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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21일 06시47분

사건/사고

'농민들 등친' 농업용 드론 피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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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들고 논밭만 멍하니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새로운 것을 도입할 땐 늘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농민들이 농사 일을 편하게 하고자 고가의 농업용 드론을 구매했지만 비용이 비싼 데다 사후처리 서비스도 원활하지 않아 피해 목소리가 늘고 있다.

드론 활용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드론이 제일 처음 쓰인 군사용 무기에서부터 건설, 에너지, 물류, 재난 구조, 교통 관측, 과학 연구, 농업, 환경 오염물 제거, 촬영, 취재, 취미 등 각종 분야로 활동 영역이 사실상 무한대로 넓어졌다.

파종 농약
일손 해소

최근 농촌의 인력 감소 및 고령화에 따른 일손부족을 해소하고 농업환경을 크게 개선하고자 농업용 드론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의 드론 전문기업인 DJIsms도 농업용 드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다국적 회계 감사 기업 PWC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드론 시장의 25%를 농업용 드론이 차지한다. 오는 2050년 세계 인구가 90억명에 육박하면 식품 소비량이 늘면서 농업 생산성 유지를 위해 드론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용 드론으로 한 자리에 앉아서 3D 매핑을 통한 토양 상태 측정부터 파종·농약 등 살포, 작물 모니터링, 생육 상태 파악 등이 가능하다.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노동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농현장에는 드론을 통해 인력난 해소가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벼농사의 경우 이미 농약살포에 드론을 활용해 농업인이 농약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막고 작업 능률도 향상시키고 있다.

드론을 이용하면 논 위를 2~3m 높이로 낮게 날면서 프로펠러에서 발생하는 바람(하향풍)을 이용해 약제가 벼 아랫부분까지 골고루 침투가 가능해 방제효과가 높다. 

일반 유인 항공방제의 경우 광범위한 면적을 대상으로 하고 살포 고도가 높아 주변 지역의 피해가 우려되지만 드론 방제는 낮은 고도에서 목표 지역만 집중적으로 살포할 수 있어 항공방제의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대표 말 믿고 1964만원 선입금
구입 후 환불 요구에 묵묵부답

트랙터가 플랫폼 역할을 하는 동력체에 다양한 부착기구를 붙여 트랙터를 다양한 농작업에 활용하는 것처럼 드론도 추진체 역할을 하는 본체에 다양한 임무장비(RS 카메라, 방제 장치, 파종 장치, 조수 퇴치 장치)를 붙이면 농업적 활용성이 무궁무진하게 늘어난다.

하지만 트랙터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트랙터의 등장으로 생긴 관련 문제도 많다. 트랙터의 고장·사고, 구매를 위한 고액의 부채, 토질의 압축 등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장벽들이 농업인 앞에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가축과 달리 분뇨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대량의 비료를 농장 밖에서 구매하게 돼 농장 내 자원순환을 단절시키기는 결과도 초래했다.

최근 광주에서 농업용 드론 구매를 위해 거액의 돈을 입금했지만 드론을 받지도 못하고 환불처리도 되지 않아논란이 일고 있다. A씨는 광주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위해 지난해 3월 농업용 드론 구입을 고민했다. A씨는 농업용 드론 조종 자격증(1종) 취득을 위해 광주 소재의 교육기관인 아시아항공드론 교육원(이하 교육원)을 방문했다. 

A씨는 교육원 대표와 면담하면서 교육 비용과 이수 시간에 대해 문의했다. A씨는 “국토교통부가 지정해준 전문교육기관에서 300만원짜리 드론을 구입할 경우 교육비를 50% 할인해준다는 말을 믿었다. 또 교육을 20시간 모두 채워야 필기시험이 면제된다는 말도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약 두 달 뒤 A씨는 사전에 구입하기로 한 T16 모델에서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T20 모델을 주문했다. 해당 모델은 중량이 25㎏가 초과돼 항공안전기술원에서 안전성 인증검사가 필요했다. 

A씨는 “(교육원)대표는 방제할 수 있는 기간인 ‘7~8월에 드론을 받으려면 계약금을 얼른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과도한
수리비용

A씨는 교육원 계좌로 1964만원을 입금했지만 이후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A씨가 지인을 통해 해당 교육원에선 드론을 받지 못하거나 교육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A씨는 “교육원에서 들었던 내용과 달리 드론 수입 업체와 교육원은 계약한 사실이 없다는 게 드러났고 거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게 됐다. 이후 계약금 환불 진행 요청을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억울해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교육원 대표는 거짓말을 계속하며 시간을 보냈고 결국 광주 광산경찰서에 신고했다. 또 추후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왔다고도 했다.

교육원 대표는 “A씨가 기체를 산다고 해서 교육비를 할인해 준다고 한 것”이라며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당시 회사가 좀 어려워서 선입금을 요구했고 A씨가 이를 이행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원이 (재정적으로)어렵다 보니 기체 납품을 못하게 됐다. 우리가 발주해야 하는데 회사가 어려워 발주를 못했다. A씨가 조금만 기다리면 되는데 기다리지 못해서 이렇게까지 된 것이다. 현재 신용거래정보로 넘어간 상황이고 한 달 안으로 환불 처리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A씨는 자신이 본 금전적 피해를 드론 관련 카페에 게시했고 게시글에는 “판매 사기를 하거나 판매 후에도 사후 관리가 잘 안되는 업체를 공유할 수 있는 글이 많아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행동” 등 상당수 위로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고령
핸들링 미숙

과거 농업용 드론은 농민들에게 애물단지가 되기도 했다. 경북 시군이 임대용으로 사들인 농업용 드론의 경우 골칫거리가 되는 경우도 잦았다. 고령화된 농촌 현실에서 기계 조작 미숙 등으로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북 예천군은 지난 2017년 2억100만원을 투입해 방역 약제 약 8ℓ가 탑재되는 임대용 드론 7대와 장비 등을 구입했다. 하지만 2년 동안 농가에서 방역을 위해 드론을 임대한 횟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심지어 예천에는 공군 비행장이 있어 비행이 제한되는 구역이 많고 드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승인 절차까지 필요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인근 지자체도 상황은 비슷했다. 봉화군은 2018년 12월 약 2000만원을 들여 농업용(임대용) 드론 1대를 구입했지만 단 한 차례도 임대해간 농가가 없었다.

봉화군에 있는 민간단체 ‘블루스카이’가 군의 위탁을 받아 지역주민 11명에게 자격증반 위탁교육을 한 게 활용 사례의 전부다. 찾는 이가 없다 보니 농업용 드론 대부분은 시군 농기계임대사업소 창고에 그대로 방치돼있다. 작은 프로펠러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드론은 조작 시 충분한 교육과 경험이 필요한 기계로 꼽힌다.

드론이 워낙 고가다 보니 보험에 가입돼있더라도 사고 시 사용자가 내야 할 자부담금도 만만치 않다. 대당 2000만원을 호가하는 드론을 빌려 쓰다 추락이라도 하면 농민 입장에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배터리 문제…고작 10~15분 비행
조작미숙으로 타작물 피해 주기도


일각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방제 효과도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론 방제는 전문가가 아니면 집중적인 농약 살포가 어렵고 대량살포를 하려면 차라리 무인헬기 등 다른 장비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농업용 드론이 활용이 저조한 이유로 배터리 용량 부족에 따른 비행 시간 제한도 꼽힌다. 현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살포기, 파종기 등을 부착한 드론이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0∼15분이다. 드론 구매 비용도 부담이다. 농업용 드론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이르는 데다 고장 시 수리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농가에서 자체 도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드론 방제 시 농약이 날아가 인접 포장 및 타작물에 피해를 주는 문제도 종종 발생한다. 또 조작 미숙으로 다치거나 정밀한 작업을 하지 못해 농사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드론 활용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민원 및 문제점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제도개선, 기술·매뉴얼 개발, 교육 등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농민은 “이번에 보조로 받은 농업용 드론이 바람과 기후에 따라 배터리 사용시간이 다르고 방역에 사용되는 시간이 적어 농지 방역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용 시간은 적고 충전 시간은 길어 방제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날 잡고 방역을 하기 위해 인근 영동군의 농가에서 배터리를 빌려와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도 수명 기간과 충전 횟수가 있어 빌려오기 미안한 마음에 배터리를 추가 구매하려 했는데 제일 저렴한 가격이 50만원으로 책정돼있어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농가들 입장에선 구매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기센터 관계자는 “드론 구매 전에 업체가 사용시간 등을 농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추가 구매 같은 민원 내용은 제기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후처리
나몰라라

드론을 실제 사용을 하면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 사용시간 문제보단 방역활동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과수 등의 농장 시설물의 경우 그물로 가지를 고정하고 있어 그물에 걸릴 위험이 있는 드론은 사용자체가 어려워 과수보단 벼농사 같은 걸림이 적은 농사에만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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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으로 갈아탄 이재명 보선 세 가지 노림수

인천으로 갈아탄 이재명 보선 세 가지 노림수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6·1 보궐선거 지역 중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가장 탐내던 자리가 있다. 바로 송영길 전 대표가 내놓은 인천 계양을이다. 이 지역은 송 전 대표가 지난 20년간 공들여온 곳으로 그가 인천시장으로 당선될 때 대들보 역할을 자청하던 곳이다. “나가기만 하면 당선된다”는 인식 속에 민주당 사람들은 너도나도 공천 신청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들의 공천신청서는 휴지통에 버려져야 했다. 해당 지역구에 이재명 상임고문이라는 거물 정치인이 출마했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출마가 확정됐다. 이 고문은 지난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고문이 연단에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열띤 성원을 보냈다. 탐나는 당 대표 마이크를 잡은 이 고문은 지지자들을 향해 “이럴 줄 알았으면 고민 좀 덜 할 걸 그랬다”고 웃으며 운을 뗀 뒤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나의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나 역시 조기 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돌파를 결심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실제로 이 고문의 측근들이 그의 출마를 끝까지 말렸다고 한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고작 두 달가량밖에 안된 시점이기도 했고, 다음 대권 도전을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떳떳하지 못한 이 고문에게 두 달의 잠행은 매우 짧은 기간이었다. 그의 조기 복귀에 대한 민심은 아직도 좋지 못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고문의 조기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60%를 상회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고문처럼 두 달 만에 정계 복귀한 대선주자는 없었다. 사실 대선주자의 정계 복귀가 대한민국 정계에서 그렇게까지 낯선 풍경은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6년 대선 패배 후 복귀했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랬다. 그러나 ‘2개월은 너무 짧지 않냐’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 전 대통령이나 문 전 대통령 모두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적어도 1년 가까운 기간의 숙고를 거친 후에야 정계 복귀를 선택했다. 이 고문의 이례적인 행보는 정치 평론가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게 했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모를 리 없는 그에게 ‘왜 지금, 왜 인천에 출마했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의도 정가에선 여기에 적어도 세 가지 노림수가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첫 번째 노림수에 대한 의심은 ‘0선 대권후보’였던 이 고문이 ‘국회의원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심에서 출발한다. 이 고문은 정치 시작부터 대선 전까지 늘 지방선거에만 출마해왔다. 큰 선거가 있을 때 특정 후보의 캠프에서 일했던 경력들은 다수 있었지만, 본인이 당선된 선거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뿐이었다. 이 때문에 세간의 의심은 당 대표 자리에 쏠리고 있다. 이 고문이 진정 원하고 있는 자리는 당 대표라는 것이다. 이 고문은 이번에 놓친 대통령 자리를 다음 대선에서 거머쥐기 위해서 우선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 당권이 받쳐주지 못한 대통령 후보는 불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계양을 출마 확정 고작 2개월 칩거…부정적 여론 더 커 이번 대선에서 그랬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를 분석한 이재명 캠프 측의 한 인사는 패배 요인 중 ‘민주당의 분열’을 꼽은 바 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겉으로는 하나가 된 척 쇼를 했지만, 실제 내부는 둘로 갈라져 있었다”고 <일요시사>에 설명했다. 그는 정확히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친문(친 문재인)파’와 ‘이재명계’간의 대립을 예로 들었다. 민주당 당헌당규 제29조(당 대표의 지위와 권한)에 따르면, 당 대표는 당의 예산을 편성할 수 있고 공직선거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예산 편성권과 공천권을 동시에 쥘 수 있는 것이다. 이 고문이 만일 당 대표에 당선된다면, 당내에 있는 ‘반명(반 이재명)계’의 힘을 줄여 놓을 힘이 생긴다. 이후 출마할 대통령선거 전에 발판을 미리 닦아놓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다만, 꼭 국회의원 신분으로 당 대표에 출마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민주당의 권리당원이라면 누구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갖는다. 입후보하고 싶은 민주당 권리당원은 기탁금(2020년 기준 8000만원)을 내기만 하면 당 대표에 도전할 수 있다. 실제로 정계에선 이 고문이 보궐선거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8월 전당대회에는 나왔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이 고문의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아무래도 무게감이 다를 것”이라며 “장외 선거운동과 장내 선거운동은 큰 차이가 있다. 이 고문이 당 대표가 되려면 반명(반 이재명)계의 마음을 사야 하는데, 이것을 장외에서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확실히 민주당 리더의 대세는 현재 이 고문이 맞지만, 대세가 실제 투표로까지 이어지려면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전 민주당 대표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대표들은 대부분 원내 인사들이었다. 아직은 소수인 ‘이재명계’ 의원들의 결속과 반명계 의원들에 대한 견제 및 포섭까지 하려면 그가 직접 여의도 내로 들어가야만 한다는 해석이다. 정계가 의심하고 있는 이 고문 출마에 대한 두 번째 노림수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다. 대선 전부터 여의도에서 공공연하게 떠돌던 말은 ‘지면 감옥 가는 선거’였다. 방탄의원단 면책특권? 선거 기간 내내 피 튀기는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 고문은 서로를 향해 고소 고발을 진행하며 대선을 뜨겁게 불태웠다. 윤 대통령에게는 처가 리스크와 고발 사주 문제가, 이 고문에게는 대장동 리스크와 경기도지사 시절 공금 횡령 문제가 따라다녔다. 대선 후 윤 대통령의 처가 리스크와 고발 사주 건은 어느 정도 정리되는 분위기지만, 이 고문의 리스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이하 국힘) 측은 이 고문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노리고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고문이 어떻게든 원내에 입성해 본인에 대해 진행되는 수사를 방탄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런 시도는 국민의 규탄을 받을 수밖에 없고, 역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대선 과정만 하더라도 분당과 성남, 경기도와의 인연을 강조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으로 외곽순환도로를 반 바퀴 타고 간 것이 국민에게 어떻게 해석되겠느냐“고 덧붙였다. 그가 주장하는 ‘수사 방탄’ 의혹은 대한민국 헌법 제44조에 기인한다. 44조 1항에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적시돼있다. 2항에는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고 돼있다.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회기 중 체포도, 또 체포 후에 석방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입법부의 힘이 다소 약하던 시절, 국회의원이 자유롭게 소신발언하고 양심에 따라서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특권이었다. 그러나 현대 정치에 와서 그 의미가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가까운 예는 1999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대선자금 불법 모금에 연루된 본인의 측근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7개월간 임시국회를 소집한 일이다. 당시 이 총재와 측근들은 대선을 치르며 불법 대선자금을 모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총재의 측근들은 국세청을 동원해 거액의 정치자금을 거뒀다는 혐의를 받았고, 검찰의 지속적인 수사 끝에 그중 몇몇은 구속돼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혐의를 의심받던 용의자들이 대부분이 국회의원들이었기 때문이다.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이 총재가 임시국회를 여는 바람에 검찰은 이들을 구속하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당시 한나라당 측은 임시국회 소집 이유에 대해 “검찰개혁 대책 심의 등 다뤄야 할 현안이 많다”고 항변했지만, 당시 여론은 의원들의 체포를 막으려는 ‘꼼수’로 인식하고 있었다. 측근들의 구속을 막기 위해 이 총재는 수차례 임시국회를 열어야 했다. 감독서 선수로 언론은 이를 빗대 ‘방탄 국회’라 보도했고 곧 ‘방탄 국회’는 불체포특권에 숨는 의원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됐다. 이 대명사를 최근에야 이 전 대표가 다시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그것은 옛날 이야기”라며 이 고문의 출마 의미를 다시 해석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것은 20년도 더 된 이야기”라며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국회의원이 임시국회에 숨어 체포를 피할 수 없다. 이런 행위는 당 차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 항변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체포되는 일은 그동안 몇 번 있어왔다. 2020년 민주당 정정순 전 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받고 검찰로부터 체포된 바 있다. 당시 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상태였다. 청주지방법원은 그에게 기소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벌금 3030만원을 선고했다. 그의 체포를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했다. 국회는 정 전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빠르게 상정해 투표에 부쳤다. 186명의 국회의원 중 167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결국 체포됐다. 민주당 측은 정 전 의원처럼 뚜렷한 범죄 사실이 입증되면 현역 의원이라도 누구든지 체포될 수 있는 게 요즘 국회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세간의 의심은 완전히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민주당 측의 주장도 사실이지만 이 고문이 빠져나갈 구멍이 아예 배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야당 탄압’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민주당이 ‘부당한 외압 수사’라며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에 거부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민주당은 전체 의석의 과반 이상인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는 제1정당이다. ‘야인’ 상태인 이 고문의 체포보다 ‘국회의원’ 상태인 이 고문의 체포가 한결 어려워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한편 민주당 내부 관계자는 새로운 시각에서 그의 세 번째 노림수를 지적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고문의 출마 시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이재명계’ 지방선거 주자 모두가 공천을 받은 후에 비로소 출마 선언을 했다. 이 시점이 갖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 국회로 들어가려? “시대 변했는데 무슨∼” 공천 잡음을 가장 많이 야기했던 곳은 서울시장이었다. 민주당 서울시장 공천장은 송 전 대표가 받았다. 이 고문의 대선을 함께 뛰었던 송 전 대표는 “당의 요구로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했다”며 “(서울시장 출마는)희생하러 가는 자리”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단수 공천’ 이야기도 언론에 흘리는 등 그의 선언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 서울시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인천에만 연고가 있는 인사가 왜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냐는 지적과 함께 투명한 공천룰 도입을 촉구했다. 논란은 계파 갈등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띠었다. 이미 시장 출사표를 던진 ‘서울 기반의 민주당 의원들’과 반명계 의원들이 합세해 ‘친명(친 이재명)계’ 측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송 전 대표는 한때 공천에서 ‘완전 배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선을 치르며 공천장을 받아든 송 전 대표지만 친명계의 이번 선거 부담은 더욱 가중돼있는 상태다. 경기도지사 공천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정도만 약할 뿐이지 여기서도 친명계에 대한 편애를 지적하는 후보가 많았다.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과 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앞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경기도지사직에는 이미 조정식·안민석 의원 및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 전 부총리의 출마 선언이 나오자 경쟁자들의 총질이 시작됐다. 김 전 총리의 경쟁자들은 공천룰이 부당하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고, 후보들의 몇몇 핵심 측근은 이재명 캠프 인력이 대거 김 전 부총리를 돕고 있다고 양심 선언을 하기도 했다. 무난히 공천을 받지 못한 ‘이재명계’ 후보들과 이 고문 본인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승리 시 명장으로 이름을 남기겠지만, 진다면 패장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대선 패배로부터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이 고문에게 지방선거의 패배까지 책임지라고 한다면, 당 대표 자리는 사실상 물 건너간다. 한 민주당 인사는 이번 보궐선거 출마가 그 책임으로부터 한발 물러서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인이 보선에 뛰어들어서 ‘감독’으로서 역할보단 ‘선수’로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그림을 연출하기 위해 이 고문은 ‘본인의 사람들’이 모두 공천받을 때까지 기다렸고, 모든 퍼즐이 맞춰진 후에야 ‘출마 선언’을 했다. 한걸음 뒤로 책임은 안 져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다니는 사람들의 해석이 모두 맞을 수는 없다. 이런저런 행보를 하면서 뜻하지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정치다. 이 고문의 이번 인천 출마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낳았고, 또 그중에는 오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이 고문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이 고문이 이번 행보는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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