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한 10대' 완주 노래방 살인사건 전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11.16 09:52:15
  • 호수 13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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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찌르고 조롱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전북 완주의 한 노래방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다.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싸움을 말린 10대였다는 게 드러나면서 안타까움은 곱절이 됐다. 게다가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롱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옛말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엉뚱한 사람이 싸움에 휘말려 더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말한다. 선의의 시민이 누군가 폭행당하는 것을 말리려다 가해자로부터 먼저 폭행을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34㎝ 흉기

전북 완주의 한 노래방에서 20대 남성이 10대를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대 남성 A씨는 일면식도 없던 B군를 흉기로 찔렀다. A씨에게 원한의 대상은 C씨였다. 도대체 이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지난 9월25일 A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여자친구의 전 남자친구 C씨의 이야기가 나오자 둘은 언성이 점점 높아졌고 말다툼을 벌였다. 격분한 A씨는 C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고, 둘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격분한 A씨는 전화를 끊고 34㎝에 이르는 흉기를 챙겼다. 흉기가 있는 손가방을 챙긴 A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C씨를 만나러 가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98%였던 A씨는 자신의 집에서 11㎞ 떨어진 노래주점까지 휘청거리며 곡예 운전을 했다. 

사건 당일 오전 4시44분 노래방을 찾은 A씨는 곧장 C씨가 있던 방으로 들어갔고, 그의 머리채를 잡은 뒤 목에 흉기를 들이대면서 협박했다. 이를 말리던 B군이 A씨의 흉기에 찔렸다. A씨는 B군 옆구리와 엉덩이를 흉기로 찔러 소파에 쓰러뜨린 것도 모자라, 주먹과 발로 신음하고 있던 B군 얼굴을 때리고 걷어차기까지 했다. 

결국 119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에 다급하게 옮겨진 B군은 오전 5시48분 ‘외상성 복부 손상’으로 결국 숨졌다. 

일면식 없던 고교생
싸움 말린다고 참변

사법당국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A씨에 대해 살해 혐의, 특수 협박,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등 3개의 죄명을 적용해 재판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7일 B군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완주 고등학생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청원인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하나뿐인 내 아들이 차디 찬 주검이 됐다”며 “가해자는 아들을 흉기로 찌르고도 ‘지혈하면 산다’면서 노래방을 빠져나갔다고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가해자는 유가족에게 이렇다 할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법이 할 수 있는 최대 형량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0일 전주지방법원 제11형사부 심리로 살인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속행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이 사건 모두를 인정하고 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 측이 검찰을 통해서 의견 제출을 원하던데 의견 제시할 사람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 사건을 담당한 강동원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 유족에게 진술 기회를 줬다. B군 아버지는 법정 방청석에서 일어나 어렵게 입을 뗐다. 

머리채 휘어잡고 협박
살해 혐의 등 3개 적용

B군 아버지는 “나는 지난 9월25일 완주군 이서면 소재 노래방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고교생의 부모”라며 “그날 이후 나와 아이 엄마의 시간은 멈췄다”고 운을 뗐다. 그는 “병원 영안실에 누워 있던 아들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며 “가슴이 미어지고 분통이 터지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살해한 피고인은 집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노래방 문을 부수고 들어가 범행했다”며 “아들을 죽일 의도로 몸 여러 곳을 흉기로 잔인하게 찔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피고인은 항거불능 상태인 아들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면서 ‘지혈하면 살 수 있다’고 조롱했다고 한다”며 “사건이 불거진 이후 피고인은 유족에게 용서도 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흉기에 찔려 죽어가던 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부모가 얼마나 보고 싶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대 형량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법정에 함께 앉아 있던 어머니는 한동안 흐느끼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심신미약?

최근 심신미약을 인정하는 기준 또한 높아져 정신감정 등을 통한 전문가의 진단이 있어야 감경이 이뤄지는 추세다.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흉기로 주민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안인득 사건이 대표적이다. 1심은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하지 않아 사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은 안씨가 조현병 장애를 갖고 있었다며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9d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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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