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입에 달린 윤석열 운명

‘꿩 잡는 매’ 그냥 풀어줬겠냐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보수 결집이 필요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낼지 알 수 없는 탓이다. 자칫 박 전 대통령이 비판적 말 한마디를 뱉을 경우 윤 후보 행보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최악의 악연이라고 부를 수 있다. 악연의 시작은 2013년부터다. 박근혜정부 출범 초기 윤 후보는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특별 수사팀장을 맡았다.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은 이명박정부가 2012년 대선 승리를 목적으로 온라인에서 조직적으로 댓글 등을 조작한 사건이다. 

시한폭탄 
째깍째깍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내부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오랜 기간 정치에 개입했다는 내용도 있다. 댓글 조작 사건 내용 중에는 대통령선거 후보 중 박 전 대통령에게 긍정적 여론을 조성하고 야권 후보들을 비방한 사실 등이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

해당 여파는 박 전 대통령에게 치명타로 돌아왔다. 댓글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자 박 전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기도 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고, 윤 후보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탓이다. 정권의 치명적인 역린을 건드린 죄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 후보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일각에서는 진짜 검사라고 칭송받기도 했다. 이후 2016년 국정 농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한다. 보복성 발령을 받았던 과거와 달리 박근혜정부에 칼을 댈 수 있는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으로 임명된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측근들을 차례대로 구속시켰다. 국정 농단 수사를 통해 특검팀이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의 초석을 깔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45년 구형을 요청하기도 했다. 문제는 윤 후보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책임자는 아니지만 구속을 이끌어낸 특검의 수사팀장이었다는 점이다.

두 인물의 악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일할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윤 후보에게 형집행정지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던 박 전 대통령이 두 차례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윤 후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통증 등의 사유 집행정지가 될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바뀐 주도권 메시지에 갈려
박 지지자들 여전한 적의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윤 후보는 말 그대로 승승장구한다. 문재인정부가 탄생하고 난 뒤 이례적으로 고검장 자리를 건너뛰고 검찰총장에 파격 임명됐다. 


이후 윤 후보는 문정부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다가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서 자리해있다. 지지율 역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앞서는 양상을 띤다.

본인을 비롯해 처가까지 지속적으로 논란이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수습돼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안정감도 생겼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결정한 순간 윤 후보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가 수사 책임자였다는 점 때문이다.

사면 이후 박 전 대통령은 허리 디스크와 어깨 질환, 지병으로 바로 입원했다. 현재 그의 퇴원 날짜는 3월 초 이후로 전해진다. 지지자들 사이에선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은 이유가 윤 후보의 형집행정지 거절 때문이라는 시선이 강하다. 

거처는 대구 달서구에 마련됐다. 달서구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만 4번의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현장에는 트럭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입주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당초 박 전 대통령의 퇴원은 2월 중순경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건강상의 이유로 미뤄진 상태다. 곧 퇴원 시기가 온다는 점은 윤 후보에게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가 발생해서다. 이미 윤 후보는 지난해 박 전 대통령에게 한차례 사과를 한 적 있다.

한마디에 
결정된다?

앞서 윤 후보는 “공직자로서 직분에 의한 일이었지만 정치적으로나 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면 직후에도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오히려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의 공분을 샀다. 여전히 박 전 대통령 구속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은 퇴원과 동시에 대국민 메시지를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이번 대선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크기 때문이다. 

거론되는 경우의 수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보수 야권의 통합을 강조하는 경우다. 이럴 경우 보수층과 야권이 결집효과가 발생해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한층 더 상승할 수 있다. 현 시점 최대 약점이 될 수 있는 구속 책임론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해석된다. 


앞선 상황에서 윤 후보는 책임론 지우기를 시도한 적도 있다. 과거 한 언론에서 박 전 대통령을 비공개 조사한 후 불구속 기소로 가닥을 잡았다고 언급한 것. 

해당 시도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바람에 무산됐고, 수사 기간 연장도 불허돼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는 게 윤 후보의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켰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박 전 대통령 장기 수감에 대한 책임을 검찰에 돌리며 친박(친 박근혜) 성향이 강한 국민의힘 내부 지지세를 확장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와서다.

윤 후보는 여전히 TK(대구·경북)에서 과거 보수 후보들이 보여주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선이 임박했음에도 여전히 보수층이 윤 후보를 보수당 대선후보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최근 TK지역 집중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 사회혁명을 이뤘다며 치켜세웠다. 이후 달서구까지 찾으며 광폭행보에 나섰다. 

해당 행보는 박 전 대통령의 퇴원이 임박하자 전통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시도라고 풀이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공식 지지할 경우,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역시 필요 없다는 시각이 강하다. 이 같은 시선은 단일화를 대체할 만한 이슈라고도 판단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도층의 이탈 가능성 때문이다.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중도층의 여론은 좋지 않다. 중도층이 이탈할 경우 윤 후보에게는 즉시 치명타다.

8년 묵은
질긴 악연

보수층만으로는 우위를 점하기는 한계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만큼 윤 후보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두 번째 경우는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에게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는 경우다. 박 전 대통령의 저서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는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억울한 심경을 담은 글이 등장한다. 

책은 공교롭게도 박 전 대통령 사면과 동시에 출판됐다. 사면 당시에는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권성동, 장제원 의원을 향해 ‘거짓말로 세상을 속인 인물’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강도 높은 발언이 나왔다.

두 인물은 선대본부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떠났지만 측면에서 여전히 윤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해당 발언은 윤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취지로 읽힌다. 윤 후보 역시 사면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을 만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회피하기도 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선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향한 감정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조 후보에 따르면 우리공화당 당원은 50만명에 육박하며 박 전 대통령의 지지세 역시 여전하다. 이런 점들은 윤 후보에게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 구속에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 확산될 경우 보수 진영 내 친박 세력에서 반윤(반 윤석열) 정서가 커지면서 보수의 분열이 불가피하다. 비판 메시지뿐만 아니라 ‘억울하다’는 입장만 밝혀도 윤 후보가 탄핵의 강에 휘말려 파란이 닥치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다. 

윤 지지 선언 시 보수 결집
비판 시 분열 피할 수 없어

이런 탓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감돈다. 대선판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이슈로 재부상하며 당내 갈등이 재차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도 염두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윤 후보 입장에서는 분열이라는 최악을 면하겠지만 보수층 결집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는 게 문제다. 

침묵 메시지가 영남권이 받아들이기에 윤 후보에 대한 거부로 느껴진다면 난처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하나에 윤 후보의 운명이 달린 셈이다. 

다만 침묵을 지키는 이유는 박 전 대통령이 보수층을 분열시켰다는 책임론이 본인에게 가해질 경우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측면에서 윤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발현에 대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과거 “박 전 대통령의 첫 행보가 보수 분열을 막는 역할을 한다”며 “메시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박 전 대통령이 내는 메시지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으로 읽힌다. 

대선판
변수로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정무적 판단을 내린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서고 있는 만큼 정권교체에 대한 메시지를 내는 게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정무적 감각이 탁월하다”며 “자신은 음모의 희생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원한을 정치적 메시지로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돌고 돌아 다시 박빙 “빈틈 막아야 이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단일화가 결렬되자 지지율 역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후보와 오차 내 접전을 벌일 정도로 좁혀졌다.

결렬 이후 이 후보가 앞서는 결과도 나온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일각에선 친문(친 문재인)의 결집 효과와 수도권 지지자들의 표심이 이 후보에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빈틈을 이용해 이 후보가 통합 정부론을 띄우며 중도층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장동 수사의 칼끝이 윤 후보에게 향하는 경우도 염두해야 한다.

지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토론에서 이 후보는 대장동과 윤 후보의 연관성 의혹을 꺼내들었다.

또 최근 김만배씨가 윤 후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자칫 역풍이 불 수 있는 가능성도 생겼다.

이 후보를 비롯해 정의당 심상정(정의당)·안철수(국민의당) 후보도 윤 후보를 집중견제하는 모양새다. 

윤 후보가 이전에 비해 대처 방식 등 맷집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대선 직전까지 막아내야 할 공세는 여전하다.

이에 빈틈을 잘 틀어막아야 안정감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아직까지 윤 후보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자만이 곧 실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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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