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대선' 윤석열 마지막 히든카드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 ‘한 방에 훅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치 신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대선 레이스 종료가 임박했다. 혹독한 시간을 겪어온 윤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앞섰지만 아직까지는 누가 더 유리한지 확실히 알 수 없다. 이에 윤 후보는 세 결집을 다지기 위해 가진 카드를 다 꺼내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지지율을 역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분을 겪은 탓에 하락세가 뚜렷했으나 수습 이후 다시 한번 반등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가 갈등을 봉합하고 이 대표가 꺼내든 이른바 ‘세대 포위론’ 전략이 먹혀들어갔다고 본다. 

초박빙 속 
미세 변화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처참한 수준이었다. 일부 의원들이 당 대표 사퇴 결의안 이야기까지 꺼냈다. 윤 후보는 직접 나서 이 대표를 품고 가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현재 그는 이 대표가 내놓는 전략을 폭넓게 수용 중이다. 

수습이 이뤄진 직후 청년층을 공략한 점이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지지율에서 앞설 수 있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 홍보 방식을 전면 수정한 뒤 청년층의 지지율이 매주 상승하고 있다. 

현재 선대본부의 키 역시 청년층이 가지고 있다. SNS를 통해 간소화된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도 청년 보좌역이 만들어낸 결과물 중 하나다. 


그러나 여전히 윤 후보의 지지율은 이 후보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에는 풀어야할 숙제가 남은 셈이다.

윤 후보에게 비교적 굳건해진 지지층인 20대와 60대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대선 국면 초반만 해도 50대는 윤 후보를 지지해왔다.

이 후보에게 50대의 가세가 기운 이유는 윤 후보가 과거 전두환씨 옹호 발언을 했던 탓이다. 윤 후보의 50대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 중 또 하나는 기성세대의 표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윤 후보의 50대 지지율은 대선 국면 초기와는 다른 기류가 흐른다. 이번 대선에서 50대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를 지지하는 양분적인 성향을 가진 세대로 분류돼 윤 후보가 끌어와야 할 층으로 분류된다.

이에 윤 후보는 재차 중도층 확장에 나섰다.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충청 지역을 방문해 표심 확보에 몰두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는 아버지가 충청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자신이 충청의 아들임을 연일 강조해온 바 있다.

이번 충청 재방문도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초기부터 펼쳐왔던 충청대망론을 실현하기 위한 취지로 읽힌다. 해당 효과는 즉각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앞서던 충청 민심이 점차 윤 후보에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서다. 당내에서도 윤 후보의 재빠른 충청 방문을 긍정적으로 본다. 대선을 100일 남기고 방문했을 때는 이 대표의 잠행 탓에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재차 방문했을 때는 어느 정도 이슈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윤 후보는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표심을 공략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충청에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등을 기반으로 충청을 메가시티로 발돋움 시키겠다고 밝혔다. 

중도층 확장 반드시 필요 
안과 단일화도 매듭지어야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충청권에 부동층이 많은 탓에 마지막까지 충청 표심을 이끌어내야 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과거 대선에서도 충청의 결과가 대통령을 좌우했다는 말이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 중 하나다. 

더욱이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와 보수 층의 지지율이 결합된 형태를 띤다. 해당 형태를 비춰볼 때 윤 후보가 여전히 중도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또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절반을 넘겼음에도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권교체 여론보다 낮다. 

이 같은 문제는 야권의 단일화 문제로도 이어진다. 당내에서는 야권 단일화 이슈를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윤 후보 측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다만 안 후보의 존재감을 윤 후보 측에서 외면할 수 없어 보인다. 지지율이 혼전을 보이고 있는 중에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그가 연일 야권 단일화 이슈를 띄우는 이유 중 하나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결과도 높게 나왔다. 이전과 달리 비교적 동등한 입장에서 단일화를 주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대로라면 윤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론에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이 통합해야 정권교체를 이루기에 수월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안 후보 역시 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단일화가 추진된다면 안 후보 본인을 내세워 단일화를 하는 이른바 ‘안일화’를 해야 한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안 후보가 여러 번 양보해왔던 만큼 단일화 문제에서 안 후보가 쉽게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힘은 윤 후보 혼자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윤석열 자강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일화?
윤일화?

단일화는 대선 국면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과거 대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단일화를 두고 서로 투쟁을 벌이다 결국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당시 일각에선 단일화 무산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선 결과 노 전 대통령은 36%의 득표를 기록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28%, 김대중 전 대통령은 27%의 득표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만일 안 후보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두 자리 수를 기록한다면 운 후보가 먼저 안 후보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윤 후보가 손을 내밀게 되면 윤 후보 혼자로는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야권 단일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단일화 압박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선긋기 행보 역시 이에 따른 신경전이라고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가 중도층 결집으로 확실하게 승기를 잡은 뒤 단일화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구로 따진다면 결승골 이후 쐐기골을 넣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단일화가 권력을 위한 야권 합체나 지분을 나누는 구조로 비친다면 단일화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보수층 분열의 위기감이 감지됐던 점은 이뿐만 아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의 원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달 19일 윤 후보와 홍 의원은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줄곧 강조해오던 국민의힘 원팀을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당내에서는 홍 의원의 원팀 합류를 두고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의원의 선대본부 합류는 윤 후보에게 반드시 필요했다. 윤 후보에게는 여전히 중도층 지지율 회복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상태다. 홍 의원이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온 만큼 홍 의원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중도층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두 시간가량의 만남 이후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는 재보궐선거와 관련한 특정 인물의 전략공천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 의원이 공천을 요구한 인물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다. 

터지면
끝이다

윤 후보는 공천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홍 의원 요구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당사자였던 최 전 원장 역시 지금은 대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홍 의원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홍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차라리 출당을 시켜달라며 수위 높은 발언까지 이어갔다. 이런 탓에 당내에서는 원팀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같은 홍 의원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소값’ 정치를 한다는 지적 때문에 입지가 난처해졌다.

위기감을 느낀 홍 의원은 결국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이 홍 의원에게도 상당 부분 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홍 의원의 합류로 당내 문제는 거의 해결된 모양새다. 

당 내부의 문제를 거의 수습했지만 여전히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리스크로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김씨의 등판 여부도 승기를 잡기 위한 주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씨의 본격 등판설이 유력했으나 이후 학력 위조 등의 논란에 휩싸인 탓에 등판을 미뤘다. 

MBC <스트레이트> 방영 이후 김씨의 본격적인 등판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오히려 김씨의 등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논란의 여파가 생각만큼 크지 않았고, 자체적으로 수습할 수 있는 사안으로 여긴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김씨는 한 사이트에 자신의 프로필을 직접 등록하고, 비공개 봉사활동을 하는 등 본격적인 등판을 예고했다. 윤 후보의 큰 리스크로 부각돼 철저히 김씨를 숨겼던 모습과는 대비된다. 다만 김씨가 마지막까지 윤 후보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은 여전하다. 

무속 논란과 학력 위조,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남아 있어서다. 교육부는 국민대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김씨의 지원서 이력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국민대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과 관련해 제기됐던 횡령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재산 관리 과정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에 조사를 요청했다. 

홍 극적 합류했지만 시너지 의문
처가 리스크 해소도 중요한 사안

윤 후보의 리스크는 비단 김씨만 있는 게 아니다. 윤 후보의 장모인 최모씨 문제도 수습해야 한다. 다만 최씨는 최근 요양급여 부정수급과 관련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야권에서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우선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양평 공흥지구와 관련해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향후 최씨의 유무죄 여부에 따라 민심이 갈릴 수도 있다. 

처가 리스크가 윤 후보의 가장 큰 뇌관인 셈이다. 이런 탓에 윤 후보는 빠른 사과를 통해 연일 처가 리스크를 털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루 빨리 털어내지 못한다면 대선을 목전에 두고 발목 잡힐 여지가 많다. 대선후보 토론에서도 다른 후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것은 자명하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도 처가 리스크가 부각돼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았다. 

토론 자리에서 윤 후보가 공격을 제대로 받아치지 못할 경우 처가 리스크뿐만 아니라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동안 윤 후보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진 바 있다. 향후 토론에서 같은 상황의 반복은 윤 후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밖에 정책적 메시지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선대본부 갈등 수습 이후 윤 후보는 소소한 공약으로 청년층 지지라는 결과로 돌아와 쏠쏠한 재미를 봤다. 

다만 여전히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계속해서 나온다. 오히려 큰 정책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정책 실패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정권교체 여론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지, 원전 수출 외교 등 큰 정책을 띄우기 시작했다. 앞서 민생에 집중하던 행보와 다르게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각인해 외교, 경제, 안보 등의 공약에 주력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묵묵히
걷는다

앞으로 윤 후보에게 과거 문제들이 다시 떠오른다면 회복할 수 있는 시간도, 여유도 없다. 더 이상의 실책이 이어진다면 정권교체는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만 바라보며 묵묵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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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미묘한 시기에 사정기관의 칼끝이 문재인정부를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에 대해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고 비판한다. 권력의 향방에 따라 행보를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기’ 상황에 놓여있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됐고 새 대통령은 아직 뽑히지 않았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이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정된 권한만을 행사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른바 ‘반쪽짜리 정부’ 상태에 있는 셈이다. 새 정부 앞두고…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움직임은 느려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와 180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보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형태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정부는 여느 정부보다 ‘전 정부 지우기’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새로운 정책을 펴거나 기존 정책을 발전시키는 행보는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사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라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유력 후보와 관련한 사건은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칫하다가는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 이번 대선은 선거 기간이 짧아 국민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작은 사건이 대선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검찰과 감사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 대통령이 표적이 됐다. 이전부터 해온 수사와 조사의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기엔 시기가 미묘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4일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수사해 왔다. 서씨가 취업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와 서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다혜씨, 서씨와 공모해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에 서씨를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취업 이후 2020년 3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로 약 1억5000만원, 주거비 명목으로 6500만원을 받았다. 집값 통계 조작 결과 발표 청와대 외압 정황도 나와 검찰은 서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그간 다혜씨 부부에게 주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점을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이 금액만큼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법정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검찰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행사되고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수사권 남용 등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하는 것은 물론, 검찰을 개혁하는 기회로 여기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검찰 기소에 앞서 감사원도 문정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다. 문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 등 국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통계 작성 기관 등에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7일 감사원은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주택통계), 가계동향 조사(소득통계), 경제활동인구 조사(고용통계) 등을 감사한 자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11명)·국토교통부(7명)·한국부동산원(7명)·통계청(6명) 등 총 31명에 대해 징계 요구(14명)·인사자료 통보(17명)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통계청 등에 통계의 정확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제도개선 통보 및 주의 요구를 처분했다. 검찰 기소 왜 지금? 감사원은 2023년 9월 대통령비서실·국토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 소속 22명 가운데 일부 주요 관련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당시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및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부는 주택 가격에 대해 부동산원에 ‘통계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며 사전 제공하도록 지시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고 통계 개선 명목으로 표본 가격을 조작하는 등 통계 왜곡을 은폐했다. 이렇게 집값 관련 통계 수치를 조작한 사례는 감사원 확인 결과 102건에 달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압은 2018년 1월 서울 양천, 성남 분당의 주택 매매 가격 주간 변동률 왜곡 등에 처음 시작됐고, 2018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요동치자, 객관적 근거도 없이 특정 지역 개발계획 철회 등 정부 발표 내용이 시장 안정에 효과를 준 것처럼 통계에 반영토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국회·언론은 국정감사 등에서 주택 가격 동향 조사 변동률 등이 시장 상황 및 민간 통계 등과 다르다며 통계의 정확성·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나 개별 표본 가격 등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표본 가격이 시장가격과 격차가 벌어진 사실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정부가 핵심 정책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통계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정부는 출범 때부터 ‘소득 주도 성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도 정부 주도로 진행했다. 문제는 그 효과를 정부 차원에서 왜곡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은 2017년 각각 2·3·4분기 가계소득을 가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감소로 확인되자, 정당한 절차 없이 표본 설계에 없는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을 증가시켰다. 부동산·고용 다 건드렸다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서도 ‘마사지’가 들어갔다. 청와대는 2018년 1분기 소득5분위 배율이 역대 최악(5.95)으로 나타나자 통계청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통계자료를 사전 제공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 또 한 노동연구원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개인별 근로소득 불평등 개선’으로 보고·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통계청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통계자료 제공 관련 보도 설명 자료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발표했다. 감사원 결과가 나온 이후 정치권은 들끓었다. 국민의힘은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모든 실패를 통계 조작으로 감추고 국민의 고통 위에 거짓의 탑만 쌓아 올렸다. 거짓의 탑이 무너지려고 하자 최재해 감사원장을 탄핵했다”며 “한술 더 떠서 이재명은 감사원을 민주당 자신들이 장악한 국회 아래로 이관해 손아귀에 틀어쥐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표본도, 지수 작성 방식도, 자료 수집 방식도 다른 통계를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이미 전 정권이 돼버린 윤석열정권의 잔당들이 전 정권(문재인정부)의 숨통을 기어이 끊어놓겠다는 의지가 부른 희대의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기도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착수한 감사를 새 정부 수립을 불과 47일 앞둔 때에 마무리한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북한 GP 파괴 두고도 수사 요청 민주 “해체 준하는 개혁” 반발 감사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문정부 당시 군 인사 6명을 수사해달라 요청했다. 이들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파괴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우리 측의 불능화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경두·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요청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총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한 뒤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북한군 GP 지하시설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리 군 당국이 이 부분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직 군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해 1월 이 내용을 포함한 북한군 GP 불능화 검증 부실 의혹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그 결과가 이번 감사원의 수사 요청인 셈이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와 감사원의 연이은 문정부 ‘공격’에 민주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과 감사원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며 ‘신 관권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감사원이 북한의 GP 파괴 관련 결과를 내놓은 이후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력기관이 이제 대통령선거에까지 사실상 개입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마지막까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졸개이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세력이 벌이는 최후의 저항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고 내란 세력을 철저히 뿌리 뽑아 국민 주권을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대세 영향 미칠까? 앞서 민주당은 집값 등 통계 조작 관련 감사원 발표 이후 ‘해체에 준하는 개혁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전 정권 탄압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서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독립 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문정부 표적 감사, 윤정부 부실 감사 등을 이유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해 최 원장은 직무에 복귀했으나 감사원장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