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대선' 윤석열 마지막 히든카드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 ‘한 방에 훅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치 신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대선 레이스 종료가 임박했다. 혹독한 시간을 겪어온 윤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앞섰지만 아직까지는 누가 더 유리한지 확실히 알 수 없다. 이에 윤 후보는 세 결집을 다지기 위해 가진 카드를 다 꺼내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지지율을 역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분을 겪은 탓에 하락세가 뚜렷했으나 수습 이후 다시 한번 반등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가 갈등을 봉합하고 이 대표가 꺼내든 이른바 ‘세대 포위론’ 전략이 먹혀들어갔다고 본다. 

초박빙 속 
미세 변화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처참한 수준이었다. 일부 의원들이 당 대표 사퇴 결의안 이야기까지 꺼냈다. 윤 후보는 직접 나서 이 대표를 품고 가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현재 그는 이 대표가 내놓는 전략을 폭넓게 수용 중이다. 

수습이 이뤄진 직후 청년층을 공략한 점이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지지율에서 앞설 수 있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 홍보 방식을 전면 수정한 뒤 청년층의 지지율이 매주 상승하고 있다. 

현재 선대본부의 키 역시 청년층이 가지고 있다. SNS를 통해 간소화된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도 청년 보좌역이 만들어낸 결과물 중 하나다. 


그러나 여전히 윤 후보의 지지율은 이 후보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에는 풀어야할 숙제가 남은 셈이다.

윤 후보에게 비교적 굳건해진 지지층인 20대와 60대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대선 국면 초반만 해도 50대는 윤 후보를 지지해왔다.

이 후보에게 50대의 가세가 기운 이유는 윤 후보가 과거 전두환씨 옹호 발언을 했던 탓이다. 윤 후보의 50대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 중 또 하나는 기성세대의 표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윤 후보의 50대 지지율은 대선 국면 초기와는 다른 기류가 흐른다. 이번 대선에서 50대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를 지지하는 양분적인 성향을 가진 세대로 분류돼 윤 후보가 끌어와야 할 층으로 분류된다.

이에 윤 후보는 재차 중도층 확장에 나섰다.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충청 지역을 방문해 표심 확보에 몰두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는 아버지가 충청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자신이 충청의 아들임을 연일 강조해온 바 있다.

이번 충청 재방문도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초기부터 펼쳐왔던 충청대망론을 실현하기 위한 취지로 읽힌다. 해당 효과는 즉각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앞서던 충청 민심이 점차 윤 후보에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서다. 당내에서도 윤 후보의 재빠른 충청 방문을 긍정적으로 본다. 대선을 100일 남기고 방문했을 때는 이 대표의 잠행 탓에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재차 방문했을 때는 어느 정도 이슈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윤 후보는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표심을 공략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충청에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등을 기반으로 충청을 메가시티로 발돋움 시키겠다고 밝혔다. 

중도층 확장 반드시 필요 
안과 단일화도 매듭지어야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충청권에 부동층이 많은 탓에 마지막까지 충청 표심을 이끌어내야 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과거 대선에서도 충청의 결과가 대통령을 좌우했다는 말이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 중 하나다. 

더욱이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와 보수 층의 지지율이 결합된 형태를 띤다. 해당 형태를 비춰볼 때 윤 후보가 여전히 중도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또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절반을 넘겼음에도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권교체 여론보다 낮다. 

이 같은 문제는 야권의 단일화 문제로도 이어진다. 당내에서는 야권 단일화 이슈를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윤 후보 측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다만 안 후보의 존재감을 윤 후보 측에서 외면할 수 없어 보인다. 지지율이 혼전을 보이고 있는 중에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그가 연일 야권 단일화 이슈를 띄우는 이유 중 하나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결과도 높게 나왔다. 이전과 달리 비교적 동등한 입장에서 단일화를 주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대로라면 윤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론에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이 통합해야 정권교체를 이루기에 수월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안 후보 역시 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단일화가 추진된다면 안 후보 본인을 내세워 단일화를 하는 이른바 ‘안일화’를 해야 한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안 후보가 여러 번 양보해왔던 만큼 단일화 문제에서 안 후보가 쉽게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힘은 윤 후보 혼자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윤석열 자강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일화?
윤일화?

단일화는 대선 국면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과거 대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단일화를 두고 서로 투쟁을 벌이다 결국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당시 일각에선 단일화 무산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선 결과 노 전 대통령은 36%의 득표를 기록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28%, 김대중 전 대통령은 27%의 득표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만일 안 후보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두 자리 수를 기록한다면 운 후보가 먼저 안 후보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윤 후보가 손을 내밀게 되면 윤 후보 혼자로는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야권 단일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단일화 압박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선긋기 행보 역시 이에 따른 신경전이라고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가 중도층 결집으로 확실하게 승기를 잡은 뒤 단일화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구로 따진다면 결승골 이후 쐐기골을 넣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단일화가 권력을 위한 야권 합체나 지분을 나누는 구조로 비친다면 단일화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보수층 분열의 위기감이 감지됐던 점은 이뿐만 아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의 원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달 19일 윤 후보와 홍 의원은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줄곧 강조해오던 국민의힘 원팀을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당내에서는 홍 의원의 원팀 합류를 두고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의원의 선대본부 합류는 윤 후보에게 반드시 필요했다. 윤 후보에게는 여전히 중도층 지지율 회복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상태다. 홍 의원이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온 만큼 홍 의원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중도층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두 시간가량의 만남 이후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는 재보궐선거와 관련한 특정 인물의 전략공천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 의원이 공천을 요구한 인물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다. 

터지면
끝이다

윤 후보는 공천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홍 의원 요구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당사자였던 최 전 원장 역시 지금은 대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홍 의원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홍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차라리 출당을 시켜달라며 수위 높은 발언까지 이어갔다. 이런 탓에 당내에서는 원팀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같은 홍 의원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소값’ 정치를 한다는 지적 때문에 입지가 난처해졌다.

위기감을 느낀 홍 의원은 결국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이 홍 의원에게도 상당 부분 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홍 의원의 합류로 당내 문제는 거의 해결된 모양새다. 

당 내부의 문제를 거의 수습했지만 여전히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리스크로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김씨의 등판 여부도 승기를 잡기 위한 주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씨의 본격 등판설이 유력했으나 이후 학력 위조 등의 논란에 휩싸인 탓에 등판을 미뤘다. 

MBC <스트레이트> 방영 이후 김씨의 본격적인 등판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오히려 김씨의 등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논란의 여파가 생각만큼 크지 않았고, 자체적으로 수습할 수 있는 사안으로 여긴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김씨는 한 사이트에 자신의 프로필을 직접 등록하고, 비공개 봉사활동을 하는 등 본격적인 등판을 예고했다. 윤 후보의 큰 리스크로 부각돼 철저히 김씨를 숨겼던 모습과는 대비된다. 다만 김씨가 마지막까지 윤 후보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은 여전하다. 

무속 논란과 학력 위조,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남아 있어서다. 교육부는 국민대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김씨의 지원서 이력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국민대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과 관련해 제기됐던 횡령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재산 관리 과정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에 조사를 요청했다. 

홍 극적 합류했지만 시너지 의문
처가 리스크 해소도 중요한 사안

윤 후보의 리스크는 비단 김씨만 있는 게 아니다. 윤 후보의 장모인 최모씨 문제도 수습해야 한다. 다만 최씨는 최근 요양급여 부정수급과 관련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야권에서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우선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양평 공흥지구와 관련해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향후 최씨의 유무죄 여부에 따라 민심이 갈릴 수도 있다. 

처가 리스크가 윤 후보의 가장 큰 뇌관인 셈이다. 이런 탓에 윤 후보는 빠른 사과를 통해 연일 처가 리스크를 털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루 빨리 털어내지 못한다면 대선을 목전에 두고 발목 잡힐 여지가 많다. 대선후보 토론에서도 다른 후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것은 자명하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도 처가 리스크가 부각돼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았다. 

토론 자리에서 윤 후보가 공격을 제대로 받아치지 못할 경우 처가 리스크뿐만 아니라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동안 윤 후보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진 바 있다. 향후 토론에서 같은 상황의 반복은 윤 후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밖에 정책적 메시지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선대본부 갈등 수습 이후 윤 후보는 소소한 공약으로 청년층 지지라는 결과로 돌아와 쏠쏠한 재미를 봤다. 

다만 여전히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계속해서 나온다. 오히려 큰 정책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정책 실패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정권교체 여론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지, 원전 수출 외교 등 큰 정책을 띄우기 시작했다. 앞서 민생에 집중하던 행보와 다르게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각인해 외교, 경제, 안보 등의 공약에 주력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묵묵히
걷는다

앞으로 윤 후보에게 과거 문제들이 다시 떠오른다면 회복할 수 있는 시간도, 여유도 없다. 더 이상의 실책이 이어진다면 정권교체는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만 바라보며 묵묵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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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