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대선' 윤석열 마지막 히든카드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 ‘한 방에 훅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정치 신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대선 레이스 종료가 임박했다. 혹독한 시간을 겪어온 윤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앞섰지만 아직까지는 누가 더 유리한지 확실히 알 수 없다. 이에 윤 후보는 세 결집을 다지기 위해 가진 카드를 다 꺼내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지지율을 역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분을 겪은 탓에 하락세가 뚜렷했으나 수습 이후 다시 한번 반등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가 갈등을 봉합하고 이 대표가 꺼내든 이른바 ‘세대 포위론’ 전략이 먹혀들어갔다고 본다. 

초박빙 속 
미세 변화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처참한 수준이었다. 일부 의원들이 당 대표 사퇴 결의안 이야기까지 꺼냈다. 윤 후보는 직접 나서 이 대표를 품고 가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현재 그는 이 대표가 내놓는 전략을 폭넓게 수용 중이다. 

수습이 이뤄진 직후 청년층을 공략한 점이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지지율에서 앞설 수 있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 홍보 방식을 전면 수정한 뒤 청년층의 지지율이 매주 상승하고 있다. 

현재 선대본부의 키 역시 청년층이 가지고 있다. SNS를 통해 간소화된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도 청년 보좌역이 만들어낸 결과물 중 하나다. 

그러나 여전히 윤 후보의 지지율은 이 후보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에는 풀어야할 숙제가 남은 셈이다.

윤 후보에게 비교적 굳건해진 지지층인 20대와 60대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대선 국면 초반만 해도 50대는 윤 후보를 지지해왔다.

이 후보에게 50대의 가세가 기운 이유는 윤 후보가 과거 전두환씨 옹호 발언을 했던 탓이다. 윤 후보의 50대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 중 또 하나는 기성세대의 표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윤 후보의 50대 지지율은 대선 국면 초기와는 다른 기류가 흐른다. 이번 대선에서 50대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를 지지하는 양분적인 성향을 가진 세대로 분류돼 윤 후보가 끌어와야 할 층으로 분류된다.

이에 윤 후보는 재차 중도층 확장에 나섰다.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충청 지역을 방문해 표심 확보에 몰두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는 아버지가 충청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자신이 충청의 아들임을 연일 강조해온 바 있다.

이번 충청 재방문도 윤 후보가 대선 출마 초기부터 펼쳐왔던 충청대망론을 실현하기 위한 취지로 읽힌다. 해당 효과는 즉각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앞서던 충청 민심이 점차 윤 후보에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서다. 당내에서도 윤 후보의 재빠른 충청 방문을 긍정적으로 본다. 대선을 100일 남기고 방문했을 때는 이 대표의 잠행 탓에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재차 방문했을 때는 어느 정도 이슈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윤 후보는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표심을 공략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충청에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등을 기반으로 충청을 메가시티로 발돋움 시키겠다고 밝혔다. 

중도층 확장 반드시 필요 
안과 단일화도 매듭지어야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충청권에 부동층이 많은 탓에 마지막까지 충청 표심을 이끌어내야 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과거 대선에서도 충청의 결과가 대통령을 좌우했다는 말이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 중 하나다. 

더욱이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와 보수 층의 지지율이 결합된 형태를 띤다. 해당 형태를 비춰볼 때 윤 후보가 여전히 중도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또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절반을 넘겼음에도 윤 후보의 지지율은 정권교체 여론보다 낮다. 

이 같은 문제는 야권의 단일화 문제로도 이어진다. 당내에서는 야권 단일화 이슈를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윤 후보 측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다만 안 후보의 존재감을 윤 후보 측에서 외면할 수 없어 보인다. 지지율이 혼전을 보이고 있는 중에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그가 연일 야권 단일화 이슈를 띄우는 이유 중 하나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결과도 높게 나왔다. 이전과 달리 비교적 동등한 입장에서 단일화를 주장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대로라면 윤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론에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이 통합해야 정권교체를 이루기에 수월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안 후보 역시 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단일화가 추진된다면 안 후보 본인을 내세워 단일화를 하는 이른바 ‘안일화’를 해야 한다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안 후보가 여러 번 양보해왔던 만큼 단일화 문제에서 안 후보가 쉽게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국민의힘은 윤 후보 혼자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이른바 ‘윤석열 자강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일화?
윤일화?

단일화는 대선 국면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과거 대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단일화를 두고 서로 투쟁을 벌이다 결국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당시 일각에선 단일화 무산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선 결과 노 전 대통령은 36%의 득표를 기록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28%, 김대중 전 대통령은 27%의 득표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만일 안 후보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두 자리 수를 기록한다면 운 후보가 먼저 안 후보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윤 후보가 손을 내밀게 되면 윤 후보 혼자로는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으로 비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야권 단일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단일화 압박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단일화 선긋기 행보 역시 이에 따른 신경전이라고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윤 후보가 중도층 결집으로 확실하게 승기를 잡은 뒤 단일화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구로 따진다면 결승골 이후 쐐기골을 넣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단일화가 권력을 위한 야권 합체나 지분을 나누는 구조로 비친다면 단일화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보수층 분열의 위기감이 감지됐던 점은 이뿐만 아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의 원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달 19일 윤 후보와 홍 의원은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줄곧 강조해오던 국민의힘 원팀을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심산이었다. 당내에서는 홍 의원의 원팀 합류를 두고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의원의 선대본부 합류는 윤 후보에게 반드시 필요했다. 윤 후보에게는 여전히 중도층 지지율 회복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상태다. 홍 의원이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온 만큼 홍 의원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중도층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두 시간가량의 만남 이후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는 재보궐선거와 관련한 특정 인물의 전략공천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 의원이 공천을 요구한 인물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다. 

터지면
끝이다

윤 후보는 공천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홍 의원 요구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당사자였던 최 전 원장 역시 지금은 대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홍 의원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홍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차라리 출당을 시켜달라며 수위 높은 발언까지 이어갔다. 이런 탓에 당내에서는 원팀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같은 홍 의원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소값’ 정치를 한다는 지적 때문에 입지가 난처해졌다.

위기감을 느낀 홍 의원은 결국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이 홍 의원에게도 상당 부분 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홍 의원의 합류로 당내 문제는 거의 해결된 모양새다. 

당 내부의 문제를 거의 수습했지만 여전히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리스크로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김씨의 등판 여부도 승기를 잡기 위한 주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씨의 본격 등판설이 유력했으나 이후 학력 위조 등의 논란에 휩싸인 탓에 등판을 미뤘다. 

MBC <스트레이트> 방영 이후 김씨의 본격적인 등판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오히려 김씨의 등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논란의 여파가 생각만큼 크지 않았고, 자체적으로 수습할 수 있는 사안으로 여긴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김씨는 한 사이트에 자신의 프로필을 직접 등록하고, 비공개 봉사활동을 하는 등 본격적인 등판을 예고했다. 윤 후보의 큰 리스크로 부각돼 철저히 김씨를 숨겼던 모습과는 대비된다. 다만 김씨가 마지막까지 윤 후보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은 여전하다. 

무속 논란과 학력 위조,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남아 있어서다. 교육부는 국민대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김씨의 지원서 이력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국민대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과 관련해 제기됐던 횡령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재산 관리 과정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에 조사를 요청했다. 

홍 극적 합류했지만 시너지 의문
처가 리스크 해소도 중요한 사안

윤 후보의 리스크는 비단 김씨만 있는 게 아니다. 윤 후보의 장모인 최모씨 문제도 수습해야 한다. 다만 최씨는 최근 요양급여 부정수급과 관련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야권에서는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우선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양평 공흥지구와 관련해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향후 최씨의 유무죄 여부에 따라 민심이 갈릴 수도 있다. 

처가 리스크가 윤 후보의 가장 큰 뇌관인 셈이다. 이런 탓에 윤 후보는 빠른 사과를 통해 연일 처가 리스크를 털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루 빨리 털어내지 못한다면 대선을 목전에 두고 발목 잡힐 여지가 많다. 대선후보 토론에서도 다른 후보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것은 자명하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도 처가 리스크가 부각돼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았다. 

토론 자리에서 윤 후보가 공격을 제대로 받아치지 못할 경우 처가 리스크뿐만 아니라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동안 윤 후보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진 바 있다. 향후 토론에서 같은 상황의 반복은 윤 후보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밖에 정책적 메시지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선대본부 갈등 수습 이후 윤 후보는 소소한 공약으로 청년층 지지라는 결과로 돌아와 쏠쏠한 재미를 봤다. 

다만 여전히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계속해서 나온다. 오히려 큰 정책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정책 실패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정권교체 여론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지, 원전 수출 외교 등 큰 정책을 띄우기 시작했다. 앞서 민생에 집중하던 행보와 다르게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각인해 외교, 경제, 안보 등의 공약에 주력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묵묵히
걷는다

앞으로 윤 후보에게 과거 문제들이 다시 떠오른다면 회복할 수 있는 시간도, 여유도 없다. 더 이상의 실책이 이어진다면 정권교체는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만 바라보며 묵묵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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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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