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봐 ③강화도 보문사&석모도미네랄온천

강화도 서남쪽에 자리한 석모도는 소원 성취 기도처로 유명한 보문사를 품고 있다. 신라 시대에 창건한 보문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국내 3대 해상 관음 성지로 꼽힌다. 이곳에는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 덕분에 사계절 사람이 끊이지 않으며, 연초에는 새해맞이 기도를 하려는 인파로 북적거린다. 몇 년 전만 해도 석모도에 가려면 배를 타야 했지만, 2017년 석모대교가 개통하면서 보문사에 찾아가기 한결 수월해졌다.

관음 성지가 대부분 바닷가에 있는 것처럼 보문사도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낙가산 중턱에 자리한다. 낙가산은 관세음보살이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인도의 보타낙가산에서 따온 이름이며, 보문사에는 ‘중생을 구제하려는 마음의 힘이 끝없이 넓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자비로 살피는 관세음보살이 보문사 곳곳에 깃들었다.

석모대교 개통

절 입구 주차장에서 경내까지 가파른 길을 따라 5분쯤 올라가야 한다. 노약자가 있다면 매표소에 문의해 셔틀 차량을 이용하자. 일주문을 지나 올라가면 왼쪽에 개축한 용왕전과 새하얗게 빛나는 오백나한상이 보인다. 오백나한 뒤로 열반에 든 석가모니불을 모신 와불전이 있는데, 이곳에도 참배하며 기도하는 이가 많다. 길이가 약 10m에 달하는 와불상은 전각을 꽉 채울 만큼 거대하고 웅장하다.

나한상을 모신 천연 석굴도 영험이 깃든 기도처다. 설화에 따르면, 고기잡이하던 어부가 꿈에서 계시를 받고 그물에 걸려 올라온 석불을 이곳에 안치했다고 한다. 석굴 안을 흐르는 맑은 기운에 마음이 절로 경건해진다. 이 밖에 삼성각과 범종각 등 여러 전각이 있으며, 중심 전각은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보전이다.

산 중턱 절벽 바위에 모신 보문사 마애석불좌상(인천유형문화재)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기도처다. 이곳에 닿으려면 계단 400여개를 올라야 하는데, 한 걸음 뗄 때마다 소원을 담은 마음에 정성을 더한다. 그래서인지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믿음이 깊어진다.


눈썹바위라 불리는 기묘한 암석 아래 있는 마애석불좌상은 높이 920㎝, 너비 330㎝에 달한다. 1928년 보문사와 금강산 표훈사의 주지가 함께 새겼다. 마애석불좌상의 시선을 따르면 보문사 아래 옹기종기 모인 집과 석모도 앞바다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소원을 빈 뒤에는 보문사 아래 있는 석모도미네랄온천으로 가자. 강화군이 운영하는 시설로, 460m 화강암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를 각 탕에 바로 공급한다. 원탕에서 나는 온천수가 고온이라 데울 필요가 없다.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스트론튬 등 미네랄 성분을 다량 함유해 아토피나 건선 같은 피부 질환, 관절염, 근육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탕에 몸을 담그면 쌓인 피로까지 스르르 풀린다.

실내탕과 노천탕, 황토방, 옥상 전망대, 족욕탕 등 여러 가지 시설을 갖췄으나, 지금은 코로나19 확신 방지를 위해 노천탕만 운영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욕으로 아쉬움을 달래자. 노천탕에는 크고 작은 15개 탕이 있다. 탕마다 온도가 조금씩 다르니 자신에게 맞는 곳을 이용하면 된다. 바람이 찬 날에는 돔 형태로 만든 탕이 인기다. 돔에 가득한 열기가 매서운 추위마저 사르르 녹인다. 야자 매트가 발바닥에 찬 기운이 닿는 것을 막아주며,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벤치에서 여유롭게 쉴 수 있다.

국내 3대 해상 관음 성지로 꼽혀
460m 화강암서 솟아나는 온천수

온천 이용 시 수영복이나 래시가드를 착용해야 입장 가능하며, 매표소에서 온천복을 대여한다(2000원). 환경보호를 위해 비누나 샴푸, 린스 등은 사용을 금한다. 온천욕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젖은 몸을 수건으로 가볍게 닦거나 그대로 말리기를 권한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하루 4회(07:00~09:00, 10:30~12:30, 14:00~16:00, 17:30~19:30), 회당 50명 이용 가능하다(화요일 휴무). 반드시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미완료자는 PCR 음성 확인서(48시간 이내)나 의학적 사유에 따른 예외 증명서를 제출하면 된다. 온천 이용료는 어른 9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석모도수목원은 소박한 자연 속을 거닐며 삼림욕을 즐기는 여행지다. 잎을 다 떨군 활엽수와 여전히 푸른 기운이 감도는 침엽수가 어우러져 독특한 겨울 정취를 풍긴다. 계곡을 따라 돌탑지, 암석원, 고사리원, 바위솔원 등을 아기자기하게 꾸몄으며, 하룻밤 묵어갈 숙소도 있다. 온실과 생태체험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폐쇄한 상태다. 수목원 입장료는 없고, 둘러보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석모도를 나서기 전 동남쪽 바닷가에 펼쳐진 칠면초 군락지도 둘러볼 만하다. 잿빛 갯벌을 뒤덮은 붉은 물결이 색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갯벌이 단단해 칠면초 사이를 거닐 수 있다. 파고라 아래 벤치에 앉아 겨울 풍경을 보며 잠시 쉬기도 적당하다. 이곳에서 석모대교까지 자동차로 10분쯤 걸린다.


아이들이 있다면 강화 부근리 지석묘(사적)를 코스에 넣어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청동기시대 고인돌 유적과 강화역사박물관, 강화자연사박물관을 두루 관람할 수 있다. 부근리 지석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탁자식 고인돌로, 덮개돌 무게만 50t이 넘는다. 강화역사박물관에 고인돌을 세우는 과정을 실감 나게 설명한 디오라마가 있다.

지석묘

햇빛이 사그라들기 시작하면 장화리 일몰 조망지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강화도에서 이름난 일몰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붉게 번져가는 노을과 출렁이는 파도가 어우러져 역동적이다.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여행을 마무리하기 좋은 장소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강화 부근리 지석묘→석모도수목원→보문사→석모도미네랄온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강화 부근리 지석묘→강화역사박물관→강화자연사박물관→보문사→석모도미네랄온천
둘째 날: 함상공원→도비도→왜목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강화군 문화관광 www.ganghwa.go.kr/open_content/tour
- 보문사 www.bomunsa.me
- 석모도미네랄온천 www.ghss.or.kr/user/facilities/tour/sukmo.do
- 강화역사박물관 www.gang hwa.go.kr/open_content/museum_history
- 강화자연사박물관 www.ganghwa.go.kr/open_content/museum_natural  

문의 전화
-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124
- 보문사 032)933-8271
- 석모도미네랄온천 032)930-7051
- 석모도수목원 032)932-5432
- 강화역사박물관 032)934-7887
- 강화자연사박물관 032)930-7090

대중교통
[버스] 신촌-강화여객자동차터미널, 지하철 2호선 신촌역 4번 출구 정류장에서 3000번 버스 18분 간격 운행, 약 2시간 소요. 강화여객자동차터미널에서 31B번 지선버스 이용, 보문사 정류장 하차, 보문사까지 도보 약 2분. 강화여객자동차터미널에서 31B번 지선버스 이용, 석모도미네랄온천 정류장 하차, 석모도미네랄온천까지 도보 약 5분.
*문의: 강화군교통정보 www.ganghwa.go.kr/open_content/tour/guide/bus_urban.jsp

자가운전
올림픽대로 김포 방면→누산교차로에서 강화 방면 오른쪽→마송지하차도에서 강화 방면 지하차도 진입→10.7㎞ 이동, 교동·인화 방면 오른쪽→8.3㎞ 이동, 부근교차로에서 석모도 방면 좌회전→360m 이동, 부근삼거리에서 우회전→5.7㎞ 이동, 보문사 방면 우회전→2.9㎞ 이동, 오상리 입구에서 우회전→4.7㎞ 이동, 석모대교 방면 좌회전→500m 이동, 석모대교 방면 회전교차로에서 2시 방향→1.5㎞ 이동, 석모도자연휴양림 방면 회전교차로에서 4시 방향→3.1㎞ 이동, 석모교삼거리에서 보문사 방면 좌회전→1.7㎞ 이동, 매음리 방면 좌회전→3.5㎞ 이동, 보문사 방면 좌회전(좌회전 직전 석모도미네랄온천)→보문사

숙박 정보
- 라르고빌리조트(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화도면 해안남로2845번길, 032)555-8868
- 옛날에금잔디(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내가면 강화서로225번길, 070-8262-6731
- 노을내리는 아름다운집(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삼산면 삼산남로, 010-8505-9160
- 호텔 에버리치: 강화읍 화성길, 032)934-1688
- 프레시아 호텔: 길상면 전등사로, 032)937-6826
- 라미르리조트 풀빌라&글램핑: 삼산면 삼산북로, 032)934-8200

식당 정보
- 춘하추동(밴댕이무침·꽃게탕): 삼산면 삼산남로, 032)932-3584, http://석모도춘하추동.com
- 뜰안에정원(간장게장): 삼산면 삼산남로, 032)932-3071
- 강화손칼국수 본점(바지락칼국수): 양도면 강화남로, 032)937-8707
- 별천지(밴댕이무침·병어조림): 삼산면 어류정길212번길, 032)932-9936

주변 볼거리
석모도자연휴양림, 상주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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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