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체험 마을 ①원주 황둔삼송마을

겨울이 따뜻해지는 쌀찐빵 체험

언제부턴가 따끈한 호빵이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사실 호빵의 원조는 찐빵이다.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쪄서 먹는 찐빵은 오래전부터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간식이다.

한 제과 회사에서 찐빵을 상품화한 게 바로 호빵이다. 호빵이 인기를 끌면서 원조 격인 찐빵에 관심이 높아졌다. 찐빵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지역도 생겼는데, 강원도 횡성의 안흥찐빵과 원주의 황둔찐빵이 대표적이다.

전국적인 인기

후발 주자인 황둔찐빵은 반죽을 쌀가루로 만들어 차별화를 꾀했다. 거기다 백련초와 호박, 파프리카 등을 넣어 여러 가지 색을 내고, 팥과 함께 고구마로 소를 만들거나 팥소 대신 채소를 넣는 등 다양한 쌀찐빵을 선보이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원주에서 처음으로 쌀찐빵을 개발한 황둔삼송마을에 가면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쌀찐빵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원주시 신림면 동북쪽에 자리한 황둔삼송마을은 치악산과 감악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아름다운 마을이다. 주변에 깨끗한 서마니강이 흐르는 해발 400~500m 준고랭지 청정 지역으로, 맛있고 건강한 로컬 푸드를 생산한다. 2013년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이후 한국농어촌공사 선정 ‘으뜸 마을’, 강원도 선정 ‘엄지척 명품마을’ 등에 들면서 해마다 많은 사람이 찾는 농촌 체험 마을이 됐다.

황둔삼송마을을 대표하는 쌀찐빵 만들기 체험은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교육으로 시작한다. 찐빵의 역사, 쌀찐빵 재료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우리 농촌과 친환경 농업, 로컬 푸드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 간단한 퀴즈를 내서 맞힌 사람에게 쌀가루 반죽을 한 덩이 더 주면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교육이 끝나면 마을에서 키운 농산물로 만든 반죽과 팥소를 가지고 정성스레 자신만의 찐빵을 빚는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빚은 찐빵은 숙성실로 향한다. 발효 과정을 거쳐야 폭신폭신 부드러운 찐빵이 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발효와 숙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이 만든 빵과 인사를 나눈다. 숙성은 한 시간쯤 걸리는데, 기다리는 동안 지역 농산물로 만든 식사를 하거나 마을 산책을 한다.

황둔삼송마을 산책은 크게 세 코스로 나뉜다. 황둔천을 따라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유리온실까지 걸어가거나, 마을 인근 피노키오숲을 체험하거나, 단종대왕유배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황둔천을 따라 걷는 길에는 또 다른 체험이 기다린다. 봄이면 파프리카 온실에서 수확 체험을 하고, 여름에는 자그마한 인공 연못에서 송어 잡기 체험을 한다. 오가는 동안 길에 핀 꽃과 풀을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피노키오숲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숲속 놀이터와 측백나무 미로가 있다.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숲을 탐험하고 명상 체험도 한다. 마을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솔치재는 ‘단종대왕유배길’ 시작점이다. 한양에서 출발한 단종 일행이 유배지인 영월부로 들어서는 지점이 솔치재다. 굽이굽이 고갯길을 올라가다 보면 어린 단종의 비통한 심정이 느껴진다.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간식
누구나 손쉽게 만들기 체험 가능

마을 산책을 마치고 돌아올 때쯤이면 숙성이 끝난다. 커다란 찜통에 넣고 10~15분 찐 다음 2~3분 뜸을 들이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나만의 찐빵이 완성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하나 맛보고, 나머지를 스티로폼 용기에 담아서 가져가면 된다. 빵을 찌는 동안 솔방울 공예나 손거울 만들기 같은 간단한 체험을 해도 좋다.

체험 활동을 하는 농촌체험관 2층은 황토방펜션이다. 방과 욕실, 주방 시설을 갖췄고, 테라스에서 바비큐도 할 수 있다. 30㎡(4인실)와 60㎡(12인실)가 있으며, 이름처럼 천연 황토로 만들어 푹 쉬면서 건강을 챙기기 적당하다.

황둔삼송마을이 위치한 신림면에 또 다른 볼거리가 많다. 용암리 용소막성당(강원유형문화재)은 1915년에 세운 근대 문화유산이다.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횡성 풍수원성당의 전교회장이던 최석완이 공소(본당에 딸린 작은 성당)로 초가집을 지었는데, 나중에 독립 성당이 되면서 붉은 벽돌 건물로 다시 지었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일본이 성당의 종까지 공출을 요구해 수난을 겪었으나,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황둔리 고판화박물관은 한·중·일뿐 아니라 티베트, 몽골 등 아시아 전역의 고판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고판화 원판과 서적, 원본 판화 등 소장품 4000여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획전을 한다. 작년에는 아시아 각국에서 역병을 막기 위해 사용한 목판화 100여점을 모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특별전: 마음의 백신, 아시아 다라니와 부적〉을 열었고, 지금은 호랑이해를 맞아 옛 호랑이 판화를 전시 중이다.

고판화박물관 관람료에 판화 체험이 포함된다. 호랑이 그림을 새긴 원판에 붓으로 먹을 바르고 종이를 덮은 뒤 바렌(판화용 문지르개)으로 문지르면 판화가 완성된다. 별도로 비용을 내면 더 많은 판화 체험도 가능하다. 고판화박물관과 이웃한 숲속판화학교에서 목판 제작, 전통 책 만들기, 능화판(다양한 문양을 새긴 목판) 문양 찍기 등 여러 가지 판화 체험을 진행한다.

황둔리 고판화박물관

원주 시내에 있는 강원감영(사적)도 둘러볼 만하다. 조선 시대 강원도 관찰사가 업무를 보던 곳이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고려 시대 강릉도와 교주도를 합해 강원도라 칭하고, 으뜸 고을을 원주로 정해서 강원감영을 설치했다. 선화당(보물)과 포정루, 비장청, 호저고 등 40여동으로 구성된 강원감영은 조선 시대 내내 강원도의 중심 역할을 했으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건물이 대부분 사라졌다가 지금은 일부가 복원된 상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고판화박물관→원주 용소막성당→황둔삼송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고판화박물관→원주 용소막성당→황둔삼송마을
둘째 날: 원주 강원감영→간현관광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황둔삼송마을 http://samsong.acus.kr
- 원주시 관광포털 www.wonju.go.kr/tour/index.do
- 고판화박물관 www.gopanhwa.com/museum  

문의 전화
- 황둔삼송마을 033)765-3381
- 원주시관광안내소 033)733-1330
- 고판화박물관 033)761-7885

대중교통
[기차] 청량리역-원주역, KTX 하루 7~8회(06:00~22:00) 운행, 약 50분 소요. 원주역에서 거장아파트 정류장까지 도보 약 14분 이동, 51번·51-1번 일반버스 이용, 대평교 정류장에서 24번 일반버스 환승, 즐개들 정류장 하차, 황둔삼송마을까지 도보 약 7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원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7회(06:10~22:0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원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외·고속버스터미널 정류장까지 도보 약 3분 이동, 2-1번·59번 일반버스 이용, 대평교 정류장에서 24번 일반버스 환승, 즐개들 정류장 하차, 황둔삼송마을까지 도보 약 7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원주고속버스터미널 033)747-4181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신림톨게이트→신림황둔로 주천·영월 방면 우회전→신림황둔로 좌회전→신목정길 우회전→황둔삼송마을

숙박 정보
- 황둔삼송마을 황토방펜션: 신림면 송계로, 033)765-3381, http://samsong.acus.kr
- 호텔인터불고 원주: 원주시 동부순환로, 033)769-8114, https://ibwonju.com
- 오키드호텔: 원주시 봉화로, 033)901-3000, www.orchidhotel.co.kr

식당 정보
- 밥한술두부한모(두부버섯전골): 신림면 신림황둔로, 033)766-1220
- 황둔막국수(막국수): 신림면 신림황둔로, 033)764-2055
- 미향(감자옹심이정식): 원주시 장미공원길, 033)747-5652


주변 볼거리
구룡사, 뮤지엄 산, 상원사, 원주 영원산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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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