기 때문.

유순덕 희망살림 이사는 이 부분에 대해 네이버가 2015년 5월18일 희망살림의 법인회원으로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4자 협약 하루 전날이다. 유 이사에 따르면 ‘회원가입 신청서’를 작성하면 법인회원으로 가입된다. 다시 말해 네이버는 희망살림에 법인회비를 낸 셈이다.


유 이사는 기부금품법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 2조(정의)를 근거로 들었다. 해당 조항은 ‘법인, 정당, 사회단체, 종친회, 친목단체 등이 정관, 규약 또는 회칙 등에 따라 소속원으로부터 가입금, 일시금, 회비 또는 그 구성원의 공동이익을 위해 모은 금품은 기부금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유 이사는 네이버에서 나온 40억원이 ‘법인(희망살림)이 소속원(법인회원)으로부터 받은 일시금, 회비’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기부금에 해당하지 않고 따로 신고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실제 희망살림이 서울시에 제출한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명세 보고서’에는 네이버가 낸 돈의 흔적이 전혀 없다. 

기부금품법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 4조(기부금품의 모집 등록)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 기부금품을 모집하기 위해선 행정안전부 장관 또는 지자체장에게 모집·사용계획서를 등록해야 한다. 10억원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행안부, 이하는 지자체에 등록하도록 돼있다. 10억원 이하로 기부금품을 모집하겠다고 지자체장에게 등록해놓고 그 이상을 모을 경우 기부금품법 위반이 된다. 

기부금품 사용명세서에도 없어
“세제 혜택 없이 비용 처리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2015년 희망살림의 기부금품 모집 등록증을 보면 2015년 3월4일 이헌욱 당시 희망살림 대표 이름으로 서울시장에게 등록했다고 나온다. 

모집 목적은 ‘가계부채 해결 캠페인, 장기연체 부실채권 매입 소각, 채무관련 제도 개선 운동’ 등이고 모집 목표액은 9억9000만원이다. 모집 기간은 그해 말인 2015년 12월31일까지로 돼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4월7일 이헌욱 대표가 희망살림에서 사임했다. 후임 대표는 김재욱씨.

김 대표 이름으로 2015년 5월15일 기부금품 모집 등록 변경이 이뤄졌다. 모집 내용은 동일하고 대표자만 바뀌었다.

희망살림이 2016년 4월 서울시에 제출한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명세 보고서’에 따르면 모집금액은 4180만원으로 기재돼있다. 2015년 3월부터 그해 말까지 약 9개월 동안 기부받은 금액이다. 희망살림은 이 중 ▲부실 채권 매입 2266만원 ▲채무자 상담 및 교육 1225만원 ▲제도개선 운동 및 캠페인 598만원 ▲모집비용(운영·관리비 등) 91만5200원을 사용했다고 적시했다. 

이후 희망살림은 2016~2019년 서울시에 모집 등록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희망살림과 네이버 양측은 지정기부금 증명서(영수증)를 주고 받았다고 답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정기부금 영수증은 기부금품법상 기부금에 해당하지 않는 항목에도 발급할 수 있다”며 “법인회원이 낸 특별회비의 경우 반드시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희망살림 측은 “변호사 자문 결과, 절차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후원한 40억원에 대해 세제 혜택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법인세법상 세액 공제가 아니라 비용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희망살림에 법인회원으로 가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법인회원?
“잘 모른다”

한 성남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두 푼도 아니고 40억원을 후원하는 데 세제 혜택 없이 돈을 냈다는 사실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단법인에 법인회원으로 가입한 부분도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고 전했다. 이어 “4자 협약 과정, 기부금 사용내역 등에 있어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공권력에 의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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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