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 이재명 손익계산서

호재? 악재? 아슬아슬 줄타기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2022년 대선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지금 양당은 그의 사면이 서로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리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호재가 예상되지만, 이 후보 입장에서는 마냥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확실히 예측할 수 없는 게 정치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받아 석방됐다. 구속된 이후 4년9개월 만의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수감기간 중 가장 긴 기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는 지난 2017년 3월31일 최서원(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다. 구속 후 건강이 악화된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2일부터 서울삼성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갑자기 턴
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3094명의 수감자를 이번 신년 특사에 사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3094명 중에는 박 전 대통령뿐 아니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석기 전 의원도 포함됐다. 이번 사면을 두고 한 전 총리와 이 전 의원 석방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거론돼왔다. 여권에서 최초로 박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낸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올해 초 문 대통령에게 직접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국민 정서상 아직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반대 의견을 타진했다.

그에 대한 사면론은 재보선을 막 끝마친 4월에도 이어서 불거졌다. 야권에서 강력하게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들에 대한 사면을 요구한 것.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직 대통령들도 박 전 대통령만큼 오래 수감생활을 하진 않았다는 게 그들의 논리였다. 이때도 문 대통령은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처럼 완강한 문 대통령의 의중이 급변한 건 지난달 말에 이르러서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사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문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부터 핵심 참모 몇몇과 조용히 사면을 추천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청와대 내부에서도 극비리로 진행된 일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청와대 참모진은 사면 소식을 뉴스로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사면의 이유로 내세운 것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와 ‘대국민 통합’이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긴 수감 생활
쿠데타 세력보다 2년9개월 더 길어

그간 사면 건의를 받을 때마다 문 대통령은 “시기상조” 혹은 “국민의 뜻이 아니다”라며 거절해왔다. 그런 그의 생각이 바뀌게 된 것은 작년 말부터 시작된 여론 변화인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여론은 그동안 반대가 50%가 넘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충격에서 국민들이 헤어 나올 시간이 4년으로는 너무 짧았던 탓이다.

시간이 점차 지나자, 여론은 서서히 움직였다. 촛불을 들던 민심 중 상당수가 박 전 대통령을 동정하기 시작했고, 이는 사면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 형성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정했을 작년 지난달 말 경에는 사면 찬성 여론이 50%가 넘을 정도로 진척된 상태였다. 문 대통령이 사면의 이유로 국민 대통합을 내세운 것은 이런 배경에서 이루어졌다.

문 대통령이 내세운 또 다른 이유인 ‘건강 악화’는 측근들과 의료진들의 증언에 따른 것인데, 그 상태가 대중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치아 상태가 음식물을 씹지 못할 정도로 나빠졌으며, 오랫동안 음식물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아 소화 체계 또한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의료 장비에 의존해 영양소를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정신건강 문제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치아와 소화기능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정신적인 충격에 의한 불안 증세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어, 이부터 치료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면을 하지 않는다면 치료가 매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옥 내에서의 정신 치료를 받는 건 한계가 있기에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어떤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두 후보
표정 관리

물론 사면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기껏 탄핵시켜 죗값을 치르게 해놓았더니 왜 다시 풀어주냐는 의견이다. 이는 강성 민주당 지지층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면 결정이 보도된 날인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근혜 사면을 반대합니다”라는 글이 곧바로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박근혜 탄핵은 대한민국 국민이 촛불로 이뤄낸 21세기 민주주의의 쾌거이자 성취”라며 “문재인정부는 그런 촛불을 받들어 탄생한 ‘촛불정부’를 자처하며 출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문재인정부에서 박근혜가 형기의 절반조차 채우지 않고 사면된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모독, 기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의 주장대로, 문재인정부는 시작부터 촛불혁명으로 일어난 정권이라고 스스로 인정해왔다. 문정권은 전임 대통령의 탄핵이 빚어낸 사태에 책임감을 떠안고 출발해 임기 내내 적폐 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정의 세우기’에 집중해왔다.

그런 정권에서 스스로 사면을 결정했으니 일부 국민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해당 글은 약 4만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사면 보도를 접한 양당의 대선후보들은 표정관리를 하며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지난달 24일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는데, 빨리 회복하길 바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중앙지검장이 된 후 몇 가지 여죄에 대해 수사했지만 공직자로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정서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고 지난 사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이 후보는 “지금 와서 찬성 반대를 말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사법 체계의 심판은 끝났으나 역사의 심판은 계속될 것임을 알기를 바란다”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지난달 2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사면에 대해 전혀 몰랐다. 나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지만, 여러 후폭풍이나 갈등 요소를 문 대통령이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사면을 반대하는 입장과 문 대통령에 대한 고마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러나 정계 전문가들은 양 후보의 반응과는 정반대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오히려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당장은 민주당 내부의 쓴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지지율 하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국민의힘 지지층 분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탄핵 당시 상황이 어찌됐건, 박 전 대통령을 교도소로 보낸 주체는 윤 후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정권에서 ‘아웃사이더’ 검사 노릇을 하던 윤 후보가 다시금 검찰의 핵심 권력으로 비상할 수 있었던 계기는 적폐 청산의 선봉장 역할을 한 게 컸다.

길조냐 
흉조냐

박정권 밑에서 좌천돼 옷 벗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던 그는 문 대통령으로부터 적폐 청산의 ‘키맨’ 역할을 부여받았다.

문 대통령의 바람을 그대로 이루어주며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문 정권의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임명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되기 전에도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 일부는 윤 후보가 보수의 궤멸을 이끌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사를 진행하며 두 대통령뿐 아니라 보수진영 인사 수십명을 감옥으로 보내 진영 약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 논리를 그대로 차용해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 후보를 공격했던 인물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다.

홍 의원은 지난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TV토론회에서 윤 후보의 적폐 수사를 거론하며 “1000여명을 수사하고 200여명을 구속했다. 박 전 대통령을 수사 하면서 구속시킨 공로로 서울 중앙지검장까지 했다. 보수진영 궤멸의 선봉장”이라며 “국민의힘 입당할 때 당원이나 대국민 사과를 해야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대한 윤 후보의 입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자신이 맡은 공직에 소임을 다했다는 것이다. 그는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다.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한 것”이라며 “사과한다는 건 맞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윤 후보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든 것은 지난 2013년 있었던 국정감사에서 했던 소신발언이다. 당시 윤 후보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수사에 외압이 있어서는 안 된다. (검찰)조직을 사랑할 뿐”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이에 유리하게 작용?
윤, 감옥 넣은 장본인
그래도 팔은 안으로?

이 발언은 국민들의 가슴에 와닿았고 지금 윤 후보의 최고 무기인 ‘공정’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런 그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한 것에 사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과하는 것은 당시 수사가 ‘공정’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꼴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떤 제스처도 취하지 않는다면 지지율 하락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지금 윤 후보가 몸담고 있는 당의 뿌리는 박 전 대통령이 바닥부터 일궈놓은 한나라당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자신이 잡아넣은 전 대통령이 건강이 악화되어 사면받았는데, 찾아가지 않거나 사과 한마디 없다면 지지층 결집은 쉽지 않다. 더욱이 박 전 대통령이 건강을 회복한 후 자신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한다면 윤 후보에게는 그 자체로도 압박일 것이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이 후보에게 여러모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구석이 많다. 여권이 주체가 돼 만들어낸 대통합 분위기는 이 후보의 중도층 확장에도 확실히 도움이 되고, 윤 후보에게는 시한폭탄을 떠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후보의 표정이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그에게도 걱정거리가 전혀 없는 게 아닌 탓이다.

만일 박 전 대통령과 윤 후보가 전격적으로 화해하고 서로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 후보에게는 악몽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야권이 그야말로 대통합을 할 수 있는 기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윤 후보의 패배를 예측하는 평론가들의 첫 번째 이유는 보수 유권자들의 분열이었다. 그것을 분열의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결집시켜 준다면, 윤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사라지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은 최근 있었던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나 가족 리스크가 사소한 일로 비춰질 만큼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대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또한 많다. 이도저도 아닌 침묵을 지킬 가능성이 가장 클 것이라는 예측이다.

박 전 대통령은 우선 건강을 빨리 회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전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윤에겐 
시한폭탄?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의 구원투수가 될지, 그의 대선 행보를 끝내버릴 마무리 투수가 될지, 아니면 그냥 관중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각 당은 자신의 유불리를 철저히 계산해 그에 대한 입장을 견지하는 중이다. 이제 9주가량 남은 대선에서 앞으로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두 후보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석기·한명숙·이명박 사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뉴스에 묻힌 두 정치인이 있다. 이석기 전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다.

두 인물은 여권의 풀지 못한 숙제로 남은 채 수감생활을 이어가던 사람들이다.

이 전 의원 사면은 여권 진영 내에서 강하게 요구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의원은 내란 선동죄로 구속 수감된 뒤 8년3개월을 복역하다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한 전 총리는 친노, 친문 진영의 대모 격의 인물이다.

그는 9억여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 8300만원을 확정받고 2017년 만기 출소했다.

그는 2027년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됐으나 이번 사면을 계기로 복권됐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번 대대적인 사면에서 제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의 사면은 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성격이 많이 다르다. 국민 정서와 수감 기간 등을 고려해 이번 사면을 결정했는데, 이 전 대통령의 경우는 이번 사면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
 

<기사 속 기사> 윤석열이 감옥 보낸 사람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권력 수사를 마다하지 않는 ‘강골’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가 권력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건 1999년부터다.

당시 김대중정부의 경찰청 정보국장을 맡고 있던 박희원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2003년에는 안희정 전 충남 지사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불법 대선 자금 협의로 구속 기소하기도 했으며, 2006년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을 불법 비자금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2011년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후 권력의 눈 밖에 나면서 평검사로 좌천되는 등 수모를 겪다가, 2016년 최순실 사건의 ‘삼성 수사’ 담당을 맡으며 화려하게 복귀한다.

이 수사에서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순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냈고, 몇 년 후에는 이 전 대통령까지 감옥에 보내 ‘국민 검사’라는 호칭을 얻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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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