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리아수녀회 '일요시사' 보도 후…

“잘못했다, 문 닫겠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아동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가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나아가 국내에서 진행했던 모든 아동복지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64년 창설 이후 58년 만이다.

알로이시오 슈월츠 신부는 1964년 마리아수녀회를 창설했다. 마리아수녀회는 1969년 아동보육시설인 ‘소년의집’을 부산 서구에 건립했다. 1975년에는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서울 소년의집(현 꿈나무마을)을 정식 개원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엄마 수녀’로 자처하며 부모 없는 아이들을 돌봤다. 

거짓이라더니…

지난해 9월 꿈나무마을 출신 박지훈씨(가명)는 아동복지법·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 시설 보육교사 3명을 고소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2011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6년간 이들 보육교사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10월 <일요시사> ‘<단독> 매질에 정신병원까지…천주교 산하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고발‘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보도 이후 서울 꿈나무마을은 물론 부산 소년의집 출신의 제보가 줄을 이었다.

제보자들은 자신도 시설에 살던 시기 수녀·보육교사에게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제보를 바탕으로 <일요시사>는 지난해 12월 ’<단독>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 ‘삼가면 힐링농장’의 비밀‘ ’<단독> 꿈나무마을 보도 이후…“수녀님도 때렸다” 증언 나왔다‘ 등 두 차례에 걸쳐 추가 보도했다. 

마리아수녀회가 운영하는 경남 합천의 ‘삼가홈’이라는 곳에서 시설아동이 벌칙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다는 의혹, 보육교사뿐만 아니라 수녀도 시설에서 아동을 학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10월 첫 보도 이후 3개월만
동문회 커뮤니티 피해 제보 속출해

해당 보도를 두고 부산 소년의집, 서울 꿈나무마을 출신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특히 동문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붙었다. 시설에 살 때 아동학대를 당했다는 주장이 몇몇 동문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그 피해 수위는 <일요시사> 보도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내부 문제를 더 이상 외부로 알리지 말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아동학대 의혹이 제기됐지만 그에 대한 해결은 내부의 자정기능에 맡겨보자는 주장이다. 이 같은 논쟁은 시사고발 프로그램 MBC <PD수첩>에서 꿈나무마을 초록꿈터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고 한 직후부터 더 크게 불거졌다. 

결국 마리아수녀회는 지난 18일 재단 대표이사 이름으로 동문회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일요시사>가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을 처음 보도한 지 3개월 만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사과문에 따르면 마리아수녀회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와 함께 살았을 때 받은 상처로 오랫동안 고통을 겪은 모든 동문 열매들께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 대표이사로서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열매는 부산 소년의집, 서울 꿈나무마을 출신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면서 “2019년 동문회 회장단으로부터 여러 후배 동문 열매들이 우리와 함께 살 때 당한 아픔에 고통받고 있으니 사과를 하고 화해의 장을 마련해 함께 치유해 나가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하지만 50년 이상 아이들을 키우며 함께 고생한 형제 수녀님들에게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미적거리다가 이렇게 세월이 흘러 오늘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2019년 마리아수녀회에 아동학대 의혹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한차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마리아수녀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가려뒀던 게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다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마리아수녀회는 ‘정말 미안하다’ ‘잘못했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정식 창구를 만들어 그동안 우리(수녀)로 인해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받은 동문 열매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내부 사과·입장문 입수
부산 소년의집 손 떼나

당초 <일요시사> 첫 보도 이후 마리아수녀회에서 나온 입장문과는 크게 결이 달라진 내용이다.

당시 마리아수녀회는 “자식이 부모에게 돌을 던지려는 감정을 부추기며 오히려 예리한 칼을 쥐어주는 그릇된 조력자들을 향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꿈나무마을에서 생활했던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그리고 지금 꿈나무마을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위해 거짓 제보로 인한 어떠한 오해나 편견, 상처들이 증폭되는 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더 나아가 마리아수녀회는 지난 20일 국내에서 전개했던 모든 아동복지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추가로 발표했다. “창설 신부님의 뜻에 따라 살지 못한 저희 자신을 깊이 성찰해 고심 끝에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입장문에서 이들은 “몇 년 전부터 여러 차례 기회를 주었음에도 귀담아듣지 않아서 더 큰 아픔과 상처를 드려 너무나도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그 시기를 놓친 저희의 과오로 분노하고 힘들어하시는 우리의 동문 열매님들께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결정을 동문 열매님들을 위해 애쓰는 동문회와 열매회에 제일 먼저 알려 드린다”며 “이 결정을 관련 기관에 전달하고 현재 돌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양육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마리아수녀회는 부산 소년의집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꿈나무마을은 2019년 12월31일로 위탁 종료됐다.

“사죄하겠다”


마리아수녀회가 연이어 내놓은 사과문과 입장문을 두고 동문 사이에 입장이 크게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학대 피해를 주장하는 일부 동문은 구체적인 학대 행위, 피해 구제 방식 등에 대한 부분이 사과문과 입장문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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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